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15. <중국필패>

D-29
8장에서 진짜 흥미로운 이야기를 하네요. 지금까지 뭔가 불편하고 안 들어맞았던 것 같은 부분들도 이런 이야기들을 하려고 했었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다고 불편했던 부분들 다 수긍이 간다 그런 건 아니지만요.... 특히 우리나라와 비슷한 부분이 많으니 국민심리도 이해가는 부분이 많고요, 오히려 서구식 사고방식에 그동안 너무 세뇌되었었다는 생각을 다시금 하게 만드네요. 어서들 읽으시고~ 8장으로 오십시요. 너무 많이 밀리셨으면 살짝 건너뛰고 8장 먼저 읽으셔도 괜찮지 않을까 싶어요.
@CTL 오! 벌써 8장을 읽으셨군요. 차근차근 빌드업하는 걸 따라가는 맛도 있으니까요. 저는 5부도 흥미로웠습니다.
이제 유교가 중국의 창의성을 약화했다는 중국 학자들의 공통된 견해로 돌아가 보자. 이들의 견해와 나의 견해를 최대한 선명하게 구분해 보겠다. 나는 유교의 특정 교리가 아니라, 유교의 지배와 헤게모니와 독점에 집중하겠다. 나는 유교든 다른 어떤 사상이든 이데올로기 헤게모니는 과학에 유해하다고 생각한다. 만약 과거 제도가 다른 모든 것을 희생하면서 법가 사상-혹은 아예 기독교라 해도 좋다-을 확대했다고 해도 역사는 큰 차이 없이 전개되었을 것이다. 헤게모니는 대안적이고 비전통적인 아이디어와 가치의 출현을 선점했다. 과거 시험 응시자들은 기계적 암기와 팔고문의 경직성으로 인해 회의적 사고를 하지 못했고, 과학의 기본인 인과적 사고와 추론 능력, 가설을 생성하는 능력 역시 키우지 못했다.
중국필패 - 시험, 독재, 안정, 기술은 어떻게 중국을 성공으로 이끌었고 왜 쇠퇴의 원인이 되는가 7장 375쪽, 야성 황 지음, 박누리 옮김
어제(10월 24일) @장맥주 @오도니안 님과 나눈 대화에 야성 황이 직접 답하는 내용이 7장에 있어서 인용합니다.
이 책 전체에 걸쳐서 가장 중요한 핵심을 담은 연구 성과는 374쪽 그림 7.2, 가장 중요한 메시지는 바로 이어지는 375쪽의 저 인용이라고 생각해요.
오오, 감사합니다. 안심하고 읽겠습니다. ^^
이데올로기 헤게모니의 가장 치명적인 영향은 아마도 호기심의 파괴일 것이다. 정화와 마르코 폴로를 항해 기술의 측면이 아닌 자신의 존재와 외부 세계에 대한 인식과 지식의 관점에서 비교해 보라. 마르코 폴로는 상세하고도 자세한 중국 여행기를 통해 고향 유럽에서 찬사를 받았다. 그가 독자를 사로잡을 수 있었던 까닭은 교육 수준이 높은 유럽의 도시 중산층이 직접 경험할 수 없는 신비하고 이국적인 땅에 대해 진정한 호기심을 공유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애덤 스미스, 프리드리히 빌헬름, 고트프리트 빌헬름 라이프니츠, 사무엘 폰 푸펜도르프 모두 중국에 대해 한 마디씩 했다. 반면, 정화의 원정기가 중국 사회의 식자층 사이에서 흥분이나 관심을 불러일으켰다는 증거는 내가 아는 한 없다. (…) 중국이 이룩한 위대한 항해 업적을 노래한 비공식적인 기록은 존재하지 않는다. 항해에 나섰던 수만 명의 선원 가운데 단 한 명도 여행기를 출판하지 않았다. 명대 중국인들은 더는 외부 세계에 대한 호기심이 없었고, 자극하고 키울 수 있는 호기심조차 거의 없었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 그렇다면, 중국에 대한 니덤의 질문보다 훨씬 더 근본적인 질문을 던져볼 수 있다. "중국인의 호기심에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중국필패 - 시험, 독재, 안정, 기술은 어떻게 중국을 성공으로 이끌었고 왜 쇠퇴의 원인이 되는가 7장 377쪽, 야성 황 지음, 박누리 옮김
이 인용도 책을 덮고도 계속 생각이 나더라고요.
저도 궁금하네요. 중국인의 호기심에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설마 과거제도가 호기심을 망쳤다는 건 아니겠죠? ^^
@borumis 혹시, 제가 'YG와 JYP의 책걸상'에서 소개를 했었는데, 독지가(청취자) 여러분이 모두 대출을 해간 것일까요? 하하하!
으어으어.. 합리적 의심이네요.. 전 그래서 전자책으로 구매했습니다;; ㅋ
저도 간신히 대출했는데요. 일단 보유하고 있지 않은 도서관이 많습니다. 책이 8월 중순에 나왔으므로 두 달 되었는데 물어보면 구매 중인 곳도 있어요. 연말이 되어 새책 구입 예산 소진으로 더 이상 구매어렵다는 곳도 있습니다.
유교는 그냥 말이 많았다. 한나라와 그 이전에 쓰인 텍스트를 비교해 보면 법가는 1,783개, 도교는 1,161개, 묵가는 915개의 문단으로, 유교는 11,184개로 구성되어 있다. 텍스트의 풍부함과 창조력, 그리고 표준화된 시험에 대한 적합성 측면에서 유교는 다른 사상들을 압도했다. 중국의 이념적 장치 전체가 유교 기반이 된 것은 바로 이런 기술적인 측면 때문 아닐까?
중국필패 - 시험, 독재, 안정, 기술은 어떻게 중국을 성공으로 이끌었고 왜 쇠퇴의 원인이 되는가 96쪽, 야성 황 지음, 박누리 옮김
너무 웃긴데, 정곡을 찌르는 이야기일 수도 있겠네요.
@장맥주 저는 이 책 전체에 걸쳐서 이런 팩트 유머가 웃기더라고요. '남순강화'할 때 등소평 직책이 뭐였는지 알아? 이런 대목에서도 많이 웃으실 거예요. :)
제가 제일 좋아하는 유머가 팩트 유머입니다. ㅎㅎㅎ
GDP 지표는 지방 자치를 높이는 동시에 자치의 실행에 대해서는 일정한 제약을 가한다. 중국 공무원들은 여전히 상명하달식 독재 체제에서 하급 공무원이지만, 이 특정 영역에서만은 어느 정도 행동과 결정 권한을 가지게 되었다.
중국필패 - 시험, 독재, 안정, 기술은 어떻게 중국을 성공으로 이끌었고 왜 쇠퇴의 원인이 되는가 115쪽, 야성 황 지음, 박누리 옮김
더욱 중요한 효과는 GDP가 지표인 동시에 정책 목표가 되면서 중앙 지도자들이 계급 투쟁, 대중 선동, 인격 숭배 등 중국공산당이 관습적으로 추구해 온 끔찍한 대안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는 것이다. 덕분에 중국 정치는 훨씬 온건해졌다.
중국필패 - 시험, 독재, 안정, 기술은 어떻게 중국을 성공으로 이끌었고 왜 쇠퇴의 원인이 되는가 115쪽, 야성 황 지음, 박누리 옮김
M자형 경제는 위임을 통해 가능하며 독재자들은 저마다 ‘위임’의 정의를 다르게 해석한다. 덩샤오핑은 M자형 접근 방식을 승인했으나 시진핑은 중국공산당 특유 능력주의의 인센티브와 자율성 측면을 급격히 축소했다.
중국필패 - 시험, 독재, 안정, 기술은 어떻게 중국을 성공으로 이끌었고 왜 쇠퇴의 원인이 되는가 136쪽, 야성 황 지음, 박누리 옮김
시진핑은 정치적 ‘성과’를 재정의하며 경제를 희생시켰다. 독재적인 능력주의는 본질적으로 취약하다. 그 시스템 안에서 성과가 어떻게 정의되고 구성되는지는 독재자의 지혜는 물론 순간의 변덕에 따라 순식간에 바뀔 수 있다.
중국필패 - 시험, 독재, 안정, 기술은 어떻게 중국을 성공으로 이끌었고 왜 쇠퇴의 원인이 되는가 136~137쪽, 야성 황 지음, 박누리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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