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증정] 미술을 보는 다양한 방법, <그림을 삼킨 개>를 작가와 함께 읽어요.

D-29
그 시절의 퍼그나 불독은 요즘 퍼그나 불독보다 주둥이가 길거든요. 몸도 더 늘씬하구요. 그런데도 단두종들이다보니 혀를 내밀고 있었을지도 모르죠..
<개의 쓸모> 허디거디가 나온 그림을 한참 동안이나마 봤던 것 같아요. 취미로 악기를 연주하면서 생긴 습관인데, 악기를 오래 하신 분의 손을 구경하는 거예요. 악기를 잡는 손의 모양과 자주 쓰는 손끝이라거나.. 보고있으면 시간이 느껴져서 좋아합니다. <허디거디를 연주하는 장님> 그림을 보면서 그 시대의 악기를 연주하는 악사의 손은 저랬을까? 하고 괜히 상상해 봅니다. <사냥하고 집 지켜야 개인가요?> 첫 문장을 보자마자 빵 터졌어요!!! 이렇게 잘 예측하셨을 줄이야. 퍼그pug와 호전적인 성격pugnacious 의 조합이 너무나도 좋아요!! 이런 언어유희적인 내용에 늘 끌립니다.. ㅎㅎ 어쩌다가 이 친구는 이름이 트럼프가 되었을까를 생각하면서 읽다가, 호가스가 퍼그라는 퍼그를 찾았다는 내용을 보고 진지하게 고민해 봤어요. 가족의 이름을 짓기 위해 우리 사람들은 정말 많은 고민을 하는데 그땐 어떤 기준으로 이름을 짓곤 했을까요? 아무리 그래도 퍼그라는 퍼그는 인간 이름을 인간이라고 지은 것 같아서 기분이 미묘하네요...
아. 악기를 연주하는 사람들 손은 좀 다르긴 하죠. 저도 어렸을 때지만 피아노 쳤을때는 손끝이 더 둥글었달까, 그런 기억이 있어요. 어떤 악기를 하세요? 퍼그라는 이름이 언제부터 영국에서 많이 쓰였는지는 모르겠어요. 다들 네덜란드개라고 부르다가 퍼그라고 많이 부르게 된 시기가 있을텐데.. 어쩌면 호가스의 퍼그가 퍼그였던 시기였을수도 있죠. 그거보다 제가 개인적으로 나는 저렇겐 못하겠다 싶은 건, 첫번째 개도 똘이, 두번째 개도 똘이, 세번째 개도 똘이, 이런식으로 짓는 거예요. 이해가 안 가는 건 아니나 저는 계속 다른 이름을 주고 싶네요.
< 흰둥이> 초상화에 나온 개들을 보면서 드는 생각은 개들이 주인을 닮은 거 같애요 주인이 잘생기면 개도 잘생기고요 페르난도 추기경 ^^ 카를로스 왕자 옆에 있는 개도 귀엽네요 이 그림에서는 개 한 마리를 못 찾았어요. 설명 듣고 옆에 개 한 마리가 더 있다는 걸 알았네요 이제 개 잘 찾는다고 생각했는데.^^ 우리의 주인공 흰둥이 옆에 있던 손은 어린 왕자의 손이었군요 공작부인이나 백작부인 일 거라고 생각했어요 너무 일찍 하늘나라로 가버린 어린 왕자. ㅠㅠ
카를로스 왕자 옆 졸고 있는 개 너무 귀엽죠 실물로 보면 왕크왕귀일것 같은 ㅎㅎ
< 개의 쓸모> 개조심 그림을 보니 어릴적 부잣집 대문 앞에 꼭 붙어있던 개조심 글자가 생각나요 작가님 덕분에 허디거디 연주도 찾아봤어요 멋진 악기네요
ㅎㅎ 부잣집 개조심 ㅎㅎ 전 이년인가 삼년 전에 호두랑 포르투갈 어느 마을에 갔는데, 저희가 묵던 집 옆집 개 세 마리가 진짜 저희가 지나갈때마다 엄청나게 짖는거예요. 그 중 한마리는 어케 올라갔는지 담장 위에 올라가서까지 막 짖고. 어차피 담장 안 개니까 무섭다기보다도 조용한 동네 너무 시끄럽게 만드는 거 같아 후다닥 지나다녔드랬죠. 어느날 그집 앞을 지나가는데 왠일로 조용해서 이상하다고 생각하고 있었어요. 근데 동네 저쪽에서 그집 개들이 지네들끼리 나와서 노는데, 아 그때는 정말 저희한테 너무 상냥하고, 호두한테 막 다가가서 인사하고 저한테 막 꼬리치고 그러더라구요. 경비 업무에서 벗어난 개는 이렇게 상냥하구나 ㅋㅋㅋ 느꼈던 날이었습니다
업무에서 벗어나 상냥한 개라니...어쩐지 퇴근후의 마음 편안해진 직장인같네요^^
사냥하고 집 지켜야 개인가요?> 가발 쓰고 종이까지 들고 있는 트럼프는 요즘 강아지 같네요 요즘 강아지 패션이 너무 귀엽고 예쁘잖아요. 양치기의 상주 그림에 나온 개는 정말로 관을 붙잡고 슬퍼하는 것 같아요 눈에 슬픔이 가득한 것처럼 보여요 다른 경우는 상상이 안 되는데요 드디어 이 책을 통틀어 제일 마음에 드는 개를 찾았어요. 빵 부스러기를 보며 침 흘리는 강아지요 이렇게 귀여운 모습으로 침 흘리고 있으면 귀여워서 쓰러질 거 같아요
그 강아지 너무 귀엽죠!! ㅎㅎ
시대마다 강아지가 조금씩 변하는 군요. 퍼그 그림을 보고 얼굴도 다르긴 하지만, 몸과 머리의 비율이 요즘 퍼그와 달라서 개의 종류가 아니라 이름인가 잠시 생각 했어요. 근육질의 몸매가 훨씬 눈에 띄더군요. 책의 전체에서 제일 맘에 와 닿은 그림은 늙은 양치기의 상주 였어요. '개에게 닥친 혼란을 생각하니 마음이 아프다' 여러가지로 가슴이 철렁 하고 내려 앉았어요. 사랑하는 반려견을 보낸 주인도 그러 할 것 같고요.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는 개들이 훨씬 더욱 힘들겠지요. 그림 속의 강아지의 저 자세는 애정어린 손을 기다리며 앉아있는 주인의 다리에 머리를 얹은 자세처럼 느껴져요. 아마 아무리 기다려도 오지 않는 온기에 마음이 하염없이 가라앉으며 무슨 일일까 하고 혼란스럽고 쓸쓸하게 느끼고 있을 것 같아요.
반려견과 함께 하는 사람들에게 닥칠 수 있는 최악의 상황이 그거겠죠.. 사람이 먼저 떠나서 강아지가 혼자 남는거 ㅠㅠ 아아 생각만해도 마음이 ㅠㅠ 근데 책읽을맛님도 개 신파에 걸려버리셨군요! 다음 장에 그걸 해결하려 노력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그림을 삼킨 개> 열번째 함께 읽을 장은 '사랑의 힘'입니다. 코로나 전에 에딘버러 여행을 갔을 때 만난 스코틀랜드 내셔널 갤러리의 카원 스미스 컬렉션 이야기는 너무 매력적이어서, 개와 관련된 그림 이야기건, 제가 관심 있어하는 미술관 컬렉션이 형성된 이야기건, 어떤 식으로건 언젠가 책으로 쓰겠다고 생각했어요. 반려인에게 가장 걱정되는 미래는 내 강아지가 나 없이 혼자 남게 되는 순간 아니겠어요. 전 그래서 개와 살려면 사람도 최소 둘 이상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혼자선 아무래도 개에게 충분한 관심과 애정과 시간을 들이기가 무리인 것 같아서요. 자식과 아내 없는 돈 많은 남자는 돈으로 해결했는데, 저는 아무래도 인맥을 잘 쌓아 놓아야겠습니다. 그리고 카이유보트의 개 그림은, 제가 이 책을 준비하며 만난 작은 기적이었습니다. 개인소장이라 어디 있는지도 막막했던 작품이 미술관에 기증돼서, 어디 가야 이 작품을 볼 수 있는지 알게 된 것 만으로도 얼마나 마음이 벅차던지요!
제임스 카원 스미스의 이야기는 정말 대단하네요. 말씀하신대로 그 마음이 사랑이든 허영이든 아무 상관 없을 것 같아요. 호크니의 <충싱하고 용감한 : 개들의 초상> 그림도 참 좋으네요. 따뜻한 색감과 간결한 구도가 애정어린 시선과 잘 어우러져 있는 것 같습니다. 캡션에 발도장 뙇! 찍어놓은 센스도 칭찬합니다. ㅎㅎ
호크니 강아지 그림들 좋죠 ^^ 저는 이 강아지들 그림 때문에 호크니를 좋아하게 되었는데, 인터뷰나 글 쓴걸 보면 귀여우신 분이더라구요. <충실하고 용감한>은 월리스 컬렉션에서 있었던 전시 제목이었습니다.
서전트의 마담X를 찾아보다 다른 초상화들도 보게 되었어요. 서전트의 초상화가 너무 맘에 들었어요. 어둠 속에서 보이는 의복의 실루엣이 어떻게 그렸을까 싶기도 하고 실제 그림을 보고 싶게 만들기도 했어요. 환한 금색 옷도 멋있었구요. 그리고 사람의 표정도... 근엄한 초상화만 보다가 내가 이런 사람이야 하는 생동감 넘치는 초상화들이였어요. 강아지 사랑이 대단했네요.. 요즘 강아지 키우기가 돈도 많이 필요하답니다. 병원비가 특히 장난이 아니더군요. 호크니의 그림은 한 점 갖고 싶어졌어요. 소품이라면 책상위에 큰 작품이라면 집에 들어오자마자 보이는 벽에 걸어놓고 싶어요. 노란 방석과 옥색( 무슨색이라고 불러야 할까요) 배경이 빨간 털의 강아지를 돋보이게 하네요. 눈도 시원해지고 맘은 따뜻해지는 그런 그림이였어요.
존 싱어 사전트 그림 느낌 좋죠? 작품 실물도 멋집니다. 개와 사는 방식이야 다양하겠지만... 저희 호두는 아직 어려서 백신과 구충약 벼룩약 정도만 사면 되는데, 노견을 세 마리 보내본 결과... 동물병원비 미리미리 모아놔야한다는 생각에, 지금 호두 이름으로 적금을 들고 있어요 ^^ 호크니 작품의 방석 색은 청록색? 투르쿠아색?
우와 끝까지 다 읽었어요! 이렇게 느긋하게 책을 읽어본 게 얼마 만인지 모르겠어요. 저는 늘 책을 병렬식으로 읽거든요. 어떤 책은 14/137권, 다른 책은 24/276권, 또 다른 책은 0/235권.. 이런 식으로요! 재밌어 보이는 책이 보이면 다람쥐처럼 수집하고 나중엔 까먹어요. 그러다가 계시가 내려오면 단숨에 읽어 내려갑니다.. 일단 책을 쌓아두고 생각하는 거죠. 이렇게 쌓아두면 과학적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어쩌고 덕분에 쌓아두는 것만으로도 효과가 있을 거야! 하면서요. <사랑의 힘>, 마지막 장을 읽는 내내 입꼬리가 내려가질 않았어요! 어디선가 사진은 애정의 척도라는 말을 들어봤는데, 글에서도 이렇게 사랑이 묻어나는 걸 보니 제목처럼 사랑의 힘은 늘 모든 것을 이기는 것 같아요. 읽는 내내 검둥개에 대한 작가님의 애정이 보여서 좋았어요. 읽는 내내 행복했던 책이었어요. 고대 그리스 오디세우스의 개 아르고스부터, 19세기 카유보트의 검둥개의 이야기를 엿볼 수 있어서요. 그리고 앞으로도 위풍당당한 많은 개 친구들을 볼 수 있을 테니까요!
아 전 병렬식으로는 못읽는데.. 능력자이십니다 책에 아슬아슬하게 못 들어간 개그림 이야기도 있는데 내일, 글구 줌미팅 때 얘기해요!
사전트의 <마담X의 초상>을 찾아보았는데, 아 이사람들 유교맨들이신가 이정도가 뭐 선정적이라는건가...싶은 생각이 들었네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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