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오늘 책을 도서관에 반납하고 왔습니다. 기본 대출 기간에 연장을 더해서 내일까지가 마지막이라 오늘 미리 반납을 하고 왔어요. 오늘 퇴근길 지하철에서 읽으면서 다시 한 번 완독을 했습니다. 두 번째로 읽으면서 그 전에는 그냥 지나갔다가 눈에 들어오는 문장도 있고, 좀 더 이해가 되는 부분도 생기네요.
4부의 이 문장은 건조하게 쓰여졌지만 살짝 슬프기도 했어요. 문장의 담담함과 건조함을 통해 톰에게 팻은 이제 형제나 같이 대화를 나눌 상대라기 보다는 남과 같은 관계가 되었음을 드러내는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관심없는 주제와 관심없는 상대에 대해 딱 최소한의 필요한 설명만 하는 간결함에서 톰과 팻이 얼마나 멀어졌는지를 느꼈습니다.
[함께 읽는 SF소설] 01.별을 위한 시간
D-29

은화

달콤한유자씨
1) 처음 읽을 때는 함장의 결정에 어쩔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태까지 해 온 모든 일들이 필요없는, 선원들의 희생만 일으킬 뿐이었단 걸 인정하고 싶지 않았을 것 같아요.
통신이 끊겼던 다른 우주선에서 비슷한 일들이 일어났을 것으로 예상하는 주인공의 모습을 보며 제한된 공간 내에서 결정권자와 사람들 사이의 필연적인 갈등이 두렵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삼촌을 떠올리며 함장의 결정을 존중하는 톰의 모습이 인상적이었어요.
2) 이건 사람들마다 생각이 다를 것 같아요. 저는 응당 해야할 일(의무)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야 할 일(양심)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재단과 계약을 이미 체결했고, 선원들과 함장의 시간과 노력이 들어간 여행이며, 지구를 위해 적합한 행성을 찾는다는 목적 등을 고려하면 함장과 선원들은 재단의 결정에 따라야겠죠. 하지만 이 경우 자신과 미래에 대한 기대가 사라질 것 같아요. 점점 선원들의 숫자가 줄어들고 더이상 지구에서 나를 기다릴 사람이 없어진다는 생각을 하는 순간, 앞으로 나아가고 싶지 않을 거예요.

달콤한유자씨
톰이 급박한 상황에서 함장의 결정을 존중하고 갈등 상황을 더 만들지 않기 위해 노력했단 점, 지구로 돌아와서 팻에게 자신의 생각을 분명히 말한다는 점에서 우주선 생활은 그의 인생에 커다란 영향을 끼쳤다고 생각해요. (물론 선원들과 삼촌의 일은 슬프지만.....) 톰의 앞에 펼쳐진 앞으로의 미래도 응원하게 되더라구요ㅎㅎ



은화
두 가지 물음을 저도 나름대로 생각해봤습니다. 선택이란 말에는 권리와 더불어 의무가 항상 따라붙죠. 본인의 자유의지에 따라 결정을 할 권리가 있지만 그에 대한 책임도 같이 져야 하죠. 두 가지 개념이 서로 상충할 때 의무를 지킴으로 인해서 권리가 얼마나 제약 받는지에 따라 결정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어떤 일을 하는데 자신이 얻을 보상/권리보다 책임/의무가 더 크다면 사람들은 부담을 느끼고 소극적이 되거나, 일을 맡으려고 하지 않을 겁니다. 불가피한 상황이 아니라면 개개인도, 집단도 결국 각자의 손익을 따져보게 되죠. 경제적인 손익만이 아닌, 자신의 가치관과 신념의 손익도요.
그런 면에서 볼 때 전 승무원들의 불화를 막기 위해 선장이 신문 내용을 사전에 검토한 결정은 이해가 되고 공감이 가요. 정치적인 내용을 보지 못한다고 하여 대원들의 언론과 정보에 대한 권리가 크게 침해 받지는 않았다고 봅니다. 일반적인 지구의 상황이라면 정보검열이 될 수도 있겠지만 우주선에서의 신문발행은 단순히 언론의 자유만이 아닌, 승무원 자신들이 지구와 연결되어 있다는 소속감/안정감을 주는 기능도 있죠. 결국 권리와 의무도 상황에 따라 고려해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선장이 신문 정보를 제한하더라도 발행 자체를 막은 것은 아니니 승무원들은 불안감과 무료함을 덜 느끼고 임무에 집중할 테니까요. 그렇게 되면 본인들이 무사히 집으로 돌아갈 권리가 실현될 가능성도 커질 테고요.
두 번째 물음에 대해서는 저 스스로도 생각을 결론 내리기가 쉽지 않네요. 소설은 주인공 톰의 입장에서 전개되고, 톰을 통해 선원들의 마음이 대변되는 상황이라 읽다 보면 톰과 선원들의 마음에 이입이 됩니다. 제 생각에는 선장이 임무를 유지하고자 한다면 선원들의 불안을 해소할 수 있는 약속을 제공해야 한다고 봐요. 결국 앞의 얘기처럼 권리와 의무의 문제 같습니다.
함장은 배 안에서는 절대적인 위치로 가장 많은 권한이 있고 그에 비례해 가장 많은 책임을 져야 합니다. 그 책임에는 임무에 대한 책임도 있지만 승무원들의 안전에 대한 책임도 포함되어 있죠. 선원들이 없이는 임무를 수행할 수 없고, 임무가 없으면 선원들이 필요하지 않으므로 둘 중 어느 하나를 버릴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고 봅니다. 그렇다면 선장은 더 이상 선원들이 탐험을 원하지 않는 순간이 올 때 그들을 명령과 의무만 강조할 것이 아닌, 선원들이 얻을 수 있는 권리가 무엇이고 어떻게 보상할지 설명해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4부와 5부 중반까지의 내용을 읽고 난 뒤 이 물음을 생각했을 때, 우르크하르트 부선장은 초반에 그런 태도가 부족했다고 느꼈습니다. 승무원들이나 톰의 걱정을 겉으로 보기엔 아랑곳 않고 임무만을 밀어붙이는 상급자 같아 보였죠. (물론 나중에는 우르크하르트도 관리자로서의 고충이 있었음이 드러나죠.)

oomoo
@은화
선장은 친구를 만들지 않았다는 것으로 봐서 사적인 대화나 교류를 좋아하지 않았나봐요 그러다보니 의견 전달에도 어려움이 있었던 듯합니다 지구에서의 적응도 쉽지 않겠죠

은화
@oomoo
뒷부분을 읽고 보면 선장의 처지가 안타깝더라고요. 선장이라는 위치와 권위 때문인지 다른 승무원들과 인간적인 교류를 할 수 없었던 것 같기도 하고요. 아무래도 문제가 생겼을 때 중립적이고 객관적으로 결정해야 하는 위치라 본인 스스로도 일부러 거리를 둔 게 아닐까 생각도 들었어요.
제가 그 당시의 선장의 입장이었다면 옳고 그름을 떠나 그렇게 침착하고 냉정하게 보일 수 있었을지 확신이 안 서네요.
책읽을맛
첫번째 질문을 들었을 때 우주선에 영향을 미칠 중대 정보에 대한 일로 생각했습니다.
소규모의 우주선이라면 공개하여 의견을 모은다.
중간 규모의 우주선이라면 소수의 인원만 공유.
대규모 선단이라면 (엔터프라이즈호같이) 모두에게 공유 라고 생각했습니다.
중간 규모의 우주선에서는 의견이 갈라져서 다시 모일 때까지 갈등이 수습되기 어렵고 갈등이 미치는 악영향이 바로 표면에 드러나기 때문입니다.
대규모의 집단에서는 갈등이 비교적 온건하게 표현되리라 생각되고요. 좋은 결정을 내리는 집단 지성도 작용하리라 생각합니다.
기본적으로 정보는 공개 되어야 합니다.
다만, 이 책에서 처럼 가십 거리로 소모되어버릴 정보는 취사선택 할 수 있다고 봅니다. 그리고 200명이라는 크기는 갈등을 받아들이기엔( 버퍼라는 말이 생각납니다만) 작은 집단으로 여겨집니다.
책읽을맛
두번째 질문에 대해서.
전 일단 선장이 약간 교활했다고 생각했습니다. 톰이 항명하게 상황을 몰아갔다고 생각합니다. 재단에 계속적인 탐험이 어려운 상황임을 알리고 교섭할 구실이 필요했으니까요. 확실하게 표현되지 않아서 긴가민가 하면서 읽긴 했지만, 분명 암호로 주고 받은 일들이 그러한 일들 이였을 테니까요. 다른 사람에게 절대 알릴 수 없는 일이 였기에 많이 고독했을 겁니다.
만일 위험한 상황이라서 선원의 안전에 위협이 된다면 당연히 선장은 선원을 지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함장은 지금 선원이 줄어들고 사기도 떨어진 이 상황이 위험한 상황이라고 생각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톰이나 선원들이 돌아가고 싶다고 했지만, 돌아가야하는 합리적 이유를 이야기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연결이 끊어진다? 24시간을 유지하지 못하지만 통신이 완전 불가능한 것도 아니였고.
사람이 줄어들어서 안전이 위협 받을 수 있다는 면이 더 큰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처음 선원을 구성할 때 백업 인원을 포함하여 인적 구성을 했을 거라고 생각하고, 최소 필요 인원이 수적으로 기능적으로 채워진다면 탐험은 계속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의무에 대한 질문이 였는데 자꾸 가능한가로 생각이 흐르는 군요. 의무라는 관점으로 다시 들여다 봐야겠네요.

은화
톰이 항명하게끔 유도했다는 해석이 흥미롭네요. 선장은 배 안에서는 최종결정권을 갖고 있지만 그 또한 장기정책재단의 관리자이기에 선원들과 마찬가지로 권리와 의무 사이에서 고민이 많았을 겁니다. 자신의 결정으로 배를 지휘하여 돌릴 수는 있지만 재단의 결정을 뒤집는 건 톰처럼 항명이 되니까요. 선장은 탐사대와 함선의 결정권자로서, 본인이 탐험에 반대하는 입장을 직접 표명하기 어려워 불가피한 상황을 은근히 만들었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경험이 있는 어른의 교활함일 수도 있고, 또는 중간관리자로서 그나마 현실적으로 가능한 방안을 타협한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생각해보니 알프레드 아저씨가 컨스턴스 행성에서 텔레파시 능력자들을 지표면에 내려보내기 위해 선장과 협상하던 모습이 겹쳐 보이네요.
5부를 읽으면서 승무원들이 톰의 결정에 달렸다며 지구로 돌아가도록 설득하는 모습도 그렇고 본인들이 의견을 모아 결정하기보다는 톰에게 중요한 결정권을 넘기는 듯한 인상이 들더군요. 그렇게 본다면 선장이고 선원이고 배 안의 어른들이 아직 20대 초반인 톰에게 많은 짐을 지운게 아닌가 싶기도 하네요.

은화
“ 팻이 앞으로 몸을 기울이며 의자의 팔걸이를 움켜잡았다.
"한 가지만 이야기해줘. 재미있었어?"
나는 잠시 생각해봤다. 데브루 박사…, 오툴 부인…, 어른이 되어보지도 못한 불쌍한 프루든스, 스티븐 삼촌. 나는 생각을 중단하고, 팻이 원하는 대답을 해주었다. "응. 재미있었어. 아주 많이." ”
『별을 위한 시간』 p.328, 로버트 A. 하인라인 지음, 최세진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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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화
팻과 다시 만나 대화할 때의 이 짧은 대사 안에서 느껴지는 톰의 성숙함이 좋았어요. 팻의 기대를 져버리고 싶지 않아 배려의 답을 하면서도 함께 했던 동료들을 떠올리는 모습에서 상실의 아픔을 잊지 않으면서도 그것을 딛고 성장하는 톰이 보였습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은화
책을 끝까지 읽었을 때 든 생각 중 하나는 팻의 톰에 대한 사랑이었습니다. 팻은 돌아온 톰을 위한 계획을 다 세워 놓았지만 그 계획에는 은근히 자신의 욕망이 섞여있죠. 1부에서의 팻과 톰의 관계가 겹쳐 보였어요. 전 톰에 대한 팻의 태도나 생각이 끝에 가서도 변한 것이 없다고 느꼈습니다. 팻은 여전히 톰을 자신이 원하는 대로 이끌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팻의 톰에 대한 감정은 과연 사랑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oomoo
맞아요 팻은 변하지 않았지만 톰은 성장해서 이제는 팻의 뜻대로가 아닌 자신의 의지를 관철해 내죠,팻의 시간이 탐의 시간보다 길었는데도 탐의 변화가 크네요 선장과의 대립에서 배운것도 영향이 있으리라 보여요
화제로 지정된 대화

은화
오늘부터는 책에 대한 각자의 감상을 얘기하려고 해요. 책을 읽고 난 뒤의 느낀 점, 전체 내용 중 인상깊었던 대목,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바에 대한 생각 등을 써주시면 됩니다. 형식이나 분량의 제한은 없으니 편하게 작성해주세요.

은화
이 책에서는 상대성을 계속 강조합니다. 책의 소재인 상대성 이론을 잘 알지는 못하지만 천문학적인 거리와 질량으로 무대가 옮겨가면 우리가 절대적이라고 여기던 시간과 공간마저도 변할 수 있으며, 관측자와 대상의 시공간이 다르게 흐를 수 있기에 시간과 공간은 결국 상대적이라는 내용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 경험을 우리는 겪을 일이 없기에 직관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렵죠. 그래서 작가는 어려울 수 있는 이 소재를 과학적인 논리와 이론으로 설명하기보다는 인간심리와 관계성이라는 사회학적인 관점에서 이야기를 풀어냈다고 봅니다.
우주와 지구의 시간이 다르게 흐름을 묘사할 때도, 물리적인 시간만이 아니라 사회적인 시간도 존재함을 보여주죠. 톰은 우주선에서 처음 맞이하는 자신의 생일을 스스로도 체감하지 못합니다. 톰의 시간은 우주선의 근무표와 승무원들과 임무에 밀접히 엮여있는 반면, 팻의 시간은 가족이라는 영역에 둘러싸여 있죠. 생일이라는 똑같은 시간의 사건이 개인의 상황과 심리에 따라 다르게 받아들여 질 수 있다는 이 설명은 참 멋지다고 생각했습니다.
작가는 시간만이 아니라 역할과 사회적 위치에 따른 상대성도 생각하게 하죠. 팻과 톰의 서로에 대한 감정, 승무원과 선장의 갈등이 그렇습니다. 동일한 사건을 두고 각자의 이해, 권한과 의무에 따라 입장이 갈리게 되죠.
이처럼 인간의 모든 것이 상대적이라면 과연 우리가 절대적인 기준으로 삼을 게 있는지 고민하게 됩니다. 하인라인은 상대성에도 불구하고 '나 자신'이 생각하고, 느끼고, 고민하여 결정하는 것 그리고 그 선택에 따른 결과를 온전히 받아들이는 태도가 우리 삶의 이정표라고 말하는 것 같습니다.
우리는 살면서 결정을 내리지만 때론 나 자신의 판단에 의해서가 아니라 주변상황이나 분위기 때문에, 나의 사회적 지위나 신분 때문에, 남이 나에게 갖는 기대 때문에 압박감을 느끼거나 다른 결정을 할 때가 있죠. 톰을 보면 톰은 우주에 나가기 전까지는 스스로 결정하고 고민하는 묘사가 많지 않았던 것 같아요. 톰은 자신이 뭘 원하는지 깊이 생각해보지 않았고, 부모님이 가르친 훈육이나 팻이 정해놓은 역학관계의 틀 안에서만 움직였습니다. 하다못해 우주에 나가는 기회를 얻는 것도 자신의 노력이 아니라 팻이 스스로 사고를 일으켜 포기했기 때문에 팻의 양보(?)에 고마움을 느낍니다.
하지만 우주에서 돌아온 톰은 더이상 팻이 정해놓은 판 안에서 움직이기를 거부하죠. 팻이 자신에게 마련해놓은 선택지를 좋아하거나 싫어하는 걸 넘어 자신만의 경험과 주관을 갖고 제3의 다른 길을 걷겠다고 결정하죠. 비로소 톰은 팻이 만들어낸 유약한 동생이라는 틀을 넘어 팻보다도 더 독립적인 인간이 됩니다.
그런 면에서 볼 때 작가는 내 삶의 기준은 오직 '나'만이 정할 수 있으며 타인이나 사회적 인식, 규율을 벗어나 자신만의 사고로 결정하는 것만이 유일하게 절대적이라고 말하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oomoo
책을 읽고 막연하게 머리속에 떠다니던 생각들이 은화님 글 읽으니 한번에 정리가 되었어요 저는 생각을 문장으로 체화하는 능력이 많이 부족한것 같습니다
'사회적 시간'이라는 것도 인상 깊고 공감도 됩니다

김사과
“ 그러나 손해를 보는 쪽이 되더라도 쌍둥이가 되는 게 무조건 나쁘기만 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낯선 사람들 속으로 들어가면 겁이 나고 기가 죽지만, 1미터 안에 쌍둥이가 있다면 더 이상 외롭지 않다 ”
『별을 위한 시간』 로버트 A. 하인라인 지음, 최세진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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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사과
전자책 반납을 두 시간 남기고 다시 처음 부분을 읽었습니다. 다시 읽으니 처음엔 안 보였던 부분들이 보이는데요. 톰은 팻에 대해 이런저런 불평을 하면서도 쌍둥이라서 좋다고하네요. 탐험이 진행될수록 외로웠을 것 같아요.

김사과
“ 그 는 토치선의 선장이었다. 지금까지 존재했던 가장 전문적인 직업이었다…. 그런데 이제는 더 이상 토치선이 존재하지 않는다. 마치 콜럼버스가 첫 항해에서 돌아왔더니, 범선의 시대가 끝나고 증기선밖에 없는 상황과 비슷했다. ”
『별을 위한 시간』 로버트 A. 하인라인 지음, 최세진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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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사과
긴 우주여행과 그 여행의 끝에 기다린 건 내가 간 거리를 훌쩍 뛰어넘을 수 있는 새로운 기술. <삼체>가 생각났어요. 지구를 침략하기 위해 400년을 항해해 온 삼체 함대...
우주로 나간 사람 과 지구에 머물러있는 사람의 시간의 비대칭성이 잘 드러난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쌍둥이라서 두 사람의 시간이 다르게 흘러간 것이 더 극단적으로 드러났고요.
팻은 팻 나름대로 지구에서의 시간을 잘 살았고, 톰은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봐도 되겠죠. 누구나 자기만의 삶의 속도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만 마지막에 팻이 여든아홉이라는데 다 큰 증손녀가 있고 거동도 잘 못하는 노인으로 묘사되어서 이 작품이 쓰여질 때쯤엔 여든아홉은 거의 죽을 나이였나 싶었고.
증손녀랑 이어지는게 유교적 사고방식으로는 살짝 충격이었어요.
톰이 팻을 원망하면서도 따르고 의지하던 관계에서 완전히 홀로 설 수 있는 어른이 되었다는 것이 가장 마음에 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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