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작가님 책 읽기] '작별하지 않는다'를 함께 읽으실 분을 구합니다!

D-29
삼만 명이었어요. 햇빛이 드는 희벽에 기대어 인선은 두 무릅을 세우고 앉아 있었다. 카메라는 그녀의 얼굴 대신 한쪽 어깨와 무릎을 포착해 대부분의 화벽이차지하고 있었다. 154페이지
작별하지 않는다 - 한강 장편소설 한강 지음
아버지가 여느 떼와 달라져서 멍하게 벽에 기대 앉아 있는 날이면 어머니는 나를 불 렀어요. 집히는 대로 생고구마 오이 조각 두어 개 굴 한두 알을 내 손에 쥐어주며 말했어요 느네 아방 가져당주라. 안 받으면 입에다 넣어드려브라
작별하지 않는다 - 한강 장편소설 165페이지, 한강 지음
@공돌이 님~ 너무 늦게 말씀드리는 것 같지만.. 공지하신 일정표와 다르게 실제로는 1부(1~6장), 2부(1~6장), 3부로 이뤄져 있네요. 말씀 주신 대로 일정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읽기는 했습니다 ㅎㅎ
마침내 연결되었다. 인선아, 하고 부르는 동시에 나는 귀를 세운다. 인선의 속삭임 대신 다급한 여자 목소리가 들린다. 이따 전화하세요. 이따가. 삽시간에 통화가 끊긴 액정 화면을 나는 멍하게 들여다본다. 간병인의 음성이었던 것 같다. 그 병실의 것이 아닌 듯한 소란이 다급한 목소리를 에워싸고 있었다.
작별하지 않는다 - 한강 장편소설 1부 새 - 4 새, 한강 지음
지금쯤이면 다 읽으셨을 테니 스포일러도 괜찮겠지요? 이때 인선이 죽은 것으로 이해했는데 맞겠죠? 아니면 경하(나)도 눈 속에서 헤매다 죽은 걸까요? 어쩌면 작가님이 말하고자 하는 바와는 무관한, 중요하지 않은 부분일지도 모르겠는데요. 저는 책을 덮고 나서도 계속 헷갈리고 궁금하네요.
'오늘 우리 몸이 닿지 않았다는 것을 그때에야 나는 알았다. (...) 오늘 우리는 자신도 모르게 거리를 두고 있었나. 몸이 닿는 순간 상대의 죽음에 전염될 것처럼.' p198 발자국이 보일 만큼 빛을 놓치지 않고, 인선의 몸과 부딪히지도 않으며 걸으려면 두 걸음의 간격을 유지해야 했다.' p304 * '병실 유리문이 열리는 소리에 인선이 고개를 돌렸다. 인선이 좀전부터 기다리던 사람이 왔다는 걸, 문득 안도하는 그녀의 표정으로 미뤄 알 수 있었다.' p38 '친구분 정신력이 정말 강하세요.' p55 '네 손이 잡히지 않는다면, 넌 지금 너의 병상에서 눈을 뜬 거야. 다시 환부에 바늘이 꽂히는 곳에서. 피와 전류가 함께 흐르는 곳에서. 숨을 들이마시고 나는 성냥을 그었다. 불붙지 않았다. 한번 더 내려치자 성냥개비가 꺽였다. 부러진 데를 더듬어 쥐고 다시 긋자 불꽃이 솟았다. 심장처럼, 고동치는 꽃봉오리처럼. 세상에서 가장 작은 새가 날개를 퍼덕인 것처럼.' p324~325 * 어쩌면 둘다 삶의 한계까지(사고와 추위) 갔지만 끝내 죽음에 전염되지 않은 채.. 삶의 불꽃을 피워올리며 어쨌든 계속 하고 있지 않을까요.. 작별하지 않는 것을.. 그리고 우리들에게도 바라고 있을 것 같습니다.. 인선과 경하와 아미.아마와 제주 4.3의 역사와 작별하지 않기를.. '작별하지 않는다..'
아래 글과 중복되는 내용이라 지웁니다.
제주 4.3을 다룬 작별하지 않는다를 읽으면서 많은걸 생각 하게 만들었던거 같습니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에 가족을 잃은 슬픔은 이 현재에도 흐르고 있다는 것에 가슴이 아픔니다. 가족을 잃은 슲픔은 아무리 시간이 흘렀다고 하여 사라지지 않고 그대로 지문 처럼 가슴에 남는다고 하지요 그래도 그 슬픔을 하나의 기력으로 삼고 지금의 현재를 살아야 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 한강 작가가 말하는 '작별하지 않는다' ] https://www.youtube.com/watch?v=NLfbJRDuszU
같은 해 유월에 꿈을 꾸었다. 성근 눈이 내리는 벌판을 걷는 꿈이었다. 벌판 가득 수천 수만 그루의 검은 통나무들이 심겨 있고, 하나하나의 나무 뒤쪽마다 무덤의 봉분들이 있었다. 어느 순간부터 운동화 아래에 물이 밟혀 뒤를 돌아보자, 지평선인 줄 알았던 벌판의 끝에서부터 바다가 밀려들어오고 있었다. 왜 이런 곳에다 이 무덤들을 썼을까, 나는 스스로에게 물었다. 아래쪽 무덤들의 뼈들은 모두 쓸려가버린 것 아닐까. 위쪽 무덤들의 뼈들이라도 옮겨야 하는 것 아닐까, 더 늦기 전에 지금. 하지만 어떻게 그게 가능할까? 나에게는 삽도 없는데. 벌써 발목까지 물이 차오르고 있는데. 꿈에서 깨어나 아직 어두운 창문을 보면서, 이 꿈이 무엇인가 중요한 것을 말하고 있다고 느꼈다. 꿈을 기록한 뒤에는 이것이 다음 소설의 시작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그것이 어떤 소설일지 아직 알지 못한 채 그 꿈에서 뻗어나갈 법한 몇 개의 이야기를 앞머리만 썼다 지우기를 반복하다가, 2017년 12월부터 2년여 동안 제주도에 월세방을 얻어 서울을 오가는 생활을 했다. 바람과 빛과 눈비가 매순간 강렬한 제주의 날씨를 느끼며 숲과 바닷가와 마을길을 걷는 동안 소설의 윤곽이 차츰 또렷해지는 것을 느꼈다. <소년이 온다>를 쓸 때와 비슷한 방식으로 학살 생존자들의 증언들을 읽고 자료를 공부하며, 언어로 치환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게 느껴지는 잔혹한 세부들을 응시하며 최대한 절제하여 써간 <작별하지 않는다>를 출간한 것은, 검은 나무들과 밀려오는 바다의 꿈을 꾼 아침으로부터 약 7년이 지났을 때였다. 소설을 쓰는 동안 사용했던 몇 권의 공책들에 나는 이런 메모를 했다. 생명은 살고자 한다. 생명은 따뜻하다. 죽는다는 건 차가워지는 것. 얼굴에 쌓인 눈이 녹지 않는 것. 죽인다는 것은 차갑게 만드는 것. 역사 속에서의 인간과 우주 속에서의 인간. 바람과 해류. 전세계를 잇는 물과 바람의 순환. 우리는 연결되어 있다. 연결되어 있다, 부디. 이 소설은 모두 3부로 이루어져 있다. 1부의 여정이 화자인 경하가 서울에서부터 제주 중산간에 있는 인선의 집까지 한 마리 새를 구하기 위해 폭설을 뚫고 가는 횡의 길이라면, 2부는 그녀와 인선이 함께 인간의 밤 아래로-1948년 겨울 제주도에서 벌어졌던 민간인 학살의 시간으로-, 심해 아래로 내려가는 수직의 길이다. 마지막 3부에서 두 사람이 그 바다 아래에서 촛불을 밝힌다. 친구인 경하와 인선이 촛불을 넘겼다가 다시 건네받듯 함께 끌고 가는 소설이지만, 그들과 연결되어 있는 진짜 주인공은 인선의 어머니인 정심이다. 학살에서 살아남은 뒤, 사랑하는 사람의 뼈 한 조각이라도 찾아내 장례를 치르고자 싸워온 사람. 애도를 종결하지 않는 사람. 고통을 품고 망각에 맞서는 사람. 작별하지 않는 사람. 평생에 걸쳐 고통과 사랑이 같은 밀도와 온도로 끓고 있던 그녀의 삶을 들여다보며 나는 묻고 있었던 것 같다. 우리는 얼마나 사랑할 수 있는가? 어디까지가 우리의 한계인가? 얼마나 사랑해야 우리는 끝내 인간으로 남는 것인가? * <작별하지 않는다>를 출간한 뒤 3년이 흐른 지금, 아직 나는 다음의 소설을 완성하지 못하고 있다. 그 책을 완성한 다음에 쓸 다른 소설도 오래 전부터 나를 기다리고 있다. 태어난 지 두 시간 만에 세상을 떠난 언니에게 내 삶을 잠시 빌려주려 했던, 무엇으로도 결코 파괴될 수 없는 우리 안의 어떤 부분을 들여다보고 싶었던 <흰>과 형식적으로 연결되는 소설이다. 완성의 시점들을 예측하는 것은 언제나처럼 불가능하지만, 어쨌든 나는 느린 속도로나마 계속 쓸 것이다. 지금까지 쓴 책들을 뒤로 하고 앞으로 더 나아갈 것이다. 어느 사이 모퉁이를 돌아 더이상 과거의 책들이 보이지 않을 만큼, 삶이 허락하는 한 가장 멀리. 내가 그렇게 멀리 가는 동안, 비록 내가 썼으나 독자적인 생명을 지니게 된 나의 책들도 자신들의 운명에 따라 여행을 할 것이다. 차창 밖으로 초록의 불꽃들이 타오르는 앰뷸런스 안에서 영원히 함께 있게 된 두 자매도. 어둠과 침묵 속에서 남자의 손바닥에 글씨를 쓰고 있는, 곧 언어를 되찾게 될 여자의 손가락도. 태어난 지 두 시간 만에 세상을 떠난 내 언니와, 끝까지 그 아기에게 ‘죽지 마, 죽지 마라 제발’이라고 말했던 내 젊은 어머니도. 내 감은 눈꺼풀들 속에 진한 오렌지빛으로 고이던, 말할 수 없이 따스한 빛으로 나를 에워싸던 그 혼들은 얼마나 멀리 가게 될까? 학살이 벌어진 모든 장소에서, 압도적인 폭력이 쓸고 지나간 모든 시간과 공간에서 밝혀지는, 작별하지 않기를 맹세하는 사람들의 촛불은 어디까지 여행하게 될까? 심지에서 심지로, 심장에서 심장으로 이어지는 금(金)실을 타고? * 지난해 1월 낡은 구두 상자에서 찾아낸 중철 제본에서, 1979년 4월의 나는 두 개의 질문을 스스로에게 하고 있었다. 사랑이란 어디 있을까? 사랑은 무얼까? 한편 <작별하지 않는다>를 출간한 2021년 가을까지, 나는 줄곧 다음의 두 질문이 나의 핵심이라고 생각해왔었다. 세계는 왜 이토록 폭력적이고 고통스러운가? 동시에 세계는 어떻게 이렇게 아름다운가? 이 두 질문 사이의 긴장과 내적 투쟁이 내 글쓰기를 밀고 온 동력이었다고 오랫동안 믿어왔다. 첫 장편소설부터 최근의 장편소설까지 내 질문들의 국면은 계속해서 변하며 앞으로 나아갔지만, 이 질문들만은 변하지 않은 일관된 것이었다고. 그러나 이삼 년 전부터 그 생각을 의심하게 되었다. 정말 나는 2014년 봄 <소년이 온다>를 출간하고 난 뒤에야 처음으로 사랑에 대해- 우리를 연결하는 고통에 대해- 질문했던 것일까? 첫 소설부터 최근의 소설까지, 어쩌면 내 모든 질문들의 가장 깊은 겹은 언제나 사랑을 향하고 있었던 것 아닐까? 그것이 내 삶의 가장 오래고 근원적인 배음이었던 것은 아닐까? 사랑은 ‘나의 심장’이라는 개인적인 장소에 위치한다고 1979년 4월의 아이는 썼다. (팔딱팔딱 뛰는 나의 가슴 속에 있지.) 그 사랑의 정체에 대해서는 이렇게 대답했다. (우리의 가슴과 가슴 사이를 연결해주는 금실이지.) ---- 노벨상 수상 강연 중.. <작별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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