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곱날동안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읽기

D-29
Muss es sein ? 그래야만 하는가 ? 뎀브셔는 한숨을 지었다. 베토벤은 경쾌하게 웃으며 대꾸했다. Es muss sein ! 그래야만 한다 ! (321쪽)
토마시에게 es muss sein ! 의 너머에 무엇이 있는지 보러 가고 싶은 생각을 불러일으킨 것은 아마도 이런 욕망일 것이다. 달리 말하자면 그때까지 자신의 소명이라 믿었던 모든 것을 털어 버렸을 때 삶에서 무엇이 남는지 보고 싶은 욕망 (323쪽ㅇ)
100만 분의 1의 상이성이 구체적으로 드러나는 대목은 오로지 섹스에서뿐이다. 왜냐하면 섹스란 공개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정복해야만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오늘날에도 섹스는 여전히 여성적 자아의 신비가 숨어 있는 금고처럼 보인다 그를 여자 사냥에 내모는 것은 관능의 욕구가 아니라 세계정복하려는 욕망이었다 (329쪽)
뇌 속에는 시적 기억이라 일컬을 수 있는 아주 특별한 지대가 존재해서 우리를 매료하고, 감동시키고 우리의 삶에 아름다움을 주는 것이 기록되는 모양이다 (342쪽)
소설은 작가의 고백이 아니라 함정으로 변한 이 세계에서 인간의 삶을 탐사하는 것이다(362쪽)
인간의 삶이란 오직 한 번뿐이며, 모든 상황에서 우리는 딱 한번만 결정을 내릴 수 있기 때문에 과연 어떤 것이 좋은 결정이고 어떤 것이 나쁜 결정인지 결코 확인할 수 없을 것이다 ( 363쪽)
Einmal ist keinmal. 한 번은 중요하지 않다. 한번이면 그것으로 영원히 끝이다. 364쪽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은 니체의 영원회귀의 쿤데라식 해석이다. 우주 어디엔가 우리가 두 번째 태어나는 행성이 있다고 가정해보자. 인류가 매번 더욱 성숙하면서 다시 태어나는 다른 행성이 있을지도 모른다 366쪽
그는 그녀를 원망했던 것이다. 그의 곁에 있는 그녀의 존재가 참을 수 없는 우연으로 비쳤던 것이다 371쪽 "어쨌거나 나는 아무것도 보지 못해, 눈이 있던 자리에 구멍만있어" 373쪽
가장 고상한 비극과 가장 일상적 사건이 이토록 현기증 날 정도로 근접한 것일까? (6부 대장정) 스탈린의 아들은 똥을 위해 목숨을 내놓았다 스탈린의 아들의 죽음은 전쟁의 광범위한 바보짓중 유일한 형이상학적 죽음이었다 (399쪽)
존재에 대한 확고부동한 동의가 미학적 이상으로 삼는 세계는, 똥이 부정되고 마치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각자가 처신하는 세계라는 결론이 도출된다. 이러한 미학적 이상은 키치라고 불린다 (405쪽)
말하자면 키치란 본질적으로 똥에 대한 절대적 부정이다. 문자적 의미나 상징적 의미에서 그렇다. 키치는 자신의 시야에서 인간 존재가 지닌 것 중 본질적으로 수락할 수 없는 모든 것을 배제한다 (405쪽)
내 생각에 소련의 키치가 사비나에게 불러일으킨 느낌은, 테레자가 나체 여자들과 함께 수영장 주위를 행진하며 경쾌한 노래를 불러야만 했던 꿈에서 느낀 공포와 유사하다 테레자의 꿈은 키치의 진정한 기능을 고발한다. 키치는 죽음을 은폐하는 병풍이다 (416쪽)
나의 적은 공산주의가 아니라 키치예요 ! 사람들이 그녀의 삶을 가지고 만들어 내려고 했던 키치로붇저 벗어나기 위해 그녀는 처절히 노력해야만 했다 (418쪽)
우리 중 누구도 초인이 아니며 키치로부터 완전하게 벗어날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가 아무리 키치를 경멸해도 키치는 인간 조건의 한 부분이다 (421쪽)
프란츠가 미치도록 좋아했던 대장정 이라는 개념은 모든 시대와 모든 성향의 좌익 인사들을 하나로 묶어주었던 정치적 키치였다 (423쪽) 대장정이란 멋진 전진, 장정이 대장정 이기 위해서 필요했던 모든 장애물을 뛰어넘어 우정, 평등, 정의, 행복을 향해 멀리 나아가는 노정 이었다
키치의 정체는 정치 전략이 아니라 이미지, 은유, 용어로 결정된다. 따라서 관습을 깨고 공산주의 국가 이익에 반하는 행진을 하는 것도 가능하다 (430쪽)
그가 바라는 것은 한 가지뿐이었다. 토마시가 그의 삶에 시선을 보내는것 (447쪽)
넉 달이 지났을 무렵 그는 전보를 받았다. 토마시와 그의 부인이 트럭에 깔려 죽었다는 것이다 449쪽
테레자와 토마시는 무거움의 분위기 속에서 죽었다. 그녀는 가벼움의 분위기에서 죽고 싶었다. 그 가벼움은 공기보다도 가벼울 것이다 451쪽
글타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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