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담화
뒷담화하는 인간이 그것을 듣고 호응해 주는 인간보단
더 인간성(인성)이 안 좋은 것이다.
그리고 듣는 인간이 다른 것들을 보태면서 그것을
열렬히 지지해 주면 그 인간을 상종 못 할 인간으로
치부해 버리고 만다.
말하는 인간보다 인간성이 더 바닥임을 알고 앞으로
깊은 얘기는 삼가려고 한다.
아니, 그 인간과의 대화가 무서워지고 자동으로 꺼려진다.
그 인간과 마주치는 게 싫어진다.
저 인간은 언젠가는 자기에게 불리하거나
자기에게 유리함을 이용해 내 뒤통수를 칠 인간으로
낙인을 찍는 것이다.
그 인간에게 믿음이 안 가는 것이다.
그래서 아예 그 인간하고는 대화 자체가 싫은 것이다.
내가 없는 곳에서, 내가 한 말 중 무엇을 꼬투리 잡고
뒷담화를 칠지 몰라.
김승옥문학상 수상작품집
D-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