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증정] 미술을 보는 다양한 방법, <그림을 삼킨 개>를 작가와 함께 읽어요.

D-29
베로네제 작품처럼 좌우로 긴 작품은 아무래도 중간에 뭔가가 안 들어가게 만들기가 쉽지 않죠.. 그래도 딱 중앙에 낀 개들은 없었던 것 같아요. 그냥 쫙 펼쳐서 보세요!
화제로 지정된 대화
<그림을 삼킨 개> 함께 읽기 일곱 번째 날 읽을 장은 '벨라스케스가 사랑한 흰둥이' 입니다. 두둥! 드디어 우리 표지 주인공 흰둥이가 나왔습니다! 흰둥이 이름은 이사. 아마 이사벨의 애칭일겁니다. 벨라스케스의 작품에 대해 얘기한다는 건 얀 반 아이크의 작품에 대해 얘기하는 것 만큼이나 부담스럽습니다. 서양미술사 작품들 중 가장 많이 언급되는 작품 중 하나인 라스 메니나스의 전경에 있는 개가 워낙 존재감이 크고 (책걸상 방송에서 YG께서는 이 그림에 대한 글들을 많이 읽어보셨음에도 개가 있는지 미처 몰랐다고 하셨지만) 이야기도 이미 많이 됐고, 심지어 이 개가 주인공인 책도 있습니다. 피카소가 라스 메니나스를 오마주한 작품들을 수없이 그릴 때 이 개도 계속 등장했죠. (바르셀로나의 피카소 미술관에 가면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얘기하면 그 피카소 작품의 개 이야기 왜 안했냐, 하시겠지만, 그림책 제작에는 여러 제약이 따릅니다. 작품의 저작권 문제도 그 중 하나입니다. 특히 피카소 재단은 워낙 빡빡해서 ^^ 원하는만큼 피카소 작품을 책에 넣으면 초판, 재판 저자 인세 정도는 너끈히 작품 사용료로 들어갑겁니다. 아마 현대 작품이 아낌없이 들어가는 미술책을 보셨다면 그건 작품 사용료가 책 계약 자체에 포함되는 번역서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뭐 주제를 다시 벨라스케스로 돌려서, 벨라스케스는 훌륭한 동물 화가입니다. 말, 개, 사슴 등을 그린 걸 보면 정말 아름다워요. 수많은 왕실 초상화에 개를 그린 것은 알았지만 대체 어떻게 얘기를 해야 할까 고민하던 중, 벨라스케스의 초상화 중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펠리페 프로스페로 왕자의 흰둥이를 떠올렸습니다. (곰브리치의 서양미술사에 얀 반 아이크의 연회색 털북숭이 개와 벨라스케스의 흰둥이를 비교하는 부분이 나와요) 흰둥이의 사랑스러운 눈빛에 반해 턱을 팔걸이에 기댄 채로 완전히 긴장을 풀고 느긋한 자세로 화가를 바라보는 흰둥이를 바라보노라니, 아, 벨라스케스의 개 중 제일은 이 흰둥이야, 생각하게 됐죠. 이것저것 프로토콜에 제약이 많은 왕실 초상화를 그리면서 개를 활용해서 미묘한 분위기 차이를 준 벨라스케스, 리스펙. 제대로 피어 보지도 못하고 일찍 세상을 떠난 펠리페 프로스페로와 생명력 가득한 흰둥이 이사의 대조는 어쩐지 마음이 아팠습니다. 더불어 벨라스케스와 흰둥이의 이야기를 남겨준 화가 겸 저술가 안토니오 팔로미노에게도 감사를.
벨라스케가 사랑한 흰둥이 드디어 오늘 이 부분을 읽었습니다. 책 표지에 인쇄된 있는 사진에 대한 궁금증도 풀렸어요. ㅎㅎ 그리고 책을 읽으면서 직접 모델을 서도록 하지 않고도 화가들이 그림을 그려내는 능력에 놀랐습니다. 그런 능력이 있어야 화가라고 부를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했고요. 개나 강아지를 그려넣고 반려견과 함께 그려졌을 때 인물만 덩그러니 있을 때와 다른 그림의 느낌이 들고 그리는 화가도 그렇고 그려지는 모델도 그렇고 그 상황을 더 즐겼다는 것이 재미 있게 다가왔어요. 왕들이 내 그림에 어디 강아지나 개를 그려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모든 왕실초상화에 개를 그릴 수 있었던 건 아니었고, 아마 사냥가는 복장을 한 초상화라 가능했을 겁니다. 공식 왕실 초상화의 프로토콜은 꽤 엄격했던 것 같아요. 부부를 함께 그리지도 않고, 왕자나 공주와 함께 그리지도 않습니다.
<벨라케스가 사랑한 흰둥이> 시녀들이라는 그림에 스토리를 넣어서 만든 책 (바르톨로메는 개가 아니다) 재미있게 읽었고 조카에게 추천해줬더니 조카는 너무 감동적이라면서 울면서 읽었대요 이 그림을 다시 만나니 반갑네요
아 조카분이 감성이 풍부하시다...
벨라스케스의 흰둥이는 어떻게 눈빛이 그리도 생생한지 지금 바로 제 옆에 있는듯 합니다! 매번 놀랍기만 합니다. 작가님의 글을 보고 곰브리치 책도 다시 들춰봤습니다. “ 얀 반 에이크가 그린 〈아르놀피니의 약혼>에 나오는 작은 개와 비교해보면 위대한 미술가들은 제각기 다른 수단으로 독특한 효과를 낼 수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반 에이크는 작은 개의 곱슬곱슬한 털 하나하나를 모사하는 데 온 정성을 쏟고 있는 반면에, 그로부터 이백 년 뒤의 벨라스케스는 개의 특징적인 인상만을 포착하려고 노력했다. 레오나르도처럼, 아니 오히려 그보다 더 한층 꼭 필요한 것만을 묘사하고 보는 사람에게 상상할 여지를 남겨놓고 있다. 비록 그는 털을 하나도 그리지 않았지만 그의 작은 개는 사실상 반 에이크의 개보다 훨씬 더 털이 북실북실하고 자연스럽게 보인다. 19세기의 파리에서 인상주의의 창시자들이 과거의 어느 다른 화가들보다도 벨라스케스를 존경한 것은 바로 이와 같은 효과 때문이었다.”
곰브리치 책 인용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지금 다시 봐도 잘 쓴 책이에요. 서양미술사라는 딱딱한 제목보다 미술 이야기라는 원제가 (당연하겠지만) 훨씬 잘 어울리는 책이기도 하구요.
매일 읽겠어! 하는 당당한 마음으로 시작했으나.. 결국 조금 밀리고야 말았습니다^^;; 그래도 중간에 휴식하는 날이 있어서.. 밀린 분량이 많지 않음에 감사하며..^^ 부랴부랴 오늘 분량까지 읽었네요! ㅋㅋㅋ <화가의 파트너가 된 개들> 사실 이 파트는 해당 날에 잘 읽었는데, 글을 쓰는 걸 깜빡했지 뭐예요! 결국 다시 책의 앞부분을 뒤적거리면서 글을 써봅니다. 내년 2월 여행 중 방문할 프라도 미술관의 그림이 있어서 너무 반가웠어요! 만토바 공작의 말티즈 강아지를 실제로 볼 생각에 떨립니다 ㅎㅎ <종교재판? 그거 먹는 건가?> 제목을 보자마자 혹시 이거 개들의 대사인가 싶었어요 ~~ !! 개 친구들의 입장에선 종교재판? 먹을수있어? 새로운 간식이름인가? 할 수도 있잖아요 ㅎㅎ 작가님의 책을 읽으면서 그림을 볼 때 개들을 찾는 것이 습관화된 것 같아요. 시작하자마자 보인 두 페이지의 그림에서 개를 찾기 위해 눈을 부릅떴어요. 중앙에 있는 개를 보자마자 저도 다른 분의 생각처럼 책이 접혀있어서 너무 아쉽더라고요. 책을 쫙! 피기엔 책이 찢어질까 봐 두렵습니다.. <벨라스케스가 사랑한 흰둥이> 우와!! 드디어 책 표지의 귀여운 친구의 정체가 밝혀졌네요! 표지를 처음 봤을 땐 귀여운 개 친구의 눈망울만 보였는데 다시 보니 의자에 아기 손이 보이더라고요. 이번 장에서 프라도 미술관의 작품이 많이 나와서 너무 반가웠어요! 이렇게 새로운 것들을 알고 나서 갈 수 있음에 감사합니다 ㅎㅎ
2월에 마드리드도 가시는군요? 제 깔때기를 대자면.. 제가 쓴 <스페인 미술관 산책>에 마드리드 프라도 미술관 설명 꽤 잘 해놨습니다 ㅎㅎㅎ 종교재판? 그거 먹는 건가? 개의 대사 맞습니다. ㅎㅎ 개들한테 종교재판이나 베로네제의 그림에 등장하거나 하는 게 무슨 상관이겠어요. 먹을 수 있는 거면 좋겠죠.
그러나 언젠가 누군가 어디에선가, 거친 삶도 망가뜨리지 못한 내 주인의 목소리와 따뜻한 손바닥, 내 작은 주둥이를 다시 발견하고 나의 호기심 어린 눈을 수없이 들여다볼 것이다.
그림을 삼킨 개 최경화 지음
화제로 지정된 대화
<그림을 삼킨 개> 함께 읽기 여덟 번째 날, 읽을 부분은 '개의 쓸모'입니다. 이번 장은 모두 개 시선으로만 서술했습니다. 처음부터 이렇게 쓴 건 아닙니다. 그런데 여러 버전으로 쓰다가 고치고 하다보니 이번 장은 개가 자신의 쓸모에 대해 얘기하도록 하고 싶었어요. 특히 모자이크로 남아 있는 개가 자신의 이야기를 하도록 하고 싶었습니다. 집을 지킨다는 건 아주 옛날부터 개의 업무였을테니까요. 안내견을 맡은 개의 이야기엔 상상력과 선배 미술사학자들의 연구가 많이 필요했습니다. (자료 모으기 어려웠다는 얘깁니다 ㅎㅎㅎ) 드라투르의 작품들 중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이 안내견+소경 음악가 콤비는 제가 책 준비 중 가장 오랫동안 들어다본 그림이기도 해요. 제가 썼지만 이 책에서 제일 좋아하는 부분도 여기 있습니다. "그러나 언젠가 누군가 어디에선가, 거친 삶도 망가뜨리지 못한 내 주인의 목소리와 따뜻한 손바닥, 내 작은 주둥이를 다시 발견하고 나의 호기심 어린 눈을 수없이 들여다볼 것이다" 이 녀석을 발견하고 이 그림을 수없이 들여다본 저와 이 개의 눈빛 교환이 이 책의 핵심인 것 같아서요. 사냥개의 예시는 수없이 많은 그림이 있었지만, 상대적으로 다른 나라에 덜 알려진 포르투갈의 그림에 대해 얘기하고 싶다는 바람이 있었습니다. 포르투갈 화가들의 작품을 뒤지고, 아마데우 드 소자 카르도수의 작품을 고르기까지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어요. 포르투갈 안에서는 꽤 알려진 화가이지만 외국에선 잘 모르고, 허망하게 일찍 죽어서 빨리 끝나버린 미래의 화가 같은 사람이기 때문에 더욱 소개할 필요하 있다고 느꼈습니다. 이 책의 준비를 마음 속으로 꽤 구체화했을 때, 화가의 고향 근처 도시 아마란트에 가서, 딱 11월 지금이었는데, 포르투갈답지 않게 아름다운 단풍을 보며 버지니아 울프가 쓴 '플러쉬'라는 개 이야기를 읽었드랬지요.
드 라 투르의 그림을 보고 전 슈베르트의 길거리 악사 (Der Leiermann)가 바로 떠올랐습니다. 슈베르트 가곡에서 개는 비록 그르렁댔지만요. 한번 들어보시죠. https://youtu.be/sIIS-UgixGE?si=kXLSObbsDrKYtVNR 아마데우 드 소자 카르도수의 그림은 처음 보았는데 다양한 표현 방식이 거침이 없네요. 입체파, 미래파, 표현주의 등의 양식이 다 보이는 것 같아요. 모딜리아니 모습도 보이구요. 요절하지 않았다면 자신만의 독특한 세계를 펼쳐보여주었을 것 같아 더욱 안타깝습니다. 이름 메모해놓았으니 다음에 실물 영접 한번 해야겠습니다.
으아.. 슈베르트 노래는 가사가 서글픈데요 ㅠㅠ
아마데우 고향 근처 마을이면서 아마데우 드 소자 카르도수 미술관이 있는 아마란트 사진 하나 올립니다.
오~ 정말 아름다운 곳이군요! 미술관의 분위기도 고즈넉하고 뭔가 진하고 깊은 맛이 느껴집니다. 포르투에 가게되면 꼭 들러봐야겠습니다.
개의 시선으로만 쓰여졌다고 하니 얼른 퇴근하고 책을 읽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잠들기 전에 이 챕터는 오늘 꼭 읽고 잠들어야 겠어요. 그리고 출근하면서 그동안 들어봐야지 생각만 하다가 아직 들어보지 못한 책걸상 팟캐스트도 들었어요. 호두언니라는 이름의 비밀은 팟캐스트를 들으면서 알게되었어요. 팟캐스트 감사하게 들었습니다.
우왓 팟캐 들으셨군요 ^^ 감사합니다~ 전 아직 못들었다는... 언젠가 너무 심심한 날 들으려고 남겨놨어요 ㅋㅋㅋ
참, 금요일까지 책을 함께 읽은 다음 23일 토요일 밤 10시-12시 줌미팅 있습니다. 그냥 책수다방이고, 책에 대해, 그림에 대해, 개에 대해, 머 기타등등 딴 잡스러운 것들에 대해 수다떠는 방이니까 부담 없이 오시길 바랍니다. 책 안 읽으신 분도 참여 가능하고, 카메라나 마이크 끄고 혹은 둘다 끄고 채팅으로만도 참여 가능합니다. https://us02web.zoom.us/j/86935892610?pwd=GHgIzjqdOZsWSJhYxbT8QrdI76Ijaw.1 회의 ID: 869 3589 2610 암호: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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