[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15. <중국필패>

D-29
네, 저도 유튜브에서 제목으로만 검색해 보았는데, 제목으로만 봐도 업적에 대한 평가보다 중국을 망친 여성으로 명명되는 듯하더라구요.
다만, 저자의 시각에 다 납득이 되지 않는 것은, 중국의 역사가 규모는 키우고 범위는 줄이는 일관된 흐름으로 진행되었을지 의문입니다. 법가 통치의 극단이었던 진시황 시대, 한나라 초기와 한무제 시대, 송나라와 명청 시대를 비교하면 다 나름의 특징이 다르고, 기준을 어떻게 삼냐에 따라 규모와 범위에 대한 상대적 비교가 달라질 것 같거든요. 예를 들어 송나라의 경우 전후의 왕조들에 비해 사회의 다원성이 상당히 높은 시대였던 반면 진시황 시대는 과거제도 이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가장 전제적이고 억압적인 시대였다고 평가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오도니안 네, 저도 같은 맥락에서 송나라 시대를 어떻게 설명할지 관심을 가지고 봤는데, (제 독해로는) 끝까지 그 대목을 명확하게 설명하지 못하고 넘어가는 것 같아요. 송나라 예외도 실제보다 과장되었다, 정도로 퉁치고 넘어가는 느낌? 이것도 나중에 또 얘기할 기회가 있겠어요.
송나라 시대는 앞에 따로 자세히 다루는 부분이 나올 줄 알았는데 그렇지는 않은가 보네요. 책 자체는 재미있게 읽고 있습니다. 특히 중국의 현대에 대해 아는 것이 적어서 배우는 게 많을 듯 합니다. 딴지거는 게 적성인데 앞으로도 많이 나올 거 같은 느낌이라 기대됩니다.
@오도니안 님의 질문과 약간 다른 말일수도 있는데, 송나라는 유능하고 효율적인 관료제를 운용하여서 유가 정치가 도달할 수 있는 정점에 이르렀지만, 결국 그 관료 집단이 너무 비대해지고 과도한 재정 지출로 이어져서 쇠망의 길을 걷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읽은 기억이 납니다.
그리고 비교적 상대적으로 작은 부분이지만, 과거제도의 과목에서 도가나 법가 등은 배제되고 유학만 시험 대상이 된 이유가 유학의 텍스트가 방대해서 시험의 변별력에 유리했기 때문이라고 하는데, 이건 저자가 농담을 하는 게 아니라면 그럴 듯해 보이지 않네요. 그보다는 유학이 통치에 가장 도움이 되는 이념이라고 결정되면서 다른 사상들은 배척되었다고 보는 것이 맞지 않을까 합니다. 그게 규모 확대를 위한 범위 축소라는 책의 주제와도 일관성이 있구요.
2장을 읽어봐야겠지만, 1장의 내용만으로는 과거시험에 대한 여러 흥미로운 정보들을 얻게 된 것에 비해 왜 그렇게 중요하다고 하는지 새롭고 강력한 논리가 제시된 건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다른 분들은 어떠신지 궁금합니다.
과거제가 인재등용문이었다는 교과서적 주장과 별도로 성리학이라는 동질성을 가진 인적자본(엘리트)을 대량 확보할 수 있는 수단이었다니 저는 생각해보지 못한 참신한 해석이에요. 독재자를 반대하는 관료를 10만명 이상 죽여도 아직 쓸 사람이 남아있었다고 .
그러고보니 중국에는 독재자를 반대할만한 내부 엘리트 집단이 없군요. 귀족, 종교인, 경제인... 지식인이 될만한 인재는 다 관료로 가고
화제로 지정된 대화
와, 휴일(10월 9일)이신데도 벌써 읽고 감상을 남기신 분들이 많네요. (기분이 좋습니다.) 예고한 대로 오늘 한글날 10월 9일과 내일 목요일 10일은 1장 '규모 확장 수단으로서의 과거 제도'를 읽습니다. 이렇게 주말까지 포함해서 이틀에 한 장씩 읽는 일정이니 앞으로 독서 계획에 참고하세요.
@오도니안 @CTL 벽돌 책 함께 읽기 모임을 이끌면서, 한 가지 개인적으로 겸연쩍은 지점은 읽은 책을 추천하고 제안해서 성사된 모임이다 보니 자꾸 제가 책이나 저자를 옹호하는 포지션이 된다는 거예요. (제 생각이 꼭 책이나 저자에게 설득당하지 않았음에도.) 두 분의 비판적 의견에 대한 코멘트도 그런 취지라는 사실을 미리 말씀드립니다. 하하하!
@오도니안 말씀하신 대목 가운데 "유학이 통치에 가장 도움이 되는 이념"이라는 지점은 앞으로 저자가 강조하는 포인트 가운데 하나이고, 특히 4부 과학기술 부분에서 실증 데이터와 함께 제시가 됩니다. 이 책의 구성이 특이한 게 저자가 시험-독재-안정성-과학기술로 논의를 확장해가기보다는 시험-독재-중국의 과거와 현재 / 시험-안정성-중국의 과거와 현재 / 시험-과학기술-중국의 과거와 현재 이런 식으로 논의가 진행됩니다.
@CTL 네, 말씀을 듣고 보니 1. 그런데 과거의 인재 선발 + 관리 선발이 딱 나눌 수 있었을까,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중국이 아니라 우리나라 조선만 봐도 비교적 중앙 정치와 거리가 먼 지방의 유교형 인재 양성도 사실은 입신양명(과거제-관리 선발)으로 상징되는 일과 뗄 수 없는 관계였으니까요. 2는 막연히 짐작만 했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조금 충격을 받았던 대목인데요. 팔고문과 전형적인 답을 써내는 과거제의 한계는 뒤에서도 계속 반복적으로 강조되고 있긴 합니다.
@오도니안 @CTL 두 분께서 팔짱 끼고 읽으시는 모습 너무 좋습니다. 다른 분들도 비판적으로 독서하시는 데에 큰 도움이 될 듯해요. 감사합니다.
후후...팔짱 끼고 읽는 모습, 좋아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추천해 주신 책인데, 자꾸 걸고 넘어지는 듯한 말을 해서 자제하려고 하지만, 궁금증은 못 참아서요. 그런데, 그믐에도 숨은 고수님들이 많아서, 어리석은 말을 해도, 고수님들이 나서셔서 고쳐주시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물론 일부러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는 건 아닙니다~
@개와고양이 네, 그 부분이 이 책의 중요한 포인트입니다. 제가 한때 중국의 체제 변동에 꽂혀서 중국 쪽 책을 많이 읽었는데, 우리나라에서 각광을 받는 중국의 신지식인도 다들 대학 교수(사실상 공무원), 정부 산하 기관 연구원(사실상 공무원) 정체성이더라고요. 심지어, 계파의 이데올로그인 경우도 많고요. 중국에 독립적 지식인이 존재하는가, 이런 질문에 회의적일 수밖에 없는 대목이죠.
@개와고양이 님이 말씀 하신 내용을 저도 여기저기에서 읽었습니다. 엘리트 집단을 진공펌프로 빨아들이듯이 관료체제가 다 휩쓸어가서, 두터운 지식인 계층이 만들어지기 어려웠다고.. 현대로 올수록 더 그렇지 않을까 싶습니다.
1장은 위에서 여러 분들도 비슷하게 말씀하셨는데, 저는 전반적으로 약간은 자의적으로 느껴졌습니다. 한편으로는 오랜 시기의 역사를 간략하게 요약하다 보니 너무 단순화시킨다, 충분히 설명하지 않는다는 느낌도 받았고요. 다른 한편으로 과거 제도의 발달과 확대가 능력주의를 통해서 지방 귀족을 누르고 엘리트를 충원하는 역할을 하는 측면과, 동질성이 높은 지배 이데올로기를 확산하고 관료제를 강화하는 측면이 다 있다고 생각하는데, 이 복합적 측면을 어떻게 다루는지 뒤에서 더 살펴봐야겠다는 생각입니다. 과거 시험의 기술적 측면이나 부정과 관련한 내용은 한국에서 대학 입시 논쟁(정시 대 수시 라든지) 느낌도 드는군요.
서론만 읽었을 때는 '내용이 너무 어렵구나'라고 생각했어요. 작가 말처럼 책의 주제가 너무 광범위해서 과연 저같은 일반인이 작가의 의도를 이해할 수 있을까 해서요. 그런데 1장은 조금 다르네요. 역사적 사실과 작가의 연구 결과 등이 '확장을 위한 표준화 도구'로서의 과거제를 잘 설명해주고 있어요. 유가와 법가의 융합 위에서 통치되던 중국이, 과거 시험에는 유교의 가르침만 낸 까닭도 이해가 되네요.
중국의 과거 시험제도는 결국, 절대 왕정 강화나 중앙 집권화를 위한 유럽의 혼인 동맹, 종교 개혁 세력과 부르주아 계급 지원이나 일본 에도 시대 참근교대제같은 권력자의 전략적 도구였다는 주장이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같은 목적의 다른 지역 사례들보다 무려 천 년쯤 앞서는 데다가 비교할 수 없이 정교하고 광범위한 전략이었다는 사실에 진심으로 놀랐습니다. 1장에서 소개된 "야심찬 비지니스 리더"들 세 명 이야기 재미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수나라가 기존 평가보다 상당히 범상치않은 면이 있다고 생각해왔는데, 그 이유가 대운하였거든요. 대런 아세모글루의 <권력과 진보>에서 파나마 운하 건설하며 쩔쩔매면서 흑역사쓰던 사람들 이야기 읽으면서, 19세기 말에도 이렇게 힘든 일을 1200여년 전에 해낸  수나라 인간들은 대체 뭐였단 말인가, 이런 엄청난 일을 도모하니 일찍 망했을수 밖에.. 뭐 이런 생각을 했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경악스러운 대운하를 계획한 수 문제가 과거 시험도 도입했다니... 측천무후는 서태후와 더불어 중국의 악녀로 명성이 드높아 예전에도 이것저것 찾아보면서 샨사의 소설 <측천무후>도 읽었는데 -오래되어서 기억이 거의 안나지만- 소설 속 측천무후가 고독하고 외로운 한 인간이었을 뿐이다라는 밍숭맹숭한 느낌만 받았어요. (헉, 책꽂으려고 보니 내가 쑤퉁의 측천무후도 읽은 거 같네?) 그런데 야성 황이  "비지나스 앰버서더","궁극의 아웃사이더" 이렇게 강력하게 네이밍해주니까 뭔가 현대적이면서 신박하군요. (저자가 중간중간에 집어넣는 전공 용어를 활용한 비유들이 이 책의 킬포인트인 것 같습니다. 밑줄밑줄^^) 마지막으로 야성 황이 풀어놓는 주원장 이야기가 가장 흥미로웠는데, 제시한 포인트들이 전부 시진핑을 떠올리게 합니다. 반부패정책 부분에서 보시라이 사건이 똭 떠올라서 혹시? 하고 검색해보니 (이북의 장점) 아니나 다를까 뒤에 줄줄이 나오는군요. 어디로 가려는 지 이미 알 것 같다...
측천무후 - 상중국적인 소재와 정서를 프랑스어로 정련, 인간 내면의 욕망을 시적 표현으로 투명하게 드러내는 작가 샨사. 현재 프랑스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젊은 작가 샨 사의 네 번째 장편소설 <측천무후>가 출간됐다. 판권을 두고 프랑스 굴지의 두 출판사가 법정 소송을 벌인 바 있는, 2003년 프랑스 최대의 화제작이다.
측천무후<눈물>의 작가 쑤퉁의 역사 소설. 쑤퉁만의 뛰어난 통찰력으로 후궁에서 황제가 된 철의 여인 측천무후의 파란만장한 생애를 장엄하고도 유려하게 그려냈다. 황궁의 넓고 붉은 담장 안 열네 살 궁녀 미랑에서 중국 천하를 호령하는 여황제 무측천이 되기까지, 여인에서 여황으로의 성장을 그린 한 편의 대서사시가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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