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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29
루이즈와 니콜의 대비가 도드라지는 구간은 읽으면서 웃음도 났지만 ‘도덕적 자기검열‘에 대해 고민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되어서 좋았어요. 개인적으로는 어느 도덕 문제에 대해 일정 수준의 자각이나 문제의식이 있을 때 자기 검열이 시작 된다고 생각해요. 루이즈는 프랑스 사회 내 만연학 흑인 인종 차별에 문제의식을 갖고 있고, 인종차별 집단과 자기를 분리하고 싶어하지만 정확히 무엇이 인종 차별인지 그 기준을 알지 못하는 사람이죠. 실제로 살다보면 그 문제의 실체를 정확히 모르고 그저 두루뭉술하게, 뉴스나 사람들의 입을 통해 얻은 정보로만 파악을하다보면 문제의식은 있되 문제를 정의할 수 없는 애매함에 갇히게 되는 것 같아요. 인종차별, 성차별, 그리고 ‘나는 노동자인가?‘에 이르기까지. 사회를 이루는 수많은 정체성과 그 사이 만연한 차별의 정체야 대다수가 알겠지만, 그 중에서 아주 반듯하고 날카롭게 정의할 수 있는 사람이 실제로 몇이나 될까요? 루이즈의 내적 갈등에 저도 모르게 웃음이 나는 이유는 아마 이런 고민에서 오는 공감 때문인 것 같아요.
폴이 라자르에 대해 하는 이야기를 더 주의 깊게 들었더라면 아들이 단 한 번도 친구의 피부색을 언급한 적이 없다는 사실을 알아차렸겠지만.
구원자의 상담일지(가제) p.67
아이의 눈에 눈물이 차올랐다. "아빠 나빠." 라자르는 제 입에서 나온 불경스러운 말에 겁을 먹었다. 소뵈르가 미안한 마음에 아이를 향해 팔을 벌렸다. "그게 아니야, 마음 상하게 하려던 게 아니라•••••• 가뱅 문제는 아빠가 알아서 할게. 라자르, 한 집에 구원자는 한 명으로 충분해."
구원자의 상담일지(가제) p.66
"어떡하면 좋죠?" 한시라도 빨리 상담사의 넓은 어깨에 삶의 무게를 내려놓고 싶은 가뱅이 초조하게 물었다.
구원자의 상담일지(가제) p.53
선생님은 아직까지 한 번도 보지 못한 라자르의 아버지에게 메모를 써 보낼까 생각했다. 학기 초 학부모 회의에도 참석하지 않은 사람이었다. 언젠가는 한번 소환해야 할 텐데, 무슨 이유를 댄단 말인가? 아드님이 임상심리전문가를 만나 볼 필요가 있다고? p.26 ▶️ 임상심리전문가의 자녀도 임상심리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한 경우가 있을 텐데, 임상심리전문가이기 이전에 부모로서 그 사실을 흔쾌히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인가?
- - - 소뵈르가 세 살 난 아들을 데리고 집에 찾아왔을 때, 니콜은 썩 내키지 않았다. - - - ‘유색 인종에 딱히 끌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흑인은 악취를 풍긴다는 편견이 있었다. 그런데 라자르가 아침마가 아빠의 품에 꼭 안겨 올 때면 애프터셰이브 냄새 말고 다른 냄새는 나지 않았다. p.38 “부인은 혼혈을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저는 꼬마 라자르가 못생긴 편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흑인이라도 너무 까맣지만 않다면야 괜찮지요.” - - - “‘라자르’말이에요! 게다가 아빠는 ‘소뵈르’잖아요! 제 남편이 아는 흑인 중에 페트나라는 사람이 있는데, 세상에, ‘페트 나시오날’, 국경일에 태어나서 페트나가 됐답니다. - - - 하고 싶은 대로 하는 게 뭐가 나빠요. 다만, 자기들 나라에 있을 때 얘기지요. - - - 아, 닥터 소뵈르는 예외지요. 세금도 잘 내고, 깨끗하고, 아무 문제가 없는 분이에요. 흑인 중에도 괜찮은 사람들이 있어요.” p.40 라자르가 교차로에서 길을 건너기 위해 루이즈에게 손을 내밀었다. 순간 흑인들의 피부가 축축하다는 생각이 머리를 스쳤지만, 라자르의 손바닥은 건조했다. 루이즈는 도대체 어쩌다 그런 편견을 갖게 되었는지 스스로도 의아했다. p.41 ▶️ 적나라한 문체로 묘사된 편견들. 언제 어떻게 왜 생겼는지 알 수 없지만 생각 한편에 자리 잡게 된 것들.
[뒤마예 선생님이 선정한 오늘의 속담은 이러했다. "'궂은 날 다음에는 좋은 날이 온다.' 무슨 뜻인지 말해 볼 사람? 그래 오세안?" "우산을 꼭 챙겨야 한다는 뜻이에요." (45쪽)] 우리에게도 궂은 날 다음에 좋은 날이 꼭 오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하지만 학년 초 하굣길에 폴의 가장 친한 친구가 혼혈아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는 묘한 자부심을 느꼈다. 아들을 잘 키웠다는 증거였으니까. 물론 인종차별주의적인 편견 없이 말이다. 폴이 라자르에 대해 하는 이야기를 더 주의 깊게 들었더라면 아들이 단 한 번도 친구의 피부색을 언급한 적이 없다는 사실을 알아차렸겠지만. 멜라닌 색소의 정도에 관한 이야기는 어른들에게는 흥미로운 소재일지 몰라도, 폴에게는 예를 들어 라자르가 바로 이날, 토요일 오후에 햄스터를 사러 갈 거라는 사실보다 재미없는 얘기였다.
구원자의 상담일지(가제) p. 67
그런 상상을 할 수 있다니, 정말 운이 좋구나. 상상력은 경이로워. 우리 내면 깊은 곳에 있는 것을 표현해 주지.
구원자의 상담일지(가제) 32p.
상상력이 내면 깊은 곳을 표현해준다는 말이 인상적입니다. 아이들의 상상력을 이렇게 인정해줘야겠어요.
쿠르투아 부인이 아들을 '고쳐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은 소뵈르는 막연한 공포를 느꼈다. 그 누구도 다른 사람을 마법처럼 억지로 고쳐 줄 수는 없는 법이다.
구원자의 상담일지(가제) 47p.
오늘.. 오랫동안 딸아이를 병원에 데리고가보라는 말을 들었던 문제를 가지고 병원에 갔습니다. 간단한 엑스레이를 찍고 아무 문제가 없다는 의사의 소견을 듣고 나왔는데, 주변인들은 여전히 저를 괴롭힙니다. 문제가 없는데 왜 그러냐, 그냥 그렇게 살라는거냐, 마법처럼 다른 사람을 고칠 수 있다면 좋겠어요. 상담이 반복되면서 소뵈르의 심리상태가 공감됩니다.
소뵈르는 뒤티외 부인이 말하는 방식에서 변화를 느꼈다. 더 이상 불만에 차서 공격적으로 나오는 게 아니라, 놀리는 듯 공격적이라고 해야 할까 .마치 두 사람, 그러니까 부인과 소뵈르가 같은 처지라고 알리는 것 같았다. 둘 다 머저리라는 얘기였다. (중략) 사람들은 끊임없이 그를 놀라게 했다. 그것도 나쁘지 않았다.
구원자의 상담일지(가제) pp.88-89
소뵈르는 신나게 해먹을 오르내리고 집에다 먹이를 저장할 햄스터를 상상하는 두 아이를 지켜보았다. 아이들은 이미 바운티 그 자체였다. 공감이라고 불리는 인간의 놀라운 자산 덕분이었다.
구원자의 상담일지(가제) 100p.
대부분의 사람들은 새로운 것을 시도하느니 차라리 같은 일을 반복하면서 다치는 편을 선호하지.
구원자의 상담일지(가제) 112p.
이런 질문을 하는 건 결코 쉽지 않아. 왜 그런지 말해 줄까? 왜냐하면 대답이 두렵기 때문이야.
구원자의 상담일지(가제) 114p.
왜 라자르가 내 아들과 제일 친한 친구이고 가정교육을 잘 받은 아이라는 말을 하지 않았을까? 집에 돌아와 다시 거울 앞에 앉은 루이즈가 자문했다. 다투기는 싫으니까. 하지만 난 인종차별주의자가 아니야.
구원자의 상담일지(가제) 122p.
"아니, 이런 질문을 하는 건 결코 쉽지 않아. 왜 그런지 말해 줄까? 왜냐하면 대답이 두렵기 때문이야. 어쩌면 오세안이 너한테 '손이 끈적끈적해서 잡기 싫어' 하고 대답할 수도 있지만, '네가 못생겼기 때문이야'하고 대답할 수도 있지. 사람들에게 너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묻는 데에는 위험이 따라. 그래서 머릿속으로 질문과 답을 그려 보고는, 수줍은 여자 아이 하나를 못된 인종차별주의자로 만들어 버리지."
구원자의 상담일지(가제) 2015년 1월 26일 ~ 2월 1일 주간, p. 114
["아프리카 분이세요?" 엘리안이 기대를 담은 목소리로 문가에서 물었다. "프랑스인입니다." 소뵈르는 아마터면 "아니요! 전 마술사 마마두가 아니라니까요!" 하고 소리를 지를 뻔했다. (71쪽)] 아침에 출근을 하려면 외국에서 온 관광객을 많이 만나게 됩니다. 어느날 문득, 그들의 말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외모를 관찰하는 자신을 발견하고는 놀란적이 있지요. 그럴때면 머릿속에서 '프랑스 사람인가?' '태국 사람인가?' '중국사람인가?' '미국사람인가?' 하면서 어느 나라 사람인지 가늠하는 목소리가 들리곤 합니다. 만약 그들 중에 피부가 까만 사람이 있었다면 저는 '아프리카 사람인가?' 하고 생각했을까요? 루이즈의 질문이 떠오르네요 '나는 인종차별주의자인가?'
"진짜로 멍청해서 저러는 걸까요, 아니면 주의를 끌려고 저러는 걸까요?" 가뱅이 물었다. "환자들을 볼 때면 나도 종종 같은 생각을 한단다." 소뵈르가 대답했다. 쿵! 햄스터가 다시 떨어졌다. "아빠, 이제 그만하라고 해야 하지 않을까?" 라자르가 놀라 물었다. "어차피 인생은 끊임없는 반복이야." "다칠 것 같아!" "대부분의 사람들은 새로운 것을 시도하느니 차라리 같은 일을 반복하면서 다치는 편을 선호하지." 소뵈르가 철학적으로 대답했다.
구원자의 상담일지(가제) p.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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