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16. <마오주의>

D-29
며칠 후(2024년 11월 5일) 치러지는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을 예상하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설사,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새로운 미국 대통령이 되더라도 꺼지지 않고 지속되는 트럼프의 인기는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깊이 숙고해야 할 중요한 일입니다. 지금 우리가 줄리아 로벨의 『마오주의』(유월서가)를 읽어야 할 이유이기도 하고요. 전 세계 곳곳에서 대중의 분노에서 권력의 원천을 찾고, 나아가 그것의 유지 강화를 위한 폭력의 정당화를 시도하는 독특한 정치가 모습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영국의 역사학자 줄리아 로벨은 그 원류에 마오주의가 있다고 주장하죠. 사실상, 정치적 내전 상태인 한국 역시 “적들에 대한 폭력적 섬멸”(백승욱)을 정당화하는 마오주의에서 자유로울까요? 줄리아 로벨(Julia Lovell)은 『마오주의』에서 20세기 저널리즘의 걸작으로 꼽히는, 또 국내에서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줬던, 에드거 스노의 『중국의 붉은 별』의 신화를 해체하는 것부터 시작해서 마오쩌둥의 사상, 즉 마오주의가 어떻게 형성되었고 그것이 현대 중국 나아가 20세기, 21세기 전 세계에 무슨 영향을 미쳤는지를 추적합니다. 마오주의가 동남아시아(베트남과 캄보디아), 아프리카, 인도, 인도네시아, 페루 등 남미, 아시아, 아프리카에 미친 영향을 복원한 부분은 우리가 미처 알지 못한 세계사의 숨은 이야기를 들추듯이 흥미진진합니다. 여기에 더해서 1960년대 미국과 유럽의 학생운동과 문화운동 나아가 이름만 들어도 알 만한 지식인에게 미친 영향은 불편하지만 숙고해야 할 진실을 상기시키죠. 로벨은 이 대목에서 한 걸음 나아갑니다. 그가 보기에, 중국의 마오쩌둥 호명 움직임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마오주의는 20세기의 낡은 유산이 아니라 21세기에도 여전히 힘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더구나, 트럼프와 그 지지자의 행태처럼 전혀 예상 못 할 맥락 속에서 마오주의의 흔적을 또렷하게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이죠. * 줄리아 로벨은 한국에서는 2007년 『장성, 중국사를 말하다』(웅진지식하우스)로 독자를 만난 적이 있습니다. 『장성, 중국사를 말하다』는 약 3,000년에 걸쳐 고쳐 짓는 과정을 반복한 ‘만리장성’ 신화를 해부하면서 중국이 북방의 이민족과의 관계 속에서 ‘중화’라는 자기 정체성을 만들어온 과정을 추적한 걸작입니다. 저자가 역사와 문화에 두루 관심이 있다 보니 독특한 연구 성과가 한둘이 아닙니다. 현대 중국이 노벨 문학상에 집착한 역사를 다룬 첫 책(The Politics of Cultural Capital: China's Quest for a Nobel Prize in Literature)부터 아편 전쟁과 중국의 민족주의, 또 국가 만들기의 관계를 살펴본 책(The Opium War: Drugs, Dreams, and the Making of Modern China)까지. 안타깝게도 『장성, 중국사를 말하다』 이후에 책이 소개가 안 되다 이번에 최근작 『마오이즘(Maoism: A Global History』이 번역되었습니다. 한때 에드거 스노의 『중국의 붉은 별』을 가슴이 뛰는 경험을 보면서 세상과 대면한 기억이 있다면(저처럼!), ‘반란에는 이유가 있다(造反有理)’를 되뇌며 대학과 청년 시절을 보낸 분이라면 필독서입니다. 전체 792쪽, 본문만 650쪽의 벽돌 책이죠. 하지만, 무엇보다 흥미진진하고 재미있습니다. 게다가, 그간 쟁쟁한 중국학 전문가조차도 “나의 무지로 인해 알지 못했던 또 하나의 광활한 세상을 엿볼 수 있었다”(심규호) 고백할 정도로 어디서도 볼 수 없었던 이야기이니 놓치면 후회할 것입니다. 더구나, 포퓰리즘의 부상과 함께 세계 곳곳에서 제기되는 정치철학의 중요한 질문을 마오주의의 사례로 곱씹을 수 있게 하는 점도 이 책 읽기의 중요한 장점입니다. 민주정에서 주권의 원천이 어디서 나오는지, 민주주의와 헌법, 시민과 정치인(정치 엘리트), 대중운동과 민주주의, 정의와 폭력 등의 관계까지. * 11월 4일부터 11월 30일까지 매일 20~30쪽씩 읽어야 하는 벅찬 일정입니다. 하지만, 벽돌 책 함께 읽기야말로 요즘 유행하는 ‘과시용 독서’의 정점이죠. 책이 두껍고 무거워서 가지고만 다녀도 폼 난다는 것도 살짝 귀띔합니다. (단점, 들고 읽다가 팔목이 시큰거릴 정도로 아플 수 있습니다.) 우리 11월에도 『마오주의』로 벽돌 책 함께 읽어요. 벽돌 책 함께 읽기는 독서 플랫폼 ‘그믐’의 게시판에서 진행되는 자발적인 독서 모임입니다. * 지금까지 함께 읽은 벽돌 책 (총15권) 2023년 『아메리칸 프로메테우스』 (2023년 8월) 『권력과 진보』 (2023년 9월) 『위어드』 (2023년 10월) 『변화의 세기』 (2023년 11월) 『어떻게 살 것인가: 삶의 철학자 몽테뉴에게 인생을 묻다』 (2023년 12월) 2024년 『사람을 위한 경제학』 (2024년 1월) 『경제학자의 시대』 (2024년 2월) 『앨버트 허시먼』 (2024년 3월) 『감정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2024년 4월) 『나쁜 교육』 (2024년 5월) 『화석 자본』 (2024년 6월) 『세상이라는 나의 고향』 (2024년 7월) 『증오의 시대, 광기의 사랑』 (2024년 8월) 『메리와 메리』 (2024년 9월) 『중국필패』 (2024년 10월)
혼자서는 읽지 않을 분야 + 벽돌책 이지만 이번달에도 도전해보려합니다! 벽돌책 완독의 뿌듯함을 느꼈거든요. 하나도 따라가지 못할 느낌이지만, 뒤꽁무니잡고 졸졸 따라가보겠습니다!
@그래그래요 님, 관심 분야일지 걱정이 됩니다. (괜한 노파심!)
그나저나! 쪽지 보내주세요. 벽돌 책 성공하시면 제가 벽돌 책 한 권 선물로 드리기로 했잖아요! (어떤 벽돌 책을 드릴지는 제가 고민해 볼게요!)
아, 한 가지 주의 사항! 이 책 엄~청 무거워요. 저는 나중에는 손목이 시큰거립디다;
어휴... 1223그램이라고 나오네요. 저처럼 책을 누워서 읽는 사람은 좀 조심해야겠습니다. ^^;;;
네, 누워서 읽으면 큰 일 나요. 얼굴이나 안경에 맞으면; 생각만 해도...
저는 읽다가 못 끊고 10월에 한동안 가지고 다녔었는데. 가방이 1킬로그램이 무거워져서 혼 났습니다.
벽돌책을 들고다니신다고요? 벽돌책을 접한후로 병렬독서가 시작되었어요ㅎㅎ 집에는 벽돌책두고 가방크기나 외출 목적에따라 책을 다르게 가져가다보니 3권정도 돌려읽기가 되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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