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쉬운 해결책> 혼자 읽기

D-29
마크스는 논문에서 자신들의 문화적 결손(부족한 근로 의지, 성충동 자제력 결여 등등)에 대한 하류층의 태도를 비난하는 ‘문화주의’ 주장들과 하류층이 통제할 수 없는 경제구조와 사회적 변화에 비난을 집중하는 ‘구조주의’ 주장들 사이에서 들끓는 논쟁을 요약한다. 그녀는 논문에서 이 문제를 이것 아니면 저것이라는 식으로 취급하는 건 과도한 단순화라고 지적하면서, 사회학자들과 다른 이론가들이 이 이분법을 뛰어넘기를 희망한다. 결론으로 향하며, 그녀는 유명한 사회학자 윌리엄 줄리어스 윌슨William Julius Wilson의 저서를 인용한다. “구조적 기원을 가진 문화적 병리 현상”이라는 개념을 상정한 윌슨의 견해는 “지금까지 강력한 회의론에 직면해왔지만, 지금의 상황이 이런 과정의 첫 단계를 알리는 신호일지 모른다”.
손쉬운 해결책 - 자기계발 심리학은 왜 당신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가 제시 싱걸 지음, 신해경 옮김
디울리오는 억압에 직면해온 흑인들에 대한 공감과 형사 사법제도에서 흑인들이 받는 차별에 집중하는 특정한 자유주의적 관념에 대한 회의적 시각 사이에서 춤을 춘다.
손쉬운 해결책 - 자기계발 심리학은 왜 당신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가 제시 싱걸 지음, 신해경 옮김
그렇게 디울리오는 그 이전에도 이후에도 끊이지 않고 있었던 숱한 현대적 인종주의 보수주의자들과 마찬가지로, 그리고 하류층 논쟁에 참여한 문화주의자들과 마찬가지로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에게 본질적으로 열등한 것은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구조적인 장애물들이 이미 극복되었기 때문에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이 다른 가치들을 수용하기만 하면 백인들만큼 성공적일 수 있다고 믿었다. 그러나 자신도 어렸을 때 심각하다고 인지했던 구조적 문제들, 특히 인종차별적인 법 집행 문제가 어떻게 그렇게 빨리 해결될 수 있었는가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설명하지 않았다.
손쉬운 해결책 - 자기계발 심리학은 왜 당신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가 제시 싱걸 지음, 신해경 옮김
디울리오와 동료들은 정말로 근본적으로 나쁜 짓을 하고도 양심의 가책을 보이지 않는 어린 사람이라는 개념을 제외하고는 슈퍼 범죄자가 무엇인지 완전하게 정의조차 하지 않았다. 이것이 설익은 아이디어들이 퍼져나갈 때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그런 아이디어들은 개념적 모호함을 특징으로 하는 경우가 많다. 즉 문제의 아이디어를 자세히 살펴보면 명확한 경계와 정의가 없는 것처럼 보인다. 그런 아이디어들은 특히 비전문가들이 봤을 때 그럴듯하게 느껴지는 경우가 많고, 특히 문외한인 청중들이나 그 아이디어가 이데올로기적으로 유용하다고 판단하는 사람들 사이로 전파될 만큼 직관적으로는 말이 되지만, 조금만 아이디어를 찔러보고 들춰보면 그렇지 않다는 사실이, 끝까지 잘 익지 않았다는 사실이 금방 드러난다. 손을 대면 조각조각 갈라지거나 아니면 아예 부스러져버리는 아이디어들이다.
손쉬운 해결책 - 자기계발 심리학은 왜 당신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가 제시 싱걸 지음, 신해경 옮김
운이, 그리고 운만이, 나치 협력자가 되는 삶과 그처럼 도덕적으로 극악한 행위를 저지르지 않고 사는 삶 간의 차이를 일부나마 설명해준다. 다른 많은 것과 마찬가지로, 도덕적 삶을 살 수 있는 기회도 불공평하게 분배된다. 그 아이가 어떤 해를 입혔든지 간에, 크랙 거래에 연루된 무장한 열세 살 소년에게 다른 아이들처럼 선을 행할 기회가 동등하게 주어지지 않았던 것은 분명하다.
손쉬운 해결책 - 자기계발 심리학은 왜 당신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가 제시 싱걸 지음, 신해경 옮김
그가 슈퍼 범죄자에 관한 연구 결과를 동료 평가를 거쳐 발표하려 했다면, 문외한 청중은 제기하지 않을 듯한 질문들에 답해야 했을 것이다. 그 용어가 정확하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그 용어의 사용이 청소년 폭력 범죄자들에 관한 선행 이론 및 실증 연구 자료들과 잘 맞물리는지, 그가 의존하고 있던 그 인구통계학적 예측이 견고한지 등등의 질문들 말이다. 디울리오는 사용하는 용어를 엄밀하고 일관성 있게 정의했어야 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러는 대신에 그는 대체로 대중을 겨냥하는 글쓰기에 집중했고, 일차적으로는 정책 입안자들과 정치인들을 대상으로 삼았던 듯하다. 그 글의 대상들은 대부분 개념의 일관성에 관해 곤란하거나 회의적인 질문을 던질 지적 도구들은 갖추지 못했지만, 많은 수가 그가 파는 것을 살 의향이나 사야 할 정치적 동기들은 갖추고 있었다. 디울리오는 대중적 지식인보다는 범죄와 싸우는 1990년 중반의 사상적 지도자에 어울리는 언어로 말하는 법을 알아냈고, 그에 따르는 보상을 받았다.
손쉬운 해결책 - 자기계발 심리학은 왜 당신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가 제시 싱걸 지음, 신해경 옮김
사회가 가짜 이야기를 받아들일 때는 근본적으로 그 이야기가 그 사회가 듣고 싶어 하는 무언가, 또는 당시에 일어나고 있던 어떤 것을 설명해주는 듯한 무언가를 들려주기 때문일 때가 많다.
손쉬운 해결책 - 자기계발 심리학은 왜 당신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가 제시 싱걸 지음, 신해경 옮김
20세기에 어떤 진전이 있었든, 세기가 끝날 때까지도 미국 사회의 다수는 허술한 통계적 증거를 기반으로 사법제도와 마주친 많은 흑인을 구제할 수 없는 괴물처럼 취급하도록 만든 설익은 아이디어를 기꺼이 받아들이는 지경에 머물렀다. 그런 이야기들은 아무리 옷을 바꿔 입고 나와도 어느 시점에는 같은 메시지가 옷을 뚫고 비치게 마련이었다. 흑인은 백인과 다르고 흑인 범죄는 백인 범죄와 다르다는 메시지이다. 통계가 증명한다. 그리고 본성 중심적 설명으로도(흑인들은 생물학적으로 열등하다), 양육 중심적 설명으로도(흑인 문화와 가치들은 열등하다), 또는 어떤 혼합적 설명으로도 이 결론에 도달할 수 있다.
손쉬운 해결책 - 자기계발 심리학은 왜 당신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가 제시 싱걸 지음, 신해경 옮김
화제로 지정된 대화
1990년 당시 미국의 문화는 잘 모르고, 나와는 먼 이야기이지만 뇌리에 강하게 박히는 문장이 유독 많은 챕터였다. 토마스 네이글의 '도덕 운'이라는 개념, 사람들은 진실보다 듣고싶은 이야기에 귀를 기울인다는 것, 사회를 떠도는 설익은 아이디어에 대한 내용은 오늘날에도, 아니 최근에 이르러 더더욱 중요한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가짜뉴스와 우리를 혹하게 만드는 온갖 심리학이 판치는 세상에서 꼭 염두에 두어야 할 내용이 아닐까.
느슨하게 정의된 용어들이 주변에 굴러다닌다면, 그 용어가 월요일에는 이런 의미, 화요일에는 저런 의미로 받아들여진다면, 거의 확실히 설익은 행동과학적 사고가 일어나고 있다는 징후다.
손쉬운 해결책 - 자기계발 심리학은 왜 당신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가 제시 싱걸 지음, 신해경 옮김
글타래
화제 모음
지정된 화제가 없습니다
[책나눔 이벤트] 지금 모집중!
[한겨레출판/책 증정] 《쓰는 몸으로 살기》 함께 읽으며 쓰는 몸 만들기! 💪[책증정] 더 완벽한 하루를 만드는『DAY&NIGHT 50일 영어 필사』함께 읽고 써요[김영사/책증정]수학자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다《세상은 아름다운 난제로 가득하다》함께 읽기
💡독서모임에 관심있는 출판사들을 위한 안내
출판사 협업 문의 관련 안내
그믐 새내기를 위한 가이드
그믐에 처음 오셨나요?[메뉴]를 알려드릴게요. [그믐레터]로 그믐 소식 받으세요
극단 '피악'의 인문학적 성찰이 담긴 작품들
[그믐연뮤클럽] 8. 우리 지난한 삶을 올바른 방향으로 이끄는 여정, 단테의 "신곡"[그믐연뮤클럽] 4. 다시 찾아온 도박사의 세계 x 진실한 사랑과 구원의 "백치"[그믐연뮤클럽의 서막 & 도박사 번외편]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 이반과 스메르자코프"
10/15(수) 오후 7시 30분! 김준녕 작가님과 라이브채팅 Go Go
김준녕, 오컬트도 잘합니다. [다문화 혐오]를 다루는 오컬트 호러『제』같이 읽어요🌽
같이 읽고 싶은 이야기_텍스티의 네버엔딩 스토리
김준녕, 오컬트도 잘합니다. [다문화 혐오]를 다루는 오컬트 호러『제』같이 읽어요🌽[텍스티] 텍스티의 히든카드🔥 『당신의 잘린, 손』같이 읽어요🫴[텍스티] 소름 돋게 생생한 오피스 스릴러 『난기류』 같이 읽어요✈️[책증정] 텍스티의 첫 코믹 추적 활극 『추리의 민족』 함께 읽어요🏍️
10월 20일, 극단 '족연'이 돌아옵니다~
[그믐밤] 40. 달밤에 낭독, 체호프 1탄 <갈매기>[그믐밤] 38. 달밤에 낭독, 셰익스피어 4탄 <오셀로>[그믐밤] 37. 달밤에 낭독, 셰익스피어 3탄 <리어 왕>
모두를 위한 그림책 🎨
[도서 증정] 《조선 궁궐 일본 요괴》읽고 책 속에 수록되지 않은 그림 함께 감상하기![그믐밤] 27. 2025년은 그림책의 해, 그림책 추천하고 이야기해요. [책증정] 언제나 나를 위로해주는 그림책 세계. 에세이 『다정하게, 토닥토닥』 편집자와함께"이동" 이사 와타나베 / 글없는 그림책, 혼자읽기 시작합니다. (참여가능)
각양각색! 앤솔로지의 매력!
[그믐앤솔러지클럽] 1. [책증정] 무모하고 맹렬한 처음 이야기, 『처음이라는 도파민』[그믐미술클럽 혹은 앤솔러지클럽_베타 버전] [책증정] 마티스와 스릴러의 결합이라니?![책나눔] 어딘가로 훌쩍 떠나고 싶을 때, 시간을 걷는 도시 《소설 목포》 함께 읽어요. [장르적 장르읽기] 5. <로맨스 도파민>으로 연애 세포 깨워보기[박소해의 장르살롱] 20. <고딕X호러X제주>로 혼저 옵서예[그믐앤솔러지클럽] 2. [책증정] 6인 6색 신개념 고전 호러 『귀신새 우는 소리』
사랑은 증명할 수 없지만, 증명하고 싶어지는 마음이 있다
[밀리의 서재로 📙 읽기] 29. 구의 증명최진영 작가의 <단 한 사람> 읽기[부국모독서모임] 최진영의<구의 증명>, 폴 블룸의<최선의 고통>을 읽고 책대화 해요!
더 나은 내가 되기 위한 레슨!
[도서 증정] 『안정감 수업』 함께 읽으며 마음을 나눠요!🥰지금보다 나은 존재가 될 가능성을 믿은 인류의 역사, 《자기계발 수업》 온라인 독서모임
한국의 마키아벨리, 그의 서평 모음!
AI의 역사한국의 미래릴케의 로댕최소한의 지리도둑 신부 1
🎁 여러분의 활발한 독서 생활을 응원하며 그믐이 선물을 드려요.
[인생책 5문 5답] , [싱글 챌린지] 완수자에게 선물을 드립니다
노벨문학상 수상자,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 축하합니다!
[이 계절의 소설_봄] 『벵크하임 남작의 귀향』 함께 읽기[이달의 소설] 1월 『벵크하임 남작의 귀향』 함께 읽어요(신간읽기클럽 )1. 세계는 계속된다/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
공룡 좋아하는 사람들은 여기로!
[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7. <경이로운 생존자들>[밀리의 서재로 📙 읽기] 10. 공룡의 이동경로💀《화석맨》 가제본 함께 읽기
모집중밤하늘
내 블로그
내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