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학점이라고 그냥 번역해도 될 것 같은데..;;
[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17. <노이즈>
D-29

borumis

오도니안
드디어 데블스 애드버킷으로 활동을 시작해 보자면 ^^
소피아 님에 대한 반론은 아니구, 저자 편에서 변호를 좀 해 보자면요,
평소 객관적인 사고를 많이 하시는 분들이시라서 질문이 너무 빤하다, 내가 생각하는 답변은 저자가 예상하는 답변과 다르다 이렇게 느끼시는 게 아닌가 합니다.
소피아 님은 질문을 접하고서 4살 때 독해 능력 갖고 대학 졸업 시 성적을 예상할 수 없다고 생각하신 것 같지만, 많은 사람들은 저자의 예상대로 좀 높은 등급의 성적을 예상했을 것 같습니다. 단,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은 이미 앞에서 해온 이야기들의 맥락을 아니까 저자의 의도를 예상하고 더 신중한 답변을 했겠죠. 그러니까, 그런 짐작을 일부러 잊어버리고 내가 별 맥락 없이 다른 상황에서 질문을 받았으면 어떻게 답변했을까 하고 상상해 봐야 하는데 그게 쉽지는 않아서 저자의 기대만큼 체험학습 효과가 나기는 어려울 것 같네요.
그런데 좀 재미있는 이야기라고는 생각했어요. 어떤 소설에서 줄리가 어릴 때 동년배도다 책을 잘 읽는 모습을 묘사했다면, 줄리가 지적인 사람으로 성장하는 모습이 그려질 것으로 기대하는 건 자연스럽고 맞을 확률도 높을 것 같습니다. 소설에 등장하는 복선들은 그에 걸맞는 결과들로 이어져야 한다는 것이 소설의 법칙이죠. 그런데 현실세계는 그와 다른 데도 우리는 자기도 모르게 소설 같은 이야기들의 관점으로 세상을 해석하고 예측한다는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그리고 전 그게 전문적인 직업의 세계에서는 문제이겠지만, 우리가 살아가는 일반적인 상황에서는 피할 수도 없고 지나치게 피해서도 안되는 일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우리가 오류와 잡음을 너무 두려워하다 보면 대부분의 일에 판단유보 상태로 있게 될텐데, 거기엔 장단점이 있을 것 같아요.
우리는 행동 하나를 갖고 한 사람의 인격 전부를 평가하기도 하고, 표정 하나로 그 사람의 감정을 짐작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듬성듬성 주어진 정보의 단편들을 꿰어 맞춰 그럴 듯한 이야기를 만들어내기도 하구요. 우리가 바라보는 세상은 그런 노이즈를 잔뜩 품은 일종의 환상 같은 세계가 아닐까 합니다. 그런데 그런 환상들을 완벽하게 다 제거하면 남는 것은 얼마 되지 않지 않을까.
예를 들어 누군가가 나에게 어떤 행동을 했을 때 그 의도도 알 수 없고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나는 알 수 없다고 해 버리면 일종의 무관심만 남게 됩니다. 하지만 그 행동의 의미를 여러 방식으로 상상하다 보면 당연히 오류가 따르겠지만 일단 더 재미있어지는 것 같아요. 그러다가 중요한 뭔가를 포착하게 될 수도 있구요.
그러니, 제 제안은, 노이즈를 감수하고 수용하면서 이야기들을 발견하고 만들어내되, 노이즈가 존재한다는 것과 내 믿음은 일종의 이야기라는 것을 잊지 않는 것입니다.

borumis
그리고 뻔하다고 하지만 실제로도 우리가 애들 키울 때 애들이 일찍 글자를 익히거나 숫자를 세면 엄머나 우리 아이 천잰가봐! 하버드 가는 거 아냐?하고 김치국이지만 그래도 마음 속으로 희망회로를 돌리곤 하죠..^^;; 심지어 유전자와 환경의 기여도가 각각 비슷한데도 '부모가 둘다 똑똑하니 아이도 똑똑하겠지 내가 수포자여서 우리 애가 수학을 못하나봐.. 어떡해..' 등 판단 오류는 많이 있죠. 저만 그랬을까요? ㅎㅎㅎ 인간들이 바보같은 실수를 많이 하지만 그중 최고봉은 부모들(그리고 조부모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도니안
전 데블스 애드버킷 성향이라 빨리 진도 나가서 저자 편들어 주고 싶네요 ^^ 그 줄리 GPA란 게 뭔지 궁금합니다.

borumis
ㅋㅋㅋㅋ 오도니안님이 밸런스감 있게 맞춰주셔서 아주 이~븐하게 토론을 달궈주는 군요. (흑백요리사 심사같은 기분)

오도니안
포스에는 균형이 필요합니다 ^^

소피아
“그래도 책은 읽습니다. 그래도 책은 읽습니다. 그래도 책은 읽습니다. 그래도 책은 읽습니다. 그래도 책은 읽습니다.” —> 이 말 왜이리 웃기죠? 풀 먹이려 모아둔 양떼 무리에서 내빼려는 망나니 양들 단속하시는 거 같아요 ㅎㅎ 벽돌책 모임장은 되게 힘든 직책이군요. 무단 횡단 단속도 해야하고, 중도 이탈자도 잡아다가 무리 속으로 다시 몰아넣어야 하고 ㅠㅠㅠㅠ 기강 잡느라 고군분투하는 @YG 님 ㅎㅎ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