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증정] 연소민 장편소설 <고양이를 산책시키던 날> 함께 읽기

D-29
"나는 아이가 생기고 그 아이를 책임지면서 진정 어른이 되는 거라고 생각하거든. 우리 부모님은 스물여섯에 나를 낳았어. 그런데 지금 스물여덟의 나는 부모가 된다는 걸 상상할 수도 없고 심지어 독립할 자신도 없어. 계속 부모님 집에 얹혀살고만 싶은데 말이지."
고양이를 산책시키던 날 p.172, 연소민 지음
저도 부모님 세대 생각하면 영영 아이같은 기분입니다.^^ 꼭 아이 낳으면 어른이 되는 게 아니라 인생이 음... 다른 차원이 되는 거 같아요 ㅎㅎ
현재 이사 이슈로 80쪽까지 완독한 상태입니다. 이사 후에 쭉쭉 읽어내려 갈 수 있으면 좋겠네요! '진성 없이는 공회전만 하는 것 같던 현주의 삶이 다른 쪽으로 뻗어 나가기 시작했다'라는 문구를 보고 그동안 현주가 느꼈을 공허함이 와닿는 것 같아 씁쓸함이 느껴졌습니다ㅠㅜ
그들은 자신과 아주 다른 친구들과 어울릴 수 있었다. 그렇지만 연인 사이는 다르다. 서로의 조각이 맞붙어야 한다. 그러니 서로의 홈에 더 잘 맞아들도록 형태를 깎아내야 한다. 한때 진성과 현주는 각자의 모양을 크게 바꿔가면서까지 서로에게 더 가까이 맞닿으려 했다. 그러나 이제 현주에게는 더 이상 깍아낼 조각이 남아 있지 않았다. 진성에겐 깍아낼 의지가 없었다. 그녀는 이제 자신의 사랑 방식을 잘 알고 있었다. 그 방식이 상대와 맞지 않는다면,더 이상 같은 보폭으로 걸을 수 없다는 것도.
고양이를 산책시키던 날 311, 연소민 지음
와! 다 읽었습니다.^^ 두 사람은 헤어졌지만 뒷맛이 씁쓸하지 않은, 응원하게 되는 끝. 이네요.
“지오가 나를 따라서 가끔 시를 써. 꼬맹이가 나보더 나은 표현을 쓸 때가 많아.” 현주의 눈이 씁쓸하게 빛났다. 그들은 마음에 빈방이 많은 시기에 본능적으로 서로룰 찾았었다. 그런데 지금 진성의 방들은 다른 어떤 것들로 모두 채워진 것만 같았다. 비어 있는 건 그녀뿐이었다.
고양이를 산책시키던 날 p.275, 연소민 지음
현주의 외로운 마음이 무엇보다 잘 드러났던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가슴이 덜컥하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들은 서로에게 그리운 과거의 추억이자 안정감을 주는 현재를 살고 있었지만, 둘이 함께 하는 온전한 미래는 그려지지 않는다는 걸 현주는 이 때 깨달았던 것 같아요.
현주도 모리와 함께 성장하고 있는 중이었기 때문에, 이 깨달음이 그녀를 그렇게 상처주진 않았을 거라고... 그랬기를 바랍니다.
"늘 궁금했던 게 있어요. 이름이 왜 모리인가요?" "모리는 일본어로 숲이란 뜻이에요. 저 녀석, 울창한 숲 같은 초록의 눈을 가졌잖아요. 사실 전 애인이 일본인이었어요. 모리가 처음 이 사진관 앞을 어슬렁거렸을 때, 애인이 그렇게 이름을 붙여줬어요. 고양이를 무서워하면서도 이름을 붙여주다니, 다정한 사람이였죠."
고양이를 산책시키던 날 p287, 연소민 지음
현주는 고개를 들어 아파트를 올려다봤다. 그의 집에서 나던 곰팡내와 창틀 먼지 냄새가 문득문득 코끝을 맴돌 것이다. 그녀는 그와 함께 계단을 오르던 시간이 얼마나 길었는지, 모리가 도망쳤던 엘리베이터는 얼마나 빨랐는지도 기억했다. 함께 나누었던 대화와 눈빛과 웃음을 통해 무언으로 전하곤 했던 사랑은 이제 그녀의 몸에 새겨져 있었다. 27년 동안 살았던 붉은 집보다 이 낡은 아파트에서 살았던 반년 남짓한 시간의 부피가 더 크게 다가왔다.
고양이를 산책시키던 날 p317, 연소민 지음
'사랑은 이제 그녀의 몸에 새겨져 있었다' !!! 이 문장 넘 좋네요. 오늘 춤을 추는 모임이 있었는데, 추고 나면 도무지 다 잊어버려서 하나도 기억이 안 나거든요. 그렇지만 다음번에 출 때는 처음보다는 덜 엉성하게 출 수 있게 되어서 참 신기해요. 뇌가 아니라 몸에 저장하는 게 더 효과적이라는 게 정말인가 봐요. 느티나무 님, 함께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오늘 완독했습니다! 결국 두 사람의 이별로 끝이 났지만, 언젠가 살면서 다시 재회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드네요. 모리가 이어준 성원 역시 스쳐 지나가는 인연이었지만, 그도 모리와 함께 새로운 관계를 맺을 거라고 생각해요. 가끔 인간관계에서 환승을 반복하는 게 답답하고 무겁게 느껴질 때가 있어요. 특히 연인과 관련된 부분이 그렇더군요. 이제 관계가 끝났다는 걸 인정하기 싫어 자존심도 버리고 매달려보기도 하고, 상대에게 먼저 질려서 훌쩍 떠났던 때도 있어요. 그러면서 항상 느꼈던 건 ‘사랑을 기반으로 한 연인이란 관계는 너무 힘들구나’였습니다.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며 현주와 진성이 가랑비 젖듯 몽글몽글한 기분으로 재회의 기쁨을 누리고, 다시 서서히 멀어져가며 관계를 새롭게 정립하는 게 굉장히 부럽게 느껴졌어요. 어른스러운 행동과 사고방식이라는 생각이 들어서요ㅎㅎ 지나간 관계에 집착하거나 부질없는 미련으로 고통스러워만 하는 게 아니라, 차가운 겨울을 지나면 봄이 돌아오듯 내 인생의 다음 걸음으로 넘어가는 현주의 미래를 응원하게 됩니다☺️
현주와 진성은 어린 시절을 지나가기 위해, 한 번은 꼭 다시 만났어야 하는 관계인 거 같네요. 둘 다 고양이 만지는 것쯤 별 거 아닌 쿨한~ 상태로 다음 사랑을 시작하길... 함께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그거 알아요? 과한 자극이 지속되면 방어기제가 발휘되서 지금 내 삶이 내 것이 아니라고 부정하게 되는 거.
고양이를 산책시키던 날 p.300, 연소민 지음
현주와 진성의 이별이 허무한 끝이 아니라서 안도하며 응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다음으로 넘어가려면 용기있게 맞서는 수밖에요. 우리 모두 자신의 삶을 살다 반갑게 다시 만나기를!
헤어진 후에, 둘 다 응원하는 마음이 들기도 쉽지 않은데, 정말이지 서로가 없이도 자기를 아끼고 더 행복해질 수 있을 것 같아 응원하게 되네요. 보금님, 함께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두 사람의 이별로 끝이 났지만 미래에 다시 어떤 형태로든 만나게 되지 않을까라는 기대를 해보게 되네요. 현주와 진성만의 독특한 만남과 그들만의 연애방식이 기억에 남네요.
화제로 지정된 대화
“그보다, 나 이사 가려고.” 영영 떠나지 못하는 도시는 없다. 젊은이들의 도시는 지하철처럼 출발과 도착 그리고 환승을 반복할 뿐이다.
고양이를 산책시키던 날 p.304-305, 연소민 지음
안녕하세요 급하게 몰아치며 읽었네요. 읽으면서 '성장'이라는 단어가 제 머리 속을 맴돌았습니다. 내면의 성장, 관계에서의 성장이요. 현주의 모습 속에서 저를 많이 보았는데요. 그 동질감이 저를 아프게도 하고 이해받는 거 같아 위로받기도 하고 했습니다. 원하는 대로 흘러가지 않는 게 인생이지만 그래도 자신의 마음은 온전히 자신의 것이기에 또 삶을 이끌어갈 힘을 얻기도 합니다. 책 잘 받아 잘 읽었습니다. 위에 남겨주신 글들 차근히 잘 읽어보았습니다. 작품을 더 깊게 이해하는데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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