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에 @borumis 님도 그렇고, @아린 님도 그렇고. 저 또한 타고난 길치(?) 중 한 명이라 반가운 마음으로 읽었습니다. 저는 심지어 네이버 지도를 봐도 이상한 곳으로 잘 가요. 길이 아닌 곳을 개척해나가는 마음으로 겁도 없이 뚜벅뚜벅 잘 휘젓고 다닙니다(그래서 걷는 걸 좋아하는지도요). 내비게이션을 봐도 길이 여러 개 나왔을 때는 대체 어디서 꺾으라는 건지 헷갈릴 때가 많은데(그래서 조수석에 앉으면 운전자에게 하나도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이건 제가 방향 감각이 없는 건지, 시야가 흐린 건지. 도무지 저도 저를 이해할 수가 없어요.
[📕수북탐독] 6. 열광금지 에바로드⭐수림문학상 수상작 함께 읽어요
D-29

연해

borumis
길을 본다고 방향이 보이진 않는다는..ㅋㅋㅋㅋ 너무 공감이 갑니다...
전 매번 갔던 길도 자구 자동적으로 네비를 켜게 된다는;;

선경서재
학교에서 처음 플로피디스크 수업을 했던 기억이 떠올랐네요. 당시 집에 컴퓨터가 없던 저는 그 자체로 강렬했던거 같아요. 학교 컴퓨터 수업을 좋아했고, 중학교 때는 학원도 다녔고, 대학졸업 후 컴퓨터언어를 배우러 다니기도 했으니… 흥미가 있어 배운 것들은 긍정적인 기억, 추억으로 남아 있네요.

borumis
저희 애들은 플로피디스크가 뭔지 모르더라구요.. 예전에 넥슨 컴퓨터박물관 가서 보여줬더니 엄청 신기하다고..^^;;;

siouxsie
이젠 USB도 잘 모르는 세대;;;

장맥주
아악...!! 안 돼!! 헐...!!!

아린
저희 딸은 오늘.. 약수터가 뭐냐고 물어봤어요.
지점토도 문방구도..뭐냐고 물어보고요
클레이랑 다이소에 익숙해서 그런지..저 용어를 들어본 적이 없다고 해서..좀 놀았어요 ..
물체주머니도요.ㅋㅋ.

borumis
ㅋㅋㅋㅋㅋ 약수터;;;
문방구는 아직 있지 않나요? 아.. 문구점이라고 하나? 하긴 전 문방구랑 만화방은 참새가 방앗간 못 지나치듯 학교와 집 다음으로 제일 많이 가는 곳이고 주말엔 거의 살다시피 했는데 요즘 애들은 주로 그런 곳보다는 학원에서 많이 지내고 문구류도 다 학교에서 주거나 부모님이 다 구매해주시죠..;;; 전 게으른 엄마라 애들한테 다이소에서 사오라고 시키는;;;(덕분에 애들이 다이소 특파원같음;;)

아린
문구점도 주위에 없고..준비물을 다이소나 이마트에서 사다보니..낯선 단어인가봐요.
특히 문방구는 무슨 방구냐며 ㅡㅡ ....엄청 웃어대더라고요.
웰컴드링크는 알지만 문방구는 모르는 세대와 함께 살고 있어요..

siouxsie
알파문구! 없나요? 저희 아이는 시댁과 친정에 너무 맡겨 키웠더니 전세대 언어, 전라도 사투리는 잘 알아요. (좋은 것인가...)

borumis
아흑..;; USB도 모르다뇨.. 설마;;

장맥주
9.11을 아주 옛날에 일어난 역사적 사건으로 여기고 말하는 젊은이들도 있더라고요. 하긴 그게 그렇긴 합니다만...

연해
우선 다른 분들의 답변을 읽으면서 공감하는 부분이 많았어요. 그에 비해 제 답변은 좀 시시할 수 있는데요. 저에게 가장 직접적으로 '놀라움' '이거야말로 신세계!'를 경함하게 해준 건 사실 블루투스 이어폰입니다. 무선 이어폰이라고 하죠.
저는 청력이 좋은 편이라 오감 중에서도 소리에 특히 예민한 편인데요. 그런 의미에서 이 이어폰을 쓸 때는 세상과 저를 분리시켜준다는 느낌을 자주 받아요. 유선 이어폰은 자주 엉키고, 특히나 겨울에는 옷이 두꺼워 사방에 이어폰이 걸리면서 존재감을 몹시 발휘하거든요. 근데 무선 이어폰은 자유자재로 활동이 가능하니까 정말 편하답니다(꼭 광고 하는 것 같다아...).
제가 디지털 기기에 돈 쓰는 걸 극도로(?) 싫어하는 편인데(핸드폰은 전화랑 문자만 되면...), 블루투스 이어폰에는 돈 쓰는 게 아깝지 않더라고요(물론 어디까지나 제 기준입니다). 처음에 무선 이어폰이 삼성에서 나왔을 때, '이걸 이 가격에 산다고?' 라며 펄쩍 뛰었는데, 몇 년을 쓰면서 수긍하게 됐습니다(쿨럭).

siouxsie
오! 저도 무선이어폰를 몇십만원 주고 사는 가족을 한동안 욕했더니 제 거라며 저가형으로 하나 더 사 오더라고요(에어팟 사줬다간 환불해 오라고 난리칠 게 뻔하니) 아...그리고 나서 반성한다고 그동안 구박해서 미안했다고 사과했습니다.
무선이어폰 없는 세상은....이제 스마트폰없는 세상과 같아요
저도 이젠 음질 어쩌고 하면서 몇십만원짜리 씁니다...ㅜ.ㅜ

연해
오, @siouxsie 도 무선이어폰 세계(?)에 계셨군요! (반갑습니다)
저도 저를 무선이어폰의 세계로 입문하게 해준 친구가 있었는데요. 그 친구가 극찬할 당시에는 가격만 듣고 '이어폰을 그 가격에 샀다고?'라며 혀를 끌끌 찼더랬죠. 기껏 비싼 돈을 주고 샀다가 귀에서 쏙 빠질 것 같아 걱정스럽기도 했고요.
그래서 우선 저가형으로 입문했어요. 근데 저가형이라 그런가 음질에 기겁하고, 사람이 많은 곳에 가면 소리가 겹쳐 들려서 '역시 별로다' 싶었는데요. 꽤 괜찮은 고가형 무선이어폰을 쓰고 나니 생각이 바뀌었죠. 되돌아갈 수 없는 길을 걷게 됐습니다(허허허).

siouxsie
연해님의 무선이어폰 이용 경로와 저의 경로가 정확히 일치해요. ㅎㅎ 우리 전생에 무슨 관계? 심지어 지하철에서 누가 떨어뜨리는 거 보고 '거봐 그럴 줄 알았어.' 했는데...
나중에 제 콩나물은 지하철에서 군인청년 다리 사이로 쏙 빠져서 진땀이....다행히 그 청년이 씩씩하게 주워 주었습니다. 휴~~

borumis
저희 아들이 콩나물 잃어버리다가 요즘은 헤드폰으로 바꾸니 잘 안 잃어버리게 된다고 좋아하더라구요.. ㅋ

연해
아 이번 글도 읽다가 웃음 터졌네요. 떨어져도 하필 거기에... 서로 머쓱하셨겠는걸요.
군인 청년분이 씩씩하게 주워 주셨다니, 이 또한 다행이고 유쾌합니다.
이어폰 이야기하다 보니까 저도 갑자기 떠오른 일화가 하나 있어요. 학창시절에 제 친구가 시내버스 2인석에 앉아 유선이어폰으로 음악을 들으며 이동하다가 잠이 들었던 적이 있는데요. 내릴 곳에 도착해 잠에서 깨고 보니 이어폰만 귀에 꽂혀있고, mp3(그때는 mp3를 썼었죠)는 사라져 있었다는 슬픈 이야기. 그 이야기를 전하면서 쓰게 웃는데, 상황이 심각해서 웃으면 안 되는데, 하도 어이가 없어서 같이 웃긴 했습니다. 뭐 이런 경우가 다 있나 싶더라고요.

borumis
근데 신기하게 전 무선 이어폰 나왔을 때 정말 스마트폰보다도 더 신세계를 만나는 듯 했는데요.. 제가 이어폰 들으면서 덩실덩실 춤을 자주 추곤 해서;;(막 흥 올랐을 때 연결된 음악 끊기면 어찌나 짜증나던지)
저희 아이들은 최근 유선 이어폰 사달라고 하더라구요. 무선 이어폰을 자꾸 충전해야하는 것도 귀찮나봐요.. (하긴 하두 많은 충전기를 쓰다보니;;) 유선 이어폰은 충전도 필요없고 잃어버리지도 않고 좋다고..;;
게다가 저희 아들은 요즘 밴드에서 베이스를 치기 시작하더니 CD 플레이어를 사고 CD를 수집하기 시작했어요. MD에도 관심 보이고;; 아마 카세트까지 팔았다면 카세트도 모을 판;; 남동생 부인도 LP를 모으고;; 레트로도 붐인가봅니다.

siouxsie
전 좀 다른 이유인데, 40대 이후로 탈모가 심해졌는데, 탈모의 원인이 '열/술/기름진음식/단음식'이라고 해요. 근데 제가 출퇴근 시간이 길어서 이어폰을 길게는 한번에 두 시간도 끼고 있는데, 1시간쯤 지나면 귀부터 머리까지 심하게 열이 올라오더라고요. 그래서 지하철에서는 유선 끼고요. 평소엔 무선이어폰 없는 세상은 앙꼬 없는 찐빵~!입니다. 제 기분 탓인지 모르겠는데, 그렇게 해서 무선 이어폰 사용 시간을 최대한 짧게 짧게 나눠 했더니 머리가 덜 빠지는 것 같기도 하고...아닌 것 같기도 하고....
전 요새 새로 나온 짜리몽땅한 아이들보다 예전의 긴 콩나물 디자인이 좋은데, 음질 차이가 많이 나더라고요. 저희 아이는 본인이 멋있어 보이는 줄 알고 헤드폰을 가끔 멋내기용으로 사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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