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6장에서 야성 황이 말한 “명제적 정당성”이 지금의 중국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개념이라고 생각합니다. 중국의 보통 사람들(적어도 겉으로 드러나는) 태도나 말에서 느낄 수 있는 독특한 무언가를 잘 정리해줍니다.
<민간중국>이라는 책이 있는데 중국의 평범한 사람들을 관찰, 인터뷰하여 연구분석한 글모음입니다. 저는 중국 소수 민족에 관한 책인줄 알고 읽기 시작했는데 그건 아니었지만, 쉽게 읽을 수 있었고 재미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세상만사가 내 생각보다 훨씬 다면적이고 복잡하다는 진리를 다시 한 번 일깨워준 책이었습니다. 이 책에서 인상적이었던 점은 시골 촌락의 소수민족 촌장도, 도시에서 대학원을 졸업한 연구원도 잘못된 국가 정책에 대해서는 한결같은 말을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국가가 그럴 리 없다“ ”국가는 믿지만 마을 간부는 못 믿는다“ ”“국가의 잘못이 아니라 중간 간부들의 잘못”이라는 일관된 태도를 유지하는 것이죠. 특히, 그 연구원은 2017년 한국의 대통령 탄핵사건을 “미국 선거제도를 도입하여 정당 정치가 과열된 결과”라고 진단합니다. 이런 현상을 정리한 개념이 “명제적 정당성”아닐까 싶습니다. 중국 공산당 정권의 장수 비결.

민간중국 - 21세기 중국인의 조각보문화인류학자 13인이 지난 20여 년간 현지조사와 장기 교류를 통해 만나온 다양한 개인, 가족, 지역 주민의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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