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곱날동안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읽기

D-29
그녀가 이 교회에서 예기치 않게 만난 것은 신이 아니라 아름다움이었다. 그날 이후 그녀는 아름다움이란 배반당한 세계라는 것을 알았다 (185쪽)
진실이 숨어 있는 이유 : 행위의 목격자가 있는 그 순간부터 우리는 좋건 싫건 간에 우리를 관찰하는 눈에 자신을 맞추며, 우리가 하는 그 무엇도. 더 이상 진실이 아니다 (188쪽) 사비나는 자신의 사랑을 감춰야만 한다는 것을 괴로워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것은 진리 속에서 사는 유일한 방법이었다. 프란츠에게 있어서 진리 속에서 살기란 사적인 것과 공개적인 것 사이에 있는 장벽을 제거하는 것을 뜻했다 (189쪽) 프란츠와 시비나의 너무나 다른 언어. 프란츠는 사비나를 타며 그의 부인을 배신했고, 사비나는 프란츠를 타고 프란츠를 배신했다 (195쪽)
그녀를 짓눌렀던 것은 짐이 아니라 존재의 참을 수 없는 가벼움이었다. 테레자와 토마시가 누워 있는 묘지는 어떻게 생겼을까? 토마시는 돈 후안이 아니라 트리스탄으로 죽우 것이다. 사비나의 부모는 같은 주에 세상을 떠났다. 토마시와 테레자는 같은 순간에 죽었다 (207쪽)
포도주를 마시며 친구와 나누었던 대화가 라디오로 공개되었다는 것은 오로지 이렇게 해석될 수밖에 없었다. 이 세상이 집단수용소로 바뀌었다고 어머니 집에 살던 시절의 테레자는 수용소에서 지냈던 것이다 (4부 영혼과 육체, 224쪽)
영혼과 육체가 분리될 수 있을까? 오직 영혼만이 토마시와 함께 있고, 육체는 다른 여성의 육체들이 남성의 육체들과 하는 짓을 똑같이 할 수 있도록 멀리 추방하고 싶었다! 그녀의 육체가 토마시에게 유일한 육체가 될 수 없었고, 테레자 인생의 가장 큰 전쟁에서 패배한 육체이기에, 그렇다면 멀리 꺼질지어다, 육체여! (229쪽(
그녀는 세상일을 너무 심각하게 받아들이며 매사를 비극적으로 생각했기 때문에 육체적 사랑의 가벼움과 유쾌한 허망함을 결코 이해하지 못했다 (234쪽)
토마시, 더 이상 못 참겠어. 내게 불평할 권리가 없다는 건 알아. 당신이 나 때문에 프라하에 돌아온 후로, 나는 질투하지 않기로 했어. 나도 질투하기는 싫지만 억누를 수가 없고 이제는 그럴 힘도 없어. 제발 날 도와줘
그녀 마음 깊은 곳에는, 그녀를 총살해야만 했으나 그렇게 하지 않은 남자에 대한 향수가 자리 잡았다. 그 남자가 그리워졌다. 그녀는 결국 그녀를 도와줄 누군가를 필요로 한 셈이다! 토마시는 그녀를 돕지 않았을것이다. 토마시는 그녀를 죽음으로 내몰았다. 다른 누군가만이 그녀를 도울 수 있었다!
현관에 서서 그녀는 그의 면전에서 펑펑 울고 싶은 커다란 욕망을 애써 억눌렀다. 그것을 자제하지 못한다면 원치 않는 일이 벌어지리라는 것을 그녀는 알고 있었다. 그녀는 사랑에 빠질 것이다. (261쪽)
"그들은 사람들을 손아귀에 넣고 이용해 먹기 위해 함정에 빠뜨려야만 하고, 그런 다음 그들을 이용해서 또 다른 사람들에게 또 다른 함정을 파고, 그렇게 계속해서 점차 전 국민을 밀고자 조직으로 만들어 버리는거죠" (272쪽)
어머니의 집을 떠나며, 그녀는 순진하게도 이제 자신이 그녀 삶의 주인이 되었다고 믿었다. 그러나 어머니의 집은 세상 도처에 널려 있었고 어디에서나 그녀의 목덜미를 잡았다. 테레자는 어딜 가도 거기서 빠져나올 수 없었다 (278쪽)
그녀는 바오로 산으로 돌아가 총을 든 사내에게 눈을 가리고 마로니에 나무둥치에 기대서게 해 달라고 부탁하고 싶었다. 그녀는 죽고 싶었던 것이다 (283쪽)
그녀는 다시 물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무한히 슬퍼졌다. 그녀는 자신이 보고 있는것이 이별이라는 것을 알았다. 여러 색깔을 거느리며 사라지는 인생에 대한 작별 (285쪽)
토마시는 그녀가 사람들이 바구니에 넣은 뒤 강물에 띄워 자기에게 보낸 아기라고 확신하고 침대 머리맡을 지켰다 그 뒤로 그는 버림받은 아기 이미지를 가슴속에 간직하며 그녀가 등장하는 고대 신화에 대해 종종 생각했다. 아마도 그가 소포클레스의 <오이디푸스 왕> 번역본을 찾은 숨겨진 동기가 거기에 있다고 봐야만 할 것이다 (...) 그들 고통에 대한 책임이 자신에게 있다는 것을 깨달은 오이디푸스는 바늘로 자기 눈을 찌르고 영원히 장님이 되어 테베를 떠난다 (5부 가벼움과 무거움, 290쪽)
당신의 무지 탓에 이 나라는 향후 몇 세기 동안 자유를 상실했는데 자신이 결백하다고 소리칠 수 있나요 ? 당신에겐 그것을 돌아볼 눈이 없는지도 모르죠! 아직도 눈이 남아 있다면 그것을 뽑아 버리고 테베를 떠나시오 ! (293쪽)
Muss es sein ? 그래야만 하는가 ? 뎀브셔는 한숨을 지었다. 베토벤은 경쾌하게 웃으며 대꾸했다. Es muss sein ! 그래야만 한다 ! (321쪽)
토마시에게 es muss sein ! 의 너머에 무엇이 있는지 보러 가고 싶은 생각을 불러일으킨 것은 아마도 이런 욕망일 것이다. 달리 말하자면 그때까지 자신의 소명이라 믿었던 모든 것을 털어 버렸을 때 삶에서 무엇이 남는지 보고 싶은 욕망 (323쪽ㅇ)
100만 분의 1의 상이성이 구체적으로 드러나는 대목은 오로지 섹스에서뿐이다. 왜냐하면 섹스란 공개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정복해야만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오늘날에도 섹스는 여전히 여성적 자아의 신비가 숨어 있는 금고처럼 보인다 그를 여자 사냥에 내모는 것은 관능의 욕구가 아니라 세계정복하려는 욕망이었다 (329쪽)
뇌 속에는 시적 기억이라 일컬을 수 있는 아주 특별한 지대가 존재해서 우리를 매료하고, 감동시키고 우리의 삶에 아름다움을 주는 것이 기록되는 모양이다 (342쪽)
소설은 작가의 고백이 아니라 함정으로 변한 이 세계에서 인간의 삶을 탐사하는 것이다(362쪽)
글타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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