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17. <노이즈>

D-29
맞습니다. 판사재량에 따라서 내려지는 판결이 너무나 어이가 없어서 화가 나는 경우도 많이 있죠. 그런데 가끔은 보면 그 재량이라는게 판례에 기계적으로 따라 가는 경우도 많더라고요, 특히 ’음주에 의한 심신미약‘ 같은 것이요. 이젠 이런 경우의 감형은 하지 않아야 할텐데, 오래된 관행에 익숙해져 기계적으로 감형해주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아, 개인이 그런 관행을 타파하기 힘들다면 새로운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주는 것도 방법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기계적인 감형을 다르게 표현하자면 예측가능한, 신뢰성 있는 판결이라고 볼 수도 있을 거 같아요. 가이드라인도 방법일 거 같고, 보다 더 좋은 방법은 입법부에서 법을 개정하는 것 아닐까 싶습니다. 법이 세상 변화를 따라가지 못한다면 그 법을 바꿔야지, 몇몇 판사들이 개인적으로 재량을 행사하는 게 바람직한가 의구심이 있네요. 사실 한국 법원도 양형위원회 가이드라인은 있기는 한데, 구속력은 없습니다. "노이즈"에서 설명하는 미국 상황과 마찬가지예요. 다만 한국 법원은 무척 보수적인 분위기여서 판사들이 '튀는 판결'을 매우 꺼리더라고요. https://sc.scourt.go.kr/sc/krsc/criterion/standard/standard.jsp
양형기준부터 좀 더 세상의 변화에 맞게 바꿔야 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판사의 재량이 그래도 좀 있어야 하지 않는가, 하는 것은 재판에 나오는 피고인의 상황에 따라 판결이 좀 달라질 수 있는 여지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음주로 인한 심신미약 같은 것 빼고요, 전 음주로 인한 가중처벌이었으면 좋겠습니다) 또 그런데 피고인의 상황도 판사가 판단할 때 여러 노이즈가 있겠네요. 참 어려운 문제 입니다.
양형의 기준이 상대성 이론을 벗어나기는 힘들 것 같아요. 음주로 인한 심신미약 이런것이 아니더라도 판사가 살아온 환경이나 자기가 가지고 있는 역린에 따라 구형을 할때 작용을 할 것 같아서요. 예를들어 폭력적인 아버지에게서 자란 판사라면 어떤 사람의 폭행전과에서 이 사람은 폭력적 아버지에게서 자라서 불우한 어린시절을 겪어 범죄자가 되었다는 측은지심이나 비슷한 환경에서 자란 동질감으로 구형을 할 수도 있다고 생각이 드네요. 한국은 판사 개인의 감정에 따라 튀는 판결은 내리지 않는다고 하지만 속된 말로 까라면 까는 위계, 전관대우 같은것에서 공정하지 않은 노이즈가 많이 나오기도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근데 수직적 위계질서에 의한 거라면 판사 개인의 감정(라기보단 지조?도덕성?integrity?)에 의한 noise보다 한쪽으로 치우쳐진 bias가 더 강하게 작용할 것 같긴 하네요..ㅜㅜ 그것도 안 좋긴 하지만..;;
가이드라인, 개정 등도 생각나지만 웬지 '기계적'인 판결을 생각하다보니 인공지능이 생각났는데요. 이 당시 70년대에는 그런 걸 염두에 둔 건 아니겠지만 지금 와서 읽어보니 그럴 가능성도 언젠가 있지 않을까 싶네요.
제가 법원 밖에서 판사보다 더 정확하게 판결을 내리는 인공지능 서비스가 널리 도입되는 근미래를 배경으로 한 단편소설을 올해 초에 썼어요. 그 서비스가 아주 빠르고 심지어 싸기까지 해서 모든 사람이 다 이용하고, 그래서 어마어마하게 소송이 늘어난다는 설정이었습니다. 문득 생각나서 적어 봅니다. ^^
제목을 알려주십시오!
<누구에게나 신속한 정의>라는 제목이었습니다. 이 책에 실려 있어요. ^^
SF 보다 Vol. 3 빛독자들에게 무한한 자극과 지적 상상력을 제공할 ‘S(story)’를 담은 다채로운 ‘F(frame)’가 되고자 2023년 문학과지성사에서 첫선을 보인 〈SF 보다〉 시리즈가 세번째 테마 ‘빛’으로 찾아왔다.
정말 머지 않은 미래가 될 것 같아요..ㅎㅎ
제 소설에서는 그 인공지능 법률 컨설팅 서비스가 송금 서비스와도 이어져서 서로 조금이라도 모욕하는 발언하면 바로 소송 걸고 바로 손해배상 받고 고발도 하고 다들 그렇게 전과 수십수백 범이 됩니다. ㅎㅎㅎ 블랙코미디로 썼어요.
ㅋㅋㅋ 재미있겠어요
저도 결국 이 주제에는 AI가 언젠간 등장을 하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그러면서 처음 든 생각은 그렇다면 소위 말하는 공평한 경쟁, “leveling the playing field”은 어떤 식으로 현실에서 적용이 될런지 등등의 질문이 꼬리를 무네요. 그래서 이 책이ㅜ어떻게 이런 부분을 다룰지 기대됩니다.
제 기억엔 우리가 세균제거를 위해 보이지 않더라도 손을 씻듯이 판단 오류가 없도록 체계를 만들어 '결정위생'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한 것 같요.
네, 저도 궁금하고 기대돼요
안녕하세요, 가입하고 독서모임 처음 참여해보는데 많은 분들의 인사이트를 얻어갈 수 있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ㅎㅎ 책을 조금 넘겨봤는데 문득 드는 생각을 남겨보며 시작해봅니다. Q. 개인적 차원이 아니라 집단 안에서 개개인의 착오로 만드는 판단의 오류를 잡음이라 판단하는 기준은 무엇일까, 그건 개인차원의 잡음인가 집단차원의 잡음인가, 집단차원의 잡음으로 판단한다면 집단에 어떤 피해를 줘서 잡음이라 칭하는 걸까, 집단 내에서 개인의 판단은 구조적인 재량 허용이 아닌가, 묵시적 승인인가 구조적 차원의 누락일까, 집단 내의 개인의 판단은 사회적으로 약속된 권한의 이양이 아닐까, 이걸 문제라고 한다면 사회적 차원에서는 거버넌스적 문제해결, 개인의 차원에서는 도덕적이거나 윤리적 차원이 문제 해결 방법이 아닐까, 어떤 형태로 전개가 될까 책 안에서 어떤 걸 배워나갈지 앞으로의 독서가 기대됩니다. 다들 즐거운 독서되시기 바랍니다.
@북도커 님께서 던지신 질문에 대한 답변이 다양한 잡음을 유형별로 구분하면서 2부에서 설명이 됩니다. 그 설명이 최선인지 같이 얘기 나눠보면 좋겠어요. 좋은 생각거리 던져주셔서 고맙습니다.
안녕하세요. 벽돌 책 방은 뭔가 진입장벽(?)이 높은 것 같아 매달 책 이름만 (몰래) 확인하며 기웃기웃했는데요(하하). 이번에는 비교적(?) 힘든 벽돌 책은 피했다고 하시기에 용기 내서 처음으로 참여해봅니다. 1부 1장까지 읽었는데, 흥미진진하네요. 모임분들이 남겨주시는 문장도 하나하나 천천히 읽어보면서 많이 배워가겠습니다:)
@연해 님! 진입 장벽 높지 않아요. 그간 누구나 즐겁게 읽을 수 있는 그저 두꺼운 책을 얼마나 많이 했는데요. 오히려 이번 책이 새로운 개념도 많이 나와서 오히려 그동안 읽은 책과 비교하면 약간 꼼꼼히 살펴야 할 정도예요. 그러니, 부담 없이 함께해 주세요!
따뜻한 말씀, 감사합니다:) 벌써부터 여러 의견들로 방이 활발하네요. 모순을 콕콕 짚어주는 것 같은데, 관념에 머무르지 않고, 현실에서는 어디까지 적용 가능할지 궁금해서 다음 장이 더더 기대되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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