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응, 난 의사가 꿈이 아니라, 돈 많이 버는 게 꿈이거든. 엄청나게 부자가 되갰다는 것도 아니야. 그냥 궁상 안 떨고, 남들 앞에서 떳떳하게 살고 싶어. 의사도 요즘은 옛날처럼 못 벌어. 그래도 의사가 되면 최소한 어디 가서 업신여김 당하지는 않겠지. ”
『열광금지, 에바로드 - 2014 제2회 수림문학상 수상작』 p. 153, 장강명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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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rumis
“ 내 말은, 우리가 선택한 것도 아닌데 이 현실에 적응하라고 하는 말이 고깝다는 거야. 어떤 사람은 지금도 아프리카에서 태어나서 평생 굶주리며 살고, 어떤 사람은 전쟁 중에 태어나서 비참한 꼴만 보면서 살잖아. 그런데 거기서 태어나는 아이들한테도 현실에서 도망치지 마라. 현실을 직시해라. 세상은 지옥이다. 그렇게 말해줘야 할까? ”
『열광금지, 에바로드 - 2014 제2회 수림문학상 수상작』 p.79, 장강명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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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rumis
왜 어른들이 현실을 지옥으로 만들어 놓고서 아이들에게 그 엉망이 된 현실을 직시하라고 할까요? 참 잔인하다고 불공정하다는 생각이 들 수 밖에요. 심지어 그걸 뉘우치거나 미안하다는 표현 하나 없이 방치하니..
borumis
철 좀 들어, 인마. 돈 없는 집 애들은 철이라도 빨리 들어야 해.
『열광금지, 에바로드 - 2014 제2회 수림문학상 수상작』 102쪽, 장강명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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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rumis
“ 패션업계 종사자들의 허세는 기본적으로 '내가 남들보다 쿨하다'는 우월 의식에서 비롯된 욕망이었다. ... 그 대상이 타인의 시선이라는 점을 제외하면 돈이나 권력을 향한 욕망과 다를 바 없다. 게다가 눈길이라는 것은 돈이나 권력에 비하면 훨씬 보관하기 어려운 재화라서, 눈길을 추구하는 행위는 기본적으로 매우 단기적이며 근시안적이 될 수밖에 없다. ”
『열광금지, 에바로드 - 2014 제2회 수림문학상 수상작』 109쪽, 장강명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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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rumis
“ 군대가 고등학교보다는 더 나았던 것 같다. 고등학교에서는 시스템이 온몸으로 "너희들은 뻔한 놈들이야"라고 주장했지만, 군대에서는 "다들 사정이 있는 건 알지만 여기 있는 동안에는 뻔하게 있다 가라"라고 말하는 차이가 있었다고나 할까. ”
『열광금지, 에바로드 - 2014 제2회 수림문학상 수상작』 110쪽, 장강명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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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rumis
“ 어쩌면 손목을 그은 것은 에반게리온 오타쿠인 저한테 보내는 신호였는지도 모릅니다. 등장인물들이 저마다 살기 싫다고 아우성치는 에반게리온이지만, 정말로 극중에서 자살을 시도하는 사람은 한 사람밖에 없어요. .. 아스카의 진심을 알고 싶다면 아스카의 A.T. 필드 안으로 들어가야 하죠. <엔드 오브 에반게리온>에서 신지는 결국 모든 인류의 A.T. 필드를 무너뜨리고 아스카의 마음 속을 들여다보잖아요. 그리고 그건 인간이 할 짓이 아니었죠. 우리 모두에겐 A.T. 필드가 있다, 그 장벽 때문에 외롭고 슬프지만 그 벽이 사라지면 우리는 인간이 아니게 된다. 에반게리온 전체의 메시지는 이것 아닐까요? ”
『열광금지, 에바로드 - 2014 제2회 수림문학상 수상작』 136-138쪽, 장강명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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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의요정
“ 일본 애니메이션에서의 허세는 남이 아닌 자신을 향한다. '나는 특별하다, 남들은 알지 못하는 비밀을 알고 있다.' 그런 종류의 자의식 과잉이다. 이렇기에 애니 오덕들은 골방에 틀어박힐 수 있지만 패션 오덕들은 그러지 못한다. ”
『열광금지, 에바로드 - 2014 제2회 수림문학상 수상작』 108p, 장강명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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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의요정
85p의 '멋지다 마사루' 로 코스프레한 팀이 우수상을 받은 걸 보며, 에반게리온이 '멋지다 마사루'를 이기진 못하지라며 혼자 지하철에서 막 웃었습니다. 이 책 읽으면서 계속 추억 돋아요~
체중계가 "살려 주세요~~" 했던 것도 떠오르고
장맥주
<멋지다! 마사루> 제가 좋아해요. 그리고 저는 <삐리리 불어봐 재규어>랑 다른 작가의 작품이지만 <폭렬 갑자원>도 좋아합니다.
연애 시절 아내랑 둘이 만화 카페에 갔을 때 제가 너무 웃기는 작품으로 <폭렬 갑자원>을 강력 추천한 적이 있어요. 저도 아내 취향을 어느 정도 아니까 <멋지다! 마사루>와 <삐리리 불어봐 재규어>는 좋아하지 않을 걸 알았습니다. 하지만 <폭렬 갑자원>은 보편적으로 웃긴 만화라고 생각해서 추천했습니다. 아내가 다 읽더니 하나도 안 웃긴다고 핀잔을 주더라고요.
그런데 10여 년이 지난 어느 날 아내가 “사실 <폭렬 갑자원>이 너무 웃겼는데 그때 장강명이 뭔가 미운 짓을 했기 때문에 꼴 보기 싫어서 웃지 않으려고 어금니 꽉 깨물고 봤다”고 고백하더군요...
꽃의요정
오! 다른 만화 추천까지....제가 병맛 만화 드라마를 좋아해요.
근데 마사루는 2권 읽을 때까진 이 작가 그림도 ㅈㄹ 못 그리고 도대체 뭐냐 하며 읽었어요.
허나 나중에 빠져 들었죠..그 만화책 갖고 있던 친구는 지금 미쿡에 가족과 같이 가서 살고 있는데~ 갸가 진짜 생긴 건 안 그렇게 생기고 본인도 부정했지만, 꽤 덕후들이 모여 있던 집단에서도 '진정한 덕후'로 인정받던 친구였어요. OO아! 잘 살고 있니? 연락 좀 해라! 영어 공부하느라 힘드니?
저도 제 남편과 영화나 책 같이 보고 배알이 꼴릴 때가 좀 있어요. 전 이해를 잘 못했는데, 혼자 아무렇지도 않게 그 영화나 책의 원리(특히 과학쪽)를 얘기할 때요...그럼 저도 재미없었다고 얘기를 합니다.
borumis
ㅋㅋㅋㅋ 배알이 꼴리기까지.. 전 남편은 아예 책을 안 읽어서 그럴 걱정이 없는데 초딩 딸내미가 제가 추천해준 SF 소설 읽다가
자기는 SF소설 정말 싫다고!! 왜 작가가 자기밖에 모르는 이상한 배경에 설정 만들어놓고 아무런 설명도 없이 독자들이 다 이해할 거라고 가정하고 이야기를 진행해버리냐고! 이렇게 불친절한 소설을 왜 읽어야하냐고??
너무 당당하게 SF소설 장르에 대한 총평을 내리더라구요.
반면 그녀는 뭔가 살인이나 시체 나오는 미스터리 스릴러 호러는 참 좋아하더라구요;; 장르 취향이 아주 확고한 그녀;;;
borumis
멋지다 마사루와 폭렬 갑자원..!! ㅋㅋㅋㅋ 추억의 병맛이네요. 병맛 만화들은 안그래도 넘 웃긴데 좀 미친 듯이 웃게 되서 만화방에서 읽기 쪽팔릴 때가 있어요 ㅋㅋㅋㅋ
장맥주
근데 이나중 탁구부나 이말년 만화는 끝까지 못 읽었습니다. 보면 웃기긴 한데 끝까지 읽을 마음은 안 드는... 왜 그런 걸까요? 병맛 만화에도 나름 추구하는 방향이나 구사하는 유머에 따라 세부 장르가 있는 걸까요? 아니면 제가 나이가 들어 이나중 탁구부와 이말년 만화를 접했기 때문일까요?
borumis
웬지 저도 그런 느낌이어서.. 제 나이 탓을 해봅니다..;; 뭘 봐도 까르르 웃음 터지고 가끔 보면 실성한 게 아닌가 싶은 제 딸냄의 웃음 감수성이 이젠 좀 부러워지네요..
꽃의요정
이나중 탁구부까지 나오고...근데 기억력 진짜 좋으세요~ 전 누군가 말해야 기억이 나는데 어떻게 그런 구한말적 만화까지 전부 기억해서 탁 꺼내서 얘기하시는지!
borumis
“ 종현은 자신이 욕을 할 수 없는 인조인간이 되어가고 있다고 생각했다. 안드로이드처럼 속마음이 없거나, 일본인처럼 혼네(속마음)를 드러내지 않는 사람이 되어가고 있었다.
‘이게 바로 인 류보완계획이네’라고 그는 속으로 생각했다. ”
『열광금지, 에바로드 - 2014 제2회 수림문학상 수상작』 151쪽, 장강명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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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rumis
“ 여행을 못한다는 게 그리 아쉽지는 않았다. 해외여행 경험을 특별히 부러워해본 적도 없었다. 종현른 삼사십분 정도의 망상만으로 일상을 여러 번 탈출했다가 돌아올 수 있는 중증 오덕이었고, 그 런 일은 달리는 교통수단 안에서보다는 방구석에서 하는 게 더 편하다. ”
『열광금지, 에바로드 - 2014 제2회 수림문학상 수상작』 191쪽, 장강명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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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rumis
웬지…;; 우리 나라 교육에 대한 시니컬한 태도나 자아찾기 여행에 대한 아니꼽다는 생각 그리고 한때 손목을 그었던 경험과 자살에 대한 제 입장 등 (객관적 평가와 무관헌 주관적 가치에 대한 답변을 생각해보다 자살을 생각하고 있더니 마침 이에 대한 글을 읽어서 깜짝 놀랐습니다. 마치 제 생각 을 훔쳐본 듯이) 저랑 너무 비슷한 것 같아서 좀 소름이 돋네요. 주로 예전에 갖고 있던 생각들이었지만 지금도 그렇게 달라질 정도로 철들진 못했나봐요. 어쩌면 제가 바로 중2병도 아니고 대2병도 아닌 그 무시무시한 중년병인가봅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이경진
● 여섯번째 질문 - 11/12
오늘은 최영 작가님의 질문을 들고 왔습니다.
157페이지에 이런 장면이 나옵니다. 'IT 일자리는 많았다. 그러나 아무리 작은 기업의 채용 공고에도 '대졸 또는 졸업예정자'라는 조건이 달려 있었다. 용케 그런 조건이 없는 회사에 면접을 보러 가면 담당자가 "학교는 어디 나오셨어요?"라고 물은 뒤 종현의 답을 듣고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정작 그 상황에서 황당해하며 "자기소개서도 안 읽어보고 사람을 부른 건가요?"라고 따져야 할 건 종현이었는데 말이다.'
여러분은 채용 관련해서든 아니면 다른 일 관련해서든 면접이나 업무 처리 과정에서 불합리하거나 황당한 경우를 겪은 경험이 있으신가요? 있으시다면 어떤 일이었고, 대처는 잘하셨는지 궁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