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소해의 장르살롱] 19. 카페 조영주로 오세요

D-29
의외로 아이들의 이해력과 문해력이 상당히 높더라고요...!!! 같이 드라마 보면 깜짝깜짝 놀라요.
ㅎㅎ 제가 쓰는 글의 목표는 초등학교 5학년도 이해할 수 있도록! 이기 때문에 아마도 가능할 것 같습니다. 실제로 부산 동주책방서 중학생들이 잘 사간다네요. ^^
제 소원은... 죽는 건데요? 당신은 바랐어요. 이 세계의 시간이 다시 돌아오길, 멈춰버린 모든 것이 제자리로 돌아가길. 『은달이 뜨는 밤, 죽기로 했다』, p.262 인생에서 시간이 멈추는 때가 있다. 행복한 순간은 찰나와 같이 빨리 지나가서 사진이나 일기가 아니면 기억조차 나지 않고, 십수년 전 힘들고 고통스러웠던 시간은 마흔이 넘은 지금에도 바로 5분 전에 보던 영화의 정지 장면처럼 당혹스럽게도 생생하다. 이런 기억의 얄궂은 불균형은 인간을 두 번 힘들게 한다. 세상이 멈추었던 그 때 한 번, 그리고 시간이 흘러서 데자뷰인양 기시감에 이끌려 확 살아오는 순간 다시 한번. 아니, 한 번이 뭔가. 두 번 혹은 그 이상. 살다가 살아보다가 더는 못 살 것 같으면 아무도 없는 산비탈에 구덩이를 파고 들어가 누워 곡기를 끊겠다고 너는 말했지 나라도 곁에 없으면 당장 일어나 산으로 떠날 것처럼 두 손에 심장을 꺼내 쥔 사람처럼 취해 말했지 나는 너무 놀라 번개같이, 번개같이 사랑을 발명해야만 했네 -사랑의 발명, 이영광 『인생의 역사』에서 평론가 신형철은 말한다. 인간이 더는 못 살겠는 때란 둘 중 하나라고. 살 ‘방법’이 없거나 살 ‘이유’가 없거나. 『은달이 뜨는 밤, 죽기로 했다』의 주인공도, ‘사랑의 발명’ 이 시의 화자 앞에 취해 있는 사람도, 순전히 직관적인 제목 때문에 이 책을 집어든 나도 살 ‘방법’이 없는 것이 아니라 살 ‘이유’가 없었던 것 같다. 열심히 애쓰고 노력하며 여기까지 살아왔는데 돌아보니 내가 선 이 곳이 폐허라니, 나는 무엇을 위해 그렇게 안간힘을 쓰며 살아왔던가. 결국은 이 폐허를 위하여 온몸에 힘을 주고 살았던 내 삶이 이젠 너무 고단하여 그만 놓고 싶었다. 멈춘 시간을 다시 움직이려면 또 노력을 해야 한다는 것이, 생각만으로도 숨 막히게 고단했다. 간절히 원했지만 갖지 못한 것. 내 삶을 비웃는 운명 앞에 서서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주체적인 저항은 이런 얄궂은 생을 내 의지로 끝내는 것뿐이라는 생각만이 주문(呪文)처럼 나를 유혹했다. ‘죽음’을 이야기하는 이야기와 노래만 들리고 보였다. 삶을 놓고 싶다고 말하는 나에게, 마지막 순간 위태로운 나를 위해 결국 사랑을 ‘발명’하는 사람이 그였으면 했으나 그는 그 생각마저 이기적이라고 나를 힐난했다. 그러니 이제 살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다. 아니, 정확하게는 내가 간절히 원했으나 결국 주어지지 않은 그것, 한때는 나의 Everything이었던 끝까지 지키고자 했던 성지였던 ‘그것’이 지금은 Nothing이 되었으니 이제 내 삶은 의미가 없어졌고, 죽어야 하는 ‘이유’는 분명해졌다. 그마저 등을 돌렸으니 죽어서라도 그에게 흔적을 남기겠다고. “내 앞에서 엉망으로 취해 있는 사람을 바라보며, ‘나라도 곁에 없으면 죽을 사람’이라는 말을 ‘내가 곁에만 있으면 살 사람’이라는 말로 조용히 바꿔 보았을 한 사람. 이런 순간이 있을 것이다. 이 사람을 계속 살게 하고 싶다고, 내가 그렇게 만들고 싶다고 마음먹게 되는 순간. 바로 그 순간 이 세상에는 한 인간에 의해 사랑이 발명될 것이다.” 신형철의 시평을 읽으며 내 삶의 한 장면이 오버랩된다. -예순 넷에도 살자. 자네가 그 나이가 되도록 나도 그 때까지는 살아있을게. 그리고 내 머리칼을 부스스 헝컬어뜨리는 손길, 어깨를 토닥토닥 다독이는 손길. 손길에도 표정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술에 취해 테이블에 엎드려 있는 중에도, 애잔하게 나를 지켜보는 그저 곁에서 있어 줄 수밖에 없는 안타까운 표정이 눈을 뜨지 않고도 머리칼에, 어깨에 눈물처럼 짠하게 스며들었다. “Amo: Volo ut sis. 사랑합니다. 당신이 존재하기를 원합니다.” 자네가 그 나이가 되도록 나도 그 때까지는 살아있을게, 라고 말해 준 사람은 내가 살아 온 그 시간보다 30년을 살아낸 사람이었다. 그 사람이 말한다. 더 살아서 뭐하냐고 자조적으로 내뱉은 나에게 내가 더 살아낼 테니, 너도 그 때까지 살자고 말한다. 사랑한다는 말은 없지만 내가 세상에 존재하기를 원한다고, 자신이 그렇게 만들 거라고 호기롭게 장담을 한다. 나보다 30년을 더 살아낸 사람이, 내가 그 나이가 되도록 자신도 그때까지는 죽지 않겠다고 같이 살아있겠다고 결연히 말한다. “사랑을 받는다는 것은 ‘당신은 죽지 않아도 된다’는 말을 듣는다는 것을 희미한다.” 가브리엘 마르셀의 말을 인용하며 신형철은 이 말을 다시 되새긴다. “내가 너를 사랑한다는 것은 나 역시 죽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다. 이제 나는 어떤 불가능과 무의미에 짓밟힐지언정 너를 살게 하기 위해서라도 죽어서는 안 된다. 내가 죽으면 너도 죽으니까, 이 자살은 살인이니까.” 죽고 싶다고, 죽을 수 밖에 없다고 씹어 내뱉던 내가 한없이 침잠하던 나에게, 책 속의 할머니는 말을 건넸다. 당신은 이 세계의 시간이 다시 돌아오길, 멈춰버린 모든 것이 제자리로 돌아가길 바라고 있다고. 힘든 시간은 천천히 흐른다. 아니, 천천히 흐르기는 할까. 숨이 멎을 만큼 막막한 때엔 시간도 숨처럼 멎는다. 세상도 멎는다. 우주에서 부유하듯 걸어도, 먹어도, 책을 읽어도 내가 있는 시간과 공간 사이에는 얼마만큼의 거리가 생겨 나의 움직임은 세상에 가 닿지 못하고 둥둥 떠다닌다. 시간이 흐르기는 할까. 이 또한 지나가리라. 이 순간이 지나가기는 할까.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같은데, 영원 같은 이 시간이 지나가기는 할까. 믿기지 않지만 지금 할 수 있는 것은 그저 하루만 살아내는 것. 아무 느낌 없이, 무감각한 채로 일어나고 빵을 굽고 거리를 걷던 주인공처럼 죽고 싶은 하루를 그저 살아내다 보면 내가 움직인 만큼 ‘시간’은 흘러간다. 주인공에게 말없이 커피와 빵을 준비해주고, 재워주었던 할머니처럼 죽고 싶다고 할 때마다 슬퍼지던 할머니처럼 흐르지 않는 시간 속에서 힘들어할 때 나에겐 예순 넷, 그 나이가 되도록 살겠다고, 너가 사는 동안 내가 같이 살겠다고, 내가 살아야 하는 이유를 결국 ‘발명’해 준 그 한 사람이 있어서 다시 생(生)의 이 편으로 걸음을 옮긴다.
시간이 멈춘다는 설정이 지금의 저에겐 환타지가 아니라 극사실주의로 느껴지는 것은, 지금 제 시간도 멈춰있기 때문이겠지요. 은밤죽을 읽으면서 지금 멈춘 시간을 다시 움직이기 위해 나는 어느 시간, 어느 공간 속 누구를 만나고 싶을까, 그 생각을 내내 했어요. 내가 만나고 싶은 한 사람은 일곱 살의 나, 아홉 살의 나, 열 두살의 나, 열 다섯의 나, 열 여덟의 나. 어린 시절 외롭고 힘들어, 엄마가 간절히 필요했던 그 시간들이 한 두 장면이 아니라 어디부터 가야 하나 막막하다가 어렵게 쓰기 시작해도 또 그 순간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너무 아파서 또 피하고 싶고 그러네요. 삶의 다음 장으로 넘어가기 위해선, 마흔이 넘는 지금까지도 이제는 다 큰 그럴듯한 어른인 척 하고 있는 내 속에서 웅크리고 울고 있는 그 아이를 어떻게든 위로해서 그 시간밖으로 걸어나오도록 해야할 텐데, 그 때의 나에게 성인이 된 내가 어떻게 위로할 수 있을까, 아직도 너무 막막하네요.
에고.. ㅜㅜ 어두운 터널을 통과하고 계시는군요..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까 싶어서~ 책 한 권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주제 넘었다면 죄송합니다.
유년기를 극복하는 법 - 어린 시절 트라우마를 극복하는 치유의 심리학『사유 식탁』 『나를 채우는 여행의 기술』에 이어 출간한 오렌지디 인생학교 시리즈 세 번째 책 『유년기를 극복하는 법』은 유년기 경험이 성인의 삶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고, 유년기 트라우마를 끊어낼 방법을 안내한다.
두 번째 응모자~~ 잘 접수했습니다. 안디아모님의 겨울이 잘 지나가기만을 바라고 있겠습니다...
오늘은 지난 1월에 구워 먹었던 소금빵 사진을 공유해 봅니다. ^^
어제 독서모임에서 귀여운 할머니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을 높이는 한 가지 방법으로 베이킹에 대해서 이야기했었는데, 저도 베이킹을 좀 배워봐야겠습니다ㅎㅎ
전 빵을 사주는 귀여운 할머니로...
앗.. 그럼 저는 소해 작가님이 사주는 빵을 받아먹는 귀여운 할머니로....
오홋!!?? 이게 그 소금빵이군요!!! ㅎㅎㅎㅎㅎ
아~빵빵빵 슈루루룹 맛나 보여용...(5분전까지 샌드위치 뜯어 먹고도...또 빵타령)
가끔 빵만 먹고 싶을 때가 있지요...!
직접 만들어 드시는군요. 저는 언급된 빵마다 사다 먹었지요:) 친구들 제과제빵 자격증 따러 다닐때 같이 다닐걸 후회됩니다 ㅋ
전 제빵은 너무 어렵더라고요 ㅠ
전 요리가 전반적으로 싫어요. 그놈의 건강타령만 아니면 평생 하고 싶지 않은 분야예요. 제가 가슴 속에 품고 다니는 명언은 '순례주택'의 순례 씨가 "나물은 만드는 사람의 노동력을 착취하는 음식이다."라는 말이에요! 순례 씨 브라보~! (요리 좋아하시는 분께는 죄송합니다~!)
나물... 가성비 떨어지는 사악한 요리죠 ㅋㅋㅋㅋ
저도 요리가 싫어요. 나물 먹는 건 너무 좋은데 제가 하는 건 절대 싫어요… (이기적이다…)
앗...저도요...저도 이기적인 인간;;;
오 맛있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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