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읽기] 데미안, 이 좋은 책을 왜 이제 읽었던가

D-29
우리가 배우는 것들은 대부분 분명히 진실이고 올바른 것이지만, 그것들 모두를 선생님들이 보는 것과는 다르게 볼 수도 있어. 그러면 대체로 훨씬 나은 뜻을 갖게 되지.
데미안 p41, 헤르만 헤세 지음, 전영애 옮김
데미안2차 세계대전 중 많은 독일 젊은이들이 전장에 나가면서 군복 주머니 속에 품고 갔던 책. 어른이 되기 위해 보이지 않는 껍질을 깨고 고통스런 현실의 세계로 나서는 젊은이들을 그렸다. 지금까지도 젊은이들에게 '통과의례'처럼 읽히고 있는 명작을 새로 옮겼다.
싱클레어의 삶에 불현듯 나타난 데미안이 이마에 표적을 단 카인의 이야기를 해주면서 일반적인 견해를 뒤집으면 더 나은 생각을 할 수 있다고 말하는 부분입니다. 우리가 다분히 진실로 받아들이는 어떤 사실이 정말 진실일까하고 생각해 본 적이 가끔은 있습니다. 그러나 데미안의 카인에 대한 견해는 종교적 측면에서 볼 때 커다란 충격을 주었을 것입니다. 그래서인지 싱클레어는 데미안이 결코 이 세계에 속하지 않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시선을 옮겨 남과 다르게 본다는 것! 싱클레어의 성장 과정 중에 중요한 부분이었던 것 같았습니다
어떤 동물이든 사람이든 한 가지 특정한 일에 자신의 모든 주의와 모든 의지를 집중시킨다면 그 일에 도달할 수 있어. 그게 전부야. 네가 말하고 있는 것도 바로 그런 것이지. 어떤 인간을 자세히 관찰해 봐. 그러면 너는 그 사람 자신보다도 더 정확하게 그에 대해서 알게 될 거야.
데미안 - 에밀 싱클레어의 젊은 날 이야기 p. 77, 헤르만 헤세 지음, 두행숙 옮김
다른 생명체에 대해 알아간다는 것은 그것에 온전히 집중해야 한다는 말에 공감했습니다!
자세히 관찰하면 정말 정확하게 그 사람을 알게 되는 것이라면 좋겠습니다.
그래도 타인을 아는 것이 나를 아는 것보다는 쉬운 일인 것 같아요. 나 자신을 아는 것(데미안이 말하고자 했던 것)이 가장 힘든 일 같습니다. 저도 지금의 나를 잘 모르겠으니까요ㅎㅎ
줏대가 있는 인간들은 성서 이야기 속에서는 오히려 손해를 보곤 해. 어쩌면 그 사내는 카인의 후예일지도 몰라.
데미안 - 에밀 싱클레어의 젊은 날 이야기 p.84, 헤르만 헤세 지음, 두행숙 옮김
이 부분에 대해서도 생각의 전환을 통해 이렇게 생각도 가능하구나,를 깨달았습니다. 확실히 자신의 줏대를 끝가지 부림으로써 손해를 보는 사람들이 많지요. 특히 잘못은 저지른 사람들은 오히려 자신의 잘못을 꺾는 것이 이익 또는 좋은 방향으로 가는 길이지 싶습니다.
데미안이 하나님과 악마에 대해서, 또 공인된 신의 세계와 묵살된 악마의 세계에 대해서 이야기한 것은 바로 나 자신의 생각이고 나 자신의 신화이며, 두 개의 세계 또는 이 세계의 절반씩인 밝은 세계와 어두운 세계에 대한 생각이었다.
데미안 - 에밀 싱클레어의 젊은 날 이야기 p. 86, 헤르만 헤세 지음, 두행숙 옮김
이 부분을 읽으면서 데미안과 싱클레어가 동일인물이며 각 캐릭터가 위치한 세계가 밝은 세계와 어두운 세계가 아닐까 추측하게 되었습니다. 워낙에 데미안과 싱클레어가 같은 인물이 아니냐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바람에 그것에 대한 기억으로 인해 이런 추측이 가능했네요. 물론 모르고 읽어도 데미안이 어떤 사건을 직접적으로 해결하는 것에 있어서 그 장면을 보여주지 않는 것, 싱클레어의 속마음을 너무 잘 아는 것, 그가 필요할 시기에 맞춰 등장한 것 등에서 유추도 가능했겠지만요.
최초로 술에 취했던 일은 곧 그것만으로 그치지 않았다.
데미안 - 에밀 싱클레어의 젊은 날 이야기 p. 103, 헤르만 헤세 지음, 두행숙 옮김
이 장면 이후로 데미안이 완전히 어두운 세계에 침잠했다가 다시 떠오르지요. 바로 피스토리우스를 만나면서요.
만약에 세상이 나와 같은 사람을 쓸 수 없다면, 그리고 그런 사람을 위해 세상이 더 나은 지위와 더 높은 임무를 줄 수 없다면, 나와 같은 사람들은 파멸하고 말 것이다. 그 손해는 세상이 져야 할 것이다, 라고.
데미안 - 에밀 싱클레어의 젊은 날 이야기 p. 106, 헤르만 헤세 지음, 두행숙 옮김
나처럼 특별한 사람을 세상이 쓰지 않는다면 그 손해는 세상이 감수할 것이라는 자신감은 지금의 젊은 세대들도 가져야 할 덕목 중 하나인 것 같아요. 세상에 끌려가기보다 내가 중심인 그런 사람이요!
지금 그가 완전히 자신 속으로 들어가 버렸음을 나는 전율하며 느꼈다. 나는 한 번도 저토록 고독해진 적이 없었다. 나는 그와 아무 관계도 없었다. 나에게 그는 도달할 수 없는 사람이었다. 나에게는 그가 세상에서 가장 먼 섬에 있는 것보다 더 멀리 있었다.
데미안 p89, 헤르만 헤세 지음, 전영애 옮김
데미안이 수업 중 온전히 자신 안으로 들어가 있음을 발견하고 싱클레어는 고독함을 느꼈다고 합니다. 온전히 자신에게만 집중하는 모습에 경외감을 느낀 동시에 자신이 그간 보아온 데미안의 모습은 반쪽자리였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어떤 사람을 잘 안다고 말하며 평가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다른 사람에게서 우리가 보고싶은 모습만을 찾아내며 그것이 진실이라고 여기는 것 같습니다. 완전히 자신 속으로 들어가 있는 상태는 어떤 모습일까 궁금해지기도 합니다.
데미안이 싱클레어의 반대성향이었다면, 이 당시의 데미안이 자신 안으로 깊게 들어간 만큼 싱클레어는 자기 속으로 전혀 들어가지 못하고 방황했던 게 아닐까요. 데미안이 끝까지 가서도 말하고자 했던 건 바로 자기 자신이 누구인지 깨닫는 것이었는데, 이 당시 뿐 아니라 지금의 10대들에게도 그건 너무 어려운 일인 듯합니다.
그는 선, 고귀함, 아버지다움, 아름답고 드높은 것, 감상적인 것이지. 옳아! 그러나 세계는 다른 것으로도 이루어져 있어. 그런데 다른 건 죄다 그냥 악마한테로 미뤄지는 거야. 세계의 이 다른 부분이 통째로, 이 절반이 통째로 숨겨지고 묵살되는 거야. … (중략) … 우리는 모든 것을 존경하고 성스럽게 간직해야 한다고 생각해. 인위적으로 분리시킨 이 공식적인 절반뿐만 아니라 세계 전체를 말이야! 그러니까 우리는 … 예배를 하나 더 만들어야 할 것 같아. … 지극히 자연스러운 세상일들이 일어날 때 그 앞에서는 눈을 감지 않아도 되는 신을 위해서 말이야.”
데미안 헤르만 헤세 지음, 전영애 옮김
“우리 이야기를 너무 많이 한다.” 그가 서먹할 만큼 진지하게 말했다. “똑똑한 이야기를 늘어놓는 건 전혀 가치 없어, 아무 가치도 없어. 자기 자신으로부터 떠나는 건 죄악이지. 자기 자신 안으로 완전히 기어들 수 있어야 해, 거북이처럼.”
데미안 헤르만 헤세 지음, 전영애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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