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작가님 책 읽기] '소년이 온다'를 함께 읽으실 분을 구합니다.

D-29
선생은 압니까, 자신이 완전하게 깨끗하고 선한 존재가 되었다는 느낌이 얼마나 강렬한 것인지. 양심이라는 눈부시게 깨끗한 보석이 내 이마에 들어와 박힌 것 같은 순간의 광휘를.
소년이 온다 -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Ebook p.212/398, 한강 지음
5장은 묘사가 적나라해서 읽는 도중 몇 번을 멈춘 채 아픈 마음이 진정되기를 기다리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제가 그 시절을 살아가는 사람이었다면, 이들처럼 앞장서서 옳은 것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바칠 수 있을지 솔직하게 자신이 없습니다. 다른 사람들 눈에 신체적으로 약해 보이는 김진수, 아직 어린 학생인 김영재. 이 문장을 통해 그들이 맞설 수 있었던 것은 자신의 양심, 그리고 먼저 떠난 자신의 소중한 사람들과 뜻을 함께 하려는 마음에서 비롯되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이들과 달리 제가 어떠한 것이 옳은지 분별할 수 있는 눈을 가졌는가 하는 의문이 들어 부끄러운 마음은 남아 있습니다.
그러니까 인간은, 근본적으로 잔인한 존재인 것입니까? 우리들은 단지 보편적인 경험을 한 것뿐입니까? 우리는 존엄하다는 착각속에 살고 있을 뿐, 언제든 아무것도 아닌 것, 벌레, 짐승, 고름과 진물의 덩어리로 변할 수 있는 겁니까? 굴욕당하고 훼손되고 살해되는 것, 그것이 역사 속에서 증명된 인간의 본질입니까?
소년이 온다 -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p 134, 한강 지음
본인들의 포상금을 위해 비윤리적인 행동을 서슴지 않아도 되는 생각을 할 수 있었다는 것이 정말 짐승만큼 이기적이었던 선택이었다 생각합니다. 또 인간이기 때문에 이성적으로 행동할 수 있음에도 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았다는 것, 또 윤리적이고 민주적으로 살기 위해 노력했으나 많은 상처를 가지고 희생된 사람들도 많았다는 것이 앞으로도 우리가 어떤 생각을 갖고 살아야할 지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어떤 기억은 아물지 않습니다. 시간이 흘러 기억이 흐릿해지는 게 아니라, 오히려 그 기억만 남기고 다른 모든 것이 서서히 마모됩니다.
소년이 온다 -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134, 한강 지음
진짜 4장은, 그러니까 '쇠와 피'는 모든 문장이 빨간 피로 물들어, 제게 있을지 모르는 부서지기 쉬운 양심과 영혼에 강한 기억을 남깁니다. 절대 잊지 말자고 다짐한 필요를 잊게 만듭니다. 작가의 담백한 서사가 더욱더 끔찍함을 도드라지게 해서, 그래서 더욱더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그가 나타나지 않았다면 할 수 있었을까, 당신은 생각한다. 용기를 내 녹음 버튼을 누를 수 있었을까. 침묵과 헛기침과 망설임, 헐겁거나 빽빽한 단어들을 덧붙이고 꿰매 어떤 내용을 완성할 수 있었을까.
소년이 온다 -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p. 152, 한강 지음
선주가 그 녹음을 남겨야할지 말아야 할지 얼마나 고민했을지, 얼마나 많은 감정들이 들었을지 잘 느껴지는 구절이었습니다 ㅠ
그게 그렇게 어려운 일이니,라고 묻던 성희 언니의 침착한 목소리를 당신은 기억한다. 무슨 권리로 내 이야길 사람들에게 하는 거야,라고 당신이 이를 악물며 물었을 때였다. 이어 대답하던 성희 언니의 차분한 얼굴을 당신은 지난 십년 동안 용서하지 않았다. 나라면 너처럼 숨지 않았을 거야, 그녀는 또박또박 말했다. 나 자신을 지키는 일로 남은 인생을 흘려보내진 않았을 거란 말이야.
소년이 온다 -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p.161-162, 한강 지음
피해자는, 그리고 남겨진 사람의 소임은 무엇일지. 나라면 어떻게 했을지 여러 생각들이 들게 한 구절이었습니다.
오래전 동호와 은숙이 조그만 소리로 나누던 대화를 당신은 기억한다. 왜 태극기로 시신을 감싸느냐고, 애국가는 왜 부르는 거냐고 동호는 물었다. 은숙이 어떻게 대답했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지금이라면 당신은 어떻게 대답할까. 태극기로, 고작 그걸로 감싸보려던 거야. 우린 도육된 고깃덩어리들이 아니어야 하니까, 필사적으로 묵념을 하고 애국가를 부른 거야.
소년이 온다 -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p.173, 한강 지음
책 초반에 언급된 후 마땅한 답을 찾지 못한 채 읽고 있었는데 그 답을 알게 되었습니다. 선주가 거듭해서 "우리는 고귀하니까"를 되뇌이던 장면도 함께 떠올랐습니다 ㅠ
저도 "우리는 고귀해."에 꽂혔습니다. 빨갱이라는 프레임으로 살육을 정당화하며 짐승보다 못한 취급을 받은 1980년 광주 시민 이전에, 서슬퍼런 박정희 통치가 있었음을 상기시키는 5장의 구절이 1장에 대한 답이 됨을 저도 깨닫게 되네요. 왜 시신을 태극기로 감싸고, 왜 애국가를 불렀는지가 설명되네요... '공돌이'님 정말 감사합니다.
아닙니다 "나무18"님 ㅎㅎ. 열심히 참여해주셔서 제가 더 감사드립니다!
군부정권에 반대하는 민주화 운동을 총칼앞에서도 멈추지 않았기에 이런 비극이 생긴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던차에 이 문장이 절 부끄럽게 하더군요. 현시대에 좀 더 사람답게 산다고 해서 과거를 그저 지난일로 넘기려 했고, 내가 겪지 않았다고 해서 외면하려 했던 것을 들킨 기분이었습니다. 그분들이 당한 폭력은 저항했기 때문이 아니라 인간성을 상실한 폭력에 짓밟힌 것이었음을 잊어서는 안되겠습니다.
다들 11월 19일까지 5장에서 인상적이었던 문장도 남겨주세요!!
....몸을 증오하게 되었다고, 모든 따뜻함과 지극한 사랑을 스스로 부숴뜨리며 도망쳤다고 증언할 수 있는가? 더 추운 곳, 더 안전한 곳으로.오직 살아남기 위하여.
소년이 온다 -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p.167, 한강 지음
우리는 고귀해.
소년이 온다 -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p.155, 한강 지음
저는 1장에서 애국가를 부르는 부분이 도통 이해가 되지 않아서 문장 수집으로 했었는데요, 앞선 분들께서 말씀해주신 것처럼 이 장을 통해 답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사실 소름이 돋을 정도로 놀랐습니다) 다들 좋은 인사이트 제공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그저 겨울이 지나간게 봄이 오드마는. 봄이 오먼 늘 그랬드키 나는 다시 미치고, 여름이먼 지쳐서 시름시름 앓다가 가을에 겨우 숨을 쉬었다이. 그러다 겨울에는 삭신이 얼었다이. 아무리 무더운 여름이 다시 와도 땀이 안 나도록, 뼛속까지 심장까지 차가워졌다이.
소년이 온다 -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p.190, 한강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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