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터북스/책증정] <오늘의 역사 역사의 오늘> 담당 편집자와 읽으며 2025년을 맞아요

D-29
인간의 말이 하나씩 둘씩 사라지면 세상은 작아질 수 밖에 없다. 식물과 곤충이 다양성을 잃어가는 것과도 비슷하다.
오늘의 역사 역사의 오늘 p.62 (2월 21일, 작아져만 가는 세계), 에두아르도 갈레아노 지음, 남진희 옮김
하루 늦은 21일의 픽, 다양성이 실종 되는 세계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이 단어를 완벽하게 대체 할 수 있는 표현이 없다.‘ 번역을 하거나 언어 공부를 하다보면 너무나 자주 마주치는 말입니다. 하나의 언어는 단순히 문자들이 얽히고 섥혀 만들어진 그림 그 이상, 하나의 문화와 아주 오래 된 사고 체계를 담고 있는 수정구 같은 존재죠. 그래서 번역은 하나의 작품을 다른 작품으로 재창조하는 과정이라고 하는 것 같습니다. 자기만의 언어를 가진 나라는 드물다고 합니다. 우리는 다행히도 독립 된 언어로 독립 된 사고를 할 수 있는 드문 존재들인거죠. 일제로부터 주권침탈을 당한지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아직도 우리 언어에 우리나라의 권리를 빼앗겼던 시대의 잔재가 남아있는걸 보면 참 기분이 묘합니다. 그마저도 우리의 문화이니 받아들이되 미래 세대의 사전에서는 사라지도록 애써야하는걸까요, 아니면 그저 이 표현의 출처를 밝히고 기록하는 것에 만족해야 할까요? 생각이 많아지는 밤이네요.
이 자비로웠던 선교사는 자신이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 잘 알았다. 카리브해의 프랑스령 섬에서 선교사 페레 라바는 세례를 주고, 영성체를 베풀고, 고해성사를 받았다. 미사를 하면서 틈틈이 자기 재산을 감시했다. 그는 대토지와 노예들의 주인이었다.
오늘의 역사 역사의 오늘 p.253, 에두아르도 갈레아노 지음, 남진희 옮김
먼 훗날 2024년 12월 22일은 한 해 중 가장 길고 추웠던 밤을 가장 뜨겁게 함께한 날로 기억되겠지요. 저는 8월 22일을 오늘의 픽으로 하렵니다. 착취하는 손과 긍휼을 베푸는 입이 한 몸에 존재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음을 뼈저리게 깨닫는 세상입니다. 스스로도 그렇지 않음을 부인할 수 없는, 부끄러워하고 겁 많고 슬퍼하며 마음 편히 잠들지 못하는 자들이 이 세계의 오늘을 기억하겠지요...
10월 22일 자연의학의 날 환자는 아흐레 밤 내내 몸 속에 들어온 악령을 쫓기 위한 음악을 들어야 한다. 화가의 손가락은 모래밭에 환자의 건강을 되찾을 수 있도록 도와줄 화살과 태양, 달, 새, 무지개, 번개, 뱀 등을 그린다.
오늘의 역사 역사의 오늘 p.317, 에두아르도 갈레아노 지음, 남진희 옮김
양약이나 한약이 아닌 노래와 그림으로 사람을 치료한다는 점이 마치 동화같아요. 어릴 적부터 면역력이 약해서 아프면 무조건 약을 꼬박꼬박 챙겨 먹는 사람으로서 나바호 인디언들의 치료방식이 저에게 잘 들을 거라는 생각은 들지 않네요ㅎㅎ 그렇지만 면역력의 힘으로 스스로 낫는 것은 바로 인간의 본질적인 힘이자 내재된 치유력을 사용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무엇보다 자연에 가까운 방식인 것 같아요.
그러나 날개 달린 가수들은 대도시를 지배하는 엔진의 울부짖는 소리며 비명과는 경쟁이 되지 않았다.
오늘의 역사 역사의 오늘 p.349 (11월 22일, 음악의 날), 에두아르도 갈레아노 지음, 남진희 옮김
22일의 픽, 인간과 자연의 공존에 대하여 고민하는 이야기입니다. 인간은 모든 생명 종의 꼭대기에 앉았습니다. 불행히도 내려올 수 있는 방법을 없는 것 같습니다. 다만 아주 오랜 시간을 들여 피라미드 아래에 있는 종의 숨통을 틔여주는 것 말곤 우리가 공존할 수 있는 방법도 없을 것 같습니다. 아파트에서는 새들을 보기 쉽습니다. 유리벽에 부딪혀 죽은 새, 아파트 꼭대기에 둥지를 튼 새, 자동차를 무서워하지 않는 새. 모두 어떻게든 인간 세상에 발 디딜 틈을 만들고 살다가 너무 쉽게 죽어버리고맙니다. 우리는 새를 위해 유리 벽에 스티커를 붙이고... 또 뭐를 했던가요. 아, 호수에서 오리가 살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또.... 우리는 뭘 할 수 있을까요?
그나마 새들이 도시에서 살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야생동물이라고 하는데... 새뿐만 아니라 수많은 종들의 보금자리를 훔치고 빼앗아서 살고 있네요, 인간은.
5월 22알 ‘땡땡이의 모험‘은 유명한 만화인데 이런 백인중심의 인종차별이 있었는지 몰랐습니다. 작가 에르제는 인종차별자라 비난을 받았고 사과도 했다고 합니다만, . . . . . . 특히나 어린이들도 많이 보는데 이 처럼 영향력이 있는 만화가 인종차별의 이야기들, 특히 서구중심의 이야기 전개를 하고 있다는 사실은 참고로 고려해 봐야겠습니다. https://namu.wiki/w/%EB%95%A1%EB%95%A1%EC%9D%98%20%EB%AA%A8%ED%97%98
저도 땡땡 캐릭터를 정말 좋아해서 굿즈나 피규어도 제법 가지고 있는데요, 이 책을 읽고 전과 100% 같은 시선으로 볼 수는 없더라고요. ㅎㅎ 그러고 보면 가장 잔인한 식민지배도 벨기에령 콩고에서 이루어졌다고 하니... 관련이 없다고 생각되지는 않는 대목입니다.
2월 23일 얘기를 하고 싶었다. 1455년 '유럽'에서 금속활자로 인쇄한 첫번째 책인 성경 👉 유럽이라니까. 중국인들은 이보다 이책에 앞서 책을 인쇄 👉목각일수도 있으니까. 가장 감동적인 소설을 대량으로 유포한 사람은 요하네스 구텐부르크이다.👉 최초란 말은 안 했으니까. 하지만 우리나라의《직지심체 요절》은 1377년 세계 최초의 금속 활자본 직지심체로 인쇄한 불교 요절( 부처의 깨달음을 요약한 것)로서 구텐베르크의 성경보다는 78년 앞섰다. 23일에 성경 얘기를 하고자 하는 것은 알겠지만 거기서 한국을 제외한 중국이 갑자기 등장하는 것에 대해 긁켜서 한번 역사를 찾아봤다.
이 책을 다 읽기까지 이제 6일 남았네요
저도 편집하면서 이 책을 좀 더 일찍 만났더라면 최초의 금속활자에 대해 작가님께 알려드릴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이달 초에도 인쇄소에 다녀왔는데, 시대가 흐르면서 출판 기술에도 많은 혁신이 있었지만 활자와 인쇄의 기본적인 원리 자체는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역사란 참 신기하죠?
화제로 지정된 대화
오늘은 12월 23일입니다. 어수선한 와중에 문득 돌아보니 크리스마스가 코앞이네요. (빼앗긴 나의 12월 ㅠㅠ) 어떤 하루를 보내고 계신가요? 저의 원픽은 4월 23일 <명성은 허구이다>입니다. 책에 나왔다고 알려져 있지만 정작 책에 나온 적 없는 이야기들인데 갈레아노 작가님의 재치에 기분 좋은 웃음이 나왔습니다. 저도 몇 가지 (책에 나왔다고 알려져 있지만 실은 나온 적 없는) 이야기를 알고 있는데, 기회가 되면 한번 풀어보고 싶습니다.
3월 23일 왜 우리는 원주민을 학살했는가 너무나 뻔뻔하고 파렴치한 인터뷰에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힌다는게 이런 거였구나 합니다. 쿠데타에서 축출된 후에도 80대까지 국회의원을 했다니. 이런 사람을 왜? 왜 국회의원으로 뽑아준거죠?
저의 오늘의 픽도.. 4월 23일 명성은 허구다 타인에 의해 부여받는 것들이 그런 것 같습니다. 명성, 명예, 권위, 권력, 완장.. 그중에 권위, 권력, 완장은 휘두를 수 있기에 허구뿐 아니라 '위험'이기도 하지요.. [ 보르헤스? vs 나딘 스테어? ] https://mrelinhuman.tistory.com/32
훗날 이런 주장이 나올겁니다. '아무 죄도 없는 사람들을 학살했다.' 그러나 그들이 결코 무고하다고 할 수는 없지요.
오늘의 역사 역사의 오늘 p.94 (3월 23일, 왜 우리는 원주민을 학살했는가), 에두아르도 갈레아노 지음, 남진희 옮김
23일의 픽, 같은 사건을 두고도 너무나 다르게 생각하는 우리의 모습 같은 이야기입니다. '그들이 결코 무고하다고 할 수는 없지요.'라는 문장에서 뭐라 설명할 수 없는 감정을 느꼈습니다. 아, 이 사람들이 자기가 하고 있는 행도잉 학살-살인-말살이라는 건 알고 있구나. 알고 있지만 정당한 행동이라고, 심하게는 자기방어적이라고 느끼고 있구나. 나의 안위를 보장하는 시스템에 반대하는 사람들을 '반체제적이며 파괴적인 성격'을 가졌다는 이유로 죽여야한다고 하는 사람들과는 어떤 합의점에서 만날 수 있을까요? 우리의 생각이 교차 되는 교차로가 있을까요? 죽여야한다는 결론에 도달하기 전의 합의점이 존재하는건지, 아니면 사회에서 목소리를 내서는 안 된다는 판결을 내리고 격리 시켜야할지 곰곰히 생각해보고 있습니다. 사회가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앞바퀴도 뒷바퀴도, 왼편의 날개와 오른편의 날개가 함께 움직여야한다고 생각하는데.. 참 어렵네요ㅎㅎ
거리는 꽃으로, 태양과 과일 그리고 예쁜 깃털을 가진 새들을 그린 꽃으로 덮였다. (중략) 이웃들은 축제가 계속되는 동안이라도 안티구아가 영원하길 비는 마음으로 끈기 있게 한 땀 한 땀 길거리 정원을 꾸몄다.
오늘의 역사 역사의 오늘 p.382 (12월 23일, 부활), 에두아르도 갈레아노 지음, 남진희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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