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게 멋쩍어서 농담으로 하는 말처럼 들리지만... ㅠ.ㅠ
소설 <미실> 함께 읽기
D-29

장맥주

조주연
재미있는 주제라 끼어들어 봅니다.^^ 남자들의 "예뻐?"라는 한 마디는 그 여성에 대한 총체적인 평가를 축약한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어요. "예쁘다" = "마음을 끄는 매력이 있다"일지도요. 외양은 내면의 표현이기도 하니까요. 뭇 남성들을 모두 사로잡은 미실의 독보적인 "아름다움"은 무엇이었을까가 질문이 되네요.

장맥주
그... 제가 젊을 때 저랑 제 친구들이 ‘예뻐?’라고 묻는 건 내면의 아름다움을 제외하고 순전히 밖으로 드러나는 비주얼 척도에 대한 질문이기는 했는데요...
저는 한 가지 의아한 게, 그렇게 외면의 아름다움이 중요하다면서 성형 미인에 대해 왜 거부감을 품는 사람이 은근히 많다는 점이었어요. 시간과 비용, 고통을 감수하며 아름다워진 사람을 왜 헐뜯을까요. 외면이 중요하다는 태도하고도 안 맞잖아요. 외면이 아름다워졌으면 그걸로 된 거 아닌가? 성형 미인에 대한 태도에도 남녀 차이가 좀 있나요?

조주연
밖으로 드러나는 외양이 아름다우면 그 자체로 독특한 개성과 아우라와 신비감이 있잖아요. 특히 어릴 때는 그렇게 느꼈던 것 같아요. 성형 미인에 대해서 혐오감을 갖는 이유는 그 아름다움이 자녀에게 유전되지 않는다는 것 때문인 것 같더군요. 화장과 마찬가지로 사기를 치는 거라고 생각하는 면이 있는 것 같아요. 타고난 아름다움을 특별한 우월함으로 보는 태도가 전제된 것처럼 느껴지기도 해요. 좋은 품종이 아니면서 겉만 뜯어고쳐 좋은 품종인 척 하는?^^,,

장맥주
자녀에게 유전될 유전자까지 따지다니... 아이고...

조주연
진지한 이야기는 아니라고 봅니다. 질 낮은 농담거리일 뿐이지요.

IJ
다사다나난한 스토리를 화려한 문체의 성찬으로 풀어 낸 이야기에 푸욱 빠져 읽어 나가다가, 문득 핵심 키워드 (Key Word)를 던지며 수면 위로 끌어 주신 길잡이 질문에 감사합니다! 다시 잠수하여 읽는 속도를 더하는 크리스마스 아침입니다.^^

소설가김별아
소설보다 더 행복한 현실의 크리스마스를 즐기시길..^^
화제로 지정된 대화

소설가김별아
메리 크리스마스! 모두 즐거운 시간 보내고 계신가요? 그믐 모임방은 7일 남았는데, 소설 장은 4개가 전부네요. 그래도 일단 전진해 보겠습니다 ㅎ 오늘은 <살아 있는 귀신>을 함께 읽겠습니다. 화랑세기 필사본의 내용을 통해 삼국유사 비형랑을 해석해 보았습니다.

새벽서가
아름다움이 세상을 구원할지언정, 그 아름다움을 구원하는 것은 오직 자유뿐이다.
『미실 - 2005년 제1회 세계문학상 수상작, 무삭제 개정판』 김별아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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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서가
“ 사람은 저마다 져야 할 짐이 따로 있다. 전생의 업보에 의해 각자 감당해야 할 무게가 다르려니와, 자기 짐을 남에게 떠넘기고 남의 짐을 자기가 대신 짊어질 방도도 없다. 무겁기는 매한가지다. ”
『미실 - 2005년 제1회 세계문학상 수상작, 무삭제 개정판』 김별아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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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서가
누구에게나 삶은 사치스럽고도 궁핍하다. 누리는 복락은 천양지판 차이가 난다 하여도 그 내밀한 이치는 상하 귀천의
분별 없이 공평할 따름이다.
『미실 - 2005년 제1회 세계문학상 수상작, 무삭제 개정판』 김별아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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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서가
이 장은 유독 공감을 불러내는 문장들이 많았던 것 같아요.
티제이클라라
아이돌에 환호하는 요즘 젊은 여성들 (저의 딸들기준)은 남자의 외모가 전부더라고요.
저는 이 기준이 못마땅 하지만요.
내면을 볼수있는 눈을 길렀으면 좋겠는데 ~
시각 미디어로 길들여져 눈에 보여 지는 것이 판단 기준이 된 것이 아닌가 추측해봅니다

소설가김별아
내면을 보려면 일단 외면을 뚫고 들어가야...😅 농담이지만 아주 농담만은 아닙니다.

장맥주
“ 아름다움은 마치 높고 날카로운 삶의 비명과 같다. 아름다운 것들은 처음부터 조용히 자신을 묻고 숨어 살 수 없다. 늠름하게 잘생긴 소나무, 난연하게 활짝 핀 꽃, 깃털이 다채롭고 울음소리 고운 새, 미모의 남녀가 모두 그러하다. 따라서 사람들이 그들에게 끌려 축원을 바치고 신명을 찬양함은 배워 익혀 그리된 것이 아니다. 사람이 아름다움을 염원하고 추구하는 것은 단 한 가지 이유 때문이다. 아름다움 그 자체. 설명할 수도 없고 이해할 필요도 없이 그저 받아들이기에 족한 절대의 가치. ”
『미실 - 2005년 제1회 세계문학상 수상작, 무삭제 개정판』 369쪽, 김별아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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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맥주
아름다움을 이야기하는 문장들이 아름답습니다.

장맥주
아름다움이라는 게 현대에 들어서 과거보다 훨씬 흔해졌을 거라는 생각을 해요. 사람의 경우에는 화장술과 성형수술도 있고, 사람을 포함해 많은 사물들이 스튜디오에서 찍히고 보정된 이미지로 저희한테 제공되니까요. 고대인들에게는 아름다움이 정말 귀한 가치였고 저희보다 그 앞에서 더 강렬한 감흥을 느꼈으리라는 생각이 듭니다.

소설가김별아
옛사람들은 외양이 아름답거나 특이한 것을 종교적으로 신앙하기도 했지요. 그만큼 아름다움이 희귀했으리라는 해석도 일리 있습니다.

장맥주
요즘도 몇몇 연예인을 우상(idol)이라고 부르며 떠받드는 거 보면 그게 인간 본성인가 싶기도 합니다. 아이돌 무대도 가끔 종교 집회처럼 보일 때가 있고요.
모임 허용 인원이 가득 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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