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터북스/책증정] <오늘의 역사 역사의 오늘> 담당 편집자와 읽으며 2025년을 맞아요

D-29
듣는다는게 참 어려운 일이더군요. 나의 말을 하는만큼 상대의 말도 들어주면 많은 갈등이 없어지지않을까 생각해봅니다.
3월 17일 그들은 마야의 언어가 주체와 객체를 나누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나를 마시는 물을 내가 마시고, 내가 보는 모든 것이 나를 바라보기 때문이다. 이런 식으로 인사하는 법도 배웠다. “나는 또 다른 당신입니다.” “당신은 또 다른 나입니다.” P.88
오늘의 역사 역사의 오늘 에두아르도 갈레아노 지음, 남진희 옮김
검사는 하느님이 기나긴 인간의 역사에서 인류에 반하는 수많은 죄를 지었다고 밝혔다. 관선 변호인은 하느님이 심각한 치매를 앓고 있기에 죄를 물을 수 없다고 변론하였다. 그러나 법정은 하느님에게 사형을 선고했다.
오늘의 역사 역사의 오늘 p.26 (1월 17일, 하느님을 총살한 남자), 에두아르도 갈레아노 지음, 남진희 옮김
이 무슨 허무맹랑한 이야기인가, 싶어서 고른 17일의 픽. 아나톨리 루나차르스키의 이야기입니다. 러시아 혁명에 대한 배경 지식이 부족했기에, 2019년 가톨릭신문의 특집 기사 [공산국가의 종교정책과 그 현황]을 참고해서 읽었습니다. 참고한 내용은 아래에 링크와 함께 붙여둘게요. 정치를 한 줄로 어떻게 정의할 수 있을까 고민해보게 되는 이야기였습니다. 단순히 국가를 통치/운영하거나 그에 준하는 행위라고 하자니 뭔가 정치를 행하는 태도에 대한 정의가 빠진 듯 아쉬워서... 몇 번 곱씹으며 생각해보고 있습니다. 신념의 실체화, 라고하면 종교와 비교를 할 수 없어서 애매하고... 어렵네요. 다만, 1월 17일 이야기처럼 정치 현장에 만연한 일종의 ‘마녀사냥‘과 같은 여론 몰이를 보면 일종의 퍼포먼스 같다는 생각이 자꾸 듭니다. 나의 신념을 상대방에게 관철 시키기 위해 퍼포먼스를 하는 것도 조금 종교적인 행위 아닌가? 싶더라구요. 정치성향도 신념, 믿는다는 행위에서 시작하기 때문에 자꾸 이런 비교를 하게 되는걸까요? - “ 혁명을 성공시킨 소비에트정권은 러시아정교회를 위시한 제종교가 자본가 및 지주계급 등 반 혁명계급을 옹호, 그들의 혁명운동을 방해한다고 보고 박해의 칼날을 시퍼렇게 갈고 있었다. 교회 역시 극도의 무신론이며 교회에 갖은 적대행위를 일삼는 혁명정권에 대해 강한 반발심을 나타냈다. 그러나 이미 칼자루를 쥔 레닌은 교회와의 투쟁에 있어 결코 서두르지 않았다. 대중을 상대로 종교를 비판공격 하는 강연회를 곳곳에서 개최, 1차적으로 교회와 인민을 유리시키는 이른바「고립전법」을 구사하는 한편, 혁명이듬해인 1918년 포고문을 발표하고 교회를 국가와 학교로부터 각각 분리시키는 등 교회의 영향력을 서서히 감소시키는「고사작전」을 병행시켜 나갔다.“ 출처 : https://www.catholictimes.org/article/201908050099669
18일에 내 원픽은 4월 18일. 1955년 이날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이 죽었다. 그는 죽는 날까지 22년 동안 모스크바가 보낸 스파이 혐의를 받았다. 죽어서도 동료 과학자들은 그의 뇌를 240 여 조각으로 분해해 천재성의 정체를 밝히려 분석 했지만 아무것도 찾지 못했다. 아인슈타인은 이미 이렇게 밝힌 바가 있다 " 나에게 특별한 재능은 없다. 그저 열정적인 호기심이 있을 뿐."
10월 18일 여자도 사람이다 '1929년 오늘, 캐나다의 법은 여자도 사람이란 사실을 처음으로 인정했다.' 20세기에.. 그때까지 여자가 사람으로 인정 받지 못했다니.. 싶었는데 정치적 부분에 있어 헌법해석 문제와 그에 따른 실질적인 차별의 문제였네요. 백인종/유색인종, 개척자/원주민, 자본가/노동자, 남성/여성.. 사람의 성별과 생김이 동일했어도 차별은 존재 했을까요..? [ 1867년 the British North America Act 제24조 ] https://www.legislation.gov.uk/ukpga/Vict/30-31/3/section/24 [ 1867년 the British North America Act 제24조의 Persons에 대한 해석 논쟁에서 등장한 ‘살아있는 나무’(living tree)이론이 그것이다. 제24조의 Persons에 여성이 포함되는가 하는 것이 쟁점이었다. 1928년 캐나다 대법원은 고전적 원의주의에 기초하여 여성에게 상원에 소환될 자격이 없다고 판결하였다. 하지만 당시 캐나다의 최종심이었던 캐나다 추밀원 사법위원회(Judicial Committee of the Privy Council)는 ‘살아있는 나무’이론에 기초하여 여성에게 상원에 소환되어 상원의원이 될 자격이 있다고 판결하였다. 1929년, 추밀원 사법위원회가 판단의 기초로 제시한 살아있는 나무이론은 캐나다 헌법해석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그것은 유기적이며 변화하는 시대에 적응하기 위해 광범위하고 자유로운 방식으로 헌법을 해석해야 한다는 것을 제시한 신원의주의의 기원이었다. ] https://www.kci.go.kr/kciportal/ci/sereArticleSearch/ciSereArtiView.kci?sereArticleSearchBean.artiId=ART002604989
사원을 만든 사람이 누군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런데 반대로 사원을 없앤 사람의 이름은 아직도 전해진다. 방화범인 헤로스트라토스는 역사의 한 페이지가 되고 싶어했고, 결국 그렇게 되었다.
오늘의 역사 역사의 오늘 p.217 (7월 18일, 역사는 주사위 게임이다), 에두아르도 갈레아노 지음, 남진희 옮김
18일의 픽, 당연한 이야기를 당연히 수고스럽게 해야하는 이유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여론전이 참 중요한 요새입니다. 옳고 그름보다는 어느 진영이 더 크게 목소리를 내느냐가 형세를 판가름하지요. 여론을 형성하고 대중을 움직이는 힘이 중요하다는걸 매체를 통해서도, 그리고 뉴스를 통해서도 겪어봐서 알고 있는데 실제로 그 힘에 동참하기까진 왜 그렇게 오랜 시간이 걸렸는지 모르겠습니다. ‘이정도는 다들 알겠지?‘하는 안일함에 덧글을 달지 않고, ‘온라인 깡패짓 해봤자지.‘하는 선민의식 섞인 생각에 마땅히 신고해야하는 게시글을 그냥 넘긴 일이 많습니다. 요새는 절대 그러지 않으려고, 나의 당연함을 세상에 어떻게든 남기고 게시해두려고 애쓰고 있습니다. 세상이 제 바람만큼 이성적이고 다정하지 않다는 걸 배운 12월인 것 같네요.
[18일] 6월 「수전도 내지 않았다」를 꼽았습니다. 투표권이 없는 여성이 투표를 했다는 이유로 재판을 받고 벌금과 소송비 부담을 선고 받는데요, 1달러도 내지 않겠다는 수전의 당당함이 멋집니다.
'법적인 정의엔 여성이 포함되지 않는다'라는 대법원의 판결이 있었다. 이에 에밀리 머피, 넬리 맥클렁, 아이린 팔비, 헨리에타 에드워즈, 루이스 맥키니 등은 차를 마시며 모의했다. 그녀들은 대법원을 굴복시켰다.
오늘의 역사 역사의 오늘 p.313, 에두아르도 갈레아노 지음, 남진희 옮김
오늘의 픽은 10월 18일로 하겠습니다. 끊임없이 존재 자체를 모욕으로 만드는 세계에 산다는 건, 소수자로서 살 때에만 알아차릴 수 있는 일처럼 여겨집니다. 사실은 그렇지 않은데도요. 알려고 하지 않기 때문에 모를 수 있는데도요. 이번에도, 광장으로 나서고도 이름을 빼앗기는 이들에 대해 생각해봅니다. 늘 광장에 있었으나, '주류'로 불리우는 '일부'가 그곳에 함께하지 않았기 때문에 늘 새삼스레 돌출한 것으로 여겨지는 이들, 여성과 아동, 이주민과 이방인, 성소수자와 장애인… '인간' 바깥으로 밀려나는 이름들에 대해서요.
저의 픽은 8월 18일 진정한 네트워크입니다. 대규모 군사 작전을 서로 연결하고 조장하기 위한 ‘네트워크’. GPS도 미국 국방부에서 개발한 위성항법 시스템이라는데 처음 목적은 이러해도 현대의 우리 생활과 밀접하고 중요한 역활을 하네요. 지금은 공간의 확대로 서로의 인간관계도 네트워크로 쉽게 이루어지고 지속되며 시간과 정보의 제약성도 많이 줄어드니 말입니다. 현대의 비대해지는 네트워크 속에서 건강하게 살아가는 정신의 훈련이 필요한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오늘은 12월 19일입니다. 오늘 어떤 하루를 보내고 있나요? 19일의 역사를 읽으며 이야기해볼까요?
그러나 두 사람 중 누구도 마법의 반지를 끼지 않았음에도 여성과 노예들이 그리스에서 투명인간이었던 사실에 대해서는 이유를 묻지 않았다.
오늘의 역사 역사의 오늘 p.314, 에두아르도 갈레아노 지음, 남진희 옮김
19일은 10월의 글이 마음에 남았어요. '2천 500년 전 꼭 오늘 같던 어느 새벽'이라는 문구에서 이 글은 어느월 어느날에 넣어도 전혀 어색하지 않겠구나 생각했어요. 어제도, 내일도, 지금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보이지 않으니깐요.
'존재'를 보지 못하는 것은 보는 자들의 의도와 작심이겠지요. 언젠가 그들에게 영원한 암흑이 들러 붙을지도..
[19일] 3월 「영화의 탄생」을 꼽았습니다. 촬영기를 사고 싶었지만, 파는 곳이 없어서 스스로 만들 수밖에 없었다는 조르주 멜리에스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하고 싶은 일에 대한 열정이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깨닫게 되었습니다.
<3월 18일 가슴속 신들과 함꼐> 케추아어로 냐우파는 과거를 의미하는 '...이었다'인 동시에 미래를 의미하는 '...일 것이다'이다.
오늘의 역사 역사의 오늘 p.89, 에두아르도 갈레아노 지음, 남진희 옮김
오래전 볼리비아에서 봤던 '금연구역' 표지판에 스페인어와 함께 '케츄아어' 그리고 '아이마라어'로 적혀있던게 기억나네요. 과거와 미래를 동시에 품은 문구인 '냐우파'라는 말처럼, 신들은 여전히 그들의 삶 곳곳에 공존하며 살아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6월 19일 조심해! 자전거야! [ 자전거 탄생의 비밀은 화산 폭발 ] https://www.joongang.co.kr/article/23457789 '자전거는 전 세계 여성 해방을 위해 그 무엇보다도 그리고 그 누구보다도 많은 일을 했습니다.' 자기 힘으로 이동할 수 있다는 것은 자기 삶에 더 주체적으로 더 넓은 세상을 품으며 더 많은 기회를 누릴 수 있다는 것 입니다. 사회 환경의 불평등으로 선택하지 않은 차별적인 삶을 살아갈 수 밖에 없는 사람들에 대한 공감도 필요한 것 같습니다. [ 장애인 이동권 ] https://naver.me/GfMfXjH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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