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북탐독] 6. 열광금지 에바로드⭐수림문학상 수상작 함께 읽어요

D-29
저희 딸도 일본 애니를 좋아해서 (저도 <명탐정 코난>은 아는데, 딸이 좋아하는 만화들은 모르겠어요.) 딸의 덕질을 도와주러 1박2일 홍대 나들이를 한 적이 있답니다. 홍대 근처에 일본 애니 굿즈샵이 엄청 많더라고요. 1박 2일 동안 그런 가게를 얼마나 돌아다녔는지...ㅡㅡ;;
에고고, 제가 인용한 책 문장과는 또 다른 가정이군요. 두 분 모두 책을 좋아하시는데, 따님은 책을 읽지 않으신다니 속상하셨을 것 같아요. 이건 여담이지만, 집에서 온가족 독서 시간이 있다는 말씀에 제 마음이 다 넉넉해지네요(이런 가정을 꿈꾸고 있습니다). 근데 저도 어릴 때는 책 읽는 걸 지독하게(?) 싫어했던 아이었는데요. 외람된 말씀이지만, 따님의 마음이 아주 살짝은 공감되는 듯하기도 합니다. 사람마다 시기는 다르지만, 본인이 (책을) 찾게 되는 순간이 있더라고요(제 경우에는 그랬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는 다른 독서가들에 비하면 그 때가 많이 늦은 편이기도 했고요(전반적인 성장도 다 더딘 편이지만요, 허허). 조금 늦더라도 @하뭇 님 가정에 책이라는 공통의 연결고리가 생겨나길 잔잔히 바라봅니다:)
연해 님 머리엔 작품별 폴더가 있어서 어떤 주제가 나오면 클릭->열려라 참깨 -> 좋은 글이여 나와라 뿅 기능이 있으신가요? 어쩜 이렇게 적재적소에~~제가 되고 싶은 아니 싶었던 이상형~~
열려라 참깨! 너무 좋은데요. 제가 사람 이름은 듣고(읽고)도 잘 잊어버리는데(그래서 러시아 문학 읽을 때마다 시험 당하는 기분입니다...), 추억이나 좋았던 문장들은 어렴풋이 떠올리는 걸 좋아하는 것 같아요. 평소 책을 읽다가도 마음에 들어오는 문장이 있으면 차곡차곡 수집해두는데요. 그러다 어떤 글을 만나면 전에 수집해뒀던 문장들이 자연스럽게 떠오릅니다. 저는 이걸 저의 하찮은(?) 재능 중 하나라고 생각했는데(이 밖에 박스테이프 포장을 잘 한다는 하찮은 재능이 하나 더 있습니다), 이렇게 칭찬해주시니 몸 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이상형이라니, 꺄아)
저도 @연해 님께 감탄하는 1인..ㅎ
나중에는 탕비실 설거지까지 내 몫이 되더라. 삐삐나 시티폰 같은 인간이 된 거야.
열광금지, 에바로드 - 2014 제2회 수림문학상 수상작 p. 175, 장강명 지음
화제로 지정된 대화
●여덟번째 질문 - 11/18 『이 별이 마음에 들어』 김하율 작가님의 질문입니다. 저는 이 작품을 읽기 전에 에반게리온을 봐야할까, 고민했었는데요. 에반게리온과 에바로드 다큐멘터리를 보지 않고 이 소설을 읽어보고 싶었습니다. 이 소설만의 독자성을 확보하기 위해서이기도 했고 에반게리온이 제게 어떤 특별한 의미를 지닌 컨텐츠이기도 해서였습니다. 보지도 않은 작품이 어떻게 의미를 지니는가 하면. 제 인생에 시간과 싸우던 두 번의 시기가 있었는데요. 한 번은 수능을 보고 결과를 기다리던 시기, 전화가 안 오면 재수해야겠다 생각하며 쎄씨라는 잡지를 사서 왔던 기억이에요. 다행히 전화가 빨리 와서 재수는 면했습니다. 또 한 번은 30대 초반, 유방암 조직검사를 하고 결과를 기다리던 일주일의 시간이었는데 그때 에반게리온 DVD를 샀거든요. 이걸 보면서 잊고 싶었는데 어떤 컨텐츠를 보면서 집중한다는 게 안되는 시기더군요. 그 이후 에반게리온을 본 적이 없는데 앞으로도 영원히 못 볼 거 같은 이야기입니다. 여러분도 내 인생에서 특정 시기를 떠오르게 하는 의미있는 책이나 영화 같은 컨텐츠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8. 저도 에반게리온을 보지 않았는데, 최근에 남편이 에반게리온을 본 이야기를 해준 것이 있어서 책을 읽는데 미약하게나마 도움이 되었습니다. 덕은 그냥 덕으로 이해하는 것으로 하고... (웃음) 김하율작가님의 질문을 생각해보았는데요. 전 본 작품으로 의미를 찾아보겠습니다. 저는 <그해 여름> 이라는 영화가 떠올랐네요. 전 남친(현 남편)과 연애 초기 러시아와 미국으로 원거리 연애를 시작하기 전 한국에서 마지막으로 본 영화였지요. 영화에 삽입되었던 Roy Clark의 Yesterday, When I was young 만 들어도 그때 그 시간들이 기억나요. 딱 이맘때였네요.
장기하와 얼굴들의 '그 때 그 노래'라는 곡이 제게는 지나간 시절을 떠오르게 하는 매개체입니다. '그때 그 노래를 딱 한 곡 들었을 뿐인데, 그때의 기억들이 한꺼번에 생각났다'는 게 가사의 주요 내용이에요. 들을 때마다 처음 그 곡을 들었을 때의 상황뿐만 아니라 잊고 있었던 여러 기억들이 떠오릅니다. 아마 지나간 일들을 곱씹어가며 노래를 들었나 봐요.
저는 김광석 님 노래 두 곡이요. 첫 번째는 '기다려줘'인데, 이 노래로 처음 김광석 님을 각인하게 됐던 거 같아요. 그 전에는 김광석 노래 들어도 별로 좋은 줄 몰랐는데. 대학 신입생 때 제가 등교를 일찍 하는 편이라 아무도 없는 학회실에서 이른 아침 이 노래를 듣게 되었는데 너무 충격적이었달까. 그 느낌을 뭐라고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그 뒤로 이 노래만 들으면 그때 그 시간 그 공간으로 돌아가는 것 같아요. 두 번째는 '너무 깊이 생각하지마'예요. 제가 20년 전쯤 중국에서 일을 했는데, 지금처럼 한류가 유행일 때도 아니고... 중국 시스템, 중국 체계, 중국인 밑에서 일하느라 너무 힘들었어요. 그 고생을 일일이 글로 쓰긴 어렵지만 아무튼 정말 너무 힘들더라고요. 몸도 마음도. 2년간의 일을 마치고 귀국을 앞두고 있을 때조차도 미래도 안 보이고 답답하고.. 그냥 확 사라져버렸으면 좋겠다 싶은데 그때마다 '너무 깊이 생각하지마'를 들으면서 어려움을 이겨..아니, 회피했네요. 그래, 지금 생각해봐야 무슨 소용이냐. 어떻게든 되겠지. 너무 깊이 생각하지 말자 이러면서 버텼던 거 같아요.
SG워너비의 아리랑 이요..ㅎㅎ 뜬금없지만..그때 이것저것 준비하느라 공부만 하던때 갑자기 이 노래에 꽂혀서 하루종일 이 노래만 들으면서 공부했어요. 그런데 제작년에..또 공부하게 되서 하루종일 책상에 앉아있어야 했는데..그때 SG가 역주행하며 한창 인기있을때라.ㅋ .또 주구장창 아리랑 들으면서 책상에 붙박이처럼 붙어있었네요.. 하이고..세월이여.......
존재하는 줄도 몰랐던 노래인데 찾아보니 엄청 유명한 곡이었군요. 차트 1위도 하고 상도 받고. 지금 듣고 있습니다. 2007년에 제가 한국 땅을 벗어난 적이 없는데, 가요를 정말 안 들었나 봐요. ^^
네.. 2007년이라니..까마득히 옛날이고 어리고 풋풋할때였어요.. 그때 대학생 4학년때라 마음이 복잡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무궁무진한 꿈을 펼칠 수도 있는 때였는데..너무나도 취업해야한다는 생각에 제 미래를 한정지은 것은 아닌가 싶어요. 또 지금도 나중에 10ㅡ20년 뒤에 그때는 그래도 젊었지? 하는 생각을 할까요? 지금 일 육아 살림의 도돌이표에서 깊이 생각하지 못하고 주어진 당장의 일 ㅡ 당장 처리하고 답해야 할 이메일과 일거리. 집을 깨끗하게가 아니라 정말 더럽지만 않은 상태로 유지하기. 아이에게 정갈하고 질좋은 식사가 아니라 그래도 밥은 먹였다 할 정도의 식사 ㅡ 만 해결하다가..여기 이 장소에 오면 뭔가 조금은 더 차분하게 생각이라는 걸 하게 됩니다.~..
일, 육아, 살림의 도돌이표란 글을 보니 저도 크게 동감합니다ㅜㅜ 정말 끝도 안보이던 그 시간을 어떻게 보냈는지.. 그 당시 제가 가장 많이 들었던 느낌은 '시지프스의 형벌'이었습니다. (육아와 살림에 이런 말을 해도 되는지^^;;) 지금 돌이켜보면 일, 육아, 살림은 서로 강력하게 연결된 한 카테고리로 어느 하나도 소홀히 할 수 없는 일들입니다. 여긴 어디? 나는 누구? 의 반복되는 모습에서 그나마 한숨이라도 돌리며 잠시 쉬어가는 공간이 있다면 더없이 소중한거 같습니다.
크... 저도 이 노래 정말 좋아했어요. 개인적으로는 뮤직비디오를 더 좋아했답니다. 지금 다시 보면 조금 촌스러울 수도 있지만, 클래식한 로맨스 같기도 해서 여전히 좋아합니다. 당시에는 정략 결혼이라는 게 꽤 일반적이었던 것 같기도 하고요. https://youtu.be/JjR-m4TdcbQ
SG워너비 노래 정말 다 좋아요ㅠ_ㅠ 아리랑의 웅장함도 정말 좋아합니다. ㅎㅎ 한 세대를 풍미했던...!!!
'카이스트'라는 드라마.. 당시 컴퓨터 분야를 공부하던 시기.. 그들만큼 뛰어나지도 못하면서 왠지모를 동질감에 젖어 막대사탕 입에 물고 똥폼깨나 잡아 봤더랬지요..ㅎ 숨 쉬는 모든 시간에 열정을 다했던 시기였습니다..
특정 시기를 떠오르게 하는 작품이라... 살면서 정말 많은 책, 영화, 그리고 드라마를 봤지만 신기하게 단 한번도 제 삶의 한 부분과 연결이 된 적은 없는 것 같아요. 오늘 이 주제에 대해서 한번 곰곰이 생각해봐야겠네요 ㅎㅎ
저 같은 경우는 청소년기에서 청년기 사이 때 읽었던 소설이 특히 기억에 남는 것 같아요. 레 미제라블(빅토르 위고), 푸른 불꽃(기시 유스케), 표백(장강명)...... 처음 이 작품들을 읽었을 때 너무 강렬해서 엄청 충격받았죠. 특히 레 미제라블은 초등학생 때부터 읽은 횟수를 세면 20번은 넘게 읽은 것 같아요. 물론 축약본으로 읽긴 했지만요. 푸른 불꽃은 중학생 때 특히 많이 읽었어요. 일본 작가의 소설에 그렇게 빠진 것은 그때가 처음이었던 것 같아요. 마음이 힘든 시기에 읽어서인지 주인공이 느끼는 고통과 슬픔에 너무 깊이 이입이 되서 눈물이 나올 정도였어요. 표백은 처음 읽었을 때 충격이 어마어마했죠. 그동안 책을 많이 읽어서 더 소설에 그다지 감흥을 느끼지 못하고 있었을 때였는데, 표백을 읽고 난 후에 다시 소설을 열심히 읽기 시작했어요. 특히 한국 작가의 소설이요.
헉... 무려 빅토르 위고랑 기시 유스케랑 같이 언급이 되다니...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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