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읽기] 데미안, 이 좋은 책을 왜 이제 읽었던가

D-29
한 사람 한 사람의 삶은 자기 자신에게로 이르는 길이다. 길의 추구, 오솔길의 암시이다. 일찍이 그 어떤 사람도 완전히 자기 자신이 되어 본 적은 없었다. 그럼에도 누구나 자기 자신이 되려고 노력한다.
데미안 - 에밀 싱클레어의 젊은 날 이야기 p11 데미안-민음사, 헤르만 헤세 지음, 두행숙 옮김
저는 민음사 버전으로 읽는 중인데 책 서문 작가의 말 중에서 인상깊은 부분을 적어보았습니다. 결국 우리 모두의 삶은 자기 자신에게로 이르기 위한 길이지만 아무도 자기 자신을 완성하지 못하고 삶의 길이 끝이 납니다. 그럼에도 여전히 우리는 자기 자신이 되려고 애를 씁니다. 그런데 어떤 이는 사람이 되지 못하고 개구리나 뱀, 개미에 그치고 말고, 어떤 이는 반인반어 상태로 끝난다고 작가는 말합니다. 자기 자신을 완성한다는 것, 그래서 온전한 사람이 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요? 그리고 어떤 노력을 해야 가능한 일일까요?
아무래도 민음사를 가장 많이 읽겠죠? 서문도 모든 책이 다 들어있던데 번역가마다 대동소이하게 내용 차이가 있나봅니다. 서문을 읽고 이 책을 다 읽고나면 한 명의 독립된 개체로 우뚝 선다는 것이 무엇인지 어렴풋이 알것은 같더라구요.
물론 저는 헤세가 '데미안'을 통해 하고자하는 인간 노력의 방향이 무조건 맞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좋은 책이고 좋은 내용이지만 안타깝게도 작금의 현실과는 약간 떨어진 내용이라고 생각했어요.
그것은 아버지의 신성함에 그어진 첫 칼자국이었다. 내 유년 생활을 떠받치고 있던, 그리고 누구든 자신이 되기 전에 깨뜨려야 하는 큰 기둥에 그어진 첫 칼자국이었다. 우리 운명의 내면적이고 본질적인 선(線)은 아무도 보지 못한 이런 체험들로 이루어진다. 그런 칼자국과 균열은 다시 늘어난다. 그것들은 치료되고 잊히지만 가장 비밀스러운 방 안에서 살아 있으며 계속 피 흘린다.
데미안 헤르만 헤세 지음, 전영애 옮김
데미안2차 세계대전 중 많은 독일 젊은이들이 전장에 나가면서 군복 주머니 속에 품고 갔던 책. 어른이 되기 위해 보이지 않는 껍질을 깨고 고통스런 현실의 세계로 나서는 젊은이들을 그렸다. 지금까지도 젊은이들에게 '통과의례'처럼 읽히고 있는 명작을 새로 옮겼다.
제가 다른 출판사로 읽고 있어서 번역이 다른 건지 놓친 부분인지 모르겠네요! 이런 또 좋은 문장이 있을 줄이야^^; 데미안이 어린시절의 잘못으로 인해 스스로를 마음 속에 가두고 마음의 피를 흘리던 모습이 떠오르네요!
우리가 배우는 것들은 대부분 분명히 진실이고 올바른 것이지만, 그것들 모두를 선생님들이 보는 것과는 다르게 볼 수도 있어. 그러면 대체로 훨씬 나은 뜻을 갖게 되지.
데미안 p41, 헤르만 헤세 지음, 전영애 옮김
데미안2차 세계대전 중 많은 독일 젊은이들이 전장에 나가면서 군복 주머니 속에 품고 갔던 책. 어른이 되기 위해 보이지 않는 껍질을 깨고 고통스런 현실의 세계로 나서는 젊은이들을 그렸다. 지금까지도 젊은이들에게 '통과의례'처럼 읽히고 있는 명작을 새로 옮겼다.
싱클레어의 삶에 불현듯 나타난 데미안이 이마에 표적을 단 카인의 이야기를 해주면서 일반적인 견해를 뒤집으면 더 나은 생각을 할 수 있다고 말하는 부분입니다. 우리가 다분히 진실로 받아들이는 어떤 사실이 정말 진실일까하고 생각해 본 적이 가끔은 있습니다. 그러나 데미안의 카인에 대한 견해는 종교적 측면에서 볼 때 커다란 충격을 주었을 것입니다. 그래서인지 싱클레어는 데미안이 결코 이 세계에 속하지 않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시선을 옮겨 남과 다르게 본다는 것! 싱클레어의 성장 과정 중에 중요한 부분이었던 것 같았습니다
어떤 동물이든 사람이든 한 가지 특정한 일에 자신의 모든 주의와 모든 의지를 집중시킨다면 그 일에 도달할 수 있어. 그게 전부야. 네가 말하고 있는 것도 바로 그런 것이지. 어떤 인간을 자세히 관찰해 봐. 그러면 너는 그 사람 자신보다도 더 정확하게 그에 대해서 알게 될 거야.
데미안 - 에밀 싱클레어의 젊은 날 이야기 p. 77, 헤르만 헤세 지음, 두행숙 옮김
다른 생명체에 대해 알아간다는 것은 그것에 온전히 집중해야 한다는 말에 공감했습니다!
자세히 관찰하면 정말 정확하게 그 사람을 알게 되는 것이라면 좋겠습니다.
그래도 타인을 아는 것이 나를 아는 것보다는 쉬운 일인 것 같아요. 나 자신을 아는 것(데미안이 말하고자 했던 것)이 가장 힘든 일 같습니다. 저도 지금의 나를 잘 모르겠으니까요ㅎㅎ
줏대가 있는 인간들은 성서 이야기 속에서는 오히려 손해를 보곤 해. 어쩌면 그 사내는 카인의 후예일지도 몰라.
데미안 - 에밀 싱클레어의 젊은 날 이야기 p.84, 헤르만 헤세 지음, 두행숙 옮김
이 부분에 대해서도 생각의 전환을 통해 이렇게 생각도 가능하구나,를 깨달았습니다. 확실히 자신의 줏대를 끝가지 부림으로써 손해를 보는 사람들이 많지요. 특히 잘못은 저지른 사람들은 오히려 자신의 잘못을 꺾는 것이 이익 또는 좋은 방향으로 가는 길이지 싶습니다.
데미안이 하나님과 악마에 대해서, 또 공인된 신의 세계와 묵살된 악마의 세계에 대해서 이야기한 것은 바로 나 자신의 생각이고 나 자신의 신화이며, 두 개의 세계 또는 이 세계의 절반씩인 밝은 세계와 어두운 세계에 대한 생각이었다.
데미안 - 에밀 싱클레어의 젊은 날 이야기 p. 86, 헤르만 헤세 지음, 두행숙 옮김
이 부분을 읽으면서 데미안과 싱클레어가 동일인물이며 각 캐릭터가 위치한 세계가 밝은 세계와 어두운 세계가 아닐까 추측하게 되었습니다. 워낙에 데미안과 싱클레어가 같은 인물이 아니냐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바람에 그것에 대한 기억으로 인해 이런 추측이 가능했네요. 물론 모르고 읽어도 데미안이 어떤 사건을 직접적으로 해결하는 것에 있어서 그 장면을 보여주지 않는 것, 싱클레어의 속마음을 너무 잘 아는 것, 그가 필요할 시기에 맞춰 등장한 것 등에서 유추도 가능했겠지만요.
최초로 술에 취했던 일은 곧 그것만으로 그치지 않았다.
데미안 - 에밀 싱클레어의 젊은 날 이야기 p. 103, 헤르만 헤세 지음, 두행숙 옮김
이 장면 이후로 데미안이 완전히 어두운 세계에 침잠했다가 다시 떠오르지요. 바로 피스토리우스를 만나면서요.
만약에 세상이 나와 같은 사람을 쓸 수 없다면, 그리고 그런 사람을 위해 세상이 더 나은 지위와 더 높은 임무를 줄 수 없다면, 나와 같은 사람들은 파멸하고 말 것이다. 그 손해는 세상이 져야 할 것이다, 라고.
데미안 - 에밀 싱클레어의 젊은 날 이야기 p. 106, 헤르만 헤세 지음, 두행숙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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