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15. <중국필패>

D-29
화제로 지정된 대화
오늘 금요일 10월 18일과 주말에는 3부 '안정(Stability)'을 시작합니다. 5장 '무엇이 중국의 전제 정치를 안정적으로 만드는가?'를 읽습니다. 중국식 독재 정치는 어떻게 장수할 수 있었을까, 이 질문은 역사학자, 중국학자 여럿이 탐구해온 문제였어요. 야성 황은 이 장에서 기존의 논의를 비판적으로 소개하고 자신의 분석을 제시합니다. 저는 흥미롭게 읽으면서도 고개를 갸우뚱한 대목도 많았는데요. 여러분도 한번 확인해 보시죠!
중국에 유독 독재가 오래 자리잡은 이유로 '중국어'를 꼽는게 재미있습니다. 알파벳과 같은 표음문자가 아니라 표의문자이기 때문에 오히려 언어에 의한 통일성이 유지될 수 있었다니요. 복잡한 한자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아예 한자를 버리고 알파벳을 쓰자는 주장도 있었을만큼 골치아팠던 문제가 오히려 통일성을 유지해 준 장치로 꼽히는게 흥미로왔어요. 지금도 중국, 대만이 한자 문제로 신경전 벌이는 것도 다시 돌아보게 하고요. 소리에 관계없이 의미로만 소통이 되는 언어, 생각해보면 참으로 진귀한 도구이기도 하네요. 본질과 언어의 관계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합니다.
5장 읽고 있는 중인데, 4장에서도 5장에서도 야성 황의 논의에 6-70퍼센트는 설득되다가도 또 중간중간에선 ‘과연 그런가?’란 물음이 생겨서 뒷걸음치게되네요. 의문 중 하나는 ‘신뢰할만한 데이터인가’하는 부분이고요. (앞에서도 6세기부터 모든 과거 시험의 데이터가 존재한단 말인가하고 굉장히놀랐는데..) 그 외에도 깨알같은 의문점들이 곳곳에서 고개를 듭니다. 지금은 5장 읽다가 그림 5.1과 표 5.2에서 멈춰서 한참 들여다보고 있는 중입니다. 역사학자들은 저 두 개의 이미지를 어떻게 받아들일 지 엄청 궁금해지네요.
안그래도 WEIRD를 읽을 때도 이 책을 읽을 때도 과연 이 데이터가 신뢰할만할까?하고 의문이 가기도 하고 데이터가 신뢰할 만해도 다소 환원주의적인 결론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 때가 종종 있었는데.. 그래도 솔깃하긴 하네요. 무엇보다 전 4장에서 갈수록 중국정부 돌려까기 스킬이 늘어가는 작가의 뒷담화 읽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ㅋ
@소피아 저랑 비슷하게 읽으셨네요. 4부에 가면 (제가 생각하기에는) 이 책에서 가장 중요한 데이터가 나오는데, 그때도 야성 황이 제시하는 데이터의 의미를 놓고서 얘기 나누면 좋겠어요. 그래도 재미있지 않아요? 저는 3부부터는 뒤에 할 얘기가 궁금해서 정신 없이 빠져들기 시작했어요.
화제로 지정된 대화
늦었던 분들은 주말에 따라오셨나요? 오늘 월요일 10월 21일과 내일 화요일 22일은 6장 '털록의 저주'를 읽습니다. 중국 공산당 권력 승계를 놓고서 흥미진진한 이야기와 저자의 해석을 풀어놓고 있는 장인데요. 북한 김 씨 일가 얘기도 나오고. 저는 아주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재미있게 읽으시면 좋겠어요. :)
There is a sort of reverse Tolstoy dynamic to the CCP successions: those that failed shared some commonalities and those that succeeded had idiosyncratic factors behind them.
중국필패 - 시험, 독재, 안정, 기술은 어떻게 중국을 성공으로 이끌었고 왜 쇠퇴의 원인이 되는가 6장 , 야성 황 지음, 박누리 옮김
영문버전인 점 양해를 구하면서, 저는 이 책에서 톨스토이의 이 유명한 문장을 연상하게 되리라고 전혀 기대를 못했습니다. '안나 카레리나'의 첫부분을 공산당의 권력승계 문제 요약에 쓰다니요! 이제껏 어려운 조직이론, 경제이론 용어만 가져다 쓰신 거에서 벗어난 신선한 충격이었어요. '실패한 자들은 공통점이 있고 성공한 자들은 나름의 특이점이 있다' 정도로 번역이 될까요? 그런데 번역하고 나니 좀 밋밋해지네요. 톨스토이의 원문의 영어번역은 이렇지요. "Happy families are all alike; every unhappy family is unhappy in its own way.”
총균쇠에서도 이 문장을 이용해, 특이한 요소들이 있는 동물들을 빼고 특이한 실패요인이 없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는 동물들이 가축으로 길러진다는 식으로 설명했던 기억이 납니다. 소설가의 통찰은 용도가 광범위하구나 하고 인상이 깊었어요. 그런데 야성 황은 이걸 한 번 꼬아서 활용을 했네요. 어떤 맥락일지 아직 읽어보지 못해서 기대가 되긴 하는데, 톨스토이의 저 문장이 특이함이 없다는 것이 특이한 사례가 된다는 일종의 역설을 품고 있는 거라 역설의 반대는 어떤 역설적 효과를 지니게 될지 궁금합니다.
@YG @borumis 주말에 5장에 나온 데이터를 확인하려고 언급된 논문을 찾아서 표5.2 회귀분석 데이터 부분만 대강 빠르게 훑어보았습니다. 우선 데이터는 하버드 대학에 보관되어 있는 중국 인물 데이터베이스 중 ’명 나라 시대 과거 시험 응시생 기록’이었습니다. (다른 시대 아님, 오직 명나라) 14000여명의 수험자 이름, 생년, 출신, 집안 (관직), 그리고 부인 이름 등이 기재되어 있다고 합니다. 저는 부인이 몇 명인가를 경제적 변수로 삼는 게 이해가지 않아서 찾아봤거든요. multiple wives 변수에 각주가 달려 있더라고요? 이것을 경제적 변수로 삼은 이전 논문 2개 정도 언급했어요. 중국의 축첩 문화를 (이름만) 써두었구요. 여기서 의문점 폭발! 부인 말고 첩이 많은 경우는? 황제가 아닌 이상 무한정 부인을 늘리지는 못할거 아닌가? 관직에 있는 사람도 아니고 과거 시험 응시생의 부인 수가 경제적 능력을 과연 보여줄수 있을까? 아버지의 부인 수도 아니고 수험자의 부인수? 시험에 매진하려고 부인 수를 안늘린건 아닐까? 아아아, 모르겠어요요오오오—- 분석 결과에서 집안의 정치적 배경과 (아버지의 관직) 시험순위가 유의미한 양의 값을 나온 것은 짐작대로인데, 집안의 경제적 배경을 부이 몇 명인가로 삼은 것부터 강한 음의 값이 나온 거까지 쫌..
혁명 원로들은 천안문 이후 당 지도부의 권력을 강화하기 위해 다양한 권력 중심을 희생시키면서 중국공산당 총서기라는 단 하나의 직책에 힘을 실어주었다. 이러한 누적 투자의 수혜자가 바로 시진핑이다. 역설적으로 천안문은 미래의 독재자를 위한 길을 열어준 것이다.
중국필패 - 시험, 독재, 안정, 기술은 어떻게 중국을 성공으로 이끌었고 왜 쇠퇴의 원인이 되는가 4장, 197쪽, 야성 황 지음, 박누리 옮김
우리는 일어난 역사는 알지만 일어날 수 있었던 역사는 알지 못한다. 나의 개인적인 견해를 밝히자면 중앙고문위원회의 소멸로 인해 중국 정치를 위한 현실적인 개혁 옵션, 적어도 미래의 독재자가 탄생하는 속도를 조절할 수 있는 옵션이 사라졌다. 천안문 사태의 역효과가 하나 있다면 바로 이것이다.
중국필패 - 시험, 독재, 안정, 기술은 어떻게 중국을 성공으로 이끌었고 왜 쇠퇴의 원인이 되는가 4장, 243쪽, 야성 황 지음, 박누리 옮김
오늘날 인격 숭배가 부활하고 문화대혁명의 ‘지저분하고 잔인하며 짧은’ 정치의 망령이 또다시 중국을 배회하고 있다. 2022년 10월 제20차 당대회에서 시진핑은 두 전임자가 세운 전례를 깨고 세 번째 임기를 시작했다. 중국은 재앙과도 같았던 마오쩌둥의 종신 집권 체계로 완전히 돌아갔다. 마오쩌둥 시대는 독재적이었고 경제적 파탄을 초래했을 뿐 아니라 권력 투쟁과 후계 갈등이 끊이지 않았다. 그리고 이는 향후 중국을 기다리고 있는 불길한 미래일지도 모른다.
중국필패 - 시험, 독재, 안정, 기술은 어떻게 중국을 성공으로 이끌었고 왜 쇠퇴의 원인이 되는가 4장, 244쪽, 야성 황 지음, 박누리 옮김
중국의 경제발전의 동력과 공산당의 양립이 어떻게 가능한가를 궁금해했었지요. 80년대를 지나면서 말입니다. 천안문사테를 보면서 양립이 어려워서 붕괴되는구나 생각했었는데 결국은 잠잠하게 만들더군요. 이런 과정을 뉴스로만 설핏 지나치듯 알았었는데 이제 그 궁금증을 풀 수 있는 실마리를 잡아갑니다. 저자의 견해에 전적으로 설득되지 않기에 좀 더 많은 관점들을 찾아봐야하는 숙제가 남는군요. 과거 시험에 대해 중언부언 하는 장보다 현 중국에 대한 장을 훨씬 재미있게 읽고 있습니다.
@책읽을맛 맞아요. 저도 중국 현대사 책은 이것저것 읽었는데, 1980년대 이후의 중국 변화상을 야성 황의 해석에 곁들여 읽으니 훨씬 또렷해졌어요. 즐겁게 읽고 계시다니 다행입니다. :)
오늘부터 달리려고 하고 있습니다. <화석 자본>도 읽은 저인데, 14일이면 충분하겠지요! ㅎㅎㅎ
@장맥주 환영! 얼른 따라오세요!!!
그러고보니 예전에 저희 아이와 같이 읽었던 책인데.. "과거시험이 전 세계 역사를 바꿨다고?"이란 책이 있는데요. 여기서도 조선 500년 왕조가 과거시험 때문에 이어졌다고 하네요. 뭐 깊게 분석하진 않았지만..^^;; 그나저나 부제가 슬프네요.. '요즘도 과거시험을 보면서 살고 있는 아이들'이라..
과거시험이 전 세계 역사를 바꿨다고? - 요즘도 과거시험을 보면서 살고 있는 아이들특서 청소년 인문교양 2권. 작가 아버지와 딸, 그리고 집에 놀러온 딸의 친구, 세 사람의 대화를 통해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과거제도의 구체적인 내용을 쉽게 전달한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조선시대 사회 분위기와 문화를 익히게 한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오늘 10월 23일 수요일과 내일 24일 목요일에는 4부 '기술'로 들어갑니다. 먼저 7장 '니덤 문제의 재구성'을 읽는 일정입니다. 사실, 제가 이 책을 집어든 이유는 4부 때문이고, 과거제와 혁신의 관계를 놓고서 야성 황이 가장 공을 들인 연구 결과도 이 4부에서 제시가 됩니다. 7장부터 함께 읽으시고, 우리 이야기 나눠 봐요!
청나라 황제들의 행동은 그들 자신의 정치적 수명을 단축했다. 유일한 신분 상승 통로가 좁아지면서 사회적 이동성이 위축되었다. 분노가 넓고 깊게 퍼져나갔다.
중국필패 - 시험, 독재, 안정, 기술은 어떻게 중국을 성공으로 이끌었고 왜 쇠퇴의 원인이 되는가 5장, 284쪽, 야성 황 지음, 박누리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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