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란 쿤데라 <우스운 사랑들>

D-29
<이십 년 후의 하벨 박사>는 우스꽝스럽기도 하고 짠하기도 하고 앞서 나온 두 편의 작품과 겹치는 부분이 많으면서도 완전히 새로운 하벨 박사의 이야기를 보여주는 것 같기도 해요. 콜로키움부터 여기까지 세 편이 정말 절절한 “우스운 사랑들”의 다양한 버전을 보여주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젊은이들과 늙은이(?)들의 사랑이 확실히 구분되는 포인트들이 재미있습니다.
오늘까지 읽은 부분에서 인상적인 내용을 알려 주세요.
<에드바르트와 하느님>은 역시 마지막 피날레를 장식할 만한 걸작이네요. 무엇보다 너무나 재미있고, 바로 다음 장면에서 어떤 일이 벌어질지 끊임없이 흥미진진하고, 데이트 도중 신앙심 깊은 사람처럼 행동할 때마다 어떻게 마침 학교 직원에게 딱 걸리는 장면에서는 빵 터질 수 밖에 없어요. 첫 수록작이었던 <누구도 웃지 않으리>와 겹치는 부분이 참 많고, 그래서인지 한층 더 복잡한 버전의 <농담>으로 느껴지기도 합니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에서 다뤘던 이분법이 나오기도 하고요. 이야기 전개에 있어서 컴플렉스한 설정들도 매우 훌륭했습니다. 자신이 선택한 “진지한” 삶의 영역이 결국 한낱 우스운 헤프닝으로 전락해 버리는, 그렇게 아무것도 진지하게 여길 수 없고 어떤 자유도 선택할 수 없는 사회 속에서 작가의 괴로움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이렇게 유머러스하게 승화시켰다는 것이 대단하네요. 수록작들 중 가장 “우스운 사랑”일지도 모르겠어요. 하지만 그 처절한 진지함 가운데 조금도 웃을 수 없었습니다.
그는 그것이 싫지도 않고 기쁘지도 않았어요. 그는 늘 진지한 것과 진지하지 않은 것을 구분하려 노력했는데, 교사직은 진지하지 않은 것 범주에 분류했지요. 교사라는 직업 그 자체가 중요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다른 방도로 생계를 해결할 수 없을 터라 이 직업에 외려 애착이 많았지요.) 자기 자신의 본질과 비교해서 그 일이 헛되다 판단했습니다. (2) 의무적인 것이 진지하지 않은 것(웃음을 불러일으키는 것)이라면, 진지한 것은 아마 선택적인 것일 테지요. (2) 무엇 때문에 진실을 말해야 하는가? 무엇이 우리를 그렇게 해야만 하게 하는가? 그리고 무엇 때문에 진실함을 미덕으로 여겨야만 하는가? (9) 형이 그 사람한테 진실만을, 정말로 그 사람에 대해 형이 생각하는 것만을 말한다면 그건 형이 미친 사람하고 진지한 토론을 하는 데 동의한다는 뜻이고 형 자신도 미쳤다는 뜻일 거야. 우리를 둘러싼 세상하고도 정확히 마찬가지야. 형이 세상 앞에서 진실을 말하겠노라 고집한다면 그건 형이 세상을 진지하게 생각한다는 뜻이겠지. 그런데 그렇게 진지하지 않은 어떤 것을 진지하게 생각한다는 건 자기 자신이 진지함을 다 잃어버린다는 거야. 나는, 나는 미친 사람들을 진지하게 생각하고 나 자신이 미친 사람이 되지 않기 위해서 거짓말을 해야만 해. (9) 그러다가 문득 그는, 이 도시에서 가까이 지내는 모든 사람들이 실은 압지에 흡수된 선이거나 교체 가능한 태도들을 가진 존재들, 견고한 실체가 없는 존재들에 지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하지만 그보다 더 나쁜 건, (그다음 자신에게 이렇게 말했지요.) 정말 더 나쁜 건, 자기 자신이 이 모든 그림자 인물들의 그림자라는 것이었는데, 왜냐하면 자기 지성의 모든 원천을 오로지 그들에게 적응하고 그들을 따라 하려는 데에 다 써버렸기 때문이고, 아무리 그들을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고 속으로 비웃으며 따라 했다 해도 소용없고, 그렇게 해서 몰래 그들을 우스꽝스럽게 만들려고 (그리하여 적응하려는 자신의 노력을 정당화하려고) 애썼어도 소용없었으며, 그것이 아무것도 변화시키지 않았으니, 왜냐하면 반감을 품었다 해도 모방은 어쨌든 모방이며, 비웃음을 날리는 그림자라 해도 그림자는 어쨌든 그림자이고, 이차적인, 파생적인, 비참한 것이었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굴욕적, 끔찍하게 굴욕적이었습니다. (10) 그 무엇도, 그 누구도 진지하게 여길 수 없을 때, 산다는 것은 얼마나 슬픈 일인가요! (10)
우스운 사랑들 <에드바르트와 하느님>, 밀란 쿤데라 지음, 방미경 옮김
해쉬태그나 키워드 3개를 이 책에 붙인다면?
#농담 과 #진지함 사이의 #아이러니
완독한 자신에게 주는 축하의 메시지를 적어주세요.
밀란 쿤데라 전집 중 3권 완독! 올해는 이제 그만… 내년에는 모두 완독할 수 있기를!
한줄평: 사실 조금도 우습지 않으나, 우스울 수 밖에 없어져 버린 사랑 이야기들
그 무엇도, 그 누구도 진지하게 여길 수 없을 때, 산다는 것은 얼마나 슬픈 일인가요!
우스운 사랑들 에드바르트와 하느님, 밀란 쿤데라 지음, 방미경 옮김
글타래
화제 모음
지정된 화제가 없습니다
[책나눔 이벤트] 지금 모집중!
성공하면 30억을 받는 대리 수능💥『모방소녀』함께 읽기[책증정-선착순 10명] 청선고로 모여라!『열여덟의 페이스오프』작가와 함께 읽기4,50대 세컨드 커리어를 위한 재정관리 모임노후 건강을 걱정하는 4,50대들의 모임
💡독서모임에 관심있는 출판사들을 위한 안내
출판사 협업 문의 관련 안내[모임] 간편 독서 모임 만들기 매뉴얼 (출판사 용)
그믐 새내기를 위한 가이드
그믐에 처음 오셨나요?[메뉴]를 알려드릴게요. [그믐레터]로 그믐 소식 받으세요
커리어와 나 사이 중심잡기 [김영사] 북클럽
[김영사/책증정] 일과 나 사이에 바로 서는 법 《그대, 스스로를 고용하라》 함께 읽기[김영사/책증정] 천만 직장인의 멘토 신수정의 <커넥팅> 함께 읽어요![김영사/책증정] 구글은 어떻게 월드 클래스 조직을 만들었는가? <모닥불 타임> [김영사/책증정] 《직장인에서 직업인으로》 편집자와 함께 읽기[김영사/책증정] 무작정 퇴사하기 전에, <까다로운 사람과 함께 일하는 법> 함께 읽기
[여성]을 다양하게 말하기
[책증정] 페미니즘의 창시자, 프랑켄슈타인의 창조자 《메리와 메리》 함께 읽어요![책나눔] 여성살해, 그리고 남겨진 이들의 이야기 - 필리프 베송 <아빠가 엄마를 죽였어>[책증정]『빈틈없이 자연스럽게』 반비 막내 마케터와 함께 읽어요![그믐클래식 2025] 9월, 제 2의 성 [도서 증정] 《여성은 나약하고 가볍고 변덕스럽다는 속설에 대한 반론》 함께 읽기[도서 증정] <문제적 여성들의 북클럽> 번역가와 함께 읽기
그믐의 대표 작가, 조영주
[책 증정] <탐정 소크라테스> 조영주 작가와 함께 읽어요[책증정] 작가와 작가가 함께 등판하는 조영주 신작 <마지막 방화> 리디셀렉트로 함께 읽기[장맥주북클럽] 1. 『크로노토피아』 함께 읽어요[박소해의 장르살롱] 19. 카페 조영주로 오세요
4월 12일은 도서관의 날! 도서관과 함께 했어요.
[경상북도교육청 구미도서관] 박준 시인 북토크 <계절 산문> 온라인 모임첫 '도서관의 날'을 기념하는 도서관 덕후들의 독서 모임[서강도서관 x 그믐] ③우리동네 초대석_차무진 <아폴론 저축은행>
짧은 역사, 천천히 길게 읽고 있습니다
[함께 읽는 과학도서] 천천히 곱씹으며 느리게 읽기 <지구의 짧은 역사> 1부[함께 읽는 과학도서] 천천히 곱씹으며 느리게 읽기 <지구의 짧은 역사> 2부
🎨 그림책 좋아하세요?
벽돌책 사이, 그림책 한 칸 (부제: 내가 아는 29가지 기쁨의 이름들)[그믐밤] 27. 2025년은 그림책의 해, 그림책 추천하고 이야기해요. [도서 증정] 《조선 궁궐 일본 요괴》읽고 책 속에 수록되지 않은 그림 함께 감상하기!"이동" 이사 와타나베 / 글없는 그림책, 혼자읽기 시작합니다. (참여가능)
제발디언들 여기 주목! 제발트 같이 읽어요.
[아티초크/책증정] 구병모 강력 추천! W.G. 제발트 『기억의 유령』 번역가와 함께해요.(7) [제발트 읽기] 『토성의 고리』 같이 읽어요(6) [제발트 읽기] 『전원에서 머문 날들』 같이 읽어요[제발디언 참가자 모집] 이민자들부터 읽어 봅시다.
이기원 단장과 함께 스토리의 세상 속으로!
스토리탐험단 시즌2 : 장르의 해부학 2. 액션 + 로버트 맥키의 액션스토리탐험단 시즌2 : 장르의 해부학 1. 호러
봄에는 봄동!
단 한 번의 삶방랑자들여자에 관하여
🎁 여러분의 활발한 독서 생활을 응원하며 그믐이 선물을 드려요.
[인생책 5문 5답] , [싱글 챌린지] 완수자에게 선물을 드립니다
편견을 넘어 진실로: 흑인문화 깊이 읽기
노예제, 아프리카, 흑인문화를 따라 - 07.더 이상 평안은 없다, 치누아 아체베노예제, 아프리카, 흑인문화를 따라 - 06.모든 것이 산산이 부서지다, 치누아 아체베노예제, 아프리카, 흑인문화를 따라 - 05.대항해시대의 일본인 노예, 루시우 데 소우사
작가님과의 풍성한 대화
잃어버린 나와 내 로맨스의 복원🛠️『사랑도 복원이 될까요?』함께 읽기저자와 함께 읽는『허즈번즈』- 결혼 후, 남편이 한 명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됐다.[책증정] SF미스터리 스릴러 대작! 『아카식』 해원 작가가 말아주는 SF의 꽃, 시간여행
어렵지 않은 물리학
[다산북스/책 증정] 『모든 계절의 물리학』을 저자 & 편집자와 함께 읽어요![책증정] SF가 상상하고 과학이 증명하다! 《시간의 물리학》 북클럽마음의 그림자 : 노벨물리학상 수상자 로저 펜로즈의 양자역학적 의식 연구
모집중밤하늘
내 블로그
내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