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터북스/책증정] <오늘의 역사 역사의 오늘> 담당 편집자와 읽으며 2025년을 맞아요

D-29
저도 편집하면서 이 책을 좀 더 일찍 만났더라면 최초의 금속활자에 대해 작가님께 알려드릴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이달 초에도 인쇄소에 다녀왔는데, 시대가 흐르면서 출판 기술에도 많은 혁신이 있었지만 활자와 인쇄의 기본적인 원리 자체는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역사란 참 신기하죠?
화제로 지정된 대화
오늘은 12월 23일입니다. 어수선한 와중에 문득 돌아보니 크리스마스가 코앞이네요. (빼앗긴 나의 12월 ㅠㅠ) 어떤 하루를 보내고 계신가요? 저의 원픽은 4월 23일 <명성은 허구이다>입니다. 책에 나왔다고 알려져 있지만 정작 책에 나온 적 없는 이야기들인데 갈레아노 작가님의 재치에 기분 좋은 웃음이 나왔습니다. 저도 몇 가지 (책에 나왔다고 알려져 있지만 실은 나온 적 없는) 이야기를 알고 있는데, 기회가 되면 한번 풀어보고 싶습니다.
3월 23일 왜 우리는 원주민을 학살했는가 너무나 뻔뻔하고 파렴치한 인터뷰에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힌다는게 이런 거였구나 합니다. 쿠데타에서 축출된 후에도 80대까지 국회의원을 했다니. 이런 사람을 왜? 왜 국회의원으로 뽑아준거죠?
저의 오늘의 픽도.. 4월 23일 명성은 허구다 타인에 의해 부여받는 것들이 그런 것 같습니다. 명성, 명예, 권위, 권력, 완장.. 그중에 권위, 권력, 완장은 휘두를 수 있기에 허구뿐 아니라 '위험'이기도 하지요.. [ 보르헤스? vs 나딘 스테어? ] https://mrelinhuman.tistory.com/32
훗날 이런 주장이 나올겁니다. '아무 죄도 없는 사람들을 학살했다.' 그러나 그들이 결코 무고하다고 할 수는 없지요.
오늘의 역사 역사의 오늘 p.94 (3월 23일, 왜 우리는 원주민을 학살했는가), 에두아르도 갈레아노 지음, 남진희 옮김
23일의 픽, 같은 사건을 두고도 너무나 다르게 생각하는 우리의 모습 같은 이야기입니다. '그들이 결코 무고하다고 할 수는 없지요.'라는 문장에서 뭐라 설명할 수 없는 감정을 느꼈습니다. 아, 이 사람들이 자기가 하고 있는 행도잉 학살-살인-말살이라는 건 알고 있구나. 알고 있지만 정당한 행동이라고, 심하게는 자기방어적이라고 느끼고 있구나. 나의 안위를 보장하는 시스템에 반대하는 사람들을 '반체제적이며 파괴적인 성격'을 가졌다는 이유로 죽여야한다고 하는 사람들과는 어떤 합의점에서 만날 수 있을까요? 우리의 생각이 교차 되는 교차로가 있을까요? 죽여야한다는 결론에 도달하기 전의 합의점이 존재하는건지, 아니면 사회에서 목소리를 내서는 안 된다는 판결을 내리고 격리 시켜야할지 곰곰히 생각해보고 있습니다. 사회가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앞바퀴도 뒷바퀴도, 왼편의 날개와 오른편의 날개가 함께 움직여야한다고 생각하는데.. 참 어렵네요ㅎㅎ
거리는 꽃으로, 태양과 과일 그리고 예쁜 깃털을 가진 새들을 그린 꽃으로 덮였다. (중략) 이웃들은 축제가 계속되는 동안이라도 안티구아가 영원하길 비는 마음으로 끈기 있게 한 땀 한 땀 길거리 정원을 꾸몄다.
오늘의 역사 역사의 오늘 p.382 (12월 23일, 부활), 에두아르도 갈레아노 지음, 남진희 옮김
맨날 심각한 생각만 하는 것 같아서 기분 전환 삼아 찾아본 12월 23일의 이야기, 과테말라 안티구아의 세마나 산타(semana santa): 부활절 축제 입니다. '한 땀 한 땀 길거리 정원을 꾸몄다.'라는 말에 호기심이 일어서 서치를 해봤는데, 정말 길 위에 수를 놓는 장관을 볼 수 있네요. 언젠가 과테말라에 가본다면 세마나 산타 시기를 맞춰서 가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핸드폰으로 이 장관이 담길까 싶네요 ㅎㅎ https://www.cntraveler.com/gallery/exploring-guatemalas-vibrant-easter-tradition
6월 23일 낡은 가구들, 시대에 뒤처진 욕망들, 그리고 세월에 닳은 물건들과 감정들을 불에 던져, 새로운 것이 태어나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한다.
오늘의 역사 역사의 오늘 P.190, 에두아르도 갈레아노 지음, 남진희 옮김
6월 23일 불. 엊그제 동지라 팥죽먹고 해의 길이가 길어지는 밝음의 희망을 우리 나라에 걸어보았네요. 오늘 동지가 아닌 동유럽과 북유럽의 하지 축제인 ‘성 요한의 축제‘(Kupala Night)에 대해 알게되어 흥미로왔습니다. 마치 대만의 풍등 축제 같습니다. 스펀에서 풍등에 불 밝히고 소원을 빌었는데 슬라브의 풍습에도 불 밝히고 소원을 비는 모습이 있네요. 풍등, 불꽃놀이, 모닥불, 등등 다양한 형태로 존재한대요. ‘한여름의 크리스마스’라고 불리기도 한답니다. 낼 모레가 크리스마스네요. 이 곳에 함께하시는 모든 분들 편안한 성탄절 보내세요.~~~^^ https://namu.wiki/w/%EB%85%B8%EC%B8%A0%20%EC%BF%A0%ED%8C%8C%EC%9C%84 https://culture.pl/kr/article/kupala-night 포르투갈 성요한 축제 https://yees.tistory.com/m/421
아주 잠시지만 축제에 망치들고 함께 뛰어다닌 것 같네요~ㅎ
훗날 이런 주장이 나올 겁니다. '아무 죄도 없는 사람들을 학살했다.' 그러나 그들이 결코 무고하다고 할 수는 없지요.
오늘의 역사 역사의 오늘 94p., 에두아르도 갈레아노 지음, 남진희 옮김
9월 23일 항해 감방에서 그녀는 모닥불이 남긴 목탄을 발견했다. 이 목탄으로 벽에 낙서를 했다. 별로 원하지는 않았지만 배를 그리기도 했다. 배는 벽에서 떨어져 나와 이 여자 죄수를 먼 바다로 데려갔다.
오늘의 역사 역사의 오늘 p.286, 에두아르도 갈레아노 지음, 남진희 옮김
Mulatta라는 말의 어원을 오늘 처음 알게 되었네요. 노새를 뜻하는 mulo에서 유래했다니... 하루하루 이 책을 읽으며 새롭게 알아가는 것이 참 많습니다. 한 여성을 마녀로 몰아가는 것, 종교재판소의 부적절한 판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고통스러운 삶을 살다 갔을지 생각하면 두렵고 시린 마음이 듭니다.
24일에 내 원픽, 6월 24일 태양. 이날은 안데스 초원가 산지에서 해가 뜰 때부터 태양의 축제 '인티 라이미'가 열린다고. ....태초엔 밤만 있었으나 티티카카호수에서 첫번째 여자와 남자가 생기고 태양도 함께 태어났다. 신중해신 비락 코차가 남자 여자가 서로 볼 수 있도록 태양을 만들었다...고. 새해에는 새로운 태양이 떠서 새로운 마음으로 모든 것을 새롭게 바라보며 긍정할 수 있기를 바란다.
[22일] 3월 「물의 날」과 4월 「지구의 날」과 9월 「자동차 없는 날」을 같이 꼽았습니다. 이미 지구 곳곳에 사막화가 진행되어서 지구 전체적으로 물이 부족한 지경에 이른 건 다들 아는 사실입니다. 그런데 개인적으로나 제도적으로나 실생활에서 인지되어 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더라고요. 쓴 만큼 요금을 내는데 무슨 상관이냐고 말할 수도 있지만, 정말 얼마 안 가서 아무리 많은 돈을 내고도 쓰지 못하는 날이 올 수도 있고요. / 벌의 숫자가 점점 줄어든다고 해요. 벌이 멸종하면 그야말로 인류 종말이라는 말을 합니다. 화학 약품과 전자파 방출은 토양 및 생명체를 오염시키고 죽인다는 사실은 식상할 정도로 익히 알고 있죠. 또한 환경 오염 문제를 충분히 인지하고 있으면서도 경제적인 측면 때문에 어쩌지 못하는 경우도 수두룩 합니다. 중요하지 않은 것이 없겠지만, 우선해야할 것이 무엇인지 진지하게 고민하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생각입니다.
[23일] 7월 「쌍둥이」를 꼽았습니다. 국제통화기금과 세계은행을 쌍둥이로 빗댄 것이 적절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새로운 형태의 제국주의라고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생각하는데요, 저자가 짧지만 제대로 꼬집었더군요.
쌍둥이는 전 세계 정부를 다스렸다. 아무도 쌍둥이를 선택하지 않았던 나라에도 숙명과도 같은 복종의 의무를 강요하였다. 감시하고, 위협하고, 처벌하고, 시험을 봤다. "잘하고 있지? 숙제는 다 했어?"
오늘의 역사 역사의 오늘 p222, 에두아르도 갈레아노 지음, 남진희 옮김
[24일] 1월 「문명의 아버지」를 꼽았습니다. 이와 비슷한 얘기를 알고는 있었는데, 책에 쓰여 있는대로라면 윈스턴 처칠, 너무 무서운 사람입니다. 문명화되지 못한 미개인들에게 독가스를 사용하는 것에 전적으로 사용 것에 찬성하고, 그 이유가 공포심을 퍼트릴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문명화'라는 것도 결국 본인들 기준일텐데요. 적어도 공포심을 언급한 부분에 대해서는 정확하게 지적한 것 같군요. 눈에 보이지 않는 세균이나 화학 약품이야말로 우리의 공포심을 극대화시키니까요.
그러나 이 이단자들을 용서함과 동시에 바티칸은 종교재판소의 로베르토 벨라르미노 추기경을 성인에 봉했다.
오늘의 역사 역사의 오늘 p.159 (5월 24일, 이단자들과 성자), 에두아르도 갈레아노 지음, 남진희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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