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읽기] 데미안, 이 좋은 책을 왜 이제 읽었던가

D-29
여기서 들여다 봐야할 자기자신은 데미안이었을까요? 싱클레어의 말보다 그의 마음이 어디로 향하면 좋을지를 알려주는 대목이었다 봅니다.
서서히 그리고 무의식적으로, 이처럼 몹시 내적인 영상과 외부로부터 내게 주어진 암시 사이에서 찾아가야 할 신에 대한 하나의 관련성이 생겨났다.
데미안 - 에밀 싱클레어의 젊은 날 이야기 p.131, 헤르만 헤세 지음, 두행숙 옮김
사랑은 내가 처음에 두려워하며 느꼈던 것처럼 더 이상 야수적인 어두운 본능도 아니었고, 또한 내가 베아트리체의 모습 속에서 구현했던 것처럼 경건하게 정신화된 숭배도 아니었다. 사랑은 그 두 가지 다 였다.
데미안 - 에밀 싱클레어의 젊은 날 이야기 p.131, 헤르만 헤세 지음, 두행숙 옮김
작품 내에서 베아트리체와 실질적 대화나 만남이 없었음에도 싱클레어는 그녀를 통해 내면을 성찰하는 기회를 갖게 됩니다. 어떤 정신적 지주는 그것의 존재만으로도 힘을 발휘할 수 있다고 여겨진 부분이었어요.
나는 오직 나 자신 속에서 스스로 우러나오는 인생을 살아가려고 했을 뿐이다. 그것이 왜 그토록 어려웠던가?
데미안 - 에밀 싱클레어의 젊은 날 이야기 p.133, 헤르만 헤세 지음, 두행숙 옮김
왜 그토록 어려웠냐고 묻지만, 실제로도 정말 어려운 일 아닌가요ㅎㅎ 특히 타인과 비교하는 것이 선명한 한국에서는 오롯이 '나'만을 위해 인생을 사는 건 더더욱 어려운 일인 듯합니다.
불을 응시하는 일은 이상하게도 기분 좋고 마음을 풍요롭게 해주었다.
데미안 - 에밀 싱클레어의 젊은 날 이야기 p.145, 헤르만 헤세 지음, 두행숙 옮김
불멍, 물멍과 같은 생각을 비우는 일은 과거나 지금이나 사람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었나 봅니다.
맞아요. 캠핑가서 장작에 불 붙이고 불멍하면 머리 속은 비워지고 에너지는 채워지더라구요.
우리는 서로 개별적으로 구분하고 각자의 개성이 다른 사람과 다르다고 인식하는 것만을 개성으로 간주하려고 하지. 그러나 우리는 누구든지 세계를 구성하고 있는 모든 요소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또 우리의 육체가 어류까지, 아니 그보다 훨씬 더 오래 거슬러 올라가는 진화의 계보를 안에 지니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우리의 영혼 속에도 인간의 영혼 속에서 살았던 모든 것들이 깃들어 있는 것이라네.
데미안 - 에밀 싱클레어의 젊은 날 이야기 p. 147, 헤르만 헤세 지음, 두행숙 옮김
이 부분에서, 모든 의지가 연결되어 있다는 '쇼펜하우어'의 철학적 사상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이 책을 읽고나서 데미안을 읽어서 그런지 철학적인 내용에서 겹치는 부분들이 꽤 있더라고요.
아르투어 쇼펜하우어 - 욕망으로 점철된 세상에서 꿋꿋하게 살기 위해쇼펜하우어의 대표작인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와 만년의 저서 『여록과 보유』를 중점적으로 다루면서, “구도 철학”과 “처세 철학”이라는 키워드를 통해 쇼펜하우어의 철학을 살펴본다.
쇼펜하우어 이제 시작했는데 '데미안적 관점'으로 따라가 볼게요~
저는 자꾸 쇼펜하우어가 어른거리더라구요. 병행하는 책을 잘못 선정한 것 같았어요ㅋㅋㅋ
EBS에서 출간한 오늘을 읽는 클래식 중 [쇼펜하우어의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를 읽는 중입니다. p41에 헤르만헤세도 쇼펜하우어를 통해 동양철학을 접하고 이러한 사상을 데미안과 싯다르타에 담았다고 한다.라고 되어 있더라구요.^^
EBS에서 또 이런 좋은 책이 나왔군요. 헤세의 글에 자꾸 쇼펜하우어가 아른거리긴 했습니다만, 너무 정답으로 끌고 가려는 이야기의 힘이 제게는 좀 불편하게 다가왔어요. 카뮈처럼 부조리한 것은 부조리한대로 내버려두었으면 좋겠는데 너무 바른 길로 이끄는 느낌이었달까요
도서관에서 찾아보니 있더라구요. 단순히 염세주의로 흐르면 비관하여 인생을 포기하는 사람들이 있을까 염려한 것인지 아니면 자신의 배경이 암울하지 않았던 탓인지 희망의 메세지가 강하네요. 쇼펜하우어는^^
잘사는 사람의 남는 시간에 해본 깊은 사고... 저도 쇼펜하우어가 극한의 염세주의자일 줄 알았는데, 의외로 사회와 타협하여 살아가되 우선순위를 잘 따져야 한다고 말하고, 또 반출생주의(태어나지 않는 게 더 낫다)지만 그렇다고해서 죽는 게 낫다는 건 아니다라고 못박을 때 이 사람 의외로 염세적이지만 부조리에 적절히 저항할 줄도 아는 사람이구나 싶었어요.
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투쟁한다. 알은 세계이다. 태어나려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파괴하지 않으면 안 된다. 새는 신에게 날아간다. 그 신의 이름은 '아브락시스'라 한다.
데미안 - 에밀 싱클레어의 젊은 날 이야기 p.126, 헤르만 헤세 지음, 두행숙 옮김
데미안은 안 읽어봤어도 이 문장은 워낙에 유명해서 모두 알거라 봅니다! 새로운 세계로 나아가기 위해선 스스로 하나의 세계를 파괴해야 한다. 저는 이 문장이 지금에 와서는 보편적으로 적용하기가 어렵지 않나 싶습니다. 이제는 굳이 깨고 나오지 않더라도 그 안에서 잘 살 수 있다면 그렇게 살아가는 것도 좋은 선택이라고 인정해주는 사회니까요.
저는 안온지기님보다 조금 늦은 속도로 읽고 있는데 오늘 이 문장을 남길까 하다가 이미 쓰셔서 요기다 댓글로 써봅니다. 과거에 데미안을 처음 읽었을 때 이 문장을 보고는 충격을 받았습니다. 어쩌면 나 자신은 주어진 세계에 적응하고 만족하며 그냥 보통의 삶을 살고자한지도 모르겠다고. 그래서 새로 태어날 수 있는 기회를 스스로 포기했었는지도요. 젊은 시절의 나를 되돌아보게 한 문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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