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15. <중국필패>

D-29
과거 제도는 지식은 극대화하고 행동의 범위는 줄인다. 여기서 ‘지식’이란 특정한 종류의 지식, 즉 성리학이라는 지극히 편협한 이데올로기에 묶인 암기, 인지 성향, 기준의 틀을 의미한다. 과거 제도는 이 지식을 1,000년에 걸쳐 중국 남성 인구의 머릿속에 뿌리 깊게 박아 넣었다. 다른 아이디어가 끼어들 범위의 여지는 사라졌다. 과거 제도는 중국의 인적 자본을 동질화했다.
중국필패 - 시험, 독재, 안정, 기술은 어떻게 중국을 성공으로 이끌었고 왜 쇠퇴의 원인이 되는가 야성 황 지음, 박누리 옮김
제가 중국에 대해 잘 몰라서 😂 저자 주장의 정합성 보다는 우리 나라와 비교해보는 쪽으로 좀 더 생각이 뻗치네요. 예전 과거랑 비슷한게 요즘 고시일텐데, 고시 과목이나 문제 스타일이 우리나라 고시출신 공무원의 인적자본 동질화(안 좋은 쪽으로)에 큰 영향을 미쳐왔다는 생각이 듭니다. 채용 루트를 다양화하고있긴 하지만 그런 분들이 공무원 사회에서 주류가 되기는 한계가 있으니까요.
저는 그런데 저자가 중국에 대해 좀 지나치게 폄하하는 방향으로 단정짓는다는 느낌은 들었어요. 예를 들어 유럽의 경우 18세기까지 천년이 넘는 동안 기독교가 지배를 했잖아요. 그렇다고 해서 그로 인해 유럽의 지식인들이 편협한 기독교 교리 외에 다른 아이디어는 가질 여지가 없었다는 식으로 말하면 비약이 아닐까요? 유럽에서도 교리에 어긋나는 주장을 했다간 사회적으로 매장을 당하고 심지어 화형을 당할 수도 있었으니까요. 중국 사회의 다원성이 부족했다는 점에는 공감하지만, 과거제도의 영향력이 그 정도로 근본적이었을지는 계속 의문이 남습니다.
@오도니안 기독교가 지배했던 유럽과 중국의 차이는 야성 황 입장에서도 상당히 중요한 문제였나 봅니다. 뒤에 그 대목은 여러 차례 디펜스가 있어요. 디펜스의 적절성은 한 번 읽으면서 따져보시죠. (그리고, 저는 오히려 중국의 변화에 대한 저자의 애정이 느껴졌어요. :) ) 참, 이 디펜스에서 야성 황이 언급하는 중요한 비교 연구가 작년(2023년) 10월에 벽돌 책 함께 읽기에서 읽었던 『위어드』입니다.
위어드 - 인류의 역사와 뇌 구조까지 바꿔놓은 문화적 진화의 힘서구의(Western), 교육 수준이 높고(Educated), 산업화된(Industrialized), 부유하고(Rich), 민주적인(Democratic) 사람들. 세상은 이들을 ‘WEIRD(위어드)’라고 부른다. 과연 이 집단은 어떻게 이렇게 독특한 심리를 갖게 된 걸까?
기대가 되네요 ^^ 제 생각을 미리 말씀드리면 전 성리학과 기독교의 차이가 크게 중요하진 않다고 생각해요. 중국에서는 관료가 되어 입신양명하는 것 외에 재능있는 사람들이 추구할 만한 사회적 목표가 부족했고, 유럽은 상대적으로 법률, 종교, 과학, 철학, 예술, 공학, 군사, 토목, 항해 등 어느 한 분야에서 역량을 쌓으면 부와 지위를 얻을 수 있는 길이 다양하게 열려 있었다는 차이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 차이는 근본적으로 중국은 통일국가였고 유럽은 재능에 값을 매기고 고용해 주는 권력주체가 서로 경쟁하면서 다양하게 분산되어 있었다는 것에서 비롯되는 것 같아요. 어차피 원인은 한두가지가 아닐 것이고 근본적 원인이라고 해서 꼭 중요한 원인인 것은 아니니까 저자가 과거제도를 강조하는 이유를 생각해 보면서 계속 읽겠습니다.
@오도니안 오! 아직 책을 읽지 않으셨는데도 이미 선취하셨는데요??? ㅋ
저두.. 미운 정도 고운 정도 결국 다 정이 있으니 이렇게 연구했겠죠. 이 작가가 중국의 앞서나간 점을 어느 정도 자신하는 것 같기도 하지만 한편 앞으로의 중국을 진심으로 걱정하는 듯한 부분들이 엿보이는 부분들이 있어요. 안그래도 이 책 읽기 시작하면서 EAST공식이 WEIRD 공식과 비슷하네?했는데..ㅎㅎㅎ 기독교는 그리스 정교 외에도 구교 및 신교 등 여러 종파로 나뉘어서.. 성경도 실은 여러가지 버젼이 있고 외경 및 위경 등 까지 여러 가지 권들이 있다고 들었어요. 전 유교에 대해 잘 모르지만.. 몇 천년동안 그 5가지 책에서 벗어나지는 않은 것 같아요. 그러고보니 유럽은 정교분리가 어느 정도 되어 있었는데 이슬람 문화권처럼 나라에서 하나의 종교나 사상을 권장하고 정교합일이 되어 있던 다른 문화 또한 autocracy나 scope이 다소 좁고 폐쇄적이 된 것도 한번 생각해볼 만하네요.
1909년 초에 성 단위 지방 의회인 자의국(諮議局) 선거가 신장 성을 제외한 전국 21개 성에서 실시되었다. 중앙 의회 설립으로 나아가는 첫 단계였다. 전 인구 4억1,000만 명 가운데 투표권을 부여받은 사람은 170만 명에 불과했지만, 이만하면 전국적인 투표의 첫걸음은 뗀 셈이었다. 중국의 오랜 역사에서 선거는 이번이 처음이었다. 놀랍게도 중국인들은 선거를 낯설어하지 않았다. 높은 관직을 얻기 위해서 공정한 경쟁을 치르는 것은 중국의 뿌리 깊은 전통이었다. 역사적으로 중국의 정치 엘리트들은 모든 남성에게 응시 자격이 있는 과거 시험으로 전국적인 경쟁을 거쳐서 선발되었다. 이러한 과거 제도는 1905년 근대화 사업의 일환으로 폐지된 상태였다. 낙담한 엘리트 계층에게 의회는 과거 시험을 대신하여 권력을 얻는 새로운 길을 제시했고, 상당수의 교육받은 남성들이 의원 선출 경쟁에 뛰어들었다.
아이링, 칭링, 메이링 - 20세기 중국의 심장에 있었던 세 자매 장융 지음, 이옥지 옮김
아이링, 칭링, 메이링 - 20세기 중국의 심장에 있었던 세 자매격랑의 20세기 중국의 최정점에 있었던 쑹씨 세 자매의 이야기. 중국 최고의 부자이자 장제스의 정책조언자였던 아이링, 공산당원으로서 신념을 지키고자 가족을 저버린 쑨원의 아내 칭링, 장제스의 아내로서 국공내전과 타이완 패주를 함께한 퍼스트레이디 메이링. 3대에 걸친 여성 서사를 통해 중국의 역사를 흥미진진하게 서술했던 &llt;대륙의 딸>의 저자 장융이 서로 다른 운명을 선택한 세 자매의 일생을 따라 중국의 역사를 다시 읽는다.
병렬독서중인 책에서는 과거제도를 이렇게까지 연결시키기도...;;;;;;
저도 이 책 읽었는데...같은 책 읽으신분 반가워서 댓글 남깁니다. 이 책을 읽고 쑨원과 장제스에 대한 몰랐던 이면을 알게된것이 가장 큰 충격이었어요.
반가워요!! 하... 그니깐요. 제가 어렴풋이 알고있던거랑 많이 다르더라구요. 충격!... 잘 읽히고 재미있는 책인것 같아요.
시험제도인 '과거'와 투표를 통한 '선거'가 왜 비슷하다고 인식되어서 중국인들은 선거를 낯설어하지 않았을까 하고 궁금했었는데, 아래 올려주신 책, <과거, 중국의 시험지옥> 안내글을 보니, 단번에 이해가 되네요. '과거'는 원래 '선거'라고 불렸으니 같은 용어의 사용이고, 나라를 위해 일할 사람을 뽑는다는 목적이 같았네요. "중국에서는 관리 등용을 선거(選擧)라고 일컫는데, 시험에는 여러 종류의 과목이 있었으므로 ‘과목에 따른 선거’, 그것을 줄여 과거(科擧)라는 단어가 만들어졌으며...." - <과거, 중국의 시험지옥>
오! 그렇군요.
오 안그래도 저도 과거 한자가 어떤 의미지?(제가 읽는 영어책에는 간체로 나와서 저보다 한자 좀더 잘 아는 남편도 못 알아봤다는;;)하고 찾아보니 선거의 거와 같아서 신기했는데 ... 나랏일 하는 사람 뽑는 의미에서 같은 거군요.
화제로 지정된 대화
어제(10월 9일) 말씀드린 대로 오늘 목요일 10월 10일까지 1장을 읽습니다. 내일 금요일 11일부터 이번 주말까지 2장 '중국의 조직화-그리고 중국 공산당'을 읽으니 독서 일정에 참고하세요.
@개와고양이 @소피아 @모시모시 제가 진행하는 팟 캐스트('YG와 JYP의 책걸상')에서도 이 책을 짧게 소개했더니, 한 청취자가 다음 책을 추천해 주셨네요. 일본 학자 가운데 중국의 과거제를 연구한 분인 모양입니다. 이분은 송대에 체계가 확실히 잡히고 청대에 과거제가 정점에 올랐다고 평가하는 것 같군요.
과거, 중국의 시험지옥송 대에 체제가 잡힌 뒤 가장 완성된 형태로 발달한 청 대의 과거제를 다룬다. 무엇보다 많은 사료가 남아 있고 수필이나 소설 등 다양한 자료가 남아 있어 과거제도와 관련된 에피소드도 풍부하다.
1장까지 읽고 느낀 점은.. 아, 이 책은 한글로 읽는 게 나을지도 모르겠다는 점? (제가 중국사를 그나마 중학생 때 한국에서 배운 게 전부이고 외국에서는 안 배웠는데 지금 중국 호칭과 한국에서 배운 호칭이 매칭이 잘 안 되서 계속 네이버와 구글 검색하면서 읽었어요;; 팔고문(이건 eight-legged essay;;;) 등등.. 그리고 처음에 과거제도로만 과연? 지금 미국 대학시험들도 갈수록 standardize되는 추세인데? 결국 유교 경전을 달달 외우게 하는 시험이기 때문에 가능하지 그냥 시험만으로 가능했을까? 현대 중국에서는 하는 생각도 들고.. 그리고 중간에 맹자 글을 못미더워한 부분도 그렇고 공자와 유교 사상이 본래는 반체제적이었다는 주장도 있는데.. 결국 그 방대한 양 때문에 실제 관리들이 하는 일과 관련되지도 않은 유교 경전만을 죽어라 외우게 한 것도 잘 이해는 안 가요..;; 대입시험 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의 공무원/관리 등용제도를 비교했으면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그리고 공무원 뿐만 아니라 변호사 의사 등 시험을 보고 자격증을 주는 직업은 많지만 꼭 공무원 등용 시험에서 모든 사회적 양상이 영향받는 것도 아직은 완전히 납득은 안 가구요.
저도 가능하면 원 저자가 직접 쓴 문장을 읽자는 주의라서 영문판을 샀는데, 역시 중국 관련 내용은 한글로 읽는게 훨씬 직관적으로 이해가 된다는 걸 느낍니다. 일단 한자를 바로 한글식으로 번역해버리면 되니까요. 그리고, 한국에서 출간된 책들이 생소한 내용에 대해 한자원문을 괄호로 넣어주거나 주석이 더 많이 달리기도 하고요. 그래서 중국관련책들은 가능한 한국번역본을 보려고 하는데, 아쉬운 점은 한국에서 워낙 중국에 대한 관심이 많은 사람이 적으니 번역본이 너무 적거나 너무 빨리 절판되어버리는 점이예요. 그런데, 같은 개념을 두고 영어 - 중국어 - 한국어 이름이 다 달라서 헷갈리는 건 우습지만 어쩔 수 없이 안고 가야하는 문제같아요. 특히, 사람 이름.... 한어병음으로 철자 통일 되기 이전 이름은 특히 더 헷갈리죠. 그래도 이것저것 뒤적여 보며 맞춰가는 재미가 있어요. 늘 새로 보는 거 같거든요 ~
구립도서관에 아직 안 들어온 책이어서..ㅜㅜ 신청해도 한참 걸릴 것 같아서 결국 전자책으로 한글판 구매했습니다. ㅋ
책을 읽으면서 우리나라 독자들은 우리 나라에 대입해볼 수 있는 점이 많을 것 같은데.. 우리 나라 같은 동북아시아 나라 외에도 혹시 갈 수록 standardized exam이 늘어나는 추세인 다른 서양 국가에서도 사회 및 기술 혁신이 줄어드는 경향이 있는지 알고 싶네요. 그 외에도 세계화와 정보화에 의해 단일 체계로 수렴되는 scope이 줄어드는 양상이 사회 경제 기술 등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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