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터북스/책증정] <오늘의 역사 역사의 오늘> 담당 편집자와 읽으며 2025년을 맞아요

D-29
화려한 구엔구엔세 축제가 흥미롭네요. 일주일 동안 다채로운 행렬과 공연이 있다니 대단합니다. 비폭력 저항의 형태를 지닌 축제 공연. 스페인에 마주선 아메리카 인디언의 축제에서 해학과 풍자의 우리나라 탈춤이 떠오르기도 하고 형형색색의 응원봉들도 오버랩되네요. 감사합니다.
파나마 정부는 법에 기초하여 국내에 존재하는 야만족, 반야만족, 미개인들에게 문명화된 삶으로 돌아오라고 명령했다. (중략) 1925년 이구아나의 달 25일 밤, 쿠나족은 자신들의 삶의 방식을 금지한 모든 경찰을 칼로 찔러 살해했다.
오늘의 역사 역사의 오늘 p.66 (2월 25일, 쿠나족의 밤), 에두아르도 갈레아노 지음, 남진희 옮김
26일의 픽, 저항의 힘은 억압을 압도할만큼 강해야한다-라는 생각을 안겨준 쿠나족의 이야기입니다. 흔히들 억압이나 괴롭힘에 맞서면 ‘쟤랑 똑같은 사람 되지마.‘ 혹은 ‘모르는 척 해. 괜히 관심 주지마.‘하며 문제와 피해자를 떨어트려 놓으려는 제스처를 취합니다. 극심한 내향형이기도 하고 부딪히기 보다는 머리 식을 때까지 떨어져있기를 정말로 선호하는 이장에서 지금까지 그런 적극적은 상황 해체에 가까운 대응 방식에 의문을 가진 적이 없었는데 요새는 조금 다른 것 같습니다. 만약 괴롭히는 쪽이 나의 바운더리, 나의 한계를 알지 못하거나 존중하지 않는다면 그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하지 않을까요? 내가 먼저 강력하게 목소리를 내면 누군가 연대해주지 않을까요? 이 이야기는 민족의 자긍심을 지키기 위한 살인의 역할에 대한 논의로 확대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친구들과 같이 토론해봐도 즐거운 시간이될 것 같습니다. 사실 요새 분위기를 봐서는... 어떠한 살인은 정당화 될 수 있다, 라는 의견이 지배적일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드네요.
7월 26일 하늘에서 고양이들이 내려온 날 1960년 이맘때, 수십 마리의 고양이들이 비행기를 타고 보르네오 섬의 하늘을 가로질렀다. 고양이들은 국제원조로부터 살아남은 인간들의 열렬한 환영을 받으며 부드럽게 착륙했다.
오늘의 역사 역사의 오늘 p.225, 에두아르도 갈레아노 지음, 남진희 옮김
어제의 픽이었던 7월 25일과 이어지는 내용이네요! 버터씨님의 말씀대로 작가의 이러한 배치가 독자에게 작은 위로가 되는 것 같아요. 하늘에서 내려오는 용맹한 고양이들의 모습을 상상하니 절로 웃음이 납니다.
[26일] 2월 「나의 아프리카」를 꼽았습니다. 19세기 말 유럽 열강은 아프리카를 분할해 새로운 지도를 만들었습니다. 그 지도에는 수천 개가 존재하는 부족에 대한 이해 따위는 전혀 없었죠. 우리나라 역시 한때 열강에 의해 그어진 선이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고요. 문제는 여전히 이러한 폭력적인 야심이 수그러들지 않는다는 나라들이 있다는 사실입니다.
망할 놈의 거짓말, 거짓말하는 것에 익숙해진 내가 정말 싫다. 그러나 거짓말보다 더 나쁜 것은 거짓말하라고 가르치는 것이다. 아들이 셋이나 있는데.
오늘의 역사 역사의 오늘 p193, 에두아르도 갈레아노 지음, 남진희 옮김
[27일] 올해가 얼마 남지 않으니 바쇼의 시가 와닿습니다. 오늘의 픽은 12월 「여행자」입니다.
날들과 달들은 영원한 여행객이니 오고 가는 해 또한 나그네이다. 사공이 되어 배 위에서 평생을 보내거나 마부가 되어 말머리를 붙잡은 채 노경을 맞이하는 사람은 그날그날이 여행이기에 여행을 거처로 삼는다. 많은 풍류객들이 여행길에서 죽음을 맞이했다. 나 또한 구름을 몰아가는 바람결에 이끌려 방랑하고파.
오늘의 역사 역사의 오늘 p386 / 마쓰오 바쇼, 에두아르도 갈레아노 지음, 남진희 옮김
그러고 보니 호디에 님의 원픽과 제 원픽이 여러 번 겹쳤던 것 같습니다! 함께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건강길만 걸으시길요!
갈레아노 선생님이 몇 년에 걸쳐서 원고를 수정하셨다는데, 정말이지 이럴 때 훅 들어오지 않나요. 한 해를 보내는 나의 마음을 나보다 잘 아는 작가님...
화제로 지정된 대화
27일입니다. 오늘도 잘 지내고 계신가요?
편집자님은 바쁘셨네요.
이것저것 하는 사람입니다! ㅋㅋㅋ
27일에 내 원픽은 내 생일날 인 2월 27일에 언급된 영국의 베어링스 은행에 파산 얘기다. 대학원에서 선물 옵션 등 파생상품을 공부하고 있었던 때라, 파산의 주역인 닉 리슨이 결국 감옥 가기 전 일생을 쓴 《Rogue Trader》 를 읽은 적이 있다. 그는 자신의 여자친구의 호감을 사기 위해 물질적 사치에 포커스를 두고 살았으며 그가 결국 이 사태로 감옥에 가자 그 여자친구는 바로 그를 떠났다. 사랑은 돈으로 살 수 없는 것임을.
7월 27일 프라하의 기관차 [ 에밀은 프라하의 봄 때 자유진영을 지지하는 행동을 하고 '2천어 선언'에 참가하면서 모든 것을 잃게 된다. 물론 선언을 했다는 이유만으로 감옥에 간 건 아니지만 소련의 요구로 자유진영을 지지한 주요 인사들의 지위가 박탈되었는데, 육군 대령이었던 그 역시 각종 지위를 박탈당하여 길거리 청소부로 전락했다. (...) 깊은 탄광에서 작업모 하나 달랑 쓰고 우라늄을 캐는 노역에 시달리고, 풀려난 뒤에도 감시에 놓이는 등 정치적으로 사면되기까지 20년이 넘도록 고통스러운 삶을 살게 된다. 에밀은 선수 은퇴 후 말년을 호의호식하며 살 수도 있었지만, 자유를 갈망하는 큰일에 주저하지 않고 뛰어들었기 때문에 그가 진정한 국민영웅으로 추앙받을 수 있었던 것이었다. / 출처 : 나무위키 ] 우리도 이런 분들이 곳곳에 있겠지.. 라고 믿어봅니다..
5월 27일 사랑하는 떠돌이 1963년 오늘, 페르난도가 죽었다. 그는 자유로운 개였다. 모든 사람의 개였지만, 누구의 소유도 아니었다.
오늘의 역사 역사의 오늘 162p., 에두아르도 갈레아노 지음, 남진희 옮김
이것이 우리 민주주의입니다. 우리는 민주주의를 샀고, 대가를 지불했습니다. 우리가 직접 운전대를 잡지 못할 이유가 무엇인가요? 우리에게 투표하세요. 돈으로 살 수 있는 최고의 민주주의를 갖게 될 겁니다.
오늘의 역사 역사의 오늘 p.98 (3월 27일, 연극의 날), 에두아르도 갈레아노 지음, 남진희 옮김
27일의 픽, 우리 사회에서 정치는 돈과 돈의 힘으로 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지 질문하게 해준 ‘연극의 날‘입니다. 머레이 힐 주시회사가 2010년 메릴랜드 주 선거에서 승리했는지 확인해보았는데, 아쉽게도(?) 베테랑 정치인이자 미국 민주당 소속의 상원의원 크리스 밴홀런이 그 해 메릴랜드 제8선거구 선거에서 무려 70% 이상의 득표유로 승리했다고 하네요. 아마 대중의 눈에 머레이 힐 주식회사의 선거 후보 등록은 정치적인 야심을 드러냈다기 보다는 ‘기업이 주는 돈 먹고 무럭무럭 자라는 정치인보다는, 그냥 기업이 정치하는게 낫지 않겠냐!‘고 외치는 일종의 퍼포먼스에 가까웠나봅니다. 그 외침에 동의하는 사람도 꽤 적었던 모양이네요. 여러 인터뷰를 읽어봐도 머레이 힐 주식회사의 목적이 무엇이었을지 짐작하긴 사실 쉽지 않습니다. 정치를 좌지우지할 돈이 있는데 그걸 정치인 주느니, 기업이 직접 정치에 뛰어드는 편이 낫지 않겠냐- 대법원이 법인도 하나의 인격을 가진 개인처럼 판단한 것 같으니 이거 기회구나! 했던 걸까요? 정치계에 충격을 주고 미국 국민의 사고를 확장 시키려는 대범한 시도였을지, 아니면 정치인들에게 ‘정치인이라는 자리보다 힘이 있는건 돈이다.‘라는 인식을 심어주고 싶어 꾸민 연극무대였을지.. - 머레이 힐 주식회사가 메릴랜드 주 의회 선거 참여 의사 밝힌 직후의 인터뷰 링크도 첨부합니다. https://www.npr.org/2010/03/16/124742358/maryland-pr-firm-runs-for-congress
당시 FBI는 '미국의 미래를 생각할 때 킹 목사는 가장 위험한 흑인이다'라는 견해를 밝혔다. 수많은 첩보원이 그의 걸음걸음을 뒤쫓으며 밤낮 가리지 않고 감시했다. 그러나 그는 지속적으로 흑인들을 최전선으로 내몰던 베트남 전쟁과 인종 차원의 모욕적인 사건들을 고발했다. 자신의 조국이 '전 세계에서 가장 심각한 폭력의 공급자'라고 직설적으로 이야기했다.
오늘의 역사 역사의 오늘 p.259, 에두아르도 갈레아노 지음, 남진희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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