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북탐독] 6. 열광금지 에바로드⭐수림문학상 수상작 함께 읽어요

D-29
일본 애니메이션에서의 허세는 남이 아닌 자신을 향한다. '나는 특별하다, 남들은 알지 못하는 비밀을 알고 있다.' 그런 종류의 자의식 과잉이다. 이렇기에 애니 오덕들은 골방에 틀어박힐 수 있지만 패션 오덕들은 그러지 못한다.
열광금지, 에바로드 - 2014 제2회 수림문학상 수상작 108p, 장강명 지음
85p의 '멋지다 마사루' 로 코스프레한 팀이 우수상을 받은 걸 보며, 에반게리온이 '멋지다 마사루'를 이기진 못하지라며 혼자 지하철에서 막 웃었습니다. 이 책 읽으면서 계속 추억 돋아요~ 체중계가 "살려 주세요~~" 했던 것도 떠오르고
<멋지다! 마사루> 제가 좋아해요. 그리고 저는 <삐리리 불어봐 재규어>랑 다른 작가의 작품이지만 <폭렬 갑자원>도 좋아합니다. 연애 시절 아내랑 둘이 만화 카페에 갔을 때 제가 너무 웃기는 작품으로 <폭렬 갑자원>을 강력 추천한 적이 있어요. 저도 아내 취향을 어느 정도 아니까 <멋지다! 마사루>와 <삐리리 불어봐 재규어>는 좋아하지 않을 걸 알았습니다. 하지만 <폭렬 갑자원>은 보편적으로 웃긴 만화라고 생각해서 추천했습니다. 아내가 다 읽더니 하나도 안 웃긴다고 핀잔을 주더라고요. 그런데 10여 년이 지난 어느 날 아내가 “사실 <폭렬 갑자원>이 너무 웃겼는데 그때 장강명이 뭔가 미운 짓을 했기 때문에 꼴 보기 싫어서 웃지 않으려고 어금니 꽉 깨물고 봤다”고 고백하더군요...
오! 다른 만화 추천까지....제가 병맛 만화 드라마를 좋아해요. 근데 마사루는 2권 읽을 때까진 이 작가 그림도 ㅈㄹ 못 그리고 도대체 뭐냐 하며 읽었어요. 허나 나중에 빠져 들었죠..그 만화책 갖고 있던 친구는 지금 미쿡에 가족과 같이 가서 살고 있는데~ 갸가 진짜 생긴 건 안 그렇게 생기고 본인도 부정했지만, 꽤 덕후들이 모여 있던 집단에서도 '진정한 덕후'로 인정받던 친구였어요. OO아! 잘 살고 있니? 연락 좀 해라! 영어 공부하느라 힘드니? 저도 제 남편과 영화나 책 같이 보고 배알이 꼴릴 때가 좀 있어요. 전 이해를 잘 못했는데, 혼자 아무렇지도 않게 그 영화나 책의 원리(특히 과학쪽)를 얘기할 때요...그럼 저도 재미없었다고 얘기를 합니다.
ㅋㅋㅋㅋ 배알이 꼴리기까지.. 전 남편은 아예 책을 안 읽어서 그럴 걱정이 없는데 초딩 딸내미가 제가 추천해준 SF 소설 읽다가 자기는 SF소설 정말 싫다고!! 왜 작가가 자기밖에 모르는 이상한 배경에 설정 만들어놓고 아무런 설명도 없이 독자들이 다 이해할 거라고 가정하고 이야기를 진행해버리냐고! 이렇게 불친절한 소설을 왜 읽어야하냐고?? 너무 당당하게 SF소설 장르에 대한 총평을 내리더라구요. 반면 그녀는 뭔가 살인이나 시체 나오는 미스터리 스릴러 호러는 참 좋아하더라구요;; 장르 취향이 아주 확고한 그녀;;;
멋지다 마사루와 폭렬 갑자원..!! ㅋㅋㅋㅋ 추억의 병맛이네요. 병맛 만화들은 안그래도 넘 웃긴데 좀 미친 듯이 웃게 되서 만화방에서 읽기 쪽팔릴 때가 있어요 ㅋㅋㅋㅋ
근데 이나중 탁구부나 이말년 만화는 끝까지 못 읽었습니다. 보면 웃기긴 한데 끝까지 읽을 마음은 안 드는... 왜 그런 걸까요? 병맛 만화에도 나름 추구하는 방향이나 구사하는 유머에 따라 세부 장르가 있는 걸까요? 아니면 제가 나이가 들어 이나중 탁구부와 이말년 만화를 접했기 때문일까요?
웬지 저도 그런 느낌이어서.. 제 나이 탓을 해봅니다..;; 뭘 봐도 까르르 웃음 터지고 가끔 보면 실성한 게 아닌가 싶은 제 딸냄의 웃음 감수성이 이젠 좀 부러워지네요..
이나중 탁구부까지 나오고...근데 기억력 진짜 좋으세요~ 전 누군가 말해야 기억이 나는데 어떻게 그런 구한말적 만화까지 전부 기억해서 탁 꺼내서 얘기하시는지!
종현은 자신이 욕을 할 수 없는 인조인간이 되어가고 있다고 생각했다. 안드로이드처럼 속마음이 없거나, 일본인처럼 혼네(속마음)를 드러내지 않는 사람이 되어가고 있었다. ‘이게 바로 인류보완계획이네’라고 그는 속으로 생각했다.
열광금지, 에바로드 - 2014 제2회 수림문학상 수상작 151쪽, 장강명 지음
여행을 못한다는 게 그리 아쉽지는 않았다. 해외여행 경험을 특별히 부러워해본 적도 없었다. 종현른 삼사십분 정도의 망상만으로 일상을 여러 번 탈출했다가 돌아올 수 있는 중증 오덕이었고, 그런 일은 달리는 교통수단 안에서보다는 방구석에서 하는 게 더 편하다.
열광금지, 에바로드 - 2014 제2회 수림문학상 수상작 191쪽, 장강명 지음
웬지…;; 우리 나라 교육에 대한 시니컬한 태도나 자아찾기 여행에 대한 아니꼽다는 생각 그리고 한때 손목을 그었던 경험과 자살에 대한 제 입장 등 (객관적 평가와 무관헌 주관적 가치에 대한 답변을 생각해보다 자살을 생각하고 있더니 마침 이에 대한 글을 읽어서 깜짝 놀랐습니다. 마치 제 생각을 훔쳐본 듯이) 저랑 너무 비슷한 것 같아서 좀 소름이 돋네요. 주로 예전에 갖고 있던 생각들이었지만 지금도 그렇게 달라질 정도로 철들진 못했나봐요. 어쩌면 제가 바로 중2병도 아니고 대2병도 아닌 그 무시무시한 중년병인가봅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 여섯번째 질문 - 11/12 오늘은 최영 작가님의 질문을 들고 왔습니다. 157페이지에 이런 장면이 나옵니다. 'IT 일자리는 많았다. 그러나 아무리 작은 기업의 채용 공고에도 '대졸 또는 졸업예정자'라는 조건이 달려 있었다. 용케 그런 조건이 없는 회사에 면접을 보러 가면 담당자가 "학교는 어디 나오셨어요?"라고 물은 뒤 종현의 답을 듣고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정작 그 상황에서 황당해하며 "자기소개서도 안 읽어보고 사람을 부른 건가요?"라고 따져야 할 건 종현이었는데 말이다.' 여러분은 채용 관련해서든 아니면 다른 일 관련해서든 면접이나 업무 처리 과정에서 불합리하거나 황당한 경우를 겪은 경험이 있으신가요? 있으시다면 어떤 일이었고, 대처는 잘하셨는지 궁금합니다.
최근 취업 희망 직장에 최종 합격을 하고 채용신체검사를 하던 중 건강상의 문제가 발견되어 취업 포기를 할 수밖에 없었던 사례를 보았습니다. 외적으로는 건강한 모습이었는데 당사자나 주변 사람들이나 모두 매우 안타까운 마음이었습니다. 모두 건강하십시요~
대략 십몇년 전 일인데.. 그때는 이력서에 가족사항을 썼거든요..(지금도 그런가요?) 그때 결혼한 상태여서 남편을 가족에 썼고... 합격해서 회사 첫날에 갔을때. 저랑 같이 일할 상사분과 이런저런 이야기 하다가,, 응??? 결혼했다고..!! 라면서 너무나 숨김없이 당황한 표정을 지은게 아직도 생각나네요.. (결혼했지만 아직 아이는 없는 상태)의 여 직원을 뽑았다는 당혹감이 너무나 선명하게 전해졌거든요..;;
ㅋ그 상사분 표정 왜 이렇게 눈 앞에 선하죠. 그러게요. 가족사항이라는 걸 썼었네요. 까마득...요즘은 대기업은 모르겠으나 스타트업이나 공공기관들은 가족사항은 공통적으로 안 쓰는 것 같아요. 사진, 학교명, 나이처럼 신상 특정 되는 부분은 공공기관의 경우 아예 못 쓰게 사전 안내를 하고, 민간 회사들은 약간 케바케 같구요.
저도 자기소개서를 읽지 않는다는 느낌을 여러 번 받았는데, 읽지도 않을 자기소개서를 왜 쓰라고 하는지 모르겠어요. 그래서(?) 그 후로는 그냥 예전에 써 놓은 자기소개서를 복붙해서 내기도 했는데, 또 어디에선가는 그걸 다 읽으신 듯해서 당황한 적도 있어요 ㅋ
어쩌다 면접관을 몇 번 했었는데요, 면접관에 따라 다릅니다. 잘 읽는 사람도 있고 잘 안 읽는 사람도 있습니다. 자기소개서가 대동소이해서 읽지 않는다는 면접관들이 있는데 그 경우 자신이 중요시하는 사항을 그냥 묻습니다. 열심히 자기소개서를 쓴 사람 입장에서는 허탈하지만, 어떤 면접관을 만날지 모르니 최선을 다해 쓰는 것이 맞을 듯 합니다. 그리고 덧붙이자면 자기소개서에 굳이 자신의 단점과 부족한 점은 쓸 필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 부분을 굉장히 열심히 써놓는 분들이 가끔 계세요. 면접관 입장에서 그걸 읽으면 아무래도 신경이 쓰이고요, 자신의 장점을 어필하는데만도 시간이 부족하잖아요.
자기 소개서를 읽지 않는다니 이대목에서 이미 놀랐습니다. 쓰는 사람은 얼마나 정성을 들이는데...ㅠㅠ
면접 상황은 아니지만, 라디오 독서 프로그램 DJ가 그날 메인 게스트로 나온 작가(=저) 소개 글을 안 읽고 방송 시작하는 경우도 있더라고요. 작가 생활 하면서 가장 황당했던 순간 베스트 10을 뽑으면 그 중에 들어갈 에피소드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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