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많은 분들이 궁금해 하셨던 내셔널 갤러리에서 도슨트로 활동하면서 잊지 못할 에피소드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어머니와 초등학교 5학년, 3학년 딸로 구성된 팀을 안내하던 날이었어요. 세인즈버리관 해설을 마치고 서관의 시작점인 9번방에서 틴토레토의 <성 조지와 용>을 설명하고 이동하려는데, 5학년 아이가 갑자기 바뀐 환경에 힘들어서인지 미술관 바닥에 구토를 하고 말았어요. 저도 처음 겪는 상황이라 순간 당황했는데, 그때 내셔널 갤러리 직원 두 분이 다가와 처리는 본인들이 할 테니 ‘아이부터 챙기라’고 하시더라고요. 덕분에 어머니는 아이를 씻기러 가셨고, 저는 다른 아이와 함께 기다리며 상황을 정리할 수 있었어요. 어머니는 해설을 더 듣지 않고 돌아가겠다고 하셨지만, 화장실에 다녀와 몸 상태가 나아진 딸이 끝까지 듣고 싶다고 해서 결국 해설을 잘 마쳤답니다. 지금도 그 일을 생각하면 아찔하면서도 직원분들의 침착한 대처에 고마운 마음이 들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