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17. <노이즈>

D-29
저도 그런 질문들 좋아해요. 다만 존 설의 중국어 방이나 메리의 빨간 색 문제 같은 경우엔 인간의 정신과 인공지능 사이에 벽을 만들려고 너무 억지를 쓴다는 느낌이 들어서.. 전 동물 뿐 아니라 인공지능도 향후에는 고통을 느낄 수 있을 거라고 믿기 때문에, 바퀴벌레를 죽일 때 되도록 단호한 내리침으로 즉사시킨다는 방침입니다. 랍스터도 되도록 고온의 물에 담가 빨리 사망시켜야 하지 않을까요? ^^
바퀴벌레를 단호하게 내리쳐서 잔해가 바닥에 붙으면... 제가 너무 고통스럽습니다. 최대한 약물로 제거하고 싶습니다. ㅠ.ㅠ
ㅋㅋㅋ 저희 남편은 바퀴벌레를 너무 무서워해서 아주 멀찍이서 아주 한참동안 에프킬라 스프레이를 무슨 소화기처럼 방사하는데 거의 익사를 시키더군요;; 그냥 한방에 죽이는 게 덜 고통스럽고 덜 지저분하지 않을까? 저도 생각했다는;; 제게 맡겼다면 전 즉사시킵니다;; 랍스터도 꽃게처럼 고온의 물에 담그는 게 아니었나요? 제가 랍스터 요리하는 건 몰라서;;
안그래도 저도 footbridge problem이 뭔가 했더니 trolley dilemma;; 사춘기 아들냄과 '나의 히어로 아카데미아'라는 만화를 보면서 공리주의에 대해 논하면서 이 얘기도 한참 했다는;;
이 문제 9장에도 등장하던데. 기분이 좋으면 옆에 있는 사람을 내던져도 된다는데 찬성하기 쉬워진다니 재밌는 결과 같아요.
그쵸 ㅎ 자기 기분 좋아지면 남들 신경을 안 쓰는 건지;;
제가 찾아봤더니, 말콤 글래드웰이 『블링크』에서 폴 에크먼의 표정 연구를 비중 있게 인용했었는데, 심리학계의 비판 + 리사 펠드먼 배럿의 강력한 반론 등을 염두에 두고 에크먼을 『타인의 해석』에서 길게 비판하면서 자기 성찰을 했었더라고요. @오도니안 님 참고하세요.
감정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심리학과 인지과학 분야의 세계적 석학인 저자는 의학, 법률 제도, 자녀 양육, 명상, 심지어 공항 보안 분야에까지 막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는 감정과 마음과 뇌에 관한 새로운 과학이 밝혀낸 연구 성과와 함께 감정의 진정한 주인으로 거듭나는 방법을 제시한다.
감사합니다. 블링크 내용도 좀 가물가물해서. 잠깐 찾아봤더니 에크먼이 당시 통념을 반박했는데 이제는 반박을 받는 처지군요. 리사 펠드먼 책은 예전에 읽다가 멈춘 상태인데, 다시 봐야겠어요. 이 논란들이 정확히 어떤 차이이고 어떤 중요성을 갖는지 아직은 잘 이해를 못하는 상태입니다.^^
아, 에크먼은 사람의 감정 변화가 표정을 통해서 나타난다고 보았고 그 맥락에서 표정 변화를 보면 그 사람의 감정의 미묘한 상태를 파악할 수 있다고 보았죠. 『블링크』에서는 이런 에크먼의 연구를 호의적으로 인용했고요. 리사 펠드먼 배럿은 그런 에크먼의 주장 자체를 부정합니다. 특정 감정에 고유하게 매칭되는 표정 같은 건 없고, 사실 감정이라는 것도 에크먼 식의 기본 감정 같은 게 '본질적으로' 존재하지 않는다는 반박이죠. (한때 에크먼에 호감을 가졌었던 글래드웰은 『타인의 해석』에 와서는 리사 펠드먼 배럿에게로 완전히 기운 듯해요.)
'본질적으로'라는 말이 좀 애매한 것 같아요. 감정이 무척 다양하고 미묘한 변이가 많고 문화적인 영향이나 개인적인 특성에 따라 일괄적인 분류가 어렵다고 하더라도, 어느 정도의 유형화는 가능하지 않을까. 우리가 사용하는 개념들이 대상을 MECE 기준에 맞게 명확하게 분류해 내는 경우는 드물고, 보통은 빠지는 것도 있고 서로 중복도 되면서 대략적으로 구분하는 것 같거든요. 그러니 인간의 본질적인 감정 유형이 16가지가 있다는 식으로 말하는 건 잘못일지 몰라도, 분노, 슬픔, 애착, 질투 등 여러 가지 보편적인 감정 유형이 있다고 할 수 있는 것이 아닐지? 하지만, 우리가 보통 전형적이라고 생각하는 감정들이 실제로는 일종의 '구성물'일 수 있다고 보는 관점은 흥미롭긴 합니다. 예를 들어 중세 기사들이 느꼈을 법한 명예의식, 오셀로의 질투심, 스크루지의 탐욕, 중동 지역 부족민들의 복수심 같은 감정들은 그들에게는 인간 본연의 감정이라고 여겨졌겠지만 문화와 개성이 다른 여러 사람들에게는 잘 경험해 보지 못한 감정 패턴일 것 같습니다. 감정을 느끼는 방식은 인간 본성의 일부가 아니라, 개인의 역사와 문화의 영향에 따라 무척 다양하게 구성될 수 있겠죠. 리사 펠드먼이 말하는 맥락과 비슷한지는 모르겠는데 시사점들은 책 뒷부분에 많이 나올 것 같으니 다시 읽기 시작해봐야 되겠어요. 그런데 추천해 주신 책들도 있고 너무 책이 많아요 TT
그런데 책에서 공감되었던 부분은, 평등을 지나치게 강조하다 보면 오히려 다른 사람들의 경제적 형편과 자기의 형편을 비교하면서 그 상대적 평가에 지나친 의미를 부여하는 경향을 촉진할 수 있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질투심과 부러움이 가져오는 해악이나, 자신과 남의 비교를 벗어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하는 것은 경험으로 체감할 수 있었던 이야기들이라서. 그런 비교를 덜 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자는 것이 평등주의의 지향일 터인데, 그 지향이 상대적 비교에 더 많은 의미를 부여하게 되는 역설도 존재하는 것 같습니다. 더 비약을 해서 말하자면, 공정이라고 하는 가치도 절대적으로 맞는 정답이 없고 기준과 관점에 따라 여러 가지 해(수십가지 그림자?)가 존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 공정에 대한 지나친 집착에도 부작용이 있다 할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충분주의(?)적 접근에 의미가 있는 것 같아요. 어디까지가 충분이고, 어디부터가 불충분인지, 그런 게 궁금해지긴 하지만.. 다른 책 이야기를 너무 많이 해서 죄송하고, 노이즈 책 읽기 시작했으니 저도 제대로 참여하겠습니다~~
[우리는 평등이 뭔지 잘 모르면서 그것을 열렬히 소망한다. 사랑·행복·구원과 마찬가지로…… 공정 개념은 평등과 상당 부분 겹친다. 우리는 공정을 실현하는 과정과 그 결과가 평등에 대한 우리의 감각과 어긋나지 않기를 바란다. 평등 개념 자체가 모호하므로 공정에 대해서도 막연하게, 하지만 강력하게 요구한다. 아마 그런 감각과 욕구는 인류보다 더 오래됐을 것이다. ] 역시! 저도 아직 공정과 평등이 무엇인지, 어떻게 실현되어야 하는지,뭐가 맞는 건지 잘 모르겠고, 점점 더 모르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다들 잘 따라오시고 계시나요? 오늘 12월 11일 수요일에는 2부 7장 '상황 잡음'과 8장 '집단은 잡음을 어떻게 증폭시키나'를 읽습니다. 7장, 8장은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마주치는 여러 상황을 생각해볼 수 있는 다양한 사례가 있어서 훨씬 흥미롭게 읽으실 겁니다. 쉽게 읽을 수 있는 장이어서 오늘 7장과 8장을 함께 읽습니다.
조금 늦게 출발해서 이제 1부를 읽었습니다. 1부는 설렁설렁 잘 읽히네요. p.15에 특허 심사자에 따라 심사 결과가 영향을 받는다는 내용이 짧게 나옵니다. 저는 특허 업계에서 일을 하고 있어서 잘 아는데요. 특허 심사관마다 특허 등록율에 큰 차이가 있어서, 업계에서는 "심사관 성향에 따른 심사 전략에 관한 세미나"가 종종 이루어지기도 하고, 심사관의 성향을 분석하는 솔루션을 제공하여 돈을 버는 회사도 있습니다. ㅎㅎ
내과 의사들이 시간의 압박을 받을 경우, 심각한 부작용이 있는데도 즉효약을 선택하는 경향이 뚜렷하게 높게 나타났다. 다른 연구에 따르면 날이 저물어갈 때 내과 의사들은 항생제를 처방할 가능성이 높고, 독감 예방주사를 처방할 가능성이 낮았다.
노이즈 : 생각의 잡음 - 판단을 조종하는 생각의 함정 p.131, 대니얼 카너먼 외 지음, 장진영 옮김, 안서원 감수
이제 병원 갈 일 있으면 날씨 좋은날 오전에 가는걸로...ㅎㅎ
저도 같은 생각을 했습니다. 퇴근하고 병원을 가려면 시간이 이미 늦어서 일부러 야간 진료하는 병원을 찾아간 적도 꽤 있었는데, 이제 반차를 내더라도 일찍 다녀와야겠습니다(허허허).
그리고 이 결과는 뭔가를 결정해야 하는 사람들에게 해주는 오랜 조언에 근거를 제공한다. 하룻밤 자고 나서 아침에 다시 생각해봐.
노이즈 : 생각의 잡음 - 판단을 조종하는 생각의 함정 대니얼 카너먼 외 지음, 장진영 옮김, 안서원 감수
7장 상황 잡음을 보고 있는데 한번 판단한 결정에 대해서 재검사를 했을때 별로 달라지지 않는 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객관적인 지표를 가지고 있을 검사에서도 최종판단은 사람이 하는거고 자기의 판단에 대해 재검을 할때도 그다지 바뀌지 않는다는것을 봤을때 “ 사람이 하는일이니 실수가 있을수 있잖아. 다시 한번 잘 봐봐 .“라는 선배들의 말이 생각났습니다 ㅎ 나는 분명 제대로 했는데 나중에 보면 왜 이런 결과가??? 하는 일들이요.. 뭔가를 결정할때 시간을 두고 조금 더 생각해보라는 조언도 난 이미 확고한 결정을 내렸고 바뀔 것 같지 않은데 어른들은 조금 더 생각해보고 말해달라 이러실때가 있었는데 아하! 했네요. 인간은 관성의 법칙을 따르는 동물이라 늘 같은곳으로 회귀하려고 하고 판단한것에 대해 번복하지 않으려고 하는 습성이 있는데 그런 부분이 녹아져있는것 같아서 공감을 많이 했네요.
저도요. 다 쓴 글을 시간이 좀 지나고 다시 읽었을 때, 깜짝 놀랄 때가 있어요. 이를테면 그믐에서도 제가 썼던 글에서 뒤늦게 오타를 발견한 경우...(하핫) 29분이 지나면 수정이 되지 않으니, 그렇게 또 하나의 흑역사로 고이 간직하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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