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미실> 함께 읽기

D-29
^^
뱅기타고라도 가고 싶네요. 대신 저 한국 가게 됨 한번 더 쳐 주셔요!!!
한국에 오시면 또 번개 치지요^^
279쪽이 정말 어마어마했네요. 혹시 구판에도 이렇게 실려 있을까 싶어 찾아봤는데 같은 걸로... 21세기 한국 소설이 묘사한 패륜 장면을 꼽으면 1위는 장담할 수 없어도 10위 안에는 반드시 들지 않을까요?
ㅎㅎㅎ
몽중설몽, 꿈 속에서 꿈이야기를 하는 딱 그만큼이거나 그만하지도 못할 것이었다. '몽중설몽' 장을 읽고 왜 제목을 이리 지으셨는지 마지막 문장에서 깨닫게 됩니다. 아름다운 것과 추한 것, 삶과 죽음, 윤리와 비윤리, 격식과 비격식 등 모든 경계를 넘어 마음이 가는 곳에 사랑을 나누고 몸을 나누는 장면들 속에서 헉! 헉! 대며 이게 꿈인가? 하며 이게 미실의 꿈 속에서 일어나는 일인가? 읽었습니다. 하나의 허구인 소설 속에서 이런 경계를 넘는 허구에 독자를 헉헉대게 하는 서사가 독자의 가치관의 경계를 뛰어넘는 꿈 속으로 빠트리는 장인 거 같습니다.
세계문학상 심사위원이었던 박범신 선생이 나중에 말씀하시길, (본인은 저를 안 뽑았지만ㅋ) 작가가 역사에 묻히지 않고 확 드러난 대목은 <몽중설몽>이라고 하셨죠.
역사의 경계를 초월했기에 세계 문학상을 거머쥐신 거군요!!! 당시 세계 일보 기자를 하셨던 조용호 기자님께서 저의 과 선배님이 세계 문학상을 타셨다는 희소식을 전해주던 기억이 나네요. 그래서 그 해 저도 한국에 가서 바로 사 읽었던 그 책을 20년이 지나 작가님과 함께 다시 읽는다는 것이 넘 신기합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이제 9일, 그리고 6장이 남았습니다. 오늘은 <파란(波瀾), 그리고>를 함께 읽겠습니다.
동륜과 미생이 하고 다니는 짓을 보니 정말 뭐라 할 말이 없네요. 아버지의 후궁까지 넘보다가 결국 개죽음을 당한 동륜과 눈에서 콩깍지가 한겹 벗겨진 황제의 분노를 피한 처신을 하는 미실의 처세술에 혀를 내두를 지경입니다.
봄이 이울어도 그녀에게는 가을, 여름이 다가와도 그녀에겐 헤어날 수 없는 가을이었다. 그녀는 가냘픈 목을 꺾어 무정히도 돋아나는 새 이파리를 마냥 바라보았다. 울울창창한 상수리나무 아래 후두두 누리(우박)인 양 떨어지던 도토리, 지난 생애 사랑한 어느 정랑이 던져 보낸 신호인가.
미실 - 2005년 제1회 세계문학상 수상작, 무삭제 개정판 328쪽, 김별아 지음
보명의 운명도 참 기구합니다. 미실 때문에 운명 꼬인 사람들이 여럿 있지만 자기들이 먼저 미실에게 잘못한 게 있는데, 보명은 그런 것도 없네요.
죄없이 운명에 당하는 운명도 있지요. 길흉화복이 꼭 인과관계가 아니더라고요..
아버지의 여인을 돌아 가며 농락하던 세자 동륜이 떠났습니다. 개한테 물려 허망된 죽음을 본 진황제의 분노도 비켜가는 미실의 출중한 처세술 "조종하되 조종당하지 마라" 경지에 이른 것 입니다. 사도 황후의 도움이 큰 공덕을 일으킨거죠
자기가 불러들인 위기지만 자기가 수습하는 능력이 대단하지요 ㅎ
누이는 미실을 수국 같은 여인이라 하였다.수국의 이명은 칠변화(七變花)이니, 처음에는 희게 났다가도 어떤 것은 분홍에서 다홍으로, 또 어떤 것은 하늘빛에서 파란빛으로 그 색깔을 바꾸어 피기 일쑤였다. 꽃 빛처림 다변하는 절개 없는 여인 이라 하나, 누이는 육친에 대한 애정으로 눈이 가려져 그 너 머의 마음까진 헤아리지 못한다. 물이 되어 쓸리며 흘러도 좋고 그대로 흔적 없이 스미고 말라버린대도 어쩔 수 없는 마음을.
미실 - 2005년 제1회 세계문학상 수상작, 무삭제 개정판 294~295p, 김별아 지음
수국이 환경에 따라 여러 색으로 변하는 특징을 미실의 다양한 얼굴과 상황에 따라 변하는 모습으로 연결했다..라고 생각합니다. '누이는 육친에 대한 애정으로 눈이 가려져 그 너머의 마음까진 헤아리지 못한다'는 표현은, 미실의 복잡한 내면을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고 겉으로만 판단하는 태도를 지적하는 세종의 생각...으로 읽었습니다. '물이 되어 쓸리며 흘러도 좋고 그대로 흔적 없이 스미고 말라버린대도 어쩔 수 없는 마음' 부분은 미실의 행동이 단순히 개인적 야망 때문이 아니라, 미실을 복잡한 시대와 사회에서 여성으로서 겪어야 했던 생존 방법과, 고뇌를 상징적으로 표현한 듯 느꼈습니다. 꽃의 아름다움과 덧없음이 담겨 있는 수국의 이미지처럼, 미실 역시 아름다움과 비극을 동시에 지닌 존재로 느껴지는 부분이었습니다.
수국에 대한 이 표현을 접하고서야 저희 집 뜰에 핀 수국을 다시 보게 되었습니다. 정말 분명 흰색으로 피는데 하늘빛으로 변하는 것을 이제야 알게 되네요.
소설에 꽃이 많이 나오는데, 꽃 문화사를 따로 공부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토종도 있지만 시대별로 한국에 들어왔던 꽃이 다르거든요. 독자들은 모르고, 꼭 아실 필요는 없지만 졸작 속에서 꽃 한 송이도 이유 없이 피지 않습니다^^
6장까지 읽다 보니.. *질문 : 작가님께서 [미실]을 드라마나 극영화로 제작 할 것도 염두에 두셨는지 궁금 합니다. 궁금하여 자료를 찾아 보니 작년 2023년 여름에 '미실'이 드라마로 제작 된다는 뉴스가 발표 되었는데요. (이 질문을 하는 이유는 드라마를 보는 듯한 느낌이 강력 하기 때문 입니다.) *중간 소감 : 한 줄 한 줄 문체에 심혈을 기울이면서 동시에, 스토리에 (사랑과 죽음의 보편적 테마에 관한) 상상력과 완성도의 탑을 쌓으려는 건축구조물을 들여다 보는듯 합니다. 소설을 쓰기 위한 <1.인물 관계의 설계도, 2. 스토리 구조 쌓기, 3. 직설적인 문체 4. 소설 자료 수집 5. 밀고 가는 힘> 등에 대한 모범답안을 저에게 제시 하는 것 같아 배우면서 읽습니다. 남은 장을 마칠때까지 잠을 설쳐서라도 완독 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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