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17. <노이즈>

D-29
이 책 좋았죠! 저도 산천어 부분 기억 납니다. 저도 산천어 축제 반대하는 편이고, 돌고래들의 표정을 바로 이해할 수는 없지만 그들과는 소통 가능성이 꽤 있다고 생각하고요. 하지만 전반적으로 동물의 고통이라는 문제에 제가 좀 더 회의적인 입장인 거 같네요. ^^
흰금, 파검 드레스 문제를 볼 때 인간도 같은 사물을 같은 색으로 보지 못하는 거 같아요. <그들의 생각을 바꾸는 방법>에 나오는 움벨트 개념이 신기하더라구요.
그들의 생각을 바꾸는 방법 - 극단의 시대, 견고한 믿음에 균열을 내는 설득의 과학저자가 2020 미국 대선에 활용된 ‘딥 캔버싱’을 비롯하여 심리 치료 전문가들이 사용하는 ‘동기 강화 상담’, 설득력 높은 메시지를 분석한 ‘정교화 가능성 모델’ 등 심리학 최신 연구를 망라하고, 심리학자, 인지과학자, 설득 전문가 등과 협업한 끝에 분열과 갈등을 이기는 과학적 설득법을 밝혀낸 결과물이다.
저는 22장을 읽다가 작가님이 쓰셨던 이 문장이 떠올라 다시 답글을 달고 싶어졌는데요. "예를 들어 우울증은 분명히 뇌 안에 어딘가가 잘못되어서 생기는 질병이고, 증세도 흔하디흔한데 환자의 자기보고에 진단을 의존해야 합니다. 환자는 굉장한 통증을 호소하지만 외부에서는 아무리 관찰해도 알 수 없어서 꾀병 아니냐는 의심을 사는 질병도 많습니다." 이 문장이요. 저도 과거에 정신과를 총 세 곳 정도 방문해 봤고, 시기가 달라서 그런지 의사 선생님들마다 처방하는 약도, 소견도 다 다르시더라고요. 전적으로 제 이야기와 검사지로만 진단(?)을 하시는데, 괜찮은 건가 싶기도 하고. 약 투여량을 늘리시는 것도 괜히 막 무섭고. 특히 항불안제를 처방받았을 때는 내성이나 의존성이 생기는 건 아닌가 싶어 더 무섭고. 저는 상담을 바란 게 아니라 처방을 바라고 갔던 건데(그냥 약을 주세요), 자꾸 막 마음으로 위로를 하시려는 분도 계셔서 당황스러웠던 기억도 나네요.
처음 정신과에 갔을 때 어떤 객관적인 검사도 없이 오직 자기보고에 의해서만 진단을 한다는 게 너무 당황스럽더라고요. 제 상태가 5점 척도 중 어느 것인지 알기 어려웠고요. 우울증은 뇌파로 조금 진단은 가능한가 본데 그리 널리 쓰이지는 않나 봐요. 아무리 생각해봐도 참 이상합니다. ㅎㅎㅎ
제 생각도 그래요. 정신 건강이 좋지 않아서 정신과를 방문한 것인데, 그런 저를 너무 믿고 진단을 맡기는(?) 느낌이라서... 약을 처방하실 때도, 전적으로 제 이야기만 듣고 "그럼 이 약을 더 넣어봅시다" 혹은 "그럼 이번에는 이 약을 더"라고 말씀하시는데, 이러다 부작용 생기면 어쩌나 싶더라고요. 그리고 다른 분들도 그러신지 모르겠는데, 저는 정신과 약만 먹으면 뭔가 한템포 느려진 느낌이에요. 삶이 0.75배속으로 흘러가는 것 같달까요. 특히 오전에는 되도록 약을 먹지 말라고 하셨는데, 하루는 약 먹고 출근했다가 그 이유를 알았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저를 부를 때, 한 박자 늦게 반응하더라는...(쩝) 저도 차라리 뇌파로 딱 찍어서 증상이 제대로 나왔으면 좋겠어요.
이런 진단도 잡음에 해당할 것 같아요 의사샘이 부부싸움을 했다거나 자기가 가지고 있는 기재가 있다거나 하면 더 예민하게 반응하게 될 것 같아서요 하 못믿어 못믿어 ㅋㅋ
으아, 의사 선생님의 사생활이 이렇게 환자에게 영향을. 너무 현실적이라 쓴웃음이 납니다. 인간이라 어쩔 수 없는 것인지... 에휴, 근데 이건 비단 의료 영역뿐만 아니라 사람을 대하는 직군에서는 자주 생기는 잡음일 것 같아요(흑흑).
그럴 수도 있겠어요.. ㅜㅜ 사람을 대하는 것만큼 스트레스 쌓이는 게 없다죠. 직장 스트레스도 대부분 인간관계 스트레스..
저도 일과 사람, 둘 중 하나랑 꼭 싸워야(?) 한다면 일과 싸우겠습니다. 일은 어떻게든 끝은 나니까요. 근데 사람은... 흠, 회사에서도 일이 많은 건 견디겠는데, 사람이 맞지 않는 건 하루하루가 정말 고통스럽더라고요. 조용조용 살고 싶은데, 굳이 누군가를 괴롭혀야만 직성이 풀리는 분들을 상사로 만날 때면, 어휴. 웰컴 투 헬입니다, 진짜.
아 전 그걸 편향이라고 생각했는데 잡음으로도 볼 수 있겠군요. 그러면 그건 수준 잡음 level noise일까요?
저는 신경정신과 약들에 둔하거나 너무 적은 양만 처방받았나 봐요. 들뜨게 하는 약이라고 절대 커피랑 마시지 말라는 약을 받았는데 먹어도 별 느낌이 없더라고요. 제 경우에는 즉각적인 행복감을 느끼게 해주는 데에는 맥주 한 모금만 한 게 없었습니다. ^^
작가님, 이렇게 또 닉네임을 한번 더 강조해 주시네요. 잘 기억하겠습니다. 맥주 한 모금만 한 게 없... 지난번에도 항생제 왕창 받아 오는 게 좋다는 말씀을 하시더니ㅋㅋㅋ 제가 약을 잘 받는 체질이라 그런 걸 테지요. 제 경우 술에 취한 것처럼 몽롱했던 기억이 납니다. 흐물흐물 젤리처럼요. 그래서 단약했어요. 중독될까 봐서요. 정신 질환과 관련해서 관심이 많은 편인데, 제가 너무 이쪽으로만 이야기를 활활 태우는 것 같아서 잡음이 되지 않을까 조심스럽습니다(이 방에서는 뭔가 전문적이고 무게감 있는 토론이 오가는 느낌이라). 하지만 이 대화는 재미있네요? 그건 그렇고 메리 크리스마스입니다. 작가님:)
‘잡음이 생겼다’고 말하지 않고 ‘대화가 풍성해졌다’고 표현하고 싶네요. 진심이에요. 따뜻한 연말 보내세요, @연해 님! ^^
전 정신도 그렇지만 소화기능이 느려지는 느낌이었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우울증 약 먹으면 살이 찐다는데 전 소화가 안 되서 잘 안 먹게 되다보니 더 빠지는 듯도 했고;; 안그래도 소아정신과는 보통 부모들이 그런 진단? 설문조사지를 작성하는데 이게 아이들만 그런게 아니라 어른들도 그래야하지 않나 싶습니다. 물론 정신과에 어른들은 대부분 가족 대동하지 않고 혼자 오는 경우가 많아서 그렇겠지만.. 실은 우울증 외에 다른 정신과 질병은 가족들이 더 괴롭고 더 가까이 관찰하면서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경우도 많은 것 같아요.
제가 우울증 약 먹으면 살찌는 타입이었습니다. 인생 최고 몸무게도 그때 찍었습니다. 약을 바꾸고 싶어서 의사선생님에게 상의했는데 렉사프로였는지 아빌리파이였는지 제가 먹던 약이 탄수화물에 대한 식욕을 높인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러면서 그건 사소한 부작용이니 참고 먹으라고... 그런데 몸이 사소하지 않게 불어났습니다. 지금은 아무런 약을 먹고 있지 않은데도 다시 인생 최고 몸무게를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췌장 어딘가에서 렉사프로나 아빌리파이 성분이 샘솟고 있나봐요.
사소한 부작용이었지만, 몸은 사소하지 않게 불어났다는 말씀에 웃음이 터졌네요. 근데 저도 의사 선생님들이 약 부작용 말씀하실 때, 이 부분이 항상 궁금했어요. 어떤 약들은 체중이 증가하는 부작용이 있다고들 하잖아요(꼭 정신과 약이 아니더라도요). 이런 약의 경우 1) 약 자체에 살이 찌게 되는 성분이 있는 것인지(음식을 적게 먹어도 살이 잘 찌는 체질처럼요), 아니면 작가님 말씀처럼 2) 약에 있는 어떤 성분이 식욕을 높여서 많이 먹다가 살이 찌는 걸 말하는 것인지... 대화가 살 이야기로 풍성해지고 있습니다, 작가님ㅋㅋㅋ 장난이고요. 진심을 가득 담은(믿습니다!) 다정한 말씀 감사합니다. 작가님도 따뜻한 연말 보내세요:)
어유, 이야기에 살이 붙고 있네요. ^^
엇, 저는 소화기능이 느려진다기보다는 식욕이 사라지는 느낌이었어요. 결과적으로는 @borumis 님과 같았네요. 살이 더 빠졌습니다(허허). 제가 먹었던 건 항우울제, 항불안제 등이었는데요. 항불안제의 경우 먹고 나면 뭐랄까, 되게 차분해져요. 생각이 느릿하게 흘러가고, 식욕도 뚝 떨어지고, 총명함(있긴 했었니...)이 사라진 느낌? 덕분에 불안함은 많이 사라졌죠. 근데 저는 기질적으로 생각도 많고, 생각도 많고, 생각도 많... (죄송합니다) 아무튼 그런 편인데, 이 약을 먹으면 그 생각들이 촥 가라앉는 느낌이었어요. 몽롱하고, 감정에도 무뎌지고요. 그리고 말씀하신 것처럼, 저도 정신과를 갈 때는 주로 혼자 갔고, 주변에도 숨겼던 것 같아요(가족들에게는 특히 더요). 오래된 기억이지만, 당시에 만났던 남자친구가 저 몰래 병원에 찾아와서 기다려준 적이 있었는데요. 고맙다기보다는 좀 싫더라고요. 정신 질환 자체를 제가 부끄럽다고 생각했던 건지, 아직도 명확한 이유는 잘 모르겠습니다. 지금은 그때와 생각이 달라졌거든요. 현대인들이 다 한번씩 정신과를 가보지 않은 게 오히려 놀라워요. 몸의 질환처럼, 정신 질환이 다들 있지 않나... 흠. 병원 한 번 안 가본 사람은 없는 것처럼요. 물론 지극히 제 개인적인 생각일 뿐입니다.
다시 감사드리면서 제 생각을 보태 보겠습니다. 현재의 지식 수준이 우리의 정신세계에 대해 이해하고 예측하는 데 한계가 많다고 할 수 있겠지만, 뇌과학에 관한 책 몇 권을 읽어본 느낌으로는 연구결과가 누적되면서 상당한 진전을 보이고 있다고 느껴집니다. 가능성도 상당히 열려 있구요. 의식이 무엇인가에 대해서도 객관적 검증이 가능한 가설과 근거들이 나오고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제가 좀 자세히 접해 본 건 '의식이라는 꿈'(제목이 저자의 입장을 잘 표현해 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이라는 책에서 올해 작고한 인지과학자 데니얼 대닛이 제시한 '다중원고모델'인데 꽤 그럴듯하게 느껴졌습니다. 이에 따르면 우리 뇌는 하나의 작업을 통일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부문이 각자 독립적으로 저마다의 작업을 처리하는데, 의식이란 이 여러 작업 중 어디에 더 주의를 기울이고 후속 작업을 일으킬 것인지 선택하는 메커니즘이라고 합니다. 알듯 말듯 하지만, 진화론을 바탕에 깔고 뇌의 작동 방식은 생존에 도움이 되는 계산 메커니즘이라는 관점으로 가설과 검증을 반복해 나가면서 인간의 의식을 비롯해 여러 정신활동들의 원리를 밝혀나갈 수는 있을 듯 합니다. 3번에서 말씀해 주신 내용은 대부분 저의 생각과도 비슷하다고 이해가 됩니다. 우리는 충분한 지식이 없는 상태에서도 판단과 선택을 해야 하기 때문에 우리의 윤리적 판단은 엄밀하게 증명되지 않은 근거에도 일부 의존할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진화의 관점에서 보자면, 우리가 갖고 있는 메커니즘은 진화의 앞단계에서 발명된 도구들을 재활용하는 경우가 많다고 하더라구요. 그렇게 보면 고통에 대한 감각은 생물의 가장 원초적인 생존 도구(나를 보존하기 위해 내게 해가 되는 자극을 피해야 한다)이기 때문에 동물들 간에 상당한 유사성이 있을 것 같습니다. 젖을 먹이는 자식이나 동료에 대한 애착 같은 감정들은 포유류적인 특성이고 진화의 더 나중 단계에 나타났을 것 같은데, 고통과 쾌락은 그보다 훨씬 역사가 길 것 같아요. 이런 건 엄밀성을 갖추지 못한 어설픈 믿음이라고 할 수 있지만, 그런 맥락에서 어류나 갑각류도 분명 일종의 고통을 느끼긴 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웃 인간의 고통에도 관심이 적고 육식도 즐기는 처지에 어류와 갑각류에 대한 고통에 대한 믿음이 얼마나 의미가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일단은, 바퀴벌레를 일격에 죽이는 정도의 실천일 뿐이죠.
의식이라는 꿈이 시대 가장 독창적인 사상가, 심리철학, 인지과학, 생물철학의 선구자로서 마음·종교·인공지능 연구에 심대한 영향을 끼친 철학자이지 인지과학자 데니얼 데닛이 신비로운 의식의 껍질을 벗긴다.
@오도니안 님, 딴 얘긴데 밑에 있는 철학논쟁은 책인가요? 링크가 도중에 끊긴 건지 다 보이지가 않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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