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비북클럽](한강작가 노벨문학상 수상기념 1탄) 작별하지 않는다 같이 읽어요

D-29
오직 그 눈에 대해서만 말했을 뿐이야. 수십 년 전 생시에 보았고 얼마 전 꿈에서 보았던, 녹지 않는 그 눈송이들의 인과관계가 당신의 인생을 꿰뚫는 가장 무서운 논리이기라도 한 것처럼
작별하지 않는다 - 한강 장편소설 P86, 한강 지음
나의 경우 눈은 마냥 신나고 아름답게만 생각되는 어떤 대상이지만, 이 책에서의 눈은 슬픈 과거를 회상하게 하는 가슴 아픈 그 무엇을 상징하고 있네요. 더군다나 '녹지 않는 눈'을 말하는 것만으로 표현할 수 없는 슬픔을 느낄 수 있습니다. 눈이 이토록이나 처절하게 느껴지다니요....
사실은 미친 짓이야, 라고 나는 낮게 중얼거린다. 나는 인선이 아니고, 이런 눈에 익숙하기는커녕 경험해본 적도 없고, 이 눈보라를 뚫고 오늘밤 그녀의 집으로 갈 만큼 그 새를 사랑하지 않는다.
작별하지 않는다 - 한강 장편소설 p.88, 한강 지음
인선의 부탁이지만 충분히 거절할 수도 있는 일이고, 제주에 가서도 얼마든지 돌아갈 수 있었는데도 인선의 집으로 향하는 모습에서 묘한 긴장감이 일어났습니다. 굉장히 담담하게 쓰고 있는데도, 주인공의 복잡한 마음이 읽혀서 좋았어요. 나와 관계 없다고 선언하지 않고 주어진 운명을 받아들이는 것이 작가가 역사적 사실들을 바라보는 관점 같기도 했고요.
화제로 지정된 대화
@모임 7일과 8일은 1부 4장 새를 같이 읽습니다 이부분을 읽고 인상깊은 문장과 느낀점을 적어주세요
ㅎㅎ
두툼한 눈을 천장에 인 작은 지선버스가 거짓말처럼 교차로를 돌고 있다.
작별하지 않는다 - 한강 장편소설 P117, 한강 지음
이상하지 눈은, 하고 병실 창밖을 향해 중얼거렸을 때 인선이 떠올린 것도 그런 것들이었을까. 어떻게 하늘에서 저런 게 내려오지. 창 너머의 안 보이는 누군가에게 조용히 항의하는 듯 그녀는 내 얼굴을 보지 않고 물었다. 눈의 아름다움이란 게 받아들이기 어려운 일이기라도 한 것처럼. 오래전 세밑의 밤에도 그렇게 낮은 목소리로 말했던 것같이. 이렇게 눈이 내리면 생각나. 그 학교 운동장을 저녁까지 헤매다녔다는 여자애가.
작별하지 않는다 - 한강 장편소설 P.94~95, 한강 지음
인선의 집으로 가는길이 세찬바람과 눈으로 인해 쉽지 않음이 느껴지네요. 중간중간 서귀포로 돌아가려는 마음이 들다가도 다시 인선의 집까지 가야한다 생각하는 경하의 모습에서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작품에서의 '눈 '이 의미하는 것은 고통과 슬픔, 그리고 그것을 넘어서는 극복일지 모른다는 생각이 드네요.
건강해 보여도 방심할 수 없어. 아무리 아파도 새들은 아무렇지 않은 척 횃대에 앉아 있대. 포식자들에게 표적이 되지 않으려고 본능적으로 견디는 거야. 그러다 횃대에서 떨어지면 이미 늦은 거래
작별하지 않는다 - 한강 장편소설 P. 112, 한강 지음
아픔을 간직한 채 아무렇지 않게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이 보여집니다. 포식자들에게 나약함을 들키지 않으려 안간힘을 쓰면서 오늘을 살아가는 모습이요. 눈처럼 너무나 가벼운 몸체를 가진 새를 통해 눈의 차가움을 견디고 있다고 느껴지기도 합니다.
4장 인선의 집으로 가기 위해 경하는 버스를 기다리지만 버스는 폭설 때문인지 계속해서 오지 않는다. 경하는 노인과 낯선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린다. 그러다가 버스는 오고.
눈처럼 가볍다고 사람들은 말한다. 그러나 눈에도 무게가 있다. 이 물방울만큼. 새차람 가볍다고도 말한다. 하지만 그것들에게도 무게가 있다.
작별하지 않는다 - 한강 장편소설 109p., 한강 지음
눈과 새에 대한 묘사가 계속 나오네요. 너무나도 가볍지만 그것만의 무게와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는 두 가지가. 그 곳 제주도에서 또는 인선의 영화 속 베트남에서 힘없이 스러져간 사람들에 대한 은유같아요.
눈처럼 가볍다고 사람들은 말한다. 그러나 눈에도 무게가 있다. 이 물방울만큼.
작별하지 않는다 - 한강 장편소설 P.109, 한강 지음
이 문장을 읽으니 눈이 생명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너무 많아서 소중한지도 모르겠는데, 사실 하나하나의 무게가 있고 따뜻하고 차갑고 외롭고 아름답고. 저는 이 장이 가장 좋았어요. 현실 속에 환상적인 광경에, 주인공이 느꼈을 추위와 불안이 너무 잘 그려졌습니다.
올리고 보니 같은 분과 뽑은 문장이 계속 겹치네요ㅎㅎㅎ
잠들고 싶다. 이 황홀 속에서 잠들고 싶다. 정말 잠들 수 있을것 같다. 하지만 새가 있어
작별하지 않는다 - 한강 장편소설 p138, 한강 지음
4장과 5장을 읽으며 절박함과 힘듬 속에서 그래도 새가 있기에 포기하고 싶어도 아파도 그 순간 다시 한번 새에게 가기 위하는모습이 눈오는 밤의 고요함 그리고 그 아름다움 느낌과 함께 대비되면서도 , 뭔가 슬프게 아름다운 기분이 듭니다.
....칠십 년 전 이 섬의 학교 운동장에서 수백 명의 아이들과 노인들의 얼굴이 눈에 덮여 알아볼 수 없게 되었을 때, 암탉과 병아리들이 날개를 퍼덕이는 닭장에 흙탕물이 무섭게 차오르고 반들거리는 황동 펌프에 빗줄기가 튕겨져 나왔을 때, 그 물방울들과 부스러지는 결정들과 피 어린 살얼음들이 같은 것이 아니었다는 법이, 지금 내 몸에 떨어는 눈이 그것들이 아니란 법이 없다.
작별하지 않는다 - 한강 장편소설 p.136, 한강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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