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님 글 읽으면서 생각이 났는데, 이렇게 인생의 궁극적인 의미를 묻는 것이 서구 문화의 한 특성이라고 볼 수 있을지 의문이 들었습니다. 물론 인간 공통의 질문이긴 한데, 다른 문화권에서는 그런 질문을 파고드는 강도가 상대적으로 매우 약하다는 느낌이거든요. 나는 자연인이다 나 6시 내고향 같은 프로그램에 나오는 어르신들 보면, 이렇게 살다 가는 거지 뭐 별수 있어, 하는 체념 내지는 달관이 보이구, 어쩌면 무신론자로서는 본질적으로 그와 다른 해답을 내놓기는 어려운 것 같습니다. 중국이나 우리 선조들도 열심히 입신양명이나 부귀영화를 위해 힘쓰다가 일이 잘 안 풀리거나 힘에 부치거나 강제로 은퇴를 당하거나 할 때 가끔 인생만사 분주하나 한낱 꿈이로다 하고 읊조리는 정도 이상 큰 고민은 하지 않은 것 같거든요.
그런 면에서도 어떤 차이가 있는 것 같다 생각을 해 봅니다.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다는 이문열씨 소설 제목처럼 높이 날아오르려는 사람들이 깊은 절망을 느끼는 것일까 싶기도 합니다.
[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16. <마오주의>
D-29

오도니안

장맥주
네, 저도 같은 느낌을 받습니다. 저는 서양사상사에 회의주의라는 강력한 철학적 전통이 있기 때문에 그런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저는 그 전통을 아주 좋아하고 또 과학의 성립에 꼭 필요한 태도라고 생각하는데 동양사상에는 그런 분위기가 부족해 보입니다. 문외한의 인상 비평입니다만.

소피아
아니, 어디 지면에서 나올 만한 이런 글을 게시판에서 읽기가 너무 죄송할 지경이네요. 진지하게 각잡고 2번 정독했습니다. 어설프고 뜬금없는 질문에 명확하고 자세한 답변을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아래 줄줄이 달린 답변들 보니 다들 궁금하셨던듯? ^^ @YG 님 소설 벽돌책 한 번 여셔야 겠어요.
저는 톨스토이에 대한 세간의 해석이 약간 마음에 들지 않을 때도 있어요. 사람들은 톨스토이가 신에 의한 구원을 이야기했다고 하는데, 제가 생각하기엔 톨스토이는 (신의 섭리에 맡기는 것이
아니라) 누구보다 인간의 의지를 힘주어 이야기하지 않았나 싶거든요.

borumis
요즘 그믐의 또다른 모임 연뮤클럽에서 백치를 읽고 어제 백치 연극을 보고 왔는데.. 전 책은 조금씩조금씩 꾸준히 읽으니 아무리 벽돌책이어도 힘들다는 생각이 안 드는데.. 연극/영화는 한 자리에서 한번에 보니 매우 피곤하더라구요..;;; 게다가 그렇게 길었는데 소설에서 제가 중요하다고 생각한 부분을 제대로 다 못 담아서 좀 아쉬웠어요;; 혹시 백치를 소설 외에 영상으로 보실 거면 영어자막이지만 2003년도 나온 10부작의 드라마로 추천합니다. https://www.dailymotion.com/video/x3xinaq

borumis
Charu Nazumdar (단체 사진에서는 한가운데) 진짜 뼈밖에 없긴 하네요.



borumis
Joan Robinson과 Arundhati Roy
이들이 과연 마오이스트들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었을까요?



borumis
정부의 폭력에도 공산당의 폭력에도 맞서는 이들과 그들의 저서
Dilip Simeon : "Revolution Highway"
Rahul Pandita: "Hello Bastar: The Untold Story of India's Maoist Movement"



borumis
Alpa Shah : 이분 책이 그나마 아마존에 제일 많네요.
The Incarcerations: BK16 and the Search for Democracy in India
Nightmarch: Among India's Revolutionary Guerrillas
In the Shadows of the State: Indigenous Politics, Environmentalism, and Insurgency in Jharkhand, India
Nandini Sundar:
The Burning Forest


화제로 지정된 대화

YG
오늘 11월 28일 목요일과 내일 29일 금요일에는 12장 '마오주의자들의 중국'을 읽습니다. 2000년대 이후 중국에서 마오쩌둥 재조명 움직임과 그것을 주도했던 보시라이 등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시진핑이 마오쩌둥을 따라서 하려는 동향도 나오고요. 이 장은 10월에 읽었던 『중국필패』의 보론으로 읽어도 좋습니다.
밥심
중국필패와 마오주의를 연이어 읽었더니 중국을 보는 시야가 확 넓어진 듯 합니다. 그 동안 옆 나라의 근현대사에 대해 너무 무관심하고 몰랐다는 반성도 조금 하게 되네요.

YG
@밥심 님께서 그렇게 말씀해 주시니 기분이 좋습니다. :) 벽돌 책 함께 읽기의 매력이죠!

CTL
12장 내용이 참 흥미로왔습니다. 12장을 읽기 위해서 그 전 인도, 네팔 내용을 빨리 끝내버리고 싶을 정도로요. '마오'라는 대단한 인물을 시진핑이 과연 대체할 수 있는 자신감이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궁금했거든요. '중국필패'를 읽었기 때문에 12장 내용이 더 이해가 잘 갔고, 아쉽기도 했습니다. 물론 이 책이 마오주의 자체를 다루는 게 목적이 아니고 세계에 퍼진 그 영향을 다루는 책이긴 합니다만, 정작 마오주의가 시작한 중국에서 현재 마오에 대한 입장을 좀 더 자세하게 다루어 줬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거든요.
그리고 정작 보시라이가 불러일으킨 마오의 인기를 시진핑이 이용하고 있다는 점도 참 아이러니 하네요.
작년에 중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끈 '광표'라는 드라마가 하도 화제라서 봤는데, 보시라이 사건의 배경을 더 자세히 알고 나니 바로 그 이야기더라고요. 지금은 또 시진핑 아버지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만든 드라마가 경이적인 시청률을 달성하고 있으니 드라마 등의 여러 선전도구를 이용해서 정치적으로 교묘하게 조작하는 공산당의 전방위에 걸친 장악이 참 견고하다 싶습니다. 그러니 '마오' 독재시대의 단점은 덮고, 그 시대의 향수만 불러와서 이용하는 게 가능한 거겠지요. 어차피 그 시대를 산 사람들은 늙고 사라질 테고, 기억은 언제나 조작이 가능하니까요.
천안문 광장에 걸린 마오 사진이 내려질 때가 올까요?
그 자리에는 누군가의 사진이 또 대신 올려질까요? 아니면 함께 걸릴까요?

소피아
CTL님이 던져주신 마지막 질문을 좀 생각해봤습니다..
음- 저는 천안문 광장의 마오 사진이 내려지진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중화인민공화국 건국의 아버지라고 자리 매김 되었으니까요. 책에도 나오듯이 마오쩌둥 무덤도 있고.. 코로나 전후로 중국 이야기 한창 관심깊게 읽고 듣고 했었는데요, 마오쩌둥과 덩 샤오핑은 나름 굳건한 업적으로 기억되는 듯해요. 현재 시진핑이 마오쩌둥의 위치에 도달하려는 데, 딱 하나로 요약되는 업적이 없어서 결국 다음 임기 전에 (5-7년 사이) 하나의 중국 통일을 위해 무리수 둘 거라는 전망이 많더라고요.

borumis
시진핑이 자기 얼굴을 올려놓을지도;;;
화제로 지정된 대화

YG
내일 금요일까지 12장을 읽고 주말에 '결어'를 읽으면 이번 벽돌 책 함께 읽기 모임도 마무리합니다. @CTL 님은 먼저 마무리하셨죠? 그렇게 주말에 감상 나누면서 마무리할 계획이에요.
화제로 지정된 대화

YG
그리고, 다음 달(12월)에 함께 읽을 벽돌 책은 여러분이 지지해주신 『노이즈』(김영사)로 진행하려고 합니다. 대신 『행동』은 1월이나 2월에 함께 읽으려고요. 그 책은 1,000쪽이 넘어서 한 달에 달리려면 각오가 필요하니까요.
그러믄요
주문했읍니다, 알고보니 예전에 이 저자의 <생각에 관한 생각>을 읽었더라구요, 그러면 뭐합니까 내용이 전혀 기억이 안나요 ㅠㅠㅠ 이번 책은 같이 읽으니까 좀 나으려나 모르겠네요

borumis
저두..^^;; 나름 독서노트도 쓰고 읽은지 몇년도 안되었는데;;가물가물~하네요;;



오구오구
아니... 대박입니다~~~ 정성스러운 독서노트에요... 그림까지~~~

장맥주
드디어 10장에서 아룬다티 로이를 만났습니다. 그런데 저는 10장을 읽으며 로이가 아닌 다른 맨부커 수상 소설가, 줌파 라히리를 떠올렸습니다. <저지대>에서 동생 우다얀이 바로 마오주의에 빠진 낙살라이트였거든요. 소설에서 상당히 비중 있는 설정입니다. <저지대> 혹시 안 읽으신 분은 꼭 읽어보셔요. 제 인생책 중 한 권입니다.

저지대퓰리처상을 수상한 인도계 미국 작가 줌파 라히리의 2013년 최신작. <축복받은 집>, <이름 뒤에 숨은 사랑>, <그저 좋은 사람>으로 현재 미국을 대표하는 작가로 우뚝 선 줌파 라히리의 두 번째 장편소설이자 통산 네 번째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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