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북탐독] 7. 이 별이 마음에 들⭐수림문학상 수상작 함께 읽어요

D-29
오늘 퇴근하고 나서 완독했습니다. 다 읽고 나니 표지의 미싱을 돌리고 있는 니나의 머리 위에 얹혀진 우주복이 더 가깝게 다가오네요. 나라가 어수선해진 지금, 1970년대 노동자의 참담한 현실과 권리를 찾기 위해 투쟁하는 모습을 보며 많은 생각이 들었어요. 내가 움직이지 않으면 사회는 결코 바뀌지 않는다는 당연한 말을 곱씹으며 이러한 과거를 잊지 말아야 한다는 다짐을 하게 되었습니다. 평소 SF장르 소설을 좋아해 자주 읽곤 하지만 『이 별이 마음에 들어』는 작가님의 문체 덕분에 술술 잘 읽히더라구요. 외계인인 니나의 순수한(?) 모습을 귀여워하다가 점점 이야기를 따라가게 되면서 ‘너무 현실이 가혹하다...’만 반복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니나가 4층 건물에서 떨어지기 전 손을 맞잡아 준 석이의 말대로, 삶을 계속해서 이어나가고 친구들과 우정을 지속하며 늦둥이이자 업둥이인 아들 장수를 키워낸 니나가 정말이지 대견하고 멋져서 감동을 받았어요. 좋은 작품을 써주신 작가님, 작품을 소개해주신 그믐 모임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니나 씨의 이런 머리면 얼마든지 다른 일을 할 수 있어요.” 석은 니나가 자신의 말을 이해하길 바라며 작은 목소리로 말을 건넸다. 이런 석을 가만히 쳐다보던 니나가 입을 열었다. “노동자는 부끄러운 직업이 아녀라. 땀 흘리는 일은 자랑스러운것이지요잉.” 그 말에 석의 얼굴이 대번에 벌게졌다. 노동의 신성함에 대한 일갈이라니. 처음엔 이런 것에 이런 인재가? 하는 신기함, 그다음엔 천재에 대한 동경이었다면 지금은 겅외심이 일었다. 자신이 한없이 부끄러워졌다.
이 별이 마음에 들어 - 제11회 수림문학상 수상작 p.95 (1부 1978년), 김하율 지음
“크리스마스 때 뭐 해요?” 석이 물었다. 그 전에 죽지 않을까. 니나는 지금 약속을 잡을 수 있는 상황인가를 생각했다. “천국에 있지 않을까라?” 천사들과 함께 보낼 거 같았다. “우리, 살아요.” 석은 니나의 눈을 보며 말했다.
이 별이 마음에 들어 - 제11회 수림문학상 수상작 p.201 (2부 1978년), 김하율 지음
“지구에 우덜 행성인이 또 있어라우?” “많습니다. 문득 살면서 소외감이 든다면 그건 자신이 지구인이 아니라는 증거입니다. 하지만 알 턱이 없죠. 본인 자신도 기억에 없을 테니. 단지 주위에서 4차원이라는 둥 수군거림의 대상이 될 뿐.”
이 별이 마음에 들어 - 제11회 수림문학상 수상작 p.256 (3부 2024년), 김하율 지음
읽으면서 마음을 울리는 부분을 표시해두었다가 공유해봅니다. 무엇보다 마지막 3부의 문장은 작가님이 독자에게 그리고 세상의 수많은 지구인들에게 보내는 위로라고 생각되어 마음이 따뜻해지더라구요ㅎㅎ
이런 세심한 독자님이라니! 그걸 의도하면 썼는데 알아봐주시는 군요. ^^
@달콤한유자씨 이런 세심한 독자님이라니! 그걸 의도하면 썼는데 알아봐주시는 군요. ^^
올해안에 마무리 해야 할 책이 몇 권 있는데 도무지 집중이 안되네요. 화만 나고. 하...
저도 같은 마음입니다. 😭 😢 일부러 따스함이 느껴지는 영화를 다시보며 마음을 가라앉히곤 있는데... 이 별이 맘에 들어! 라고 큰소리로 말할 수 있는 그런날 오겠지요? 주인공 나나 처럼 사랑!을 품고서 오늘도 가보렵니다
안녕하세요. 서영인입니다. 잊을 만해서 다시 등장했습니다. 이번 주에는 ‘가족’에 대해서 말해 보려고 합니다. 김하율 작가의 <어쩌다 가족>을 함께 읽으면 좋겠다고 말씀드렸는데요, 사실 <이 별이 마음에 들어>도 가족 이야기가 많지만, 김하율표 가족 이야기의 핵심은 <어쩌다 가족>에 들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쩌다 가족>에 풀어 놓은 이야기가 많으므로 <이 별이 마음에 들어>의 가족에 대한 이해가 더 깊어지기도 하지요. 부족한 글입니다만 저는 <어쩌다 가족>의 해설에서 이런 말을 썼어요. “김하율의 소설은 ‘가족’이라는 오래된 주제에서 피와 눈물과 윤리와 의무를 의도적으로 배제함으로써 ‘어쩌다’ 가족의 실태를 살피고, 가족으로 잘살아가기 위한 지침을 탐구한다.” 참여하신 ‘그믐’의 여러분들이 가족에 대한 생각들을 솔직하게 말씀해 주셨어요. 보는 사람만 없다면 내다 버리고 싶다, ‘애’와 ‘증’이 공존하는 관계, 그리고 ‘편’이 되어 주는 관계. 저 역시 ‘애’와 ‘증’, 그리고 힘들고 어려울 때 무조건적으로 기댈 수 있는 ‘편’으로 가족을 인식해요. 그런데 이런 복잡한 감정이란 사실은 인간 사이에서 생겨날 수 있는 보편적 감정의 한 극단, 혹은 기저가 아닐까 라는 생각도 합니다. 그래서 ‘가족 회의주의자’인 저는 자주 ‘가족’에 주어지는 여러 감정이나 관계 때문에 가족 외의 인간관계를 차단하거나 방해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여기에서는 가족을 ‘개인적 감정’이 아니라 ‘시스템’의 문제로 사고해 보았으면 합니다.
<이 별이 마음에 들어>의 가족을 정의한다면 ‘법’과 ‘피’가 없는 가족입니다. 아마도 의도적이라 생각하는데, ‘법’과 ‘피’가 없는 가족의 설정은 역설적으로 ‘법’과 ‘피’가 가족을 정의하는 데 그렇게 필수적이지 않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니나가 굴보와 연애를 하고 살림을 합치고 굴보가 죽은 전처와 낳은 아이를 데려와 함께 삽니다. 혼인신고를 했다는 말은 없으니, 그건 별로 중요하지 않고, 세명의 가족은 ‘법’과 ‘피’가 없어도 세상 애틋하고 치열한 가족의 삶을 꾸려갑니다. 그리고 굴보와 아이가 모두 죽고, 2024년에는 업둥이 아들인 ‘장수’와 가족을 이루며 살아갑니다. ‘장수’가 이 사회의 구성원으로 살아가기 위해 입양의 절차가 필요했는지 어땠는지 모르겠지만, 소설에서는 정확히 밝혀져 있지 않습니다. 중요하지 않기 때문이죠.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 가족을 신고하고 가족이라는 제도 안에서 살아가는 일이 중요하지 않다는 뜻이 아닙니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는 뜻이겠지요. 우리가 법적으로 가족이 되기 위해서는 국가공동체 내에서 가족으로 인정받기 위한 각종 신고가 필요합니다. 혼인신고가 있고, 출생신고가 있고, 가족관계 증명이 있고, 또 사망 신고도 잇습니다. 대체로 생식능력을 가진 성인 남녀가 혼인을 하고, 둘 사이에 피가 이어진 자식을 낳아 이루는 가족에게 사회는 여러 권리와 의무를 부여합니다. 자식을 양육해야 하고, 배우자 간에 신의를 지켜야 하고, 중혼이 허락되지 않으므로 배타적 소유권과 공동 생활권을 가집니다. 피는 물보다 진하다고, 핏줄로 이어진 가족관계에 부여된 신화는 기가 막힐 만큼 차고 넘칩니다. 그것이 우리의 감정과 생활을 지배하는 기본 단위가 되어 있다는 것을 우리는 부정할 수 없습니다. 그러니 다시 한번 묻죠. 정말 ‘법’과 ‘피’가 가족을 이루는 필수불가결한 요소냐고. 작가는 <이 별이 마음에 들어>를 통해 급진적으로 대답하죠. 아니라고.
살면서 가족과 직업을 빼놓고 설명할 수 없는데..그 큰 두 가지 주제를 이야기 할 수 있는 기회네요.. 제가 추천드리는 책은 가족이야기는 이중 하나는 거짓말이고 직업은 당신의 작업복 이야기 입니다~
이중 하나는 거짓말한국문학의 결정적 순간을 만들어온 젊은 거장 김애란의 장편소설. 몇 년 전 진행된 한 인터뷰에서 차기작에 대해 묻는 질문에 작가가 “빛과 거짓말 그리고 그림에 관한 이야기”라고 설명한 것 외에는 모든 것이 베일에 가려져 있던 바로 그 작품이 오랜 기다림 끝에 마침내 공개된다.
당신의 작업복 이야기 - 차별과 위험으로 박음질된 일터의 옷들지난여름(2023년 6~7월) 발행된 《경향신문》의 기획기사 ‘당신은 무슨 옷을 입고 일하시나요’는 작업복을 화두 삼은 이런 물음을 던지며 여러 노동 현장을 취재했고, 언론계와 독자들의 뜨거운 호응을 불러일으켰다. 《당신의 작업복 이야기》는 해당 기획기사에 미처 담아내지 못했던 추가 취재를 보태 책으로 엮어낸 결과물이다.
이중하나는 거짓말 이책을 보며 많이 울었던 기억이나네요 인간 본연의 모습을 잔잔히 보여주는 느낌이었어요 이거다! 하는건 아니지만 아! 저거 내맘이네! 하는 느낌으로 봤어요
...'가족과 꼭 잘 지내지 않아도 된다'고. 그 말을 듣는데 이상하게 눈물이 날 것 같았어.
이중 하나는 거짓말 p. 180, 김애란 지음
한 권은 집에 사놓고 못 읽었고 한 권은 아직 접하지 못한 책인데 둘 다 빨리 읽어봐야겠네요. 김애란 작가님 책이 가족에 대한 이야기인줄 몰랐습니다. 관계에 대한 이야기겠거니 했어요.
주어진 것, 당연한 것, 저절로 그렇게 되는 것을 순순히 인정하지 않는 것은 작가가 가져야 할 가장 중요한 미덕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이러한 태도를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소재가 ‘가족’이죠. 당연하고 저절로 그렇게 된다고 믿어지는 가치 중 ‘가족’만한 것이 없으니까요. <이 별이 마음에 들어>는 그래서 ‘가족’을 통해 그 당연한 것들에 질문합니다. 우리가 서로를 가족이라 부르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법’과 ‘피’가 아니라 서로를 아끼는 마음, 각자의 인간이 생존하기 위해 가져야 할 가장 기초적인 것들을 함께 책임지는 자세, 그러므로 각자 한 명의 독립적 인간들이 공유할 수 있는 것을 향해 최선을 다해 나아가 보는 것. ‘니나’가 ‘굴보’와 ‘아이’와, ‘장수’와 맺는 관계가 그렇습니다. 그리고 참, 2024년에 엄마 ‘니나’의 집에 모인 ‘이모들’도 있습니다. ‘법’과 ‘피’로 맺어지지 않은 가족, ‘법’과 ‘피’가 강제하지 않았는데도 이미 가족인 사람들의 관계를 보다 보면 ‘가족’을 최후의 보루처럼 믿고 기댔던 우리의 빈약한 관계의 시야가 넓어집니다. 정말 ‘가족’처럼 사랑스러운, ‘애’‘증’이 넘치는 인류들이지 않습니까. ‘외계인 니나’가 경험하는 초우주적 ‘인류애’의 현장입니다. ^^
‘가족’ 이야기라면 모두가 다 기박절박한 사연을 가지고 있고, 그래서 할 말도 많고 욕할 일도 많은데요. 살벌한 시국에 따뜻한 인류애만 충전하고 다음을 기약하겠습니다. 다음 번엔 <이 별이 마음에 들어>의 가장 중요한 서사 중 하나인 ‘노동’에 대한 이야기를 해 보았으면 합니다. ‘1970년대’ 노동현실과 투쟁 이야기를 안 할 수가 없는데요. 작가의 참고문헌 목록에도 있는 <여공 1970>이 참고하기 좋습니다. 벽돌책인데요. 작심하고 읽어볼 만한 책이예요. 그리고 반박 불가 고전인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을 다시 한번 읽어보면 어떨까요. 소설집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에 실린 단편 <잘못은 신에게도 있다>의 여공 이야기를 저는 좋아합니다.
난장이가 쏟아올린 작은 공 정말 적절한 추천이신듯 하네요 개인적으로 늘 품는 책이었는데. . 영인님 덕분에 다시 넘겨봅니다
가족 다음으로 노동에 대해 좋은 책 추천 감사드립니다. 고등학교를 여상으로 나와서 그런지 공장에서 일하는 여자들, 공순이라는 표현을 그때 당시 참 많이 사용했습니다. 돈을 많이 벌 수 있으니 2~3년 돈 바짝 벌고 다른 걸 하자고 이야기하던 친구들도 있었구요. 여공 1970, 벽돌책이지만 다이어리에 적어보겠습니다.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은 어릴때 필독서로 읽어본 것 같은데 기억이 잘 나지 않아요. 이번기회에 함께 읽으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난쏘공은 읽을 때마다 새로 읽히는 부분이 많아요. 그래서 명작인가 싶습니다. 읽은지 오래 되셨다면 다시 읽기 추천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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