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하다 토요일과 두 사람의 인터내셔날 읽기

D-29
저희 엄마가 "너네 집은 건조대만 빼면 깔끔하게 예쁠 텐데 왜 건조기를 안 사냐"고 타박 받으면서 절실하게 느꼈던 거 같아요...제가 건조기 쓰고 안 쓰고가 지구환경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는 모르겠지만, 그냥 미관상 안 좋은 정도는 불편하게 살려고요(빨래에서 나오는 세재향?이 몸에 안 좋다지만, 빨래는 아무도 없는 공간에 널어 별로 상관없는 거 같아요). 가끔 모델하우스처럼 사는 집들 보면 부럽긴 한데요...그들이 그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환경에 안 좋은 일을 엄청하는 걸 보면서;;;;아....자기 집만 깨끗하게 유지되면 바깥은 쓰레기 더미여도 상관없구나란 생각에 씁쓸해집니다.
그들을 교실에 가두는 것은 어른들의 욕심이 아닐까. 엎드린이 학생, 그리고 저 학생도, 억압적인 제도 교육에 대하여 멜빌의 <필경사 바틀비> 속 바틀비처럼 "하지 않겠습니다." 라는 메시지를 온몸으로, 그러니까 잠으로 표현하고 있는 것 아닐까?
두 사람의 인터내셔널 보편 교양 p.159, 김기태 지음
그는 이제 그 '적절함' 안에는 '적절한 정도의 의외성', 즉 이유 없는 작은 선물이나 늦은 밤의 괜한 연락, 심지어는 의도적인 무관심도 포함된다는 것을 충분히 고려할 수 있었다.
두 사람의 인터내셔널 김기태 지음
아껴가며 읽고 싶었지만 단숨에 읽어버렸네요. 단편의 매력에, 김기태 작가님의 글에 흠뻑 빠져 오랜만에 몰입했어요. 책 속 문장이 다 좋았습니다. 오늘 작가님의 동인문학상 수상 소식도 들리네요. 앞으로 작가님이 어떤 책을 출간하실지 궁금하고 기대됩니다.
명망있는 아티스트라면 클럽을 달구는 젊은 육체나 이만 달러짜리 흑단 테이블, 페라리와 마세라티가 늘어선 차고보다 커다란 것을 노래하는 법이다. 로나, 우리의 별 p. 195 만약에 말입니다. 제가 정말 가져갈 생각이 없다면, 그래서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그걸 어떻게 제게 주시겠습니까? 태엽은 12와 1/2바퀴 p. 225 들지 못하던 것을 들면 물론 기뻤다. 하지만 버리는 기분은 더 좋았다. 더 무거운 것을 버릴수록 더 좋았다. 온몸의 무게가 일시에 사라지는 느낌. 아주 잠깐, 두 발이 떠오르는 것 같은. 송희는 그 느낌을 비밀로 남겨두었다. 무겁고 높은 p. 249 결정적 주문은 최소한 다음 조건을 요구한다. 첫째, 내가 만든 나만의 주문이어야 한다. 둘째, 나만의 주문이지만 나에 관한 것만은 아니며, 나보다 더 크고 넓고 깊고 오래된 진실을 담고 있어야 한다. 셋째, 그것은 하나의 문장 또는 충분히 외울 수 있을 만한 개수의 문장들로 구성되어야 한다. 이런 주문을 발견한다면 나는 자유로워질 것이다. p. 290 나는 문을 닫지 않는다. 문을 열지도 않는다. 나는 문을 없앤다. 문도 문틀도, 그것들을 지지하는 벽과 기둥도 없애버린다. 모두 사라진 곳에 활주로가 나타난다. 팍스 아토미카 p. 299
두 사람의 인터내셔널 김기태 지음
<롤링 선더 러브>를 읽었어요. 가요와 팝을 적절히 인용해 분위기와 정서를 뽑아내는 능력이 정말 탁월하네요. 이 짧은 소설에 몇 곡의 노래가 인용되었는지 세어 봐야 겠어요.
ㅋㅋ 세어보시려는 의지를 꺾어 죄송합니다만 11곡인거 같네요. 78쪽에 인용목록까지 빽빽히 적으신 작가님 센스! 정말 재밌게 읽었습니다! ㅎ
ㅋㅋ 그러니까요. 한 장만 더 넘겨 볼 것을. ㅋㅋㅋ
@delispace 그믐을 계기로 이 책을 읽으시는 건 물론 안터내셔널가를 부를 기세라시니, 괜히 기쁩니다. 이 작가 정말 잘 쓰죠?
“예, 제가 그 김기태 맞습니다.“ 작가가 자주 했던 말이라고 하죠. 하도 글쓰기와 창작 관련 워크숍을 많이 다녀서 등단했을 때 사람들이 “이 김기태가 그 김기태인가?“ 하고 수근거릴 정도였다고 합니다. 뭐든 꾸준히 그리고 열심히 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걸 김기태 작가가 또 한 번 알려주는 것 같습니다.
속을 보이면 어째서 가난함과 평안함이 함께 올까.
두 사람의 인터내셔널 <롤링 선더 러브> 74쪽, 김기태 지음
미래는 여전히 닫힌 봉투 안에 있었고 몇몇 퇴근길에는 사는 게 형벌 같았다. 미미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주워 담았고 그게 도움이 안 될 때는 불확실하지만 원대한 행복을 상상했다.
두 사람의 인터내셔널 <두 사람의 인터내셔널>143쪽, 김기태 지음
냉소는 독이었지만 적당히 쓰면 자기 연민을 경계하는 데에 유용했다.
두 사람의 인터내셔널 <보편 교양>150쪽, 김기태 지음
일요일 오후. 함께 몸과 시간을 탕진하고 매트리스 위에 누워 있으면 발가락 위로 햇살이 떨어졌다.
두 사람의 인터내셔널 <두 사람의 인터내셔널> 중에서, 김기태 지음
심심한 일요일 오후의 나른함, 미미하지만 확실한 행복이 이 문장을 통해 느껴졌어요.
'보편 교양'을 읽으면서 감탄했습니다. 뭔가 마음에 차오르는 느낌이 드는데, 은재를 바라보던 곽의 마음 역시 저와 같았겠죠?
내가 걸 그룹 좋아한다고 하면 사람들이 두 가지로 반응해. 첫째는 ‘네가 여자가 없으니까 그러지‘고. 둘째는 ‘네가 그러니까 여자가 없지’야.
두 사람의 인터내셔널 김기태 지음
<전조등>이 기억에 남습니다. 범죄수사물을 너무 많이 봐서인지 “깨진 전조등”이 전조인줄 알고 ㅠㅜ 어긋난 상상을 펼치며 읽는 내내 다음 장에 드디어? 라는 생각으로 책장을 넘길 때 긴장했습니다. 주인공이 행복하게 살던 어느 날, 고속도로나 국도숲 어딘가에서 노인의 시체를 발견하고 증거물을 찾아낸 형사들이 주인공을 체포하면서 “너무도 평범해서 행복한” 주인공의 일상과 인생이 파탄 나는 장면이 언제 나올지 몰라 조마조마하게 소설을 읽었습니다. 귀신이나 살인자, 좀비가 언제 나올지 무서우면서도 기다리는 느낌이랄지요. 주인공처럼 직장을 구하고, 결혼하고 아이를 낳는 (요즘은 갖기 쉽지 않은) 평범한 인생을 살려면 (현실에서 '평범함, 정상성'이라고 불리는 것들을 가지려면) “오른쪽 전조등”이 금이 가거나 파열되고, “왼쪽 신발”만 남겨져야 하나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 각자에게 혹은 나에게 ‘깨진 전조등’은 무엇인가? 제 인생에 있어서 '남겨진 한쪽 신발'처럼 해결되지 않는 건 무얼까에 대해서 잠간 생각하다 맛집을 생각하며 일상의 물 밖으로 나왔습니다. 취직 결혼 출산 등 평범한? 정상적? 삶을 가지지 못한 사람은, 잔잔한 안정적인 기반이 좁기에 잠재된 흔들림과 예측할 수 없는 불안정이 적은 걸까 아님 더 많은 걸까? 이런 문제에 대해 생각하다 야식 메뉴를 생각하며 “왼쪽 신발”만 덩그러니 남은 으슥한 밤도로에서 고개를 돌렸습니다.
저도 @himjin 님처럼 범죄수사물을 많이 봐서인지 경찰이 주인공을 언제 찾아올까 상상하면서 읽었어요^^ 털 고무신 한짝에 몰입해서 뭔가 있지 않을까 내내 생각하면서요ㅎㅎ
저도요. 장편이 되면 스릴러가 될 수도.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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