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곡을 벌써 읽어놓고도 뭐라해야할지 잘 몰라서 뭉개고 있다가 뭐라도 적어야 할 것 같아 잠시 들릅니다.
제 경험으로는 대개 희곡과 실공연간에는 다소간의 간극이 있어, 어떤 때는 희곡이 더 좋고 또 어떤 때는 공연이 희곡이 말하고자 하는 바보다 더 많은 것들을 드러내주기도 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번 공연과 희곡은 희한하게도 그 간극이 거의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물론 두 매체의 특성 때문에 다른 느낌을 가질 수 밖에 없었던 것은 차치하고서라도요. 표현의 형태는 달랐을지 모르겠는데 연출가와 작가가 거의 같은 지점에 서있는 느낌을 받았던 것이죠. 그러면서도 배해률 작가 참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아직은 참 젊은 작가인데 ( 전에도 느꼈지만) 뚝심있고 차분하고 끈질기다(?) 여겨졌습니다. 그리고 아직은, 조금은 충분치 않게 보이는, 겹겹이 중첩되는 서사와 이미지가 언젠가는 무릎을 치게 만들거라는 확신이 더 굳어졌습니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이 모든 게 연출가님와 배우님들 덕분에 가능해지는 게 아닌가 생각들었어요!
횡설수설 써놓고 보니 결국 작가님과 연출가님과 스텝분들과 배우님들에게 대한 응원의 마음인 것 같습니다.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