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탈로니아 찬가> 고전문학 읽기 일곱번째

D-29
사실 모든 전쟁은 진행되는 과정에서 점차 타락해 간다.
카탈로니아 찬가 256, 조지 오웰 지음, 정영목 옮김
내가 죽음을 예상한 시간이 2분은 되었을 것이다. 처음 떠올린 것은. 다분히 관습적이게, 아내였다. 두 번째 떠오른 것은 세상(생각해 보면 결국 마음에 드는 세상이었다.)을 떠나야만 한다는 사실에 대한 격렬한 분노였다. 나는 그 감정을 매우 생생하게 느낄 만한 여유가 있었다. 나는 이 터무니없는 불운에 격분했다.
카탈로니아 찬가 265, 조지 오웰 지음, 정영목 옮김
총알이 목을 관통당한 조지 오웰
목에 관통상을 입고도 살아남은 사람은 지상에서 가장 운이 좋은 사람이라고 이야기했지만, 나는 선뜻 그 말을 받아들이지 못했다. 아예 총에 맞지 않았더라면 더 큰 행운이었을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카탈로니아 찬가 275, 조지 오웰 지음, 정영목 옮김
나는 이 모든 것으로부터 달아나고 싶은 엄청난 욕구를 느꼈다. 정치적 의심과 증오가 뒤섞인 끔찍한 분위기로부터, 무장한 사람들이 떼지어 몰려다니는 거리로부터, 공습, 참호, 기관총, 시끄러운 전차, 우유 없는 차, 기름을 넣은 요리, 담배 부족으로부터 벗어나고 싶었다. 스페인과 관련된 내가 아는 모든 것으로부터 떠나고 싶었다.
카탈로니아 찬가 283, 조지 오웰 지음, 정영목 옮김
그 마지막 여행의 세세한 내용들은 이상하게도 내 마음에 또렷하게 남아 있다. 나는 그전 몇 달과는 다른 기분이었다. 좀 더 관찰을 하려는 태도였다. 나는 제대증을 받았다. 29사단 직인이 찍혀 있었다. '무능'이라고 적힌 의사의 증명서도 받았다. 이제 마음대로 영국으로 돌아갈 수 있는 자유의 몸이었다. 덕분에 나는 이제 비로소 스페인을 제대로 볼 수 있을 것 같았다.
카탈로니아 찬가 287, 조지 오웰 지음, 정영목 옮김
제대증을 호주머니에 넣자 다시 인간이 된 것 같았다.
카탈로니아 찬가 288, 조지 오웰 지음, 정영목 옮김
호텔에 가자 아내는 라운지에 앉아 있었다. 그녀는 내 목에 팔을 두르더니 라운지에 있는 다른 사람들을 의식하여 달콤하게 웃음을 지으며, 입을 내 귀에 대고 작지만 날카로운 소리로 말했다. "나가요!" "뭐?" "당장 여기서 나가요!" "뭐라고?" "여기 서 있지 말란 말이에요! 얼른 밖으로 나가야 해요."
카탈로니아 찬가 289, 조지 오웰 지음, 정영목 옮김
눈치 없는 조지 오웰 정치 감각 부족한 조지 오웰 타인의 선의를 너무 믿는 조지 오웰 이 순간 아내의 정확한 판단이 없었다면 우리는 조지 오웰의 빛나는 작품을 읽지 못 할뻔 했다.
6월 말 무렵 29사단을 지위하던 호세 로비라장군은 바르셀로나에서 파견한 일군의 경찰관들에 의해 전선 근처에서 체포당했다. 그의 부하들은 육군성에 항의 대표단을 파견했다. 그러나 육군성도, 검찰총장 오르테가도 경찰서장도 로비라의 체포를 몰랐다는 사실이 확인되었다. 이런 상황에 대한 소식이 전선의 부대에는 전혀 알려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카탈로니아 찬가 294, 조지 오웰 지음, 정영목 옮김
통일 노동자당 의용군은 여전히 별도의 부대 단위였다. 따라서 소식이 알려졌을 때 그들이 전투를 거부할 것을 우려했던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 소식이 전해졌을 때도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 그사이 며칠 동안 후방의 신문에서 자신을 파시스트라고 부른다는 사실을 모른 채 전사한 사람도 패 많을 것이다. 이런 일은 용서하기가 힘들다.
카탈로니아 찬가 295, 조지 오웰 지음, 정영목 옮김
눈물 난다.
화를 내보았자 시간 낭비일 뿐이었다. 그러나 이런 식의 어리석은 악의는 인내심을 시험했다.
카탈로니아 찬가 297, 조지 오웰 지음, 정영목 옮김
지금도 매일 인내심을 요구 받고 있다.
내가 이런 죽음에 화가 나는 것은 그것이 아무런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전투 중에 죽는 것, 그래. 그것이야 말로 우리가 기대하는 바이다. 그러나 투옥이 되고, 그것도 날조된 범죄 혐의도 없이 그저 맹목적이고 어리석은 악의로 인해 투옥이 되고, 혼자 내팽겨진 채 죽어 간다는 것은 완전히 다른 문제이다.
카탈로니아 찬가 307, 조지 오웰 지음, 정영목 옮김
내가 사소해 보일 수도 있는 이런 일을 기록하는 것은, 그것이 왠지 스페인적인 현상으로 보이기 때문이다.즉 최악의 상황에서도 순간적으로 나타나는 스페인 사람들의 아량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나는 스페인에 대해서 매우 나쁜 기억들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스페인 사람들에 대해서는 나쁜 기억이 거의 없다. 스페인 사람들이 관대하다는 사실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사실 그들은 20세기에 속하지 않는 고귀한 종족이다.
카탈로니아 찬가 315, 조지 오웰 지음, 정영목 옮김
조지 오웰(Gcorge Orwell 1903~1950)은 자신의 카탈로니아 찬가가 '공공연하게 정치적인 책'이라고 말했다.
카탈로니아 찬가 328, 조지 오웰 지음, 정영목 옮김
이 책을 읽으면서 너무 마음이 아팠다. 그래서 책 읽기에 멈짓하는 마음이 생겼다. 스페인 내전에서 죽어간 많은 이들, 정치적 악의로 죽임을 당한 이들, 세상의 모든 약하고 가난한 이들의 희생 죽음을 기억하고 기록하는 사람들이 있다. 우리는 그들이 남긴 글을 읽으며 그 영혼을 마주해야 한다.
글타래
화제 모음
지정된 화제가 없습니다
[책나눔 이벤트] 지금 모집중!
[도서 증정] 『안의 크기』의 저자 이희영 작가님, 편집자와 함께 읽어요![책증정][1938 타이완 여행기] 12월 11일 오프라인 북토크 예정!
💡독서모임에 관심있는 출판사들을 위한 안내
출판사 협업 문의 관련 안내
그믐 새내기를 위한 가이드
그믐에 처음 오셨나요?[메뉴]를 알려드릴게요. [그믐레터]로 그믐 소식 받으세요
SOAK과 함께 <코스모스> 읽고 미국 현지 NASA 탐방까지!
코스모스, 이제는 읽을 때가 되었다!
내 맘대로 골라보는《최고의 책》
[그믐밤] 42. 당신이 고른 21세기 최고의 책은 무엇인가요? [그믐밤] 17. 내 맘대로 올해의 책 @북티크
🎨책과 함께 떠나는 미술관 여행
[느낌 좋은 소설 읽기] 1. 모나의 눈[웅진지식북클럽] 1. <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입니다> 함께 읽어요[책증정] 미술을 보는 다양한 방법, <그림을 삼킨 개>를 작가와 함께 읽어요.[도서 증정] 저자이자 도슨트인 유승연과 함께 읽는 <내셔널 갤러리에서 보낸 500일>
오늘날, 한국은?
🤬👺《극한 갈등:분노와 증오의 블랙홀에서 살아남는 법》 출간 전 독서모임![서평단 모집] 음모론에 사로잡힌 한국 사회에 투여하는 치료제! 『숫자 한국』[책 증정_삼프레스] 모두의 주거 여정 비추는 집 이야기 『스위트 홈』 저자와 함께 읽기
책을 들어요! 👂
[밀리의서재로 듣기]오디오북 수요일엔 기타학원[그믐밤] 29. 소리 산책 <나는 앞으로 몇 번의 보름달을 볼 수 있을까>
Nina의 해외에서 혼자 읽기
에밀 아자르의 [자기 앞의 생]위화의 [인생]강석경 작가의 [툰드라]한 강 작가의 소설집 [여수의 사랑]
⏰ 그믐 라이브 채팅 : 12월 10일 (수) 저녁 7시, 저자 최구실 작가와 함께!
103살 차이를 극복하는 연상연하 로맨스🫧 『남의 타임슬립』같이 읽어요💓
비문학 모임 후기를 모았습니다
[독서모임 아름 비문학 모임 8기 1회] 2025년 9월, 크리스틴 로젠, <경험의 멸종> 모임 후기[독서모임 아름 비문학 모임 8기 2회] 2025년 10월, 김성우, <인공지능은 나의 읽기-쓰기를 어떻게 바꿀까> 모임 후기[비문학 모임 8기 3회] 2025년 11월, 파코 칼보, <뇌 없이도 생각할 수 있는가> 모임 후기
중화문학도서관을 아시나요?
[문풍북클럽] 뒷BOOK읽기(?) : 12월의 책 <엑스>, 도널드 웨스트레이, 오픈하우스[문풍북클럽] 뒷BOOK읽기(?) : 11월의 책 <말뚝들>, 김홍, 한겨레출판[문풍북클럽] 뒷BOOK읽기 : 9월의 책 <옐로페이스>, R.F.쿠앙, 문학사상 [문풍북클럽] 뒷BOOK읽기 : 7월의 책 <혼모노>, 성해나, 창비
🎁 여러분의 활발한 독서 생활을 응원하며 그믐이 선물을 드려요.
[인생책 5문 5답] , [싱글 챌린지] 완수자에게 선물을 드립니다
나의 인생책을 소개합니다
[인생책 5문5답] 47. 이자연 에디터[인생책 5문5답] 39. 레몬레몬[인생책 5문5답] 18. 윤성훈 클레이하우스 대표[인생책 5문5답] 44. Why I write
한 해의 마지막 달에 만나는 철학자들
[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9. <미셸 푸코, 1926~1984>[책걸상 함께 읽기] #52. <어떻게 살 것인가: 삶의 철학자 몽테뉴에게 인생을 묻다>[도서 증정] 순수이성비판 길잡이 <괘씸한 철학 번역> 함께 읽어요![다산북스/책증정]《너를 위해 사는 것이 인생이라고 니체가 말했다》 저자&편집자와 읽어요!
모집중밤하늘
내 블로그
내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