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15. <중국필패>

D-29
2장을 읽으면서 야성 황이 책의 전체 구조를 왜 이렇게 만들었을까? 본격적으로 궁금해졌습니다. 이 책은 엄연히 사회과학 책이고 본인이 하고자하는 말도 현재 일어나는 현상을 비판하는 것인데, 왜 역사적 사실 (과거 시험)을 전면에 내세우면서 독자의 시선을 교란(?) 시키는 건지.. 더 읽어봐야 알겠지만, 야성 황이 정교하게 빌드업한 연막 구성이면 좋겠다고 허튼 소리 한 번 해봅니다 ^^ @YG 님 말씀대로 새로 배우는 깨알 정보가 많아서 재미있습니다. 지역 당서기가 정치국 상무위원회 후보위원 자리도 겸직할 수 있는 지는 몰랐어요. 미국으로 치자면, 상원위원이 주지사를 겸직하는 택인가요? 예전에 중국 관련 뉴스에서 베이지 시장이 상하이 당서기로 가는 게 승진이라고 한 것도, 팬데믹 때 상하이가 제로 코로나 달성에 맨 앞장 선 것도, 중국의 지방 도시 등급이 바뀌는 이유도 2장을 읽으니 바로 이해됩니다. 더 깨깨알 같은 새로 배운 정보는 후진타오가 티베트 자치구 당서기도 지냈다는 사실과 이론적으로 중국 대륙이 5개의 시간대라는 것. 현실에서 중국은 그 광활한 땅에서 오직 1개의 시간대만 사용합니다. 베이징에서 천리만리 떨어진 서쪽으로 가도, 같은 시간대를 사용하는 매직!
약간 다른 이야기지만, 전 2장을 읽으면서 중국 공산당의 통치 방식이 신자유주의랑 비슷한 점이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신자유주의도 하나의 가치기준이 모든 의사결정의 공통 기준이 되는 것을 지향한다는 점에서 범위를 최소화하는 기제가 되지 않나 싶었습니다. 주인-대리인 이야기랑 gdp 실적으로 지방정부 관료들을 통제하는 방식에 대한 부분을 읽으면서 지방정부의 수장들이 대기업의 전문경영인들과 비슷한 처지인 것 아냐?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능력주의라는 게 상당히 자본주의적인 가치인 것 같기도 하구요. 자본주의사회도 시장에서의 가지로 증명되는 능력으로 사회적 지위가 결정된다는 점에서 비슷하지 않을까요? 경영학 책에서 본 듯한 이야기들이 나오다 보니까 그런 연상들이 일어난 것 같습니다. 지방정부 관료들이 승진에 유리하다는 건 미국이나 우리나라에서도 장관 출신들 보다는 주지사나 도지사 같은 지자체장 출신들이 대통령 후보들로 많이 거론되는 현상과 비슷하지 않을까요? 중앙관료들은 스페셜리스트, 지자체장들은 제너럴리스트 느낌이 있어서 대통령 같은 자리엔 후자가 더 유리한 것 같습니다.
오.. 그런거 같아요. 읽으면서 막연했던 느낌을 @오도니안 님의 글을 읽으니 잘 정리가 되네요~ 감사합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주말 잘 보내셨나요? 오늘 월요일 10월 14일과 내일 화요일 10월 15일은 이 책의 두 번째 키워드 '독재(Autocacy)'로 들어갑니다. 3장 '사회 없는 국가'를 이틀에 걸쳐서 읽습니다. 3장은 명나라 만력제와 잉글랜드 헨리8세의 비교로 시작해요. 저로서는 아주 유니크하고 흥미로운 스토리텔링이었습니다. (저는 헨리8세 이야기도 드라마와 책으로 잘 알고 있었는데 왜 이 둘을 비교할 생각은 못했는지;)
주제도 방대하고, 내용도 전문용어를 많이 써서 이틀에 1 채프터 읽기 버겁습니다.... 3장 끝부분에 과거 제도가 사회와 일상 생활 전반에 미친 영향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부분에서는 한국에 사법고시가 있을때 많은 '사시폐인'을 양산했던 게 생각이 나더군요. 지금은 많은 분들이 지적하신대로 의대입시가 모든 인재를 빨아들이고 있고요... 가장 슬픈 점은 '의대입시'가 미국의 의학대학원의 선발과정처럼 최소한 '의술'을 행하고자 하는 열정과 준비를 평가하지도 못한다는 점입니다. 3장 마지막에도 마침 코로나로 인한 상하이 봉쇄를 거론하면서 히포크라테스 선서 이야기가 나오지요. 저자가 펼치는 주장이 전제척인 흐름에 대해서는 수긍이 가면서도 군데군데 불편한 마음은 여전합니다. 만력제와 헨리8세 비교도 그렇고 과거제도의 개인주의적 성격을 강조하는 부분도 그렇고요. 만력제와 헨리8세의 문제해결방법의 차이에서 유학을 오로지 철학이나 정치이념으로써만 보고 있는데 종교적인 성격을 전혀 거론하지 않는 점이 일단 의아하고요. 이 책에서는 마치 중국의 황제가 유럽의 왕이나 황제들에 비해 전권을 휘두를 수 있었던 걸로 설명되는데, 역사책들을 읽으면서는 교황과의 거듭된 견제와 전쟁을 통해 종교의 속박에서 벗어난 유럽의 군주들이 오히려 유학의 '예'의 굴레에 속박된 중국의 황제들보다 더 자유롭게 전권을 휘두를 수 있지 않았나하는 생각을 많이 했었거든요. 마지막으로 역사상 과거제도의 도입이나 개혁이 이루어 진 시점도, 기존에 권력을 쥐고 있던 세력들을 누르고 새로운 세력을 형성하는게 필요했던 시기이니 과거제도에 '개인주의적인' 부분이 있다면 그건 그만큼 그당시 존재하는 '집단주의적인' 세력이 강했다는 반증 아닐까요? 흔히들 한국드라마는 뭘하든 결국 '연애'로 끝나고 중국드라마는 뭘하든 '정치'이야기라는 말들을 하는데 그만큼 중국은 집단을 이루어 파벌을 만들고 대립하는 성향이 강하다고 생각하거든요. 이것을 타파하고 교란하기 위해 만든 제도를 두고 마치 그게 주도권을 잡았던 제도인 듯 설명하는 것 같습니다. 공산당이 그렇게 통제에 집착하는 것도 언제든지 집단을 만들어서 움직일 수 있는 기질과 수단이 내재되어 있기 때문은 아닐까요?
@소피아 님께서 이 책의 구조를 언급하시니, 다시 한번 이 책의 전체 구조를 말씀드려야겠어요. 이 책은 앞에서 언급한 네 가지 키워드 가운데 특히 과거와 그것이 추동한 중국식 관료제가 전제 군주 시대에 어떤 힘을 발휘했는지(부정), 그것이 변주되거나 변화가 생기면서 1980년대부터 2012년까지 중국의 개혁 개방이 어떻게 가능했는지(긍정), 2012년 이후 시진핑 체제는 어떻게 갈 것인지(절대 부정) 이런 식의 이야기가 각 부마다 변주되는 방식으로 구성이 되어 있어요. 그러니까, 이 책이 일관되게 중국에 대해서 부정적인 시선으로만 일관된다고 보시면 저자 야성 황은 아주 억울할 듯해요. 저자는 1980년대부터 2012년까지의 중국은 역동적인 변화의 가능성이 꿈틀대던 시기라고 보고 있으니까요. @소피아 님 말씀대로 저자가 이런 시각을 견지한 중요한 이유도 저 긍정적인 변화의 시기를 서술하기 위함이 아닐까 싶기도 하고요.
@오도니안 @오구오구 하지만 중국 공산당 통치 방식과 신자유주의 사이에는 결정적인 차이가 있지요. 시장 중심 자본주의(저는 신자유주의보다는 이 표현을 선호합니다만)에서도 여러 주체가 신자유주의로 불리는 이데올로기를 추종합니다만, 분명히 비대하지만 또 이해가 상충되는 여러 주체로 구성된 시장-비교적 자율성이 있는 국가-그리고 역시 이질적인 이해관계로 구성된 시민 사회가 존재하잖아요. 중국은 바로 이런 여러 주체가 모조리 공산당으로 수렴되는 상황이라서 이른바 '회랑'이 좁은 상태이고, 그 대목을 저자는 강조하고 싶었던 것 같아요. 1980~2012년까지 그 회랑이 일시적으로 늘어날 여지가 있었는데 (지방 정부, 홍콩에 본사를 두고서 비교적 자율적으로 사세를 확장할 수 있었던 기업 등) 그것이 2012년 이후에 다시 과거로 회귀하는 분위기라는 걸 강조하고 싶었던 듯하고요. 이 대목도 모두 뒤에 자세하게 서술됩니다. :)
그쵸, 회랑이 좁은 상태라는 표현이 아주 딱 맞는거 같네요.
신자유주의가 중국 공산당 통치와 비슷하다기보다도, 시장 이외의 권력이나 가치 기준들을 최소화하려는 것이 표준에서 벗어나는 다양성을 최대한 억제하고자 하는 '범위 최소화 규모 최대화' 성향과 비슷하다는 생각을 했어요. 시민단체나 이해집단, 경제적 가치 외의 여러 공적 가치들에 대한 논의가 시장에 대한 개입으로 나타나는 걸 최대한 거부하는 것이 신자유주의적 이념이라고 이해하고 있어서요. 만력제와 헨리 8세 이야기로 시작하는 3장은 기대가 됩니다. 역사드라마를 좋아하는데, 중국 사극 하면 먼저 궁중과 어전이 생각나는 것 같아요. 보통, 황족과 내시, 두세개 정도의 당파로 나뉘는 사대부들과 그 가족들 정도가 주로 등장하는 인물들입니다. 무림이 끼어들지 않는다면요. 그런데 유럽 쪽 사극은 저자가 묘사하듯 수많은 세력이 얽힌 복잡한 경기장에서의 게임이라는 느낌을 줍니다. 왕, 대영주, 소영주, 기사, 교황, 주교, 수도원, 길드, 도시, 금융가문, 용병단체, 대학 등이 다 나름의 권력을 갖는 주체들이죠. 사극드라마에서 이들이 다 활약을 하는 건 아니지만, 설령 왕이라 하더라도 굉장히 복잡한 게임판 안에 묶여 있다는 분위기는 느껴질 때가 많습니다. 차이는 분명 큰 것 같아요.
이 책을 읽으면서 동양판 <위어드>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서양에 <WEIRD>가 있다면 동양?중국은 <EAST>인 건가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무래도 3장까지는 과거제도가 독재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에 대한 내용이라 <EAST>가 <위어드>에 비해 부정적으로 보이는 것 같기도 합니다. 3부 안정이나 4부에는 <EAST>에 대한 긍정적인 면모가 나올 건지 궁금하네요~
수나라 이후에 무언가 심오하고 중대한 변화가 일어났다. 지속적이고 통일된 방식으로 거대한 규모의 통치가 가능한 방법을 찾아낸 것이다. 수나라는 중국이 공간의 규모로나 시간의 규모로나 성공적으로 확장할 수 있는 시스템을 발명해냈다.
중국필패 - 시험, 독재, 안정, 기술은 어떻게 중국을 성공으로 이끌었고 왜 쇠퇴의 원인이 되는가 1장, 83쪽, 야성 황 지음, 박누리 옮김
유교는 그냥 말이 많았다. 한나라와 그 이전에 쓰인 텍스트를 비교해 보면 법가는 1,783개, 도교는 1,161개, 묵가는 915개의 문단으로, 유교는 11,184개로 구성되어 있다. 텍스트의 풍부함과 창조력 그리고 표준화된 시험에 대한 적합성 측면에서 유교는 다른 사상들을 압도했다. 중구그이 이념적 장치 전체가 유교 기반이 된 것은 바로 이런 기술적인 측면 때문 아닐까?
중국필패 - 시험, 독재, 안정, 기술은 어떻게 중국을 성공으로 이끌었고 왜 쇠퇴의 원인이 되는가 1장, 96쪽, 야성 황 지음, 박누리 옮김
표준화는 목표한 차원에서는 획일화를 일으키지만 다른 차원에서는 다양성을 초래하기도 한다. 과거 시험은 어떤 차원에서는 평민 응시자가 이전보다 많아지는 등 범위가 넓어졌지만, 유교 경전 통달과 유교 이념 고수라는 차원에서는 다양성이 감소했다. 이것이 바로 통치자들이 원하고 중요시했던 차원의 동질성이었다.
중국필패 - 시험, 독재, 안정, 기술은 어떻게 중국을 성공으로 이끌었고 왜 쇠퇴의 원인이 되는가 1장, 98쪽, 야성 황 지음, 박누리 옮김
나는 1장에서 과거 중국 제국이 고도로 형식화된 과거 시험의 성과에 따라 확장되었다고 가정했었다. 그렇다면 그 과거 시험 성적에 상응하는 현대의 능력주의적 성과 지표는 무엇일까? 바로 GDP이다. 여기서는 GDP라는 단일 지표에 기반한 인사 통제와 M자형 경제라는 두 가지 서로 다른 장르가 있다. 전자에는 후자의 존재가 필수다.
중국필패 - 시험, 독재, 안정, 기술은 어떻게 중국을 성공으로 이끌었고 왜 쇠퇴의 원인이 되는가 2장, 122쪽, 야성 황 지음, 박누리 옮김
상명하달식 시스템에서는 어떤 지표라도 내세울 수밖에 없다. 중국은 문화대혁명 당시에는 계급투쟁을 지표로 삼았고, 시진핑 치하에서는 시진핑을 향한 개인적 충성도를 지표로 삼고 있다. 선택은 각자의 몫이지만, 나는 이러한 불미스러운 대안들과 비교하면 GDP가 확실히 우월하다고 본다.
중국필패 - 시험, 독재, 안정, 기술은 어떻게 중국을 성공으로 이끌었고 왜 쇠퇴의 원인이 되는가 2장, 125쪽, 야성 황 지음, 박누리 옮김
그리고 그토록 많은 자율과 결정권이 허용된 중국 지방은 왜 ‘탈선’하지 않았을까? 중국공산당은 어떻게 자율과 통제를 동시에 유지할 수 있었을까? 부분적인 해답이 수많은 지방 지도자들이 중국을 통치하고 있다는 사실에 있다.
중국필패 - 시험, 독재, 안정, 기술은 어떻게 중국을 성공으로 이끌었고 왜 쇠퇴의 원인이 되는가 2장, 126쪽, 야성 황 지음, 박누리 옮김
우리는 시진핑이나 리커창과 같은 특정 개인이 고위직에 오른 이유가 아니라, 전체적으로 지방 공무원이 중앙부처 공무원보다 고위직에 오를 가능성이 더 큰 이유를 설명하려고 한다.
중국필패 - 시험, 독재, 안정, 기술은 어떻게 중국을 성공으로 이끌었고 왜 쇠퇴의 원인이 되는가 2장, 131쪽, 야성 황 지음, 박누리 옮김
오! 작년(2023년) 9월에 함께 읽었던 벽돌 책 『권력과 진보』(생각의힘)의 저자 대런 아세모글루와 사이먼 존슨. 그리고 아세모글루와 함께 이 모임에서도 자주 언급되고 있는 『좁은 회랑』(시공사),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시공사)를 공저한 제임스 로빈슨 세 분이 2024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했네요. :)
권력과 진보 - 기술과 번영을 둘러싼 천년의 쟁투과거와 현재를 아우르는 광범위한 연구를 토대로, 정치적·사회적 권력이 어떻게 기술 발전의 방향을 ‘선택’하는지, 그리고 테크놀로지가 어떻게 모두에게 이득이 되는 방향으로 발전할 수 있을지를 치밀한 논증과 함께 설득력 있게 제시한다.
좁은 회랑사회는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으로 돌입하고 개인의 생명과 재산은 위협 받는다. 너무 많은 자유가 오히려 자유를 제한하는 역설에 빠지는 것이다. 공권력보다 마약 카르텔이 강력한 일부 남아메리카 국가를 예로 들 수 있다. 『좁은 회랑』은 국가의 번영을 위해 전제주의로 흐를 위험성을 차단하고 시민사회가 너무 많은 자유로 무질서해지는 위험성도 차단하며 ‘힘의 균형’을 달성하는 법에 대해 얘기한다. 이 책은 한계에 다다른 경제성장률과 다양한 사회집단 사이의 갈등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왜 어떤 나라는 가난하고, 어떤 나라는 부유한가. 여기 실패한 국가들이 있다. 가난, 부정부패, 형편없는 교육으로 신음하고 있는 나라들이다. 이들이 실패한 이유는 무엇일까? 같은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좁은 회랑 어떠셨어요? 리디셀렉트에 올라온 지 꽤 되었는데, 덥석 읽게 되지는 않더라구요. 지나치게 장황하다는 평도 있고.. 너무 길고..
뒤늦게 알게되어 신청합니다. 열심히 따라가 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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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믐이 자신 있게 고른 이 시대의 고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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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연극 보고 원작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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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계속 책읽기 by Kiara
2024.01.19. <콜카타의 세 사람> 메가 마줌다르2024.01.17. <참 괜찮은 눈이 온다 _ 나의 살던 골목에는> 한지혜2024.01.16. <이 별이 마음에 들어> 김하율2024.01.14. <각자 도사 사회> 송병기2026.01.01. <아무튼, 데모> 정보라2026.01.02. <버드 캐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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