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rumis 이 드라마 보고 러시아 드라마(러시아 문학) 관심이 생겨서 까라마조프가의 형제들도 보려고 시도했지만, 백치만큼 인물들에게 몰입하기 어렵더라고요 ㅋㅋ;;
[그믐연뮤클럽] 4. 다시 찾아온 도박사의 세계 x 진실한 사랑과 구원의 "백치"
D-29

조반니

borumis
그러게요. 몰입감은 백치가 확실히 우위였습니다.

김새섬
메리홀이 있는 서강대 교정은 마지막 낙엽들이 아름다운 늦가을 정취를 물씬 풍겼습니다. 미리 와서 학교를 좀 걸으면 좋았을텐데 시간 딱 맞춰 도착 T.T



borumis
그쵸. 저도 실은 제 결혼식에 한번, 그리고 이번이 두번째인데 제대로 서강대 캠퍼스를 거닐어본적이 없네요;;
안그래도 성당결혼식을 하고 정문에서 뙇!!하고 크리스마스 구유가 보이는데 교황을 사기꾼 취급하던 도스토옙스키 연극이 여기서 공연된다고 해서 의아했는데.. 아니나다를까 그런 부분은 쏙 빠져있더군요 ㅎㅎㅎ 저는 무교지만 나름 독실한 천주교 신자인 남편에게 물어보니 남편 왈 '어~ 근데 그런 내용있어도 천주교는 워낙 루스해서 그런거 별로 신경 안 쓸걸? ㅋㅋㅋㅋ'

김새섬
무대는 페테르부르크의 거리와 인물들의 집을 합쳐서 한 공간에 표현했어요. 연극은 첫 씬부터 시선을 잡아 끌었습니다. 미쉬킨 공작이 누워있는 수레, 그 위에 올라탄 배우들이 참 인상적이었어요.
그 밖에도 미쉬낀 공작만 시체 화장을 안 한 것, 배우들이 앉는 의자 옆에는 전부 묘비가 있던 것. 이를 통해 필멸의 존재인 우리 인간들이 그토록 악다구니를 쓰면서 서로를 가지려 하고 지배하려 하고 짓밟고 조롱하는 장면을 잘 표현한 것 같아요.




수북강녕
저는 이때 미쉬낀 공작이 아래 누워 있으니 나스타샤와 아글라야, 아들레이드와 리자베따 치마 속이 보이지 않나? 이런 음란한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스도의 시신 그림 아래서, 마귀가 들어~~~)

borumis
푸하핫 저도..그 생각했다가 아.. 커버가 있구나.. 뒤늦게 깨달음;;; 혹시 그래서 공작이 괴로웠나?? ㅎㅎㅎ

비라바드라
도박사 덕분에 백치를 읽는데 성공했습니다. 카라마조프 형제들은 아직 남았지만...도스토옙스키가 장황한 대화 속에 인간에 대한 애정을 많이 가지고 있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그래도 본론을 먼저 말해주지...라는 감상도 함께^^). 아주 오랜만에 연극도 보고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일정상 저는 먼저 나와서 뒷풀이에는 참석을 못했습니다. 함께해주신 도박사 님들께 감사드립니다.

수북강녕
앗, E열부터 앞쪽까지 군데군데 앉아 있었던 그믐인들을 발견하셨다면 인사 나누실 수 있었을 텐데 아쉽습니다
다음 기수에도 또 참여해 주시고 엽서 카드도 받아 가세요 ^^

김새섬
저도 겨우겨우 읽었어요. 이런 책은 정말 함께 읽기 아니면 못 읽습니다. T.T
현장에서 인사를 못 드린 것 같아 아쉽네요. 다음 기회를 기약하며...

프렐류드
저도 못읽은 부분 열심히 읽고 듣고 있습니다. 혼자 읽을 때보다 외롭지 않아서 쑥쑥 잘 읽히네요.

수북강녕
연극을 보고 결말을 알고 나니 오히려 더 잘 읽히지 않나요? 이폴리트의 '나의 필요 불가결한 해명'은 라흐마니노프와 함께 들어보라고 하신 안성채 배우님 답변에 '라흐마니노프의 프렐류드'를 듣고 있어요 ㅋㅋ
https://youtu.be/PgVVIbsyGnw?si=o4knaLs276rX_l5z

김새섬
대한민국 1호 이뽈리뜨 안성채 배우님, 그 자부심이 너무 멋지셨어요.

수북강녕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 이반과 스메르자코프>에서 그레고리 역에 관극 유의사항 안내까지 겸하셨었는데,
이번 작품에서는 조연출도 겸하신 것 같아요!


김새섬
오! 책의 판권 페이지는 저도 유심히 보는 편인데요, 연극은 이런 정보를 잘 훑어보지 않았네요. T.T
그러고 보니 장다경 배우님 이름도 있네요. 배우님들 정말 능력자시군요.

borumis
저두요!! 개인적으로 나현희 배우님과 안성채 배우님이 이번 연극에서 저의 원픽! 둘이 뒤섞여서 표현한 이뽈리뜨의 독백이 정말 멋졌어요

김새섬
저도 그 장면이 굉장히 인상적이었어요. 책, 영화와 다른 연극만의 매력이 이런 걸까 싶었습니다.
현장에서도 반응이 굉장히 좋았죠. 어떻게 표현하시는지 궁금해 하는 이들의 질문도 나왔고.

수북강녕
저부터도 늦었지만;;; 3부와 4부 미션에 답변해 봅니다
📝 3부 미션
▶ 3부에서는 레베제프나 이폴리트가 의견과 주장을 피력하는 등, 많은 사람을 통해 작가의 생각이나 의도가 그대로 또는 반어적으로 드러나는 것 같습니다 이 작품을 관통하는 주제 "아름다움은 세상을 구원하는가?"에 대해서도 조롱이 오가는데요 이 주제에 대한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작품 속 장면, 인물의 주장을 언급해 주셔도 좋습니다 ^^
"나는 세상에 대해 아무것도 모릅니다. 나스타시야 필립포브나. 나는 아무것도 보지 못했습니다. 당신 말이 옳아요. 나는 아무것도 아닌 존재이지만, 당신은 온갖 고통을 겪었고 그런 지옥으로부터 순결한 사람이 되어 빠져나왔으니, 이것은 엄청난 일입니다. 나는 나스타시야 필립포브나 당신을 사랑합니다. 나는 당신을 위해 죽어도 좋습니다. 어느 누구도 당신에 대해 함부로 말하지 못하게 하겠습니다." p.297 (열린책들 1권)
이 작품에서 가장 핵심적인 구원 시도는 미쉬낀이 나스타시야를 구원하는 것인데요 그가 과연 구원에 성공했는가 아닌가, 그 자신조차도 구원하지 못하지 않았는가 하는 해석도 가능하지만,
이 대사 하나만 놓고 보더라도 미쉬낀은 이미 나스타시야를 구원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누구도 진심으로 대하지 않았던 나스타시야에게 진심을 다해 대한 단 한 사람이라도 있다는 것 자체가 구원이 아닐까요?!
또한 미쉬낀은 이폴리트 역시 구원합니다 이폴리트는 시한부 인생에서 가장 자기주도적인 선택으로 혐오감에서 촉발된 자살을 결심하지만, 생을 마감하려는 순간 공작의 눈을 보고 그를 껴안으며 평안을 찾고자 합니다 사형수보다 더 불확실한 시한부라는 입장에서, 스스로 선택하는 죽음이라는 무시무시한 상황을 앞에 두고 공작에게 의지할 수 있었던 것 또한 하나의 구원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는 느닷없이 공작을 껴안았다. "아마도 당신은 제가 제정신이 아니라고 생각하시겠지요?" 이상하게 웃으며 그는 공작을 바라보았다. "지금, 지금 곧 가겠습니다. 잠시만 아무 말씀 마시고 가만히 계셔 주세요... 전 당신의 눈을 보고 싶습니다... 그렇게 서 계셔 주십시오. 제가 당신을 볼 수 있게요. 저는 인간과 작별을 하는 것입니다..." 다음 순간 이폴리트는 자신의 관자놀이에 권총을 쏜다. p.294 (지식을만드는지식)

수북강녕
📝 4부 미션
▶ 마치 셰익스피어의 비극을 보는 듯한 <백치>의 결말에 만족하셨나요? 작가의 의도에 공감하고 동의하신다면 그 까닭을 적어 주세요 혹시 다른 결말을 원하신다면 내용과 이유를 들려 주셔도 좋습니다
"남보다 더 고뇌를 겪을 수 있는 사람은 의당 그 고뇌를 겪을 만한 가치가 있는 거요." p.800 (열린책들 2권)
이 책이 200년 후 지금 우리의, 또한 앞으로 더 시간이 지난 후 인간의 운명을 해결하는 데에 어떤 역할을 하게 될지는 모르지만, 이렇게 던져진 씨앗이 이 세상에 거대한 사상을 유산으로 남겨질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을 합니다 (열린책들 2권 p.623 에서 유사 내용 발췌)
흔한 사이다식 해피엔딩으로 가정한다면, 미쉬낀의 성정에 감읍한 로고 진이 집착과 음욕을 버리고 나스타시야를 진심으로 사랑해 주고, 나스타시야는 그 덕분에 어린 시절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아글라야는 철이 들어 미쉬낀의 현숙한 부인이 되고, 예빤친과 또쯔끼는 그럭저럭 시베리아 형까지는 아니더라도 출세 가도에 문제 생기고, 이런 정도일 텐데요, 이것은 마치 그리스도의 시신이 부패하지 않고 향기를 풍기는 것만큼이나 '자연스럽지 않은' 엔딩일 것입니다 ^^

김새섬
<백치>의 결말을 얘기하면 나름 스포일러가 될 것 같아서 꾹 참겠습니다. ^^ 저는 파국을 좋아하는 편이라 '만만세' 로 끝난 <까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의 결말보다는 <백치>가 훨 낫더라고요. 그런데 연극을 볼 때는 책을 읽지 않은 이들에게는 이러한 결말이 조금 급작스럽게 느 껴질 것 같았어요. 다들 어떠셨는지 궁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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