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립 로스 - 울분, 각자의 위치에서 각자 다른 이유로 느끼는 울분이라는 감정

D-29
룸메이트 이야기가 나와서 잠시 여담을 해보자면 요즘 아이들(대학생을 포함하여)은 룸메이트 자체를 꺼려한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어요. 성격이 맞고 안맞고를 떠나서 타인과 한 공간에 있는 것 자체를 싫어한다고 하더군요. 기숙, 하숙 같이 배려가 필요한 공간 생활을 피하려는 경향이 많이 두드러졌다고 합니다. 외동이 많아지면서 혼자의 생활에 익숙해진 것, 부모의 부족함 없는 캐어에 사적 공간을 타인과 공유하는 것에 대한 불만 등이 원인이지 않을까 싶어요. 마커스의 경우에도 요즘 아이들 같은 느낌이 들더라고요. 내가 조금이라도 불편한 건 못 참는다! 라는 부분에서요. 룸메이트의 행동이 과하긴 했지만요. 가정사로 인해 단독으로 생활할 수 있는 기회조차 가질 수 없었다는 게 마커스의 울분을 더욱 고립시키고 증폭시키는 역할을 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저도 마커스가 좀 예민한게 아닌가... 그렇게 생각이 들더라구요 ~ 물론 이게 양육의 방식 때문에 불편한 상황에 대한 대처능력? 이 떨어진다고 생각이 들수도 있지만 타고난 성향 같더라구요. 좀 답답했어요 이해가 살짝 가려고 하다가도 왜 이렇게 까지 할까? 하는 생각도 했네요
이게 제 3자의 입장에서보면 뭐 저리 예민해? 라고 생각이 들다가도, 내가 저 상황에 처하게 되면 또 예민하게 굴어질 수도 있더라구요ㅋㅋ 피해자의 위치에 서면 사소한 것도 나를 향한 공격처럼 느껴질 수 있으니까요.
나는 그것도 좋았다.내가 어른이 되던 시점에서는, 갑자기 모든 것이 그렇개 까다로워지기 전에는, 나는 주어진 것에 만족하는 데 큰 재눙을 보이던 사람이었다
울분 P.26, 필립 로스 지음, 정영목 옮김
아버지고 내가 피를 좋아하도록 가르치지믐 못했다. 아니, 니는 피 앞에서 무심해지지도 못했다
울분 P.47, 필립 로스 지음, 정영목 옮김
앗~저도 이 부분~!!
나는 아버지나 룸메이트들과 전투를 벌일 배짱이 없었듯 학생과장과 전투를 벌일 배짱이 없는 사람이었다. 그럼에도, 그런 약한 사람임에도 나는 전투를 하고 말았다
울분 P.121, 필립 로스 지음, 정영목 옮김
다들 끝까지 읽으셨겠지만, 이 부분이 결말의 비극으로 이어지는 점이 너무 슬펐어요. 어떤 것에도 제대로 저항하는 법을 배우지 못한 채 바깥으로 나와버린 성인의 모습이랄까요.
저도 초년생때가 떠오르더라고요 자다가 이불킥을 하던 시절 😭 대화 중 강압적인 학생과장 때문에 답답했습니다 “나는 알 수 없는 것에 대비하고 있었다”
돌이켜보면 처음 20대가 되어 성인이 되었을 땐 누구나 다 그런 의욕가다는 있었던 것 같아요ㅋㅋ 꼭 마커스같은 모습은 아니더라도 뭐든 더 잘해야겠다(노는 것도 포함하여), 더 많이 해야겠다는 의욕만 가득가득했던 기억이 저도 있네요. 매사 틀어지는 것이 두려워 늘 다음 플랜을 머릿속에 구상하고 있고요ㅋㅋ
정말요 ㅋㅋ 다 해보고 싶어 조급하죠 열정만수르 시절 ~
마커스는 자신의 인생을 통제하려고 노력하지만, 결국 운명처럼 보이는 결과에 직면하게되는 게 안타까웠어요. 요즘 여러 책속에서 자주드러나는 개인이 운명을 얼마나 통제할 수 있는가라는 철학적인 질문도 하게되네요.
스토너와는 달리, 운명에서 벗어나려 최선을 다해 발버둥 친 결과가 비극이어서 더 감정적으로 동조되었던 것 같아요. 저는 개인적으로 스토너의 이야기는 별로더라구요. 큰 저항없이 흘러가는대로 살다보니 여기까지 왔다, 라는 게... 어떻게보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어떤 극적인 노력이나 극적인 반전을 경험하는 인생을 살지 못하기에 스토너의 삶이 더 공감될지는 모르겠으나, 소설에서만큼은 조금 더 극적인 어떤 것을 추구하고 그로 인한 결과가 평범한 것이든 비범한 것이든 했으면 하는 바람이 생기더라구요.
조금 전까지 나는 무척 행복했다. 단지 올리비아가 웃음을 터뜨려주어서가 아니라 과거의 아버지를 떠올렸기 때문이다.
울분 P152, 필립 로스 지음, 정영목 옮김
자라명서 나는 내 친구나 급우들이나 가족의 친구들 가운데 부모가 이혼을 하거나 술꾼인 집, 또 개를 소유힌 집은 한 집도 보지 못했다. 나는 이 세가지 모두 역겨운 것으로 여겼다
울분 P.164, 필립 로스 지음, 정영목 옮김
어떤 사람들은 일을 갈망한다. 어떤 일이든. 가혹하든 고약하든 상관없다. 자기 삶의 가혹함을 쏟아내고, 마음에서 자신을 죽일 것 같은 생닫들을 몰아내기 위해.
울분 P175, 필립 로스 지음, 정영목 옮김
정서적 안정을 위해 가정, 즉 부모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도 이 책을 통해 알 수 있었는데요. 올리비아와의 만남과 어떤 문제가 생겼을 때 해결하는 능력, 타인과의 공감력 등 마커스는 여러 일을 겪으면서 상당한 혼란을 겪게 됩니다. 사실 이런 감정들은 어떤 정해진 학습을 통해 배울 수 있는 건 아니지만, 이런 상황에 내던져 졌을 때 충분히 그 충격을 받아들이고 회복할 수 있는 개인의 회복탄력성은 부모와의 유대를 통해 배울 수 있다고 보거든요. 마커스는 부모와 계속되는 마찰과 그로 인해 계속 멀어지려는 태도를 보임으로써 그것을 배울 기회를 놓친 건 아닌가 싶습니다.
네 맞아요~ 저는 결혼하고 자식을 키우며 누구나 서툴다는 걸 인정해야겠구나 합니다 일부러가 나니라 무지가 상처를 주는 것이다 라고..특히 부모도 한 인간이기에 완벽한 존재가 아니란것도요 가까운 사람이니만큼 더욱 선을 지켜야갰죠 배우자를 본인과 동일시하게 되니 작은 일에도 화가 나는 것이라더라구요 자식도 소유가 아니니 앞선 분들 말씀처럼 손님처럼 (너무 어렵네요 ㅋㅋ) 글을 보면 모두가 가족을 사랑하는게 느껴져 더 안타까워요 어머니도 감정을 억압하고 통제하고 살았고 마커스에게 솔직해진 후 ‘감정을 처리했다’고 표현했더라고요 어머니가 건강하다 볼 순 없으나 일반적인 방식이 아닐까도 생각해봅미당
내가 실수하고 실패했던 것들을 자녀들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극단으로 치닫으면 마커스의 아버지같은 형태로 나타나겠지요. 마치 정답이 있는 것처럼 자식을 컨트롤하려는 모습이요. 근데 이게 또 내 자식이 되면 자꾸 실수나 실패할 쪽으로 움직이는 게 보이면 마음이 쓰여서 잔소리를 하게 된다고 하더라구요ㅋㅋ 이성과 감성이 막 내면에서 피터지게 싸우는ㅠㅠㅋㅋ
아... 이건 매일 연속입니다. 반복하고 후회하고. 저아인 내것이 아니야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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