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장 읽기 시작하셨나요? 첫 문장부터 시간과 공간 이동을 확 하면서 시작되죠. 오렐리아노 부엔디아 대령이 사형장의 총구를 눈앞에 두고서 마콘도에서 얼음을 처음으로 봤던 때를 기억하면서 마콘도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첫 페이지부터 가장 인상적인 인물은 집시 '멜키아데스' 같은데요. 민음사 주석에도 별 이야기가 없습니다만은, 저는 성경에 나오는 제사장 '멜키세덱'이 자꾸 연상됩니다. '멜키세덱'은 구약에서 떡과 포도주로 아브라함을 축복해준 제사장으로 나옵니다. 이 집시의 이름에 '멜키세덱'을 연상시키게 함으로써 마콘도를 구약에 나오는 세상과 같이 세상이 채 갖추어지지 않은 분위기를 부여하는데 도움을 주는 것 같습니다.
타인
진도표없이 각자 읽는 건가요?
CTL
공지에 진도 올려드렸습니다. 페이지 수는 제가 전자책이라 정확하게 알수가 없네요.
CTL
마침 제가 [파리 리뷰]라는 문학잡지에 실린 가르시아 마르케스 인터뷰를 함께 읽고 있어서 '백년의 고독'의 문체 스타일에 대한 저자의 말을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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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겉으로는 환상적인 것처럼 보이는 사건을 상당히 세세하게 묘사함으로써 이야기에 자신만의 현실성을 주지요. 이것은 저널리즘에서 배우신 것이 아닌가요?
A. [마르케스] 그것은 저널리즘에서 배운 기법으로 문학에도 적용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하늘을 훨훨 날아가는 코끼리가 한 마리 있다고 말할 때 사람들은 그 이야기를 믿으려고 하지 않을 겁니다. 그렇지만 하늘을 훨훨 날아가는 코끼리 425마리가 있다고 말하면 사람들은 아마도 그 이야기를 믿으려고 할 것입니다. 『백년 동안의 고독』은 그런 종류의 일들로 가득 차 있습니다. 그것이 바로 할머니가 사용하시던 기법이었습니다. 특히 노란 나비들에 둘러싸인 인물에 대한 이야기가 생각납니다. 어릴 때 전기공이 저희 집에 온 적이 있습니다. 그가 전봇대에 오를 때 자신을 지탱해주는 벨트를 갖고 있었기 때문에, 그 사람에 대한 호기심이 무척 컸습니다. 제 할머니께서는 이 전기공이 올 때마다 나비로 집 안을 가득 채운다고 말씀하시곤 했습니다. 제가 이걸 글로 쓸 때 나비들이 노랗다고 말하지 않으면 사람들이 이 이야기를 믿으려고 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모든 작가가 겪는 문제는 믿을 만 한가 하는 것입니다. 어떤 이야기가 믿을 만한 한 누구든 이야기를 쓸 수 있습니다.
"작가란 무엇인가. 1" 중에서
<파리 리뷰>
CTL
[파리 리뷰] 인터뷰 중에서 발췌.
Q. 번역가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A. [마르케스]
주석을 붙이는 번역가를 제외하고는 무척 존경합니다. 주석을 붙이는 번역가들은 아마도 작가가 의도하지 않은 것을 독자들에게 설명하려고 애를 쓸 것입니다. 그런 번역가도 있으니까, 독자들은 그런 번역가를 참고 견뎌야만 하겠지요. 번역은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보상을 전혀 받지 못하고 대가도 아주 적은 편이지요. 훌륭한 번역은 다른 언어로 이루어지는 재창조라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레고리 라바사를 엄청 존경합니다.
제 책은 21개 언어로 번역되었는데, 라바사는 각주를 달기 위해 책의 어떤 부분을 설명해달라고 부탁하지 않은 유일한 번역가입니다. 제 작품은 영어로 완전히 재창조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책의 어떤 부분은 문자 그대로 쫓아 읽기가 무척 어렵습니다. 사람들이 영어 번역본을 읽으면서 받은 인상은, 번역가가 제 책을 먼저 읽고 나중에 회상하여 다시 썼다는 것입니다. 그것이 제가 그런 번역가들을 존경하는 이유입니다. 그들은 지적이라기보다는 직관적입니다. 출판업자들은 그런 번역가들에게 불쌍할 정도로밖에 지불하지 않으며, 그들의 번역을 문학작품의 창작이라고 생각하지도 않습니다. 저도 에스파냐어로 번역하고 싶은 책이 있지만, 번역은 제 자신의 작품을 쓰는 것만큼이나 많은 일을 요구하거나, 충분한 밥벌이가 되지 못할 수도 있겠지요....
"작가란 무엇인가. 1" 중에서
파리 리뷰
CTL
이 답변 중에서 언급하는 라바사라는 사람이 영문판을 번역한 그레고리 라바사 (Gregory Rabassa)를 말하는 군요. 마르케스도 영어를 꽤하니까 작가가 엄청 존경한다는 번역가는 참 뿌듯할 것 같습니다. 영문판은 쉬운 단어를 쓰면서도 문장의 리듬이 있어서 물흐르듯 읽힌다는 점이 장점같습니다. 이야기를 듣는 것처럼 문장이 술술 흘러간다는 느낌이 들거든요.
마르케스는 주석이 달린 번역을 과소평가하지만, 저는 민음사 버전의 꼼꼼한 주석에 아주 감사하면서 읽고 있습니다. 콜롬비아는 한국독자에게는 생소한 공간이니 꼼꼼한 주석이 마콘도를 상상하는데 도움이 많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전자책으로 읽으니 클릭만으로 책 앞뒤를 왔다갔다 할 수 있어서 더 편하고요.
CTL
그레고리 라바사에 대해 더 찾아보니 가르시아 마르케스가 이 번역가에게 '백년의 고독' 번역을 맡기려고 3년을 기다렸다고 하네요. 그리고 나중에는 라바사의 번역이 자신의 스페인 원작보다 더 훌륭하다고 했다고 합니다! 라바사는 스페인어, 포르투갈어를 영어로 번역해온 경험을 자서전으로 남겼는데 제목이 'If This Be Treason: Translation and Its Dyscontents, A Memoir' 라고 합니다. 기회가 되면 읽어보고 싶네요.
그레고리 라바사에 대해 더 궁금하신 분을 위해 [파리 리뷰]에서 라바사 사망 후에 올린 기사 링크 공유합니다.
https://www.theparisreview.org/blog/2016/06/14/gregory-rabassa-1922-2016/
화제로 지정된 대화
CTL
벌써 10분 이상 신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영문판과 국문판을 대조해보니 특이점이 있네요.
일단 이 책에는 목차가 없지요. 아마 의도된 것 같습니다.
돌고 도는 반복되는 듯한 인생에 순서가 있을리 없으니까요.
하지만 한국어판에는 그래도 어색했던지 각 챕터 앞에 숫자가 붙어있습니다.
함께 읽는 진도를 정하기에는 참 다행한 점이지요.
민음사 버전 1권에는 10장까지 있습니다.
12월 2일부터 드라마가 올라오기 전까지 이틀에 1 챕터 씩 읽는 일정으로 하려고 합니다.
(저는 전자책을 가지고 있어서 페이지로 안내를 못해드려서 죄송합니다.)
물론 각자 편하신 대로 읽어도 되지만, 함께 이야기를 나누기에는 공유하는 일정이 있는 편이 좋더군요.
그래서 드라마가 시작하기 전까지 1권의 반 정도를 읽고, 드라마를 보아가면서 나머지 반을 읽는 걸 목표로 할까 합니다. 그런 다음 12월 후반부에 나머지 2권의 이야기를 끝낼 여력이 있으신 경우에는 나머지를 읽고 이야기 나누는 방향으로 하려고요.
그럼, 각자 편하신 버전의 책을 구해서 읽으시면서
드라마에 대한 기대를 높여보지요.
콜럼비아에서, 스페인어를 하는 배우들만 써서 촬영했다고 하니
영문이나 한국어 번역을 보면서는 느끼지 못했던 분위기를 제대로 감상할 수 있을 것 같아 흥분됩니다.
모시모시
“물건들이란 제각각 생명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요, 영혼을 깨우기만 하면 다 되는 겁니다.”
『백년의 고독 1』 Ch.1,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지음, 조구호 옮김
문장모음 보기
화제로 지정된 대화
CTL
12월 2-3일은 1장을 읽습니다. 얼음으로 시작해서 얼음으로 끝나는 장..
1장을 읽으시고 머리에 뭔가 남는 이미지가 있을 것 같습니다.
드라마에서 재현되는 모습을 보고픈 이미지나 장면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구체적으로 보고싶은 부분을 묘사해주시거나 선택한 이유를 나누어 주세요.
링곰
마꼰도 마을의 모습이 궁금해요. 1장 속 이미지는 히스토리 채널에서 제작한 바이킹스 배경이 떠오르는데 마꼰도가 드라마에서는 어떻게 묘사될지 궁금합니다. 물론 등장인물들도 제가 생각한 이미지가 맞을지 기대되고요!
CTL
저는 여러 가지 장면을 보고 싶은데요,
제일 보고 싶은 장면은
- 마을 북쪽으로 떠난 여정에서 마주친 스페인 난파선의 모습
이고요, 그 외에도
- 집시 멜키아데스가 틀니를 하고 와서 다시 젊음을 찾은 모습
- 멜키아데스의 죽음을 말해주는 목소리를 남기며 웅덩이로 변해버리는 아르메니안 집시
- 마지막에 나오는 커다란 다이아몬드같은 얼음을 만지며 아우렐리아노가 "펄펄 끓고 있다"고 말하는 모습
등 입니다.
지니
어떻게 재현했을지 가장 보고 싶은 장면은 고요히 숲속에 잠들어있는 스페인범선, 그 광경입니다. 그리고 멜키아데스의 죽음을 알리고 웅덩이로 변한 집시가 나온 장면도 보고 싶네요.
화제로 지정된 대화
CT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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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곰
세상에는 믿을 수 없는 일들이 일어나고 있어. 우린 계속 당나귀처럼 살아가고 있지만 바로 저기 저 강 건너에는 온갖 희한한 것들이 있다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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