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페이지_책증정] 히가시노 게이고를 잇는 SF 소설 《헤르메스》 같이 읽어요!

D-29
눈앞에는 새로운 공간이 펼쳐져 있었다. 다시금 힘이 샘솟는 게 느껴졌다. 아직 셔틀을 발견한 건 아니지만 한 걸을 가까워진 건 분명하다. 이 앞에 분명 있다. 아아. 하고 깨달았다. 이게 바로 '희망'이라는 거구나. 한 번도 맛본 적 없는 감각이었다. 자신을 기다리는 것에 대한 확실한 예감이 손끝까지 가득 차 있다.
헤르메스 171p, 야마다 무네키 지음, 김진아 옮김
"오미시마 씨는 항상 그렇게 인류가 멸망하면 좋겠다고 생각해?" 사키의 얼굴에서 평소의 그 쾌활함이 사라졌다. "생각이라도 하면 안 되나요?" "그런 사고방식은 오미시마 씨의 인생에 손해만 끼쳐." 렌은 콧방귀를 뀌었다. "이 이상 어떤 손해를 끼친다는 건데요?" "멸망해 버리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대상이 나도 모르는 사이에 '인류'에서 자신으로 바뀔지도 모르니까."
헤르메스 215p, 야마다 무네키 지음, 김진아 옮김
자신의 생각을 무시하는 뜻이 아니야. 그렇지만 작은 일로 흔들리는 감정에 주도권을 빼앗기면 안 돼. 특히 공포나 불안 같은 부정적인 감정에 사로잡히면 사람은 쉽게 파멸로 이어지는 길을 선택하고 말아.
헤르메스 304p, 야마다 무네키 지음, 김진아 옮김
"내가 깜빡 잊고 말 안 했는데, 네가 병원에 누워 있을 동안 네 계좌로 투자 신탁 적립 상품을 사뒀어. 20년쯤 지나면 제법 큰 금액에 될 테니까 기대해." "왜 그런 걸." "네가 죽을 리가 없으니까." 그러면서 이번에는 미쓰키의 시선을 정면으로 받았다. "내가 일하는 분야에서는 이런 격언이 있거든. 재산을 불릴 수 있는 건 미래를 믿는 사람뿐이다." "아빠. 그거 지금 생각해 낸 말이지?" "...... 어떻게 알았냐."
헤르메스 365p, 야마다 무네키 지음, 김진아 옮김
기간에 맞춰 완독했네요. 가독성이 좋아서 처음부터 끝까지 지루하지 않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게다가 1부, 2부, 3부 모두 제가 예상했던 끝과 다르게 이야기가 계속 전개되어서 긴장하면서 읽었습니다. 개인적으로 헤르메스 사람들의 생활이 많이 다뤄지지 않아 더 궁금했지만 내일을 맞이한다는 것, 세상의 멸망 혹은 존속을 바라는 사람들의 입장 차이에 대해 생각하면서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좋은 독서 경험이었습니다.
이번에 정말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두서없이 글을 쓰는 점이 조금 부끄럽네요... 중간에 여행이니, 과제니 일이 많았음에도 완독이 가능했던 이유는 이 책의 몰입감 및 가독성이 뛰어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말하고 싶은 다양한 부분들이 있는데요, 먼저 2부에서의 '마이 멘터' 시스템과 3부에서의 '메타 버디' 시스템. 작가가 언제부터 이 소설을 쓰기 시작했는지 궁금해지는 부분이었습니다. 소설 속 마이 멘터(메타 버디)랑 똑같은 방법으로 최근 AI 서비스들이 나오기 때문입니다. SF적 요소처럼 느껴지지만, 벌써 우리 앞에 훅 다가온 미래같은 현실이 체감되는 부분이기도 했습니다. 여기에서 주목하고 싶었던 부분은 마이 멘터 서비스에 영향을 받는 사람들입니다. 렌의 경우, 마이 멘터가 제안하는 '라이디치오' 운동에 관심을 가지게 되며 실제로 실세, 리더로써 활동하게 됩니다. 유이의 경우 마이 멘터에게 조언을 받기도 하고, 나중에는 논쟁에서 질 뻔할때 마이 멘터를 불러내서 대신 싸우게 시키기도 하죠. 인간의 판단력에 AI 시스템들이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 같아 흥미로웠지만 동시에 경각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두번째로 2부, 3부에서 계속 말하고 있는 라이디치오 운동. 라이디치오 운동 밑에 있는 사상은 저에게 이렇게 느껴졌습니다. '세계는 평등하지 않고, 우리가 이렇게 된 건 세계의 불평등 때문이다.' 동시에 굉장히 파괴적인(소행성이 내려와서 세계를 멸망시켜야 한다) 생각으로 이어지는 점, 그리고 그것이 운동이라는 구체적인 행동으로 나타난다는 점에서 두 가지 의문이 생겼습니다. 1) 작가는 라이디치오 운동을 어떤 식으로 바라보고 있는가? 또한 이를 통해 독자에게 무엇을 전달하고 싶은 것인가? 2) 우리 사회에서도 같은 현상이 나타나고 있진 않은가? 나타난다면 어느 부분에서 비슷하다고 느껴지는 것인가? 자발적인 히키코모리(은둔형 외톨이), 사회와 단절된 사람들, 사회가 자신들을 격리시키고 멀리한다는 피해망상을 가진 사람들이 생각나는 순간들이기도 했습니다. 작품 내부의 자체적인 이야기를 해보고 싶기도 합니다. 먼저, 1부와 다르게 2부의 분위기는 또 달랐고, 3부의 분위기도 또 달랐다고 생각합니다. 이 점이 가독성을 계속 높였던 아주 흥미로운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헤르메스에 사람들이 남은 이유도 결론을 읽으니 알게 되었는데요, 결국 결론에서 나온 것처럼 정말 '두려움' 그 자체였다고 생각해요. 앞으로 소행성이 또 떨어질 수도 있겠다는 두려움. 그 두려움은 피할 수 없던 트라우마로부터 발생했다고 생각하고요. 2부에서 등장했던 라이디치오 운동이 3부에서는 쿠루나 운동과 함께 실제로 '염력'처럼 작용한다는 전개는 좀 당황스러웠습니다. 하지만 작가가 작품 내에서 계속 '우연'이라고 강조하는 것처럼, 실제로 그런 운동들이 염력을 통해 소행성을 막았다는 해석보다는, 우연히 일어난 상황들에 군중의 심리가 어떻게 변화하는지 보여준 운동들이었다고 해석하고 싶습니다. 3부에서 나타난 다양한 사람들의 대화를 통해 나타나는 가치관들도 정말 재밌게 읽었습니다. 책이 미래시를 나타낸다는 점, 소행성이 떨어지는 위협이 있는 세계관이라는 점, 마이멘터/메타버디와 같은 시스템이 도입된다는 점에서 SF라고 말한 것 같습니다. 새로운 신기술들이 많이 나오는 책은 아니지만, SF와 사회문제를 같이 다룬다는 점에서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꼭 염력이라기보다는 우연의 일치일 뿐이지만 우리 인간은 뭔가 이유를 찾고 누군가에게 기대고 싶잖아요. 눈에 보이지 않는 신보다 어쩌면 계시를 받은 또는 혈연으로 연결된 누군가에게 그러한 믿음과 소망을 투사하고 싶어하는 인간의 본성을 말하고 싶지 않았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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