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립 로스 - 울분, 각자의 위치에서 각자 다른 이유로 느끼는 울분이라는 감정

D-29
드디어 울분을 다 완독 했어요... 두껍지 않은 책 인데도 진득하게 읽을 시간이 없어서 좀 걸렸어요 ㅜ.ㅜ 자녀를 향한 부모의 마음과 , 부모에게서 벗어나 자신의 의지대로 살고싶어하는 자식된 입장... 둘다 이해는 가지만 어쨌든 완독후 느낀 제 마음은 부모쪽 인것 같아요... 그치만 뭐든 지나치면 문제가 된다 는 결론!!
자녀가 있는 부모들은 어쩔 수 없이 부모에게 조금 더 마음이 가는 것 같더라구요. 저는 온전히 자식의 입장만 있다보니 그래도 마커스 편에 서긴 했습니다ㅋㅋ
어지간해서는 책을 두 번 읽지는 않는데, 확실히 두 번 읽으면 처음에 읽으며 놓쳤던 부분들이 많이 보이더라구요. 조금이긴하지만 부모의 마음을 이해해보려고도 했고, 등장인물들이 각자의 울분에 빠질 수밖에 없는 '전쟁'이라는 상황도 눈에 보이기 시작했구요. 마커스를 무작정 옹호했다가, 다른 방식으로 자신을 어필했으면 낫지 않았을까하는, 최근의 시위를 보고 또 한 번 생각하게 되었어요.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이 책이 지금에도 공감이 많이 되는 이유가 부모가 자식을 손에서 놓아주지 못하는 것, 그런 부모를 떠나 하고 싶은 것을 하고 살고 싶어하는 자녀 등이 지금의 부모와 자식 관계와도 크게 다를 게 없어서 그런 것 같아요.
딴 이야기지만 전우용 교수의 민주주의 용어의 문제점에 대해 처음으로 짚어 보는 기회였어요 정신없는 2,30대를 지내고 전업맘으로 썩어 가던 여유가 , 아니 어쩌면 너무 비정상적인 시국에 저 포함 국민의 수준도 더 높아졌을 듯해요 울분은 분명 부모와 자식, 학교의 베이스가 된 각자의 가치관들이 과하게 충돌하는 경향이 있으나 한국인으로서 또 완전 외면하기 어려운 결속(??) 같은 걸 조금은 이해해가려는 저를 돌아보게 되더라구요 큰 일을 겪으며 꼿꼿한 개인이 가족 공동체의 이유 없고 경고 없는 끼어듦이 왠지 따뜻하달까요… 귀찮긴 해도 기댈 수 있는 존재에 감사한 ~ 또 시간 지나 다시 읽을 때 탄성처럼 원래 나라고 생각해왔던 저를 만날지도요 ^^
사람은 자신에게 결핍된 부분을 갖고 싶어하는 게 있는 것 같아요. 저 같은 경우도 마커스만큼은 아니지만 꽤 강압적인 가정 분위기 속에서 지내다보니 마커스의 마음이 너무 잘 이해되면서 성인이 되자마자 '독립'하겠다는 생각밖에 안들더라구요. 물론 지금이라고해서 부모님과 한 집에서 살고 싶다는 건 아닙니다만ㅋㅋ 가족이라는 이유로 불쑥불쑥 들어오는 것이 이제는 지양해야하는 시대가 오고 있지 않나 싶어요. 결국 가족도 가깝다고 생각한 '타인'이기에 타인으로서 그들을 존중해주는, 적당한 선지킴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그게 잘 안되는 게 가족이라는 공동체이긴 하지만요ㅎㅎ
맞아요 지켜야할 선도 각자 기준이 너무 달라 어려워요 훗날 내 자식에게 어떤 부모가 될지 저도 모르겠어요 ㅋㅋ 부모 자식간 원망, 회한…없을 수 없지만 죽기 전 어느정도는 자식의 그것을 맞닥뜨리고 풀고 가고 싶어요
독서모임에서 많은 부모님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어보면, 대체로 부모의 욕심으로 인한 갈등이 많더라구요ㅋㅋ;; 근데 이게 또 부모로서 자식이 잘되길 바라지 못되길 바라진 않으니 더 좋은 것, 더 많은 것을 해주고 싶은 욕심이 생기는 게 어쩔 수 없으니 참 타협하기 힘든 부분입니다ㅠㅋㅋ
끄덕 끄덕
어제도, 오늘도 아이들에게 화냈던 나는 과연 무엇에 "울분"했는가..
올리비아의 이야기는 다시 남겨주셨으면…(시녀이야기들의 증언들 처럼요) 그랬는데 이미 돌아가셨네요 ㅜ
내가 로버트 트리트 대학에 입학한 거의 첫날부터 아버지는 내가 죽을까봐 겁을 먹었다.
울분 p14, 필립 로스 지음, 정영목 옮김
저역시 {울분}을 두번 읽었고 두번 읽었어야 했던 작품이었다고 생각을 했어요. 첫번째 이 책을 읽었을 땐 농담반 진담반의 기분으로 부모와 자식간의 편나누기에 집중됐던 마음이었다면 두번째 읽으니 편 나누기의 생각은 사라지고 부모의 마음, 자식의 마음에 대한 생각하게 되더라구요. 누군가의 삶을 과잉보호 한다? 누군가의 마음을 몰라준다? 등등의 생각보다는 그들이 그렇게 생각했던 것에는 사랑이 있어서 였겠지요. 저역시 계엄령이 내려졌던 최근의 나라꼴(?)을 떠올리며 마커스의 부모님과 마커스의 처지를 함께 생각해보게 되더라구요. 부모는 그런것 같아요. 자식이 죽게 될까봐..ㅠㅠ
군대도 아니고 대학에 입학했다고 아들이 죽을지도 모른다고 겁먹는다는 부분은 확실이 아버지가 좀 심한 집착이긴 했습니다ㅋ
나에게 고기를 갈거나 닭 몇마리의 털을 뽑는 것 이상의 일을 시켰다. 양의 갈빗대를 가져다 토막을 쳐 양갈비를 만드는 방법, 갈비 하나하나를 저미는 방법을 가르쳐주었고 내가 요령을 익히자 큰 칼을 들고 남은 고기를 잘게 잘라내는 방법까지 가르쳐 주었다.
울분 p16, 필립 로스 지음, 정영목 옮김
이 문장들에서도 마커스 아버지의 마커스에 대한 진심이 보이지 않나요ㅠㅠ 우스개소리로 소문난 떡볶이집 사장님은 그 맛의 비밀을 며느리에게도 가르쳐주지 않는다고 하잖아요. 항상 그런거 같아요. 고기 다루는 법을 가르치는 부모와 늘 그곳을 벗어나려고만 하는 자식의 마음이 부모, 자식간의 갭 차이인듯..
아...소리님 얘기 듣고 진짜 다시금 읽어보니 더 공감가요!
내가 지금까지 잘 해왔고, 내가 잘 살 수 있게 해준 것을 자식도 그대로 이어 받아 무탈하게 살았으면 하는 부모의 마음이겠지요ㅠㅠ 하지만 또 자식 입장에서는 나는 저렇게 살고 싶지 않다는 욕망도 있는지라 참 타협하기 힘든 부분인 듯합니다.
어디 갔었느냐? 왜 집에 없었던 거냐? 네가 나가서 어디를 싸돌아다닐지 내가 어떻게 안단 말이냐? 너는 창창한 미래를 앞에 둔 청년이야. 네가 잘못하면 목숨을 잃을 수도 있는 곳에 가지 않는다는 걸 내가 어떻게 알겠느냐?
울분 p19, 필립 로스 지음, 정영목 옮김
이 대사..너무 슬프지 않나요ㅠㅠ 가끔 사건사고를 다루는 프로를 접하다가 잘못없는 청춘들이 죽음을 맞는 사연을 접할때가 있어요. 그 부모님들의 억울함에 동요가 되어 함께 울기도 한답니다. 그 억울한 청춘들의 죽음은 늘 마음이 찢어지네요. 자식은 믿지만 세상을 믿지 못하는게 부모마음이라 생각이 들어요. 저역시도 자식이 군대 가 있던 2년의 기간이 지나고 나니 참 속편했다는 생각이 들었던적이 있었더랬죠. 대신 아들은 그 기간동안 제대 날짜만 헤아리고 있었다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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