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미실> 함께 읽기

D-29
후배님들은 똑똑해서 이제 그렇게 눈탱이 맞는 일은 덜한 듯^^
문이당... 꽤 이름 있는 출판사였던 걸로 기억하고 지금도 계속 책 내는 거 같은데 이런 일이... (저도 인세와 계약금 못 받아서 공론화하고 출판사 사과 받아낸 적 있습니다, 선생님. 2020년대에요.)
어떻게 그게 1920년대도 아니고 2020년대에 가능한가요? 하긴 2024년에 비상계엄이 선포되는 나라이니 가능하기도 하겠군요. ㅠㅠ
여기서 이런 얘기하기 조심스럽긴 하지만, 국가가 대외적으로 보이는 경제성장속도라던가, k-culture 로 이름을 알리는 것에 비해 정작 상식이 통하고 부조리없는 탄탄한 나라로 성장하는데 걸림돌이 많다 싶네요. 저런 전근대적인 일이 정치판에서 일어나질 않나, 상식적으로 말도 안되는 행태들이 행해지지 않나. 작가와 상의없이 오디오북 만들어서 판다니… 기사 읽으니 뒷목 잡게되네요. 하아…
사회지도층이라고 하는 분들이 무속에 얼마나 빠져 있는지 드러날 때마다 아득한 기분이 들어요. 요즘 한국 뉴스는 참 비현실적이네요.
오늘자 뉴스를 보니 성추행/폭행으로 불명예제대를 한 군인까지 말도 안되는 그 밤의 일에 관련되어 있다고 해서 정말 소름끼치더라구요. 대체 이 사회는 어느정도까지 우리에게 비현실성을 느끼게 할건가 싶어서요. ㅜㅜ
네, 그 기사 말씀드린 거였습니다. 육사 수석에서 성추행, 비상계엄까지는 기가 막히지만 연결될 수도 있는 단어라고 생각했는데 거기에서 뱀닭이니 아기보살이니 점술 같은 단어까지 나올 수 있다고는 상상도 못했습니다.
작가님께 조심스럽게 또 여쭤봅니다. ^^ <화랑세기> 진위 논쟁이 계속 진행 중이고 이 소설을 집필하셨을 때와 현재 분위기가 다른 듯한데, 작가님께서는 <화랑세기>에 대해 어떤 의견이신지요? <화랑세기>에 대한 생각이 소설 집필에도 영향을 미쳤을지 궁금합니다.
그때는 진위논쟁이 활발할 때였고, 설령 위서라 해도 가짜라는 분들이 "(남당 박창화의) 소설이다"라고 주장하셨기에, 소설을 써서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지금은 위서라는 게 학계 대세인 것 같은데, 그렇다면 제 스타일상(정사 위주) 그냥 지나쳤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34쪽, ‘는개’라는 단어 배워갑니다. <안개비보다는 조금 굵고 이슬비보다는 가는 비>.
“책은 마음을 충만하게 하지요. 음악은 마음을 풍요롭게 하지요. 기도는 마음을 정화시키고 사색은 마음을 고양시키지요. 하지만 그 무엇으로도 마음을 빈틈없이 가득 채워서는 안 될 것입니다. 마음은 얼마쯤 비어 있어야 할 거예요. 절반쯤 채운 항아리 속의 물이 흔들리듯, 새로이 부은 물이 넘쳐흐르지 않고 섞이도록 절반은 비운 채 두어야 할 거예요.”
미실 - 2005년 제1회 세계문학상 수상작, 무삭제 개정판 52쪽, 김별아 지음
"눈빛은 과거를 잊게 하고 미래에 저당 잡힌 현재를 가벼이 해방시키는 영묘한 힘을 갖고 있었다. 그리하여 누구도 미실의 눈을 마주하면 순간을 장악하는 신기에 압도당하여 온몸을 관통하는 저릿한 느낌을 받곤 하였다. 그것이 미실의 힘이었다." (p.29)
(소감: 1장 마지막 페이지의 문장에서 미실을 한 문장으로 표현하셨군요! 요즘의 표현으로 치면 '강렬한 카리스마를 가진 미실' 이라고 할 수 있을텐데 말입니다. 그 영묘한 힘과, 신기에 압도 당하게 만든 미실의 눈빛이 1장의 마지막 페이지를 닫는 제 가슴에 들어 온 듯 합니다. 내일의 읽기, 2장과 함께 다음 이야기들의 판타지가 기대 됩니다.)
지금 읽으니 힘을 빡 준 게 보여서 부끄럽기는 한데, 그때 제 처지가 좀 그랬어요. 등단 10년차에 여전히 널 증명해라 요구받는 포지션이라, 문체나 캐릭터에 힘이 들어간 느낌이 다분하네요.ㅎ
아.. 솔직담백 설명까지 해 주셔서 그런지, 그 세밀한 표현을 발견한 기쁨이 꽤 큽니다... 감사합니다. 꾸벅~
작가님이 달력에 수기로 빽빽이 기록한 것을 공유하신 작가수첩 사진들을 보며.."와~" 하는 탄성과 팬심이 생겼답니다.
지금 다시 하라면 못 할 것 같습니다. 일단 노안이 와서 글자가 안 보임 ㅎㅎ 젊음의 흔적이네요
저도요! 존경심이 절로 듭니다.
[인상 깊은 문장] <작가의 말> ‘산업’이 될 수 없는 문화가 날로 퇴행해 가는 척박한 현실에서 문학의 가치를 새롭게 조명하는 큰 상을 만들어주신 세계일보사에도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나는 아직도 미련스레 믿는다. 사라질 수 없는 것들은 분명히 있다. <물앵두, 사라지다> 하지만 허방을 향해 한 손을 뻗을 때, 온몸과 함께 생애까지도 기우뚱거리는 순간의 아찔한 쾌감을 포기할 수 없었다. 깊은 곳으로부터 절로 몸이 젖고 영혼마저도 울울함을 떨치고 동실 떠올랐다. 어찌 이 가벼운 비상의 충동을 멈출 수 있겠는가. 부박한 생이여, 손아귀 가득 움켜잡은 치맛자락을 놓아라. 뿌리치는 비단 천에 미끄러져 더욱 붉어진 알몸뚱이로 그녀는 간다. 끝까지 오직 아득한 끝만을 주시한 채로. 어린 미실에게 세상의 전부를 가르친 그녀. 처음이자 끝이고, 부드럽고도 완고하며, 깊고도 높아 그 온 데와 가는 바를 헤아릴 수 없는 지고의 세계를 가르치는 데 그녀만큼 훌륭한 여스승은 없었다. 하지만 그들은 스승과 제자, 외조모와 손녀의 관계를 떠나 더 높은 곳으로부터 맺어진 사이였다. 손을 뻗어 마음대로 매듭을 풀거나 엮을 수 없는 그 높은 곳의 이름만은 옥진이 부러 가르쳐 이르지 않았다. 그것은 미실이 스스로 깨달아야 할 몫이었다. “저와 함께 가시옵소서.” 어리둥절해진 제가 쳐다보노라니, 옥진은 잠 기운이 채 가시지 않아 간잔지런한 눈매에 머리는 헝클어져 부스스한 모습으로 손목을 이끌며 채근하고 있었다. 제가 헛웃음을 날리며 옥진을 향해 물었다. “어디로? 대체 무슨 일인가?” “좋은 꿈을 꾸었사옵니다. 지금 합을 이루면 반드시 귀한 아들을 낳을 것입니다. 함께하는 것이 옳습니다.” 처녀의 몸을 통해 환희불(歡喜佛)을 만날 것을 생각하니 불현듯 양기가 솟구쳤다.  놀라 일어난 옥진이 묘도의 침실로 다가가 엿보니, 때마침 묘도와 미진부는 격렬하게 서로를 탐하며 사랑을 나누고 있었다. 여자로서 자신감을 잃고 사그라져가던 묘도는 사랑을 얻은 순간 마치 다른 사람처럼 당당하고 거침이 없었다. 미진부는 그런 묘도를 지극함으로 아껴 다루었다. 참으로 신령이 기뻐하실 모습이었다. 미실이 진정으로 즐긴 것은 살림살이를 흉내 낸 소꿉놀이가 아니라 장난질을 핑계 삼아 거듭 맛보는 간절함이었다. --------------------------------------------------------------------------------------------------------------- 소설 <미실>의 첫 장을 열었습니다. 페북을 하면서 '내가 우리나라 현대 문학에 너무 무지했구나.'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고등학생 시절까지 읽은 근대 문학이 제가 아는 거의 전부이고, 그 밖에는 이외수, 공지영 등 특별히 이름이 많이 알려진 몇몇 작가의 작품을 몇 권 읽었을 뿐이니까요. 우리나라 소설과 우리나라 역사에 대해 더 알아갈 수 있는 시간이 될 것 같아 기쁩니다. "신라 시대의 여성들은 훌륭한 사람의 씨를 받아서 훌륭한 아이를 낳아 기르고자 하는 열망이 있었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는데, 소설의 첫 장부터 그 글귀가 생생하게 살아 숨쉬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환한 대낮에 잠이 덜 깬 모습으로 뛰쳐나와 축구(?)게임을 하다 쉬고 있는 황제의 옷자락을 잡아 끌며 좋은 꿈을 꿨으니 빨리 나랑 아기를 만들러 가자는 옥진의 모습이 신선하고 재미있었어요. 성교를 통해 불심이 깊어지고.. 처녀의 몸을 통해 환희불을 만난다는 생각도.. 자유롭고 유쾌하네요. 현재의 정서와는 너무 다른 그 시대의 솔직함이 순수하면서도 이국적으로, 또 신화적으로 느껴졌습니다. 미실과 옥진의 관계, '더 높은 곳으로부터 맺어진 사이'는 어떤 사이일까요? 질문을 갖고 뒷부분을 읽어보아야겠어요. 또 딸인 묘도의 외도(?)를 엿보게 된 옥진이 그 외도를 단지 추하고 타락한 것으로 보지 않고 현재 벌어지고 있는 정사에서의 두 사람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는 모습이 참 좋았어요. 미진부가 묘도를 지극히 아껴 다루는 모습을 보고 묘도가 여성으로서의 기쁨을 느끼는 것을 있는 그대로 보아 주는 것.. 흡족한 마음을 갖고 조용히 돌아서는 엄마로서의 옥진. 그 시선이 사회 규범과 정해진 규범으로서의 도덕이 다 해결하지 못하는 사태에 대한 해결책을 찾을 수 있는 유일한 시선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규범을 떠나 현재 벌어지고 있는 사태 속에서 있는 그대로의 선악을 볼 수 있는 마음이요.
글타래
화제 모음
지정된 화제가 없습니다
[책나눔 이벤트] 지금 모집중!
[📚수북플러스] 4. 나를 구독해줘_수림문학상 작가와 함께 읽어요[도서증정-고전읽기] 셔우드 앤더슨의 『나는 바보다』[도서 증정] <여성과 전쟁: 우크라이나 소설가의 전쟁일기> 번역가와 함께 읽어요.
💡독서모임에 관심있는 출판사들을 위한 안내
출판사 협업 문의 관련 안내
그믐 새내기를 위한 가이드
그믐에 처음 오셨나요?[메뉴]를 알려드릴게요. [그믐레터]로 그믐 소식 받으세요
커리어와 나 사이 중심잡기 [김영사] 북클럽
[김영사/책증정] 일과 나 사이에 바로 서는 법 《그대, 스스로를 고용하라》 함께 읽기[김영사/책증정] 천만 직장인의 멘토 신수정의 <커넥팅> 함께 읽어요![김영사/책증정] 구글은 어떻게 월드 클래스 조직을 만들었는가? <모닥불 타임> [김영사/책증정] 《직장인에서 직업인으로》 편집자와 함께 읽기
같이 연극 보고 원작 읽고
[그믐연뮤클럽] 7. 시대와 성별을 뛰어넘은 진정한 성장, 버지니아 울프의 "올랜도"[그믐연뮤클럽] 6. 우리 소중한 기억 속에 간직할 아름다운 청년, "태일"[그믐연뮤클럽] 5. 의심, 균열, 파국 x 추리소설과 연극무대가 함께 하는 "붉은 낙엽"[그믐연뮤클럽] 4. 다시 찾아온 도박사의 세계 x 진실한 사랑과 구원의 "백치"
같이 그믐달 찾아요 🌜
자 다시 그믐달 사냥을 시작해 볼까? <오징어 게임> x <그믐달 사냥 게임> o <전생에 그믐달>
8월에도 셰익스피어의 작품 이어 낭독합니다
[그믐밤] 38. 달밤에 낭독, 셰익스피어 4탄 <오셀로>[그믐밤] 37. 달밤에 낭독, 셰익스피어 3탄 <리어 왕> [그믐밤] 36. 달밤에 낭독, 셰익스피어 2탄 <맥베스> [그믐밤] 35. 달밤에 낭독, 셰익스피어 1탄 <햄릿>
🐷 꿀돼지님의 꿀같은 독서 기록들
은모든 장편소설 『애주가의 결심』(은행나무)최현숙 『할매의 탄생』(글항아리)조영주 소설·윤남윤 그림 『조선 궁궐 일본 요괴』(공출판사)서동원 장편소설 『눈물토끼가 떨어진 날』(한끼)
이디스 워튼의 책들, 지금 읽고 있습니다.
[그믐클래식 2025] 8월, 순수의 시대[휴머니스트 세계문학전집 읽기] 3. 석류의 씨
공 출판사의 '어떤' 시리즈
[도서 증정] 응원이 필요한 분들 모이세요. <어떤, 응원> 함께 읽어요.[꿈꾸는 책들의 특급변소] 차무진 작가와 <어떤, 클래식>을 읽어 보아요.
🎁 여러분의 활발한 독서 생활을 응원하며 그믐이 선물을 드려요.
[인생책 5문 5답] , [싱글 챌린지] 완수자에게 선물을 드립니다
이렇게 더워도 되는 건가요?
[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5. <일인 분의 안락함>기후위기 얘기 좀 해요![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11. <화석 자본>무룡,한여름의 책읽기ㅡ지구를 위한다는 착각
8월 7일(목) 오후 7시 30분 / 저자 배예람X클레이븐 동시 참여 라이브 채팅⭐
[텍스티] 텍스티의 히든카드🔥 『당신의 잘린, 손』같이 읽어요🫴
모집중밤하늘
내 블로그
내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